1분기 가계 여윳돈 3조2000억↑…‘닫혀있는 지갑’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6-30 13:49 수정일 2016-06-30 17:07 발행일 2016-06-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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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윳돈 24조3000억원…소비심리 위축
올해 1분기 가계가 지갑을 열지 않은 영향으로 여윳돈이 전분기보다 3조2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 경기 부진이 지속되자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지갑을 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16년 1분기 중 자금순환(잠정)’ 자료를 보면 올해 1∼3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잉여자금 규모는 24조3000억원으로 작년 4분기(21조1000억원)보다 3조2000억원 늘었다.

잉여자금은 예금이나 보험, 주식투자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 기업 상여금 등으로 가계 소득이 증가하면서 잉여자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의 소비 부진 역시 잉여자금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잉여자금이 늘었다는 것은 가계가 돈을 그만큼 쓰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은 72.1%로 작년 동기보다 0.3%포인트(p) 하락, 1분기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다.

다만 올해 1분기 가계의 잉여자금은 작년 1분기(28조8000억원)에 비해서는 4조5000억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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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금융회사를 제외한 국내 기업(비금융법인기업)은 영업이익 개선 등의 영향으로 자금부족 규모가 작년 4분기 6조5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3조5000억원으로 감소했다.

1분기 자금조달은 21조4000억원으로 작년 4분기(30조5000억원)보다 9조1000억원 줄었고, 자금운용은 17조9000억원으로 6조1000억원 감소했다.

일반정부 부문에서는 정부 지출이 증가하면서 자금잉여 규모가 1분기 5조3000억원으로 작년 4분기(15조4000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국외 부문의 경우 경상수지 흑자가 감소하면서 자금부족 규모가 작년 4분기 33조2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30조6000억원으로 줄었다.

3월 말 현재 총금융자산은 작년 말보다 2.4% 증가한 1경40945조원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자산에서 대출금, 지분증권, 투자펀드 비중은 하락하고 현금, 예금, 채권 비중은 상승했다”고 말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은 1788조3000억원으로 석달 사이 34조8000억원 늘었다.

금융자산은 3230조9000억원으로 54조8000억원, 금융부채는 1422조7000억원으로 20조원 각각 증가했다.

비금융법인기업은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93조3000억원 많았다.

지난 3월 말 현재 금융자산은 2339조1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51조5000억원 늘었고, 금융부채는 2432조4000억원으로 9조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