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좋은 성격, 나쁜 성격

한상우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입력일 2016-06-28 10:50 수정일 2016-06-29 15:56 발행일 2016-06-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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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우교수
한상우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이 있다. 성격이 모가 나거나 너무 개성이 강하면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주거나 미움의 대상이 되기 싶다는 말이다. 학교나 직장에서 친구나 동료와 성격이 맞지 않으면 상당한 괴로움을 겪게 된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마음의 전문가로서 좋은 성격과 나쁜 성격을 구분하는 아주 효과적인 판단기준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쉽고 과학적인 방법이어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친구 직장동료 이성친구나 배우자를 선택할 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다.

첫 번째는 정체성이다. 우리의 정체성은 피라미드를 쌓는 돌처럼 우리의 성격을 만드는 기본단위로서 어린 시절 부모와의 경험에 의해 만들어 진다. 부모와의 경험을 토대로 타인과 관계를 하면서 피라미드를 쌓듯이 세월이 갈수록 자신에 대한 느낌이 분명한 형태로 만들어 져야한다. 스스로의 가치 취향 믿음이 확고한 사람을 안정된 정체성이라 하고 자신에게 중요한 대상이 바뀔 때 마다 자신의 가치 취향 믿음이 흔들리는 사람을 불안정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라 한다. 특징적인 예로 타인의 모든 면을 좋다고 하거나 모든 면을 나쁘다고 인식하고 아군 적군처럼 편 가르기를 잘하는 사람은 정체성의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방어기제의 유연성이다. 우리가 현실에 적응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심리적 방어기제는 유연하고 현실에 적응적이어야 하며 현실을 왜곡시키지 않아야 한다. 방어기제는 흔히 세 가지로 분류하는데 성숙한 방어기제는 한 개인이 심리적 불안의 원인을 스스로 잘 인식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유머 승화 이타주의 등을 말하며 심리적으로 유연한 모습을 보여준다. 신경증적(repression) 방어기제는 심리적 불안을 의식으로부터 멀어지게 하여 느끼지 못하게 하는 방어기제로 불편한 감정을 억압하거나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도록 고립시키거나, 지적 정보 수집으로 불안을 차단하는 것을 말하며 심리적으로 경직된 모습을 보인다. 원시적(splitting) 방어기제는 이분법적 사고, 흑백논리, 극단적 이상화 혹은 극단적 평가절하가 특징이다.

세 번째는 현실 판단 능력이다. 사회적 관계에서 오고가는 다양한 신호를 읽고 사회적 관습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능력으로 나쁜 성격에 해당 할수록 사회적 신호에 대해 잘못된 해석을 하고 피해의식이나 무시당하는 느낌을 반복적으로 느끼게 된다.

네 번째는 대인관계의 질이다. “상대방의 욕구를 이해하고 만족시킬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서로 주고받는 상호성에 기초해서 친밀한 애착을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는 것이다. 대인관계가 상호적이기 보다 이기적인 양상이 많을수록, 관계가 오래 유지되지 못하고 기간이 짧을수록 나쁜 성격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다섯 번째는 도덕성이다. 건강한 도덕성은 일관되고 유연하며 가학적이지 않아야 한다. 지나치게 엄격하고 가학적인 도덕성은 나쁜 성격의 특징이다. 이상과 같이 사람을 평가하는 목적은 그 사람의 성장을 돕기 위해서이다. 타인뿐만이 아니라 나 스스로도 다섯 가지 항목을 성찰해 본다면 인격적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다.

한상우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