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하반기 주택시장, 2015년 호황은 기대 말아야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
입력일 2016-06-22 14:56 수정일 2016-06-22 15:08 발행일 2016-06-2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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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

올 들어 강남권 재건축단지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주택 매매가의 약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월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0.09%로 작년 같은 기간(1.42%)과 비교하면 약 6.4% 수준에 불과하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 한해 집값 상승률 정도는 매우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셋값의 경우 매매시세 상승률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작년과 비교하면 크게 둔화됐다. 올해 5월까지 전국 전세가격 상승률은 0.7% 수준으로 작년 동기간의 상승률 2.1%와 비교하면 약 33.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주택거래량도 주춤하다. 올해 1월∼4월 28만5781건을 기록한 주택 매매거래량은 작년 같은 기간(39만541건) 대비 약 73.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전반적 주택시장 지표가 지난해와 달리 약보합세를 보이는 것은 작년 10월 이후 불거져 온 주택과잉공급 논란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논의와 국내 영향 가능성,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영향, 집단대출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주택과잉공급 논란은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분양시장 호조가 이어지면서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올해 3월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총 5만3845가구로 집계돼 작년 말보다 약 12.5% 줄어든 수치를 보이고 있다. 또한 미국의 금리인상문제는 이번 달에 다시 금리를 동결하여 당초 우려했던 것처럼 국내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25%로 0.25%포인트 인하해 금리인상 가능성은 더 낮아지고 있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강화는 현재 주택시장 변동성에 가장 실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주택담보대출 수요자에게 기존 보다 약 3~4배의 초기 금융부담을 가져다 주고 있어 주택구입 결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깐깐해지는 여신심사의 영향은 계속해서 주택시장의 변동성에 가장 큰 영향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하반기 주택시장에서 주택가격을 반등시킬 뚜렷한 요인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주택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청약제도 개선과 재건축 재개발 규제완화, 기준금리 인하 등 전반적인 정부정책이 주택거래증가와 주택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올 들어 이러한 부양정책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전세가격 상승을 주도하던 전세가구의 주거소비 패턴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자가매입 보다는 준전세나 월세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경제적인 상황도 좋지 않다. 고용문제와 수출 감소, 조선·해운업을 시작으로 기업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분위기다. 지방 주택시장은 이미 영향권에 들어서고 있다.

주택시장의 대내외적인 요인들을 볼 때 작년과 같은 주택시장 분위기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짧은 기간 주택가격 급등으로 피로감이 누적돼 있으며, 주택소비자들은 부담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어 주택소비심리가 실제적인 구매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반기 주택시장은 여러 가지 요인을 종합적으로 볼 때 지금의 시장 변동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