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기업의 생존, 클라우드에 달려있다

서정인 GS네오텍 이사
입력일 2016-05-25 15:45 수정일 2016-05-25 15:46 발행일 2016-05-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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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인 GS네오텍 이사
서정인 GS네오텍 이사

디지털은 빠르게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기업 관계자들은 일년이 아닌 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고민을 토로하기도 한다. 특히 글로벌화에 따라 국내 비즈니스만을 바라볼 수 없는 현실은 지금이라도 기업이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문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상의 서버공간으로만 생각됐던 클라우드(cloud)는 이제 디지털 시대에 꼭 필요한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빅데이터에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대표 기술로 꼽히는 클라우드는 네트워크가 연결되면 언제 어디에서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스타트업 기업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를 계획 중이거나 인프라 확장을 원하는 기업에게 클라우드는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IT환경을 구축할 수 있어 쉽게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게임사의 경우 새로운 게임을 개발할 때 필요하던 서버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대신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고 최고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쉽고 편하게 해외 서비스를 하기도 한다.

특정 기간에 데이터 양이 몰리는 비즈니스에도 클라우드는 효과적이다. 신학기에 많은 정보가 몰리는 대학들은 이미 추가 서버나 설비를 구매하지 않고 클라우드를 통해 안전하게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사업이나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서 클라우드는 이미 꼭 필요한 기반 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금융서비스의 경우 아직까지도 ‘규제’를 이유로 클라우드 도입을 꺼리고 있다. 금융사들은 보안을 그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금융기관의 보안사고를 보면 쉽게 와 닿지 않는 해명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금융사는 각자의 데이터센터를 이용해 폐쇄된 환경에서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보안 사고가 날 때마다 더 강력한 보안 체계를 구축하고 정비하는 것이 일이지만 솔직히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관련 비용만 증가하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의 보안 신뢰성이 가장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면서 대부분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일반 기업보다 훨씬 강한 보안시스템을 적용해 이중 삼중으로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이 하나의 비즈니스가 아닌 모든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보안을 연구하고 적용하기 때문에 금융사의 보안체계와는 차별화된 보안 시스템을 유지해 아직 클라우드의 도입을 꺼리는 금융사의 변화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국내외의 많은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디지털 흐름에 편승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이 큰 방향성을 무시한 채 ‘그들 만의 리그’에서 이뤄진다면 고립을 피할 길이 없다. 기업의 디지털화는 보편적이고도 전 세계에서 통하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이뤄져야만 한다.

늦었지만 공공클라우드 지원센터가 국내에도 설치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공공시장을 중심으로 금융권까지 클라우드가 확산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이다. 이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가 철폐되고 산업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혁신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클라우드를 통해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과 함께 효율적인 기업 혁신이 가능해 제2의 애플, 아마존, 구글이 대한민국에서 나오길 꿈꿔본다.

서정인 GS네오텍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