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노후용 부동산 자산의 리모델링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입력일 2016-05-22 15:41 수정일 2016-05-22 15:43 발행일 2016-05-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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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정 연구위원, NH투자증권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지난해 은퇴한 A씨는 얼마 전 서울 강남의 아파트를 팔았다. 아파트를 처분한 대금으로 대신 상수동의 낡은 단독주택을 샀다. 연면적 120평 정도의 2층짜리 주택인데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새 단장이 끝나면 1층엔 세를 놓고, 2층에선 A씨 부부가 거주할 예정이다. 적어도 매달 200만원 정도의 월세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노후를 걱정하는 중장년층들의 부동산 자산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국내 부동산 자산시장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등 부동산 자산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투자환경의 변화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노후용 부동산 자산이 가져야 할 덕목은 환금성과 유동성, 그리고 효율적인 자산승계 등이다. 필요할 때 좋은 가격에 잘 팔려야 하고, 부족한 노후 생활자금을 보충할 월세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투자성과 보유가치가 높은 부동산 자산을 자녀에게 성공적으로 넘겨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중장년층의 요구에 부합하는 리모델링은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지역의 이동’을 통한 부동산 자산 리모델링이다. 최근 10년 간 많이 오른 곳, 또는 추가 발전 가능성이 낮은 지역의 부동산을 처분하고 향후 10년간 성장할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규모 주거복합업무지구가 개발되는 서울의 영동권이나 재정비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도심권 등 개발호재 지역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활발한 진행이 예상되는 한강변의 재건축 아파트지구나 거점 개발이 시급한 용산, 여의도 일대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보다 직접적으로 노후용 부동산으로 갈아타는 ‘종목의 이동’이 부동산 자산 리모델링의 두 번째 방법이다. 아파트로 대표되는 주거용 부동산에서 벗어나 비주거용 부동산, 상업용 부동산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이다. 수익형 부동산으로 불리는 다양한 상업용 부동산은 부동산 자산의 유동화를 실현함은 물론이고, 충분한 수요시장과 투자가치를 겸비해 환금성도 높다. 절세전략을 활용하면 효과적으로 상속이나 증여 계획도 세울 수 있다.

관심이 뜨거운 상품은 상가주택이다. 직접 거주하면서 임대 수익도 낼 수 있어 중장년층의 기대요건에 잘 맞는다. 이미 자리를 잡은 도심 상권의 상가주택을 매입하거나, 낡은 주택을 매입해서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을 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비용이나 수익성에서는 신도시 등지에서 분양하는 상가주택용지를 분양 받아서 신축하는 방법이 유리하지만, 개발 경험이 없는 중장층년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안정적인 수익을 예측할 수 있는 도심 노후주택을 사서 리모델링하는 방법이 적당하다.

소액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오피스텔을 찾는 중장년층도 많다. 지역에 따라 연평균 5~6% 수준의 목표수익률을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5년간 20만실 이상의 많은 오피스텔이 공급됐고 임대수익률도 내림세다. 지역별로 평균 매매가격과 임대수익률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매입시 신중해야 한다. 분양가격이 오른 신축 오피스텔만 살펴보지 말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기존 오피스텔과 수익성을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