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스마트폰이 이끄는 플랫폼 혁명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겸 핀테크지원센터장
입력일 2016-05-12 10:44 수정일 2016-05-12 10:52 발행일 2016-05-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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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없이 살기 어려운 '포노 사피엔스' 시대 도래
소비·금융·생산 플랫폼 혁명 진행중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겸 핀테크지원센터장

지금으로부터 15만~25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가 지구에 등장했다.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인류는 돌, 청동, 철을 적극 이용하며 문명을 발전시켰다. 2007년, 인간은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도구를 개발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스마트폰 없이 살기 어려운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스마트폰은 소비 플랫폼 혁명, 금융 플랫폼 혁명, 생산 플랫폼 혁명을 이끈다.

첫째, 소비플랫폼혁명이다. 소비환경이 뿌리째 바뀌고 있다. 이젠 손안의 모바일 스마트폰만 이용하면 하루 24시간 언제 어디서든 물건을 구경하고 살 수 있다. 핀테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O2O(online to offline) 시장을 발굴하여 소비의 새로운 패턴을 창출했다. 언제 어디서나 상품을 확인하고 구매하려는 소비자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서비스로 소비자를 만나고자 하는 기업 사이에 핀테크가 자리하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 결제 시장은 2013년 2354억 달러에서 2017년 7210억 달러로 4년 동안 약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스마트폰이 송금 및 지급결제 수단으로 점차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관련 핀테크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둘째, 금융 플랫폼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핀테크 사업의 본격적인 확장은 스마트폰 이용자 수의 급격한 증가와 함께 이뤄졌다. 스마트폰을 통한 지급결제 서비스가 보편적으로 활용되면서, 다른 금융 서비스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핀테크를 통해 생산투자에 참여하는 소비자인 파이낸슈머(Finansumer), 인베슈머(Invesumer), 렌슈머(Lensumer)도 등장한다. 이들은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이며 금융인이기도 하다. 소비하면서 투자도 하고 대출도 하며 생산에 참여한다.

셋째, 생산 플랫폼 혁명이다. 핀테크 시대의 생산 환경은 세 가지 특징을 보인다. 기술 혹은 지식의 혁신 속도가 매우 빠르고 수익모델의 주기 또한 매우 짧다. 나아가 개개인이 아이디어의 생산자로서 시장에 진입하기 때문에 일인창조기업이 가능하다. 생산수단을 갖지 않은 개인도 생산자가 될 수 있다.

핀테크 산업에서의 ‘생산’이란 지식의 융합과 조합을 의미하며, 이렇게 생산된 정보는 온라인에서 거래된다. 핀테크는 그 자체가 생산 플랫폼이다. 이제 생산을 하는 이들은 은행이 아니라 핀테크 기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핀테크 업체들은 소상공인에게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생산자들이 다수의 대중으로부터 투자받을 수 있도록 생산자와 대중 사이를 연결해준다.

특히 크라우드 펀딩은 핀테크로 인한 생산 플랫폼의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상품 개발, 행사 개최 등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온라인으로 공개하고 익명의 다수로부터 십시일반 투자를 받는다.

핀테크는 대기업에 비해 경영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한다. 해외 송금, 간편 결제, 경영자금 조달 등 다방면에서 핀테크를 적극 활용하여 시장에서 살아남을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는 기회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겸 핀테크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