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CEO직을 즐기는 KMW 김덕용회장

이해익 경영컨설턴트
입력일 2016-04-25 13:59 수정일 2016-04-25 14:02 발행일 2016-04-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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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경영컨설턴트

‘대통령직을 즐기는 케네디’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1917~1963, 1961~1963년 재임)를 묘사한 미국신문 헤드라인이다. 본 순간 짜릿했다. 1960년대 초 일이니 반세기도 전 고등학교시절이었다. 깊은 인상을 받았다. 단순히 자신의 일을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는 거다.

케네디는 40대 초반의 용모가 준수한 하버드대학 출신의 엘리트였다. 게다가 11명 부하의 생명을 건진 해군함장으로 태평양 전쟁 영웅출신이었다. 영국대사를 역임한 부자 아버지를 둔 동부 명문가의 아들이기도 했다. 재색겸비한 그의 30대 부인 재클린 케네디와 어린 아들 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은 미국인들에게 희망과 행복이란 메시지를 던지기에 충분했다.

“그러므로 미국민 여러분. 나라가 여러분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묻지 말고 여러분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먼저 물으십시오.” 1961년 1월20일 미국 35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그가 한 연설은 인구에 회자되며 널리 퍼져 나갔다. 프런티어정신, 개척자정신을 일깨웠다. 그리하여 미국은 인간에게 영원히 미개척지로 남아있을 것 같았던 달에 첫 발자국을 뗄 수 있었다.

지금도 미 국민들에게 케네디는 워싱턴, 링컨, 루즈벨트 반열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자신의 삶을 즐긴 한 인간에 대한 세인의 사랑과 열광이리라. “무엇을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무엇을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공자 말씀이다. 즐긴다는 것의 가치는 동과 서가 다르지 않고 고대와 현대가 따로 없는 것이다.

직업상 수많은 CEO와 깊은 얘기를 나누며 살아왔다. 얼굴 생김이 다르듯 사업을 하는 스타일이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 중 자신의 일을 즐기는 CEO를 접하면 보기에도 좋다.

벤처 1세대인 케이엠더블유(KMW)의 김덕용회장은 CEO직을 즐긴다. 한국의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지난 사반세기 동안 명멸했다. 어느 순간 일어나나 싶다가는 사라지곤 했다. 대부분 샛길로 빠졌기 때문이다. 뭔가 기술개발을 이뤄 상품화에 성공하고 상장에 성공하여 돈방석에 앉는 순간 초지(初志)를 잃는 경우가 흔했다. 상당수가 주식테크, 부동산테크에 빠져 재벌흉내를 내다가 고생을 겪었다. 또 ‘일꾼’에서 ‘말꾼’으로 변신해서 매스컴을 즐기며 강의와 연설에 열중, 짐짓 연예인(?)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가 아예 딴 길로 가서 대통령을 하겠다는 이도 나타난 판국이다.

KMW의 김덕용회장은 1990년 초에 사업을 일으켰다. KMW는 부침을 거듭하며 통고를 겪으면서도 곁눈질하지 않았다. 무선통신장비사업과 발광바이오드(LED)조명사업을 주축으로 세계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너리스 홈구장인 세이코프필드 경기장 주조명을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하는 점등식을 했다. 지금도 회장 사무실 바로 옆에 크레이지연구소를 두고 스스로를 ‘공돌이’라 칭하며 미친 듯 연구에 탐닉하고 종횡무진 뛴 결과물이므로 김 회장의 감회는 남다를 것이다.

“올해 실적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개선될 것입니다. 현 추세라면 2020년 매출액 1조원 달성 목표에 변함이 없습니다”라고 김 회장은 강조한다. 박수를 보낸다.

이해익 경영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