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저성장 늪에 빠지나…한은마저 2%대 전망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4-19 15:33 수정일 2016-04-19 17:42 발행일 2016-04-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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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부진·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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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 저성장 경고음이 켜졌다.

한국은행은 19일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8%로 또다시 내려 잡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역시 1.4%에서 1.2%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의 수정 전망치는 지난해 성장률 2.6%보다 0.2%포인트 높지만 한국 경제가 2년 연속 2%대 성장에 머물 것으로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한국의 GDP 성장률은 2012년 2.3%, 2013년 2.9%에 각각 머물렀다 2014년에 3.3%로 반등했지만 지난해 2.6%로 떨어졌다.

◇ 줄줄이 2%대 전망…수출 부진 등 암울한 경제지표한은까지 ‘2%대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민간에서 3%대를 전망하는 기관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금융연구원은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6%로 수정했으며, 현대경제연구원은(2.8%), 한국경제연구원(2.6%), LG경제연구원(2.5%) 등 주요 민간연구소는 2%대 중·후반을 각각 제시했다.

IMF(국제통화기금)은 2.9%이던 한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2.7%로 내렸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은 3.3%에서 2.6%로 대폭 깎기도 했다.

정부는 올해 3%대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며 3.1% 전망을 고집하고 있지만, 저성장 장기화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저성장의 핵심 원인은 단연 수출 부진이다.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 대외여건의 악화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는 1160억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3.1%나 줄었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제가 6%대의 ‘중속성장’에 접어들었다는 점은 초대형 악재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액은 285억4404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나 감소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이유에 대해 “올해 1분기 경기실적이 예상보다 못 미쳤고, 유가하락 등으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한은, 10개월 연속 금리동결한은은 이날 경제성장률 전망 발표와 함께 기준금리를 연 1.50% 수준에서 10개월째 동결했다.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선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평가하며, 당분간 금리수준도 현행수준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현재의 금리수준은 완화적이고 실물경제의 활동을 뒷받침 하는 수준”이라며 “대외 경제여건 등에 비춰 국내경제의 성장경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지만 2분기에는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