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총재 “양적완화에도 글로벌경제 회복 더뎌"

고영화 기자
입력일 2016-04-19 15:57 수정일 2016-04-19 18:43 발행일 2016-04-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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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하향 조정한 이유에 대해 ‘수출 부진’을 첫 번째로 꼽았다. 이 총재는 19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은이 한국형 양적완화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부와 여당에서 한국형 양적완화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양적완화라는 표현은 제대로 의미를 잡아야 한다. 한국형 양적완화는 기업구조조정 측면이다. 중앙은행은 합당한 조치를 취해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 온다면 직접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향후 기업 구조조정시 발권력을 동원해서 산업은행을 지원하겠다는 것인가?

“한은이 구조조정 지원을 하더라도 중앙은행의 기본원칙 안에서, 법 테두리에서 하겠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기업을 구조조정하기 위해 산은의 재원을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면 그 방법은 정부에서 검토하지 않겠나.”

-양적완화가 어려워진 가운데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은 금리 인하보다는 기업 구조조정 지원이 중요하다고 본다.”

-경제성장률 전망치 2.8%는 어떻게 나왔나.

“지난 1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 점,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진 것이 주된 이유다. 우리나라 경제도 2분기 이후에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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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이 비교적 해소됐다고 볼 수 있나.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6.7%로 나타나 급격한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를 완화해줬다. 국제유가도 1월에 20달러 대까지 떨어졌지만 지금은 40달러 내외로 반등하는 모습이다. 불확실성이 둔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

-G20(주요 20개국) 공동합의문을 보면 중앙은행은 통화정책만으로 균형 있는 성장을 달성할 수 없다는 뜻이 담겨 있다.

“2월 상하이 G20회의에서도 나왔던 것으로, 거듭 강조한 것이다. 글로벌 위기 이후 양적완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회복세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경제문제가 구조적 요인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같이 가야 한다.”

-2%대 성장률이 5년째 지속되면서 저성장이 고착화된다는 말이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동원해서 성장률 3%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한다. 기재부와 한은 간에 엇박자 아닌가.

“기본적으로 기재부와 한은이 한국경제를 보는 시각이나 문제점에 대한 진단, 처방은 큰 차이가 없다. 재정·통화정책 등을 통해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금리인하 여지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통화정책을 결정할 땐 정책효과를 볼 수 있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통화정책만으로는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다”

고영화 기자 mov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