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마음 근육 키우기

한상우 순천향의대 교수
입력일 2016-02-29 14:14 수정일 2016-02-29 14:14 발행일 2016-03-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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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우교수
한상우 순천향의대 교수

우리가 받은 마음의 상처들로부터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궁금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요즘같이 수많은 스트레스 속에서 원하지 않는 상처를 입었을 때 마음을 튼튼하게 지켜낼 수만 있다면 최고로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이런 스트레스 대처 방법을 현대인의 몸짱 만들기에 빗대어 ‘마음짱’ 만들기(?) 의 의미로 마음 근육 키우기라고 말하고 있다.

그럼 구체적으로 마음 근육을 어떻게 키우는 지 살펴보자. 여기에는 두 가지 단계가 있는데 그 첫 단계가 몰입이다.

다음은 한 골프교습가가 몰입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골프 스윙 메커니즘에 관한 생각은 다 잡념이다. 생각대로 몸이 따라주지 않을 뿐 아니라 몰입을 해칠뿐이다. 그런 잡념으로 샷을 하는 것은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대충 치는 것만 못하다. 그런 이유로 골프 스윙을 무의식적인 상태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 방법이 몰입이다.”

또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은 일상의 단순 반복적 행위 속에서 몰입을 경험할 수 있으며 이것을 ‘단순한 반복이 주는 거룩한 경험’ 이라고 말했다.

톨스토이는 소설 ‘안나 카레니나’에서 “풀베기를 하면서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했다. 풀베기에 몰입할수록 의식의 해방감이 느껴지면서 일이 쉬워졌다. 풀베기를 잘하려고 의식하면 일이 더 어려워졌고 마음을 비우고 집중하면 일이 순조로워졌다. 무아지경에서 낫이 저절로 풀을 베었다” 고 몰입의 경험을 표현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예 모두 자기의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기 위해 집중하는 방법으로 단순 반복적 행위에 의한 몰입이 의식의 해방과 무아지경의 기쁨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을 잘 설명하고 있다.

마음 근육을 키우는 두 번째 단계는 수용, 즉 받아들이기이다. 그러니까 몰입은 수용을 위한 전제조건이고 몰입이 되어야 수용이 가능해진다. 혜민스님의 ‘멈추면 보이는 것들’이란 책에서처럼 마음 내려놓기라는 말을 참 많이 하는데 마음을 내려놓은다는 말이 바로 마음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인 것이다. 설명하자면 지금 현재 힘들어하는 내 감정을 내가 허락하는 것이다. 내가 허락한다는 뜻은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거나 회피하거나 억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수용해 주는 것을 말한다. 밥솥에 밥물이 끓어 넘치듯이 마음에서 감정이 끓어 넘치도록 그대로 응시하며 지켜봐야 한다는 뜻이다.

프로이트는 이것에 대해 관찰적 자아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자신이 자신의 감정을 지켜보는 기능을 하는 자아의 기능을 설명하는 말이다. 엄마가 아이의 울음이 그칠 때까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안아주는 것처럼 자신의 감정이 넘쳐흐르는 것을 막지 말고 충분히 수용해 주라는 뜻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그만 울라고 다그치지 않는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의 울음이 그치기를 안고 기다려주는 어머니처럼 나 자신에게 스스로 그렇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몰입과 수용을 한마디로 말하면 공감이다. 마음 근육은 공감능력을 말하며 지금까지 설명한 것은 자신의 마음을 자신이 공감하는 방법을 설명한 것이다. 따라서 마음근육 키우기는 나 자신의 내면에 대한 몰입과 수용을 통해 내 마음을 공감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한상우 순천향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