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대도약 앞둔 셀트리온의 교훈

이해익 리츠경영컨설팅 대표
입력일 2016-02-28 16:04 수정일 2016-02-28 16:06 발행일 2016-02-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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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경영컨설턴트

‘주총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주총 준비에 바빠지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실적이 지지부진해서 걱정들이다. 철강, 석유화학, 조선 등 한국대표선수들 모두가 답답하다. 더구나 올 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하다. 고민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산업구조 개편과 변화를 시도하고는 있지만 만만치 않다.

이렇게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주주들에게는 물론 한국인들에게 희망의 빛을 보여주는 기업이 있다. 바로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본격적으로 ‘테이크 오프(take off)’, 즉 도약하려 온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테이크 오프는 비행기의 ‘이륙과 상승’을 뜻한다. 비행기는 엔진을 켠 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속도에 박차를 가한다. 전 속력을 내며 질주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땅에서 발을 뗀다. 이내 공중으로 상승가도를 탄다. 가장 위험하고도 중요한 순간이라고 한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고도를 향해 올라갈 때 희열이 넘친다. 그 이륙과 상승단계를 통틀어 도약이라고 한다.

이 매력적인 단어를 경제학에 도입한 학자가 미국의 월트 휘트만 로스토우(Walt Whitman Rostow, 1916~2003) 박사다. MIT 교수를 역임하고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정책계획위원회 의장을 맡아 활약한 바 있다. 그는 1700년 이후의 경제성장 과정을 전통적 사회, 선행조건 충족단계, 도약단계, 성숙단계, 고도 대중 소비단계 등 다섯 단계로 구분해 설명했다. 특히 그는 도약단계를 지속적 경제성장이 개시되는 근대화 달성의 획기적 시기로 중시했다.

로스토우식 경제도약 모델이 개발도상국 지식인들에게 던져주는 폭발적인 메시지가 있었다. 개도국도 선진국처럼 발전할 수 있으며 그것도 서구 선진국들이 수백년을 통해 달성한 경제적 번영을 단기간에 달성할 수 있다는 ‘도약이론’이 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 시밀러(바이오 복제약)인 ‘램시마’의 미국 판매일정을 6월 이후로 잡았다고 한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의 크론병 적응증 특허가 끝나는 시기를 맞춘 것이다. 미국 판매가 시작되면 미국 판매대행사 화이자(Pfizer)와 협력해 셀트리온은 상당 기간 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며 매출 1조원대를 쉽게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회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매출액 6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2589억원이다. 선도제품 ‘램시마’ 덕이다. 그간 유럽 승인을 받아 유럽과 일본 등에서 점차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시장은 유럽전체 시장의 2배 규모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도약’ 뒤에는 수많은 역경을 이겨낸 흔적과 역사가 있다.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은 주변 사람을 잘 챙기기로 유명하고 인복도 많다는 평을 받는다고 한다. 인사이동이 심하기로 유명한 제약업계에서 직원을 절대 내치지 않는 기업문화를 만든 것도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그의 의지 때문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의 도약으로 배우는 게 있다. 이제 ‘팔다리’ 노동에서 ‘머리’를 쓰는 사업으로의 변화 요구다. ‘단순위탁가공’에서 ‘연구개발·제조와 판매’로의 변화 요구다. 바로 ‘시설, 장치’에서 ‘사람’으로의 변화 요구 등이 아니겠나.

이해익 리츠경영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