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우직함이 삶을 변화시킨다

윤기설 한국폴리텍대학 아산캠퍼스 학장
입력일 2016-02-25 15:12 수정일 2016-02-26 13:32 발행일 2016-02-26 23면
인쇄아이콘
윤기설인물-8R
윤기설 한국폴리텍대학 아산캠퍼스 학장

“Stay hungry. Stay foolish.”(갈망하세요. 우직하세요

스티브 잡스가 2005년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에서 젊은이들에게 연설한 내용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간결한 표현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청년들의 마음을 두드린 명연설로 회자되고 있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한 잡스의 치열했던 삶의 일면을 엿볼수 있는 표현이다.

우직함이란 뭔가 둔한 것 같지만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거북이 처럼 한걸음 한걸음 내딛음을 표현할 때 쓰인다. “우직하세요라는 당부는 세파에 휘둘리지 말고 묵묵히 주어진 일을 하거나 꿈을 향해 달려가라는 말로 은근과 끈기와도 맥을 같이 한다

필자도 얼마전 졸업식 축사에서 우직하게 살아갈 것을 주요 메시지로 전달했다. 교실을 벗어나 사회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우직함이 최적의 실천덕목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우직함의 백미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의 고사에 녹아있다. 인도에는 현대판 우공이 실제로 나타나 세상의 관심을 모았다. 다쉬라트 만지히라는 할아버지가 22년 동안 혼자서 망치와 끌을 가지고 돌산을 깎아 길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뜻밖의 사고로 부상당한 아내가 마을 앞을 가로막고 있는 돌산 때문에 시내에 있는 병원에 늦게 도착해 사망하자 지름길을 낸 것이다. 55km가 넘던 시내 병원까지의 거리가 불과 3km로 단축됐다.

열정과 도전정신이 강한 기업가들이 특히 우직함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회장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청년들에게 묵묵히 한 걸음 한걸음씩 쌓아 올라가는 게 자벌레 같은 느린 걸음이지만 언제가는 큰 성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생 여정에는 편리하게 올라갈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가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자신의 다리로 걷고 자신의 힘으로 올라가야 꿈이 실현될수 있다는 것. 교세라 간부중에는 고등학교만 졸업한 사람들도 많다. 그러한 사람들이 평생 하나의 일에 묵묵히 몰두하다 보니 명인이 되고 달인이 됐다는 것이다. 우직함을 통해 한길을 걷는다면 정신적으로도 많은 수양이 되어 평범한 사람도 비범한 사람으로 바뀌게 된다.

와타나베 가쓰아키 전 도요타 사장은 재직시절 우직하게 착실하게 철저하게란 경영모토를 내걸었다. 그는 우직할 정도로 끊임없는 개선을 통해 도요타의 생산방식을 진화시켰다. 우직한 자기변혁의 의지가 세계정상을 다투는 도요타의 힘이 된 것이다

꾸준한 거북이는 게으른 토끼를 이길수 있다는 게 불변하는 세상의 법칙이고 이러한 법칙이 치열한 경영현장에서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평생 좌우명은 운(),(),()이다. 사람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운()이 좋아야 하고, 그 다음에 매사를 민감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끈기()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타고난 운도 있어야 되지만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근성이 뒷받침 되어야 커다란 성공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학교를 떠나 사회라는 새로운 환경속에서 지금과는 다른 많은 난관에 부딪칠 것이다. 광야와 같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선 젊음의 패기와 신념도 필요하지만 어떠한 시련과 고통도 감내할 수 있는 우직함의 근기가 더 필요하다.

하룻밤 새 성공에 이르는 방법은 없다. 초심을 잃지 않고 우직하게 자신의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갈 때 돌산도 뚫을 수 있고 자신이 품고 있는 꿈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윤기설 한국폴리텍대학 아산캠퍼스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