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글로벌 이커머스 전쟁, '배송'이 성패 가른다

송종선 에이컴메이트 상해법인 대표
입력일 2016-02-24 16:30 수정일 2016-02-24 16:35 발행일 2016-02-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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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선 에이컴메이트 상해법인 대표

글로벌 경영컨설팅 기업 AT커니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전자상거래(e-commerce·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1조 5000억 달러에 달해 지난 2013년(7000억 달러) 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컴퓨터, 인터넷의 보급과 생산 자동화를 기반으로 한 3차 산업혁명 이후 급속하게 성장한 전자상거래는 물건 구매 시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다는 편리성을 앞세워 전 세계 주요 유통 채널로 자리잡았다.

‘해외 직구’는 무역개방화가 시작된 1990년대 후반 CD, DVD, 책(원서)과 같이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품목을 미국, 유럽, 홍콩 등 해외의 인터넷 쇼핑몰들에서 구매하기 시작한 것이 시초였다. 온라인 유통시장을 제패한 메가쇼핑몰 아마존닷컴도 그 당시에는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이었다. 3040세대라면 아마존에서 책 하나쯤은 구매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며, 우리는 이들을 해외직구 1세대로 칭할 수 있겠다.

2007년 전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의 판도를 뒤흔든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아이폰의 등장이다. 앱(APP)이라는 신개념 응용프로그램의 등장으로 게임, 광고 등 기존 온라인 기반 분야의 모바일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진 가운데 전자상거래 시장도 모바일 시장의 흐름으로 재빠르게 갈아타고 있는 추세다. 이에 스마트폰과 신용카드 한 장만 있으면 전 세계 어디서든 원하는 물건을 배달시킬 수 있는 해외직구가 우리 생활의 보편적인 소비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과거 해외직구의 가장 큰 장벽은 바로 ‘비싼 배송료’였다. 배보다 배꼽이 컸던 해외 배송료는 해외직구 성장의 정체를 불러일으켰다.

지금은 FTA 협정으로 국가 간 수출입 관문이 간소해졌고 물류 기술의 고도화로 국제 무료배송을 제공하는 업체도 많아졌으며 그 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요즘 전 세계 해외직구 사이트는 대부분 일정 가격 이상 구매하면 배송료를 청구하지 않는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보더라도 일정금액 이상이면 전 세계 어디든지 무료배송, 3~5일이면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야말로 배송 무한경쟁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무료배송은 중요한 마케팅 요소 중 하나다. 배송료 내기 싫어하는 것은 전 세계 소비자의 공통된 심리이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일부 업체들은 ‘구매가에 상관없이 전 세계 무료배송’ 전략을 펼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온라인몰인 알리익스프레스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입점 판매자들에게 무료배송을 권장하고 있다. 무료배송으로 상품을 설정해놓으면 그만큼 상품 노출빈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구매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구매단가가 낮은 상품의 경우 판매자 입장에서는 굉장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실제로 일부 고객에겐 손해를 보고도 다음구매를 기대하며 무료배송을 강행한다. 단골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하나의 전략인 셈이다.

이에 따라 해외직구 업계의 경쟁은 그만큼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는 고객을 얼마나 유치하느냐가 아닌 얼마나 좋은 서비스로 고객을 감동시키느냐가 관건이 된 셈이다. 이러한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기는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선 절대 피할 수 없는 과제이기도 하다.

송종선 에이컴메이트 상해법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