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로 막힌 제지업계 투톱 '돈 되는 종이'로 눈 돌린다

서희은 기자
입력일 2015-01-07 15:29 수정일 2015-01-07 17:06 발행일 2015-01-0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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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제지·무림 고부가 지종으로 해외시장 개척
장항공장
한솔제지 장항공장에서 직원이 제지 공정을 살피고 있다.(사진제공=한솔제지)

세계 경제 침체와 내수 부진으로 제지업계 역시 내수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 아래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특히 제지업계는 해외시장 공략법으로 감열지 등 ‘고부가가치 지종’에 주목하고 있다.

6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 무림 등 국내 선두 제지업체들은 고부가가치 특수지 중심으로 사업 구조 재편과 동시에 해외 선진시장 판매 비중 확대에 힘쓰고 있다. 국내 인쇄용지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세계 인쇄용지 시장 생산량이 2010년 1억2142만t에서 2013년 1억637만t으로 감소한 반면 특수지를 포함한 기타지 시장 생산량은 같은 기간 1539만t에서 1613만t으로 증가하는 등의 추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솔제지는 인쇄용지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감열지와 라벨 용지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특수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감열지는 열에 반응하는 특수종이로 각종 영수증 및 순번대기표 등에 쓰인다. 감열지 수요는 전세계적으로 매년 10%씩 증가하고 있고 국내시장에서도 매년 8%씩 성장하고 있어 향후 제지업의, 소위 ‘핫한’ 먹거리다. 현재 국내 감열지 시장 점유율 1위인 한솔은 2013년 충남 장항공장에 약 200억원의 설비개선 투자를 진행해 총 18만t 가량의 감열지 생산능력을 갖췄다.

한솔제지 대전공장자동화창고
한솔제지 대전공장 자동화창고 모습.(사진제공=한솔제지)

한솔은 해외판매망을 넓히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북미, 유럽 등과 같은 선진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2013년에 유럽의 감열지 1위업체인 샤데스사와 2014년 네덜란드 라벨업체 텔롤사를 인수해 국내 제지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덕분에 현지에서의 안정적인 판매망을 구축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 유럽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신제품 및 신수종 개발과 성장시장에서 신규사업을 실행할 것”이라며 “영업, R&D,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제품 및 사업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기존 제품의 국내외 안정적 채널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림페이퍼 등 무림 제지3사는 올해 화두를 ‘핵심역량 확보와 현장 중심 경영’으로 삼고, 부진한 업계 상황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돌파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무림페이퍼 진주공장에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용 인쇄용지 중심으로 주력 지종을 변경했다. 특히 산업용 특수 인쇄용지인 라벨지, 잉크젯용지 등의 개발 및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라벨지뿐 아니라 디지털 인쇄용지, 식품포장용지 등 수익성이 좋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고부가가치 미래 지종으로 생산 지종을 넓힐 예정이다.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라벨지 등 고부가가치 산업용 특수지 제품으로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동시에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도 경쟁우위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희은 기자 hese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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