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기고

[브릿지 칼럼] '비호감' 트럼프를 왜 지지할까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미국 대통령 중 가장 비호감도가 높은 사람. 갤럽은 미국 전국의 성인남녀 103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도널드 트럼프의 비호감도가 55%로 집계됐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직전의 18%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수치이자 이전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때의 36%, 26%보다도 월등히 높은 것이다. 또 다른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70%가 도널드 트럼프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압도적인 비호감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미국 국민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는 ‘소속감’이다. 트럼프는 그의 특유한 표현방식으로 소속감을 공략했다. 주로 1인칭 복수로 공통점이 없지만 ‘우리가’(we), ‘우리를’(us)을 외치며 결속감을 다졌다. 그뿐 아니라 반복해서 ‘국민’(People)을 언급했다. 덕분에 유세 현장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도 속해 있다고 느끼게 됐다.80년 전 행동주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우는 동기부여 이론을 발표했다. 이 이론은 많은 사람들에게 ‘욕구계층이론’이라는 더 친숙한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욕구계층에서 소속감과 애정의 욕구는 세 번째 단계에 존재한다. 생리적 욕구와 안전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소속감이나 애정 욕구가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소속감과 애정 욕구는 특정한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어떤 집단에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다. 한마디로 집단을 만들고 그 집단의 동료로부터 받아들여지고 싶은 욕구다.미국인은 일생 동안 평균 12번 직장을 바꾸고 12번 집을 이사한다. 이러한 수치는 삶에 혼란을 야기하고 소속감을 느끼는 것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든다. 과거 공동체에서 느꼈던 유대감을 상실한 사람들은 어딘가에 소속되기를, 무언가의 일부이기를 갈망한다. 트럼프는 이 갈망을 충족시켜주었다. 트럼프는 집권 후 첫 3년 동안 70번의 집회를 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정점에 달했을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트럼프는 인간의 소속 욕구를 이용한 최초의 정치인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정치인과는 달리 트럼프의 집회는 질적으로 달랐다. 트럼프의 집회는 아빠, 아들, 할아버지, 할머니 등 삼대가 참석하는 가족행사였다. 일상복이 아닌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모자를 쓰고 붉은 옷차림으로 참가자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MAGA 모자를 쓸 때 “우리는 트럼프의 미국에 속해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적들을 더 화나게 할수록 우리가 더욱 속해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라고 말한다. 우리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의 일부이고 싶은 소망은 진화적 관점에서 기본적인 욕구다.물론 오늘날 정치가가 종종 폭정을 조장하기 때문에 사회에 대한 소속감을 조장하는 것이 정치인의 임무가 되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트럼프에게 배워야 할 점은 현대사회가 갈수록 소속감의 만족을 저해시키고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기 때문에 우리는 긍정적인 공동체 혁신을 통해 다수의 사람들이 소속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2024-04-15 14:19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특별기고] 산업안전 대진단 참여해 보니…“불안감·궁금증 해소돼 안심”

권재득 벽진산업 대표이사자고 일어나면 다양한 사건 사고를 뉴스를 통해 접한다. 스마트 폰이 일상화된 요즘은 더 많은 사고 소식을 알게 된다. 그중에서 요즘 눈길을 끄는 뉴스는 중대재해처벌법 기사다. 올해부터 중대재해법이 중소규모 사업장까지 적용된다는 것이다.자동차용 고무 제품을 생산, 납품하는 우리 현장이 여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예전에는 안전은 대기업들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과 비용과 시간을 별도로 들여야 해서 지금처럼 많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나름 직원들 대상으로 안전교육도 실시하고, 안전 포스터나 안전 보호구도 지급해왔다. 고무사출성형작업 등 현장의 위험한 곳을 개선하기 위해 더 신경을 써야 했지만, 중소기업으로서 재정적 한계가 있었다.지난 2022년 8월에는 생산량 증가와 직원들의 안전보건을 위해 신축공장으로 이전했다. 먼저 작업장에 적재된 제품들로 인한 위험성을 개선하기 위해 현장의 통로를 확보했다. 이어 지게차가 작업하는 동선에는 작업 구획선을 만들어 충돌 위험방지를 예방하고, 고무사출성형기에 광전자식 및 양수조작식 방호장치를 설치하는 등 나름 안전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와 같은 중소기업은 자금과 인력의 한계가 있으므로 중대재해법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막연한 부담감과 대처 방안에 대해 어려움이 따랐다.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정말 대표자가 법적으로 처벌받는 것인지, 우리 같은 중소기업도 안전관리자를 둬야 하는지,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당장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했다. 중소기업 사장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이런 하소연과 함께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물어보면 다들 비슷한 심정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산업안전 대진단’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진단이나 검사라는 것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과 바쁜데 따로 시간을 내기도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다.처음에 직원을 시켜서 해보라 했는데 구체적인 사업장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고, 별도 비용도 들지 않아서 간단하다고 했다. 직접 해보니 안전수준을 진단하는 데 10분도 안 걸렸다. 자가 진단 결과 보통의 수준이어서 다행이라 여기고, 상담 전화번호가 있어 중대재해법과 관련해 사업주가 진짜 처벌받는지와 같이 평소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물론 법적인 대답과 함께 사업주가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근로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했다면, 설령 중대재해가 발생해도 면책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안전보건관리체계가 무엇인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고 싶다고 하자 정부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 정부 지원을 신청하면 위험성 평가 컨설팅, 기술지원,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비용을 일부 부담하면 중대재해법을 대비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을 비롯해 위험 설비나 공정 개선까지도 도와준다고 했다. 막연하기만 했던 불안감과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결돼 안심됐다.중소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대기업과 다른 가족애 같은 것을 느낀다. 이제 갓 입사한 신입사원부터 오랜 시간 회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한 직원까지 누구 하나 중요하지 않은 직원이 없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제품에 있지만 그 제품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다. 중대재해법 때문만이 아니라도 내 가족과 같은 직원의 안전과 건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신념과 의지를 갖고 일하기 좋은 현장을 만든다면 이는 곧 회사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한다.권재득 벽진산업 대표이사

2024-04-14 13:40 권재득 <벽진산업 대표이사>

[브릿지 칼럼] 국힘 총선 참패의 치명적 이유와 윤 대통령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제22대 국회의원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완승이고 국민의힘의 참패다. 더 정확히 말하면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의 패배다. 선거 결과는 대통령 지지율 그대로 나왔다. 대통령 긍정 지지율이 약 36% 정도 되는데 여기에 3을 곱하면 국민의힘이 확보한 의석수와 거의 일치한다. 이번 선거는 대통령 임기 중반에 실시되는 정권 심판적 성격이 강한 선거 구도였다.그래서 선거가 윤 대통령 심판론으로 흘러가면 백약이 무효였던 선거였다. 김기현 전 대표가 물러나고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집권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 된 가장 큰 이유는 ‘비상시기’라는 점이다. 비상시기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야 하는 엄중한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훈 위원장은 총력전을 펼치기에 손발이 다 묶여 있는 상태였다.만약에 한동훈 위원장이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했더라면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 대사로 바로 임명하지 않고 총선이 끝나고 난 이후에 인사 결정을 했더라면 총선 결과가 달랐을까.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이 논란의 발단이 된 그 회식을 가지 않았다면 총선 결과는 어떻게 되고 대통령의 지지율에는 어떤 변화가 왔을까. 문제의 875원 대파를 윤 대통령이 마트에서 손에 쥐고 들지 않았다면 ‘경기 침체’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솟구치지 않았을까. 이런 참패에 대해 대통령이 총선 결과 직후 내놓은 입장은 무엇이었을까.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 다음 날인 4월 11일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통해 전한 총선 패배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의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4·10 총선 당일부터 공개 일정 없이 숙고를 거듭했던 윤 대통령은 이 56자 입장문을 밝힌 뒤 침묵했다. 국정쇄신의 일환으로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및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전원은 선거 다음 날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국가안보실은 쇄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불통 리더십’이 선거 패배의 원인이라는 비판을 고려해 윤 대통령이 발표할 국정쇄신안에는 소통 강화 방안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 조직 개편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대통령실이 지난 1월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한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한 입장도 밝힐지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 스스로가 바뀌어야 한다는 게 야당은 물론 여당 안에서도 나오는 목소리의 핵심이다. 안철수 의원은 “(윤 대통령이) 국민 질책을 정말 겸허하게 받아들여 국정 기조를 전면적으로 혁신하고 대전환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임기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에서 의회 권력을 얻는 데 실패한 집권 여당과 윤석열 대통령에게 남아 있는 우군은 이제 국민뿐이다. 국민 여론을 가장 적나라하게 반영하는 지표가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율이다. 현재 30%대의 낮은 지지율에 갇혀 있는 긍정 평가를 50% 이상 확보하지 않으면 어떤 법안도 통과되기 힘들다, 새 국무총리를 임명해 보았자 여론을 동반하지 않으면 192명의 범야권 국회의원이 22대 국회에서 국무총리 후보자를 인준해 줄 리 만무하다. 민심은 천심이고 천심은 민심이다. 대통령 지지율 상승이 최고의 해결책이다.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2024-04-14 13:39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명의칼럼] 부족한 세포의 전기에너지 보충하면 ‘신경쇠약’ 극복 도움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산업화 과정에서 비롯된 진단명 … 세포 전기에너지 레벨 후 맞춤치료 필요무언가에 압도당한 듯 삶이 무기력해지고 평정심을 잃게 되는 신경쇠약 증상은 신체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약해진 상태를 의미한다. 해소되지 않는 만성피로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무기력함을 느끼고 소화불량, 두통 등 각종 증상을 나타나며 심한 감정 기복으로 대인관계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신경쇠약(Neurasthenia)은 1829년에 처음 사용됐으며, 미국의 신경의학자 조지 밀러 비어드(George Miller Beard)가 1869년에 이 개념을 다시 도입한 이후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북미에서 주요한 진단명이 됐다.미국의 급격한 산업화로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오늘날 직장여성), 과로하는 사업가, 농장에서 고립감과 과로에 지친 여성 노동자들이 주된 진단대상이었다. 그래서 이를 ‘미국염’(美國炎 Americanitis)으로 불렀다.그러나 이 병명은 21세기 들어 더 이상 서양의학에서는 쓰이지 않고 오늘날 신경증, 만성피로증후군, 번아웃증후군 등 다른 병명으로 진단되고 있다. 국내 의학계도 마찬가지다.하지만 중국과 일본에서는 ‘신경쇠약’(神經衰弱) 그 자체를 병명으로 계속 쓰고 있다. 서구 의학자들은 19세기말 신경쇠약증을 신경기능이 약화된 것으로 보았다. 그 원인을 산업화에 따른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으로 돌렸다.오늘날 이 병명을 쓰지 않지만 더욱 복잡해진 현대사회에서는 스트레스, 불안, 우울, 강박, 과로, 무력감이 겹쳐 신경쇠약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콘셉트가 유효하다는 것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필자는 어떤 질환명으로 진단됐든 신경쇠약증으로 찾아온 환자 육체적, 정신적인 상태를 꼼꼼하게 점검해 환자 혼자서 이겨내려고 하기보다는 주변의 가족이나 친구들의 긍정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것을 치료의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신경쇠약은 단순히 충분히 쉬는 것만으로는 호전이 어려울 수 있다. 또 첨단 의료기기로 정밀검사를 받아도 또렷이 진단하기에 모호한 성격을 가졌다.신경쇠약은 전기생리학 관점에서 세포의 전기에너지(세포막 안팎의 전위차)가 부족해서 발병한다. 최신 전기자극치료인 ‘엘큐어리젠’은 세포의 전기에너지 레벨을 측정해 부족한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인체에는 약 256가지의 세포가 존재한다. 전기에너지가 고갈된 세포는 가뭄으로 메마른 땅에 단비가 스미듯이 스스로 전기를 잡아당기면서 전기를 충전하려 애쓴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엘큐어리젠으로 병든 세포에 전기에너지를 쏘아주면 세포의 활성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신체 곳곳에 나타나는 통증까지 완화될 수 있다.충분한 전기에너지를 보충해 세포의 활성도를 높이면 다양한 스트레스질환, 통증, 무기력, 우울감 등을 극복할 수 있다. 아울러 원활한 혈액순환을 도와 활기찬 일상을 영위할 수 있다.심신이 쇠약해 일상이 무기력해지고, 지치기를 거듭한다면 엘큐어리젠을 통해 전기에너지 레벨을 측정해보고 건강 상태를 리뉴얼할 적합한 맞춤형 치료를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

2024-04-13 09:42 조진래 기자

[브릿지 칼럼] 비트코인과 휴리스틱

엄길청 국제투자분석가/국제투자리서치포럼 회장“척 보면 앱니다”라는 유행어가 생각난다. 이런 류의 성급한 판단과 손쉬운 선견을 ‘휴리스틱(heuristic)’이라고 한다. 자세히 뜯어보지도 않고 어림잡아 대충 말하는 태도를 일컫는 말이다. 최근 끝난 총선 본 투표일 오후에 한 방송에서 진행자가 정치평론가에게 판세전망을 묻자, 이 사람은 코웃음을 치면서 “그야 00당이지요”하고 즉답을 했다. 불과 두세 시간 후면 투표가 완료되고 개표 결과도 나올텐데, 그는 마치 식은 죽 먹기처럼 말을 했다.‘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을 쓴 로버트 기요사키는 지난 4월 “세계 경제는 곧 어둠에 빠지고 주식도 부동산도 다 폭락한다”며 금이나 비트코인에 투자하라고 했다. 미국 투자은행 경영자인 제이미 다이먼은 “금리가 8%까지 올라간다”고 경고했다. 2023년 10월 “7%로 금리가 인상된다”고 주장하고 2021년 말에는 기술주가 더 크게 오를 것이라 열변을 토했던 사람이다. 주가는 그 후 1년을 하락했다. 주식시장 안팎에서는 그런 진단과 주장이 즐비하다. 최근에는 비트코인이 곧 몇 억원까지 오를 것이란 얘기가 나돈다. 모두 ‘휴리스틱’ 이란 말로 설명된다.투자를 잘하는 방법은 아무도 모르지만, 투자 준비를 잘하는 일은 좋은 사례를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워렌 버핏은 10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하루에 4시간을 리포트 읽기와 신문보기에 전념한다고 한다. 일생을 그런 일 외에는 관심을 가진 일이 없었다고 했다. 피터 린치라고 저명한 펀드 매니지는 현직일 때 크리스마스 휴가 때에도 런던 교외의 투자 유망기업 공장을 야밤에 혼자 찾아가는 등 거의 매일 투자회사를 직접 방문했다고 전해진다.우리 대다수는 비트코인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다. 2008년에는 개발자가 그냥 나눠줘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잘 모르거나 신기하면, 직접 경험하고 사용이라도 해 보아야 한다. 오래전부터 콜라와 아이스크림을 좋아했던 워렌 버핏은 실제로 그 회사들에 오래 투자하고 경영권을 소유한 투자자다. 상장기업의 반기실적이 나오기까지 두 달 정도가 남았다. 관심 있는 기업의 애널리스트 평가자료를 평소에 잘 보아뒀다가 직접 찾아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주식담당 부서가 있어서 잘 설명해 준다.주식시장에는 애브노멀 현상(abnormal effect)이라는 게 있다. 늘 알면서도 그런 상황이 주어지면 같은 반응을 보일 때 그렇게 말한다. 그 중 하나가 유력자의 말이다. 기요사키가 그런 효과를 노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보의 이용자는 그 시간부터 자신이 직접 확인하고 동의하고 나서 행동해야 한다.요즘 유튜버처럼 개인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사람들이 여러 부문에 있다. ‘투자 리딩방’에도 있을 터이다. 누구는 영향력이 있고, 누구는 자신이 평범하다고 생각할 때 ‘정보의 비대칭현상’이 생긴다. 그들의 설명과 조언을 받는 것은 좋지만, 내가 그 사람 이상으로 더 알아보고 확인해야만 투자를 검토하는 바른 자세다.이번 총선이 지나가면서,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주고 받는 소통관계가 얼마나 정밀하고 자심한지를 절실히 깨닫는다. 그러나 그런 소통과 교류가 누군가로의 기울어진 영향력 아래에서 교류가 이뤄진다면 나의 이익을 지키는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잘 모르는 투자상품의 정보일수록 더욱 그렇다.엄길청 국제투자분석가/국제투자리서치포럼 회장

2024-04-11 14:07 엄길청 국제투자분석가/국제투자리서치포럼 회장

[브릿지 칼럼] 소비자의 수리할 권리

이경아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장·경영학 박사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를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인류에게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하고자 만든 것이 바로 ‘기후위기시계’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2년 처음 설치를 시작해 현재는 대전,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볼 수 있다.이 시계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지구의 평균기온이 1.5도 상승하기까지 남은 시간을 디지털 형태로 보여주는데, 겨우 5년 3개월 남짓 남았다. 이제는 정말로 쓰고 버리는 ‘소비주의가 강한 사회(throw-away society)’에서 벗어나 환경과 자원의 효율성에 방점을 둔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사회로의 전환이 시급하다.순환경제란 지속가능성과 이익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자 하는 경제 모델이다. 2021년 제정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 2022.3.25.시행)’에는 순환경제를 ‘제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버려지는 자원의 순환망을 구축해 투입되는 자원과 에너지를 최소화함으로써, 생태계의 보전과 온실가스 감축을 동시에 구현하기 위한 친환경 경제체계’라 정의하고 있다.여기서 제품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재사용, 재활용, 수리를 들 수 있는데, 이러한 방식을 활용한 제품이 더 많이 순환될수록 생산을 위해 투입되는 자원과 에너지에서 더 많은 가치가 창출된다는 논리이다.현재 우리나라는 자원의 재사용·재활용 관련 시스템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수리 방식은 이제 막 출발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순환경제사회법, 2024.1.1.시행)’상 수리에 필요한 예비부품 확보 의무 등은 포함돼 있지만, 의무 부과를 위한 제품 범위 등을 확정하는 하위 법령 마련은 아직 진행 중이다. 또한 ‘소비자기본법’ 개정(2023.12.21.시행) 에 따라 부품보유기간에 대한 정보제공 근거는 마련됐으나, 개정 내용을 뒷받침할 고시 개정 소식은 아직 없다.유럽연합(EU)은 2020년 발표한 ‘순환경제 행동계획(action plan)’에서 ‘소비자 수리권(right to repair)’을 강조한 바 있으며, 올해 2월에는 EU 의회 및 이사회에서 소비자 수리권 법안에 잠정 합의했다.그렇다면 수리 관련 정책 추진에 있어 소비자의 수리권 보장이 왜 중요할까. 소비자가 제품을 수리하고 오래 사용함으로써 순환경제에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 사용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수리는 폐기 후 이루어지는 재활용과 달리 복잡한 회수와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에 순환경제의 본질적 의의에 더 부합한다. 따라서 수리권 보장은 소비자의 기본적인 권리 강화 뿐 아니라, 자원순환을 통한 환경 보호, 수리 서비스 시장의 활성화와 공정경쟁 보장에도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다만 수리권은 제품의 수리 시점만이 아닌 순환경제의 전 단계를 통해 보장될 수 있어야 실효성 있는 권리로 기능할 수 있다. 때문에 소비자의 수리권 보장은 순환경제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핵심 요소라 하겠다. 이제는 정부, 소비자, 기업 모두 소비자의 수리권 보장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때다.이경아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장·경영학 박사

2024-04-10 14:09 이경아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장·경영학 박사

[명의칼럼] 다양한 원인의 어지럼증,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박건우 윌스기념병원(수원) 뇌신경센터 원장어지럼증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보통 시간이 지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하고, 갑자기 심하게 나타나 두려움에 떨기도 한다. 어지럼증을 단순히 빈혈이나 영양결핍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빈혈에 의한 어지럼증은 드문 편이다.‘어지럽다’는 표현에는 다양한 증상이 포함되어 있다. 어지럽고, 빙글빙글 돌고, 중심을 잡지 못하거나, 비틀거리고, 멀어지는 듯 아득해지거나, 흔들리거나, 세상이 도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어지럼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방해된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어지럼증은 뇌신경계 이상으로 생기는 중추성 어지럼증과 몸 위치를 바꿀 때 나타나는 말초성 어지럼증으로 나눌 수 있다. 어지럼증의 70~80%를 차지하는 말초성 어지럼증은 주로 빙글빙글 도는 듯한 어지러움으로 몸을 움직일 때 심하게 느낀다.주로 귀의 전정기관 문제로 발생하는데 이석증이나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이 원인이 되며 적절하게 치료를 받으면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다. 말초성 어지럼증의 경우 환자가 많이 고통받을 수 있지만 원인 질환이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태로운 경우는 거의 없다.문제는 심각한 원인에 의한 증상일 수 있는 중추성 어지럼증이다. 중추성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환은 뇌경색이나 뇌출혈과 같은 뇌졸중, 뇌종양 등의 뇌혈관질환이다. 어지럼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더 큰 질환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받아야 한다.뇌졸중의 경우 가장 흔한 증상이 어지럼증이고 발음 장애, 시력 이상(복시), 몸 한쪽의 마비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뇌종양의 경우 종양의 크기가 서서히 자라나면서 지속되는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만성적인 뇌 질환에 의한 어지럼증은 눈 운동 장애, 팔과 다리의 실조증(운동능력이 감소된 근신경 기능장애로 운동기능이나 평형감각의 결여됨)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말초성 어지럼증보다는 덜할 수 있지만 중추성 어지럼증은 단순한 어지럼증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언어장애, 균형 장애, 마비, 두통, 감각 이상 등 다양한 뇌신경 증상을 동반한다.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다면 응급실이나 신경과에서 뇌 및 중추신경계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또한 갑작스럽게 어지럼증이 발생했다면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갑작스런 머리와 몸의 움직임을 피해야 한다. 그렇지만 확실한 진단 없이 무작정 쉬거나 방치한다면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으므로 어지럼증이 계속되거나 이명, 청력 저하, 두통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안진 검사나 자율신경계 검사, 뇌영상 검사(MRI, MRA) 등을 통해 꼭 진단하길 바란다.

2024-04-09 16:17 조진래 기자

[명의칼럼] 발 변형시키는 무지외반증, 걷기 힘들어져 꼭 치료해야

최정규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발이 아파 걷기 힘든 것은 특정한 원인으로 인해 질환이 생겼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질환인 ‘무지외반증’은 무지, 즉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는 발 변형 질환이다.엄지발가락이 점점 더 많이 휘면 엄지발가락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엄지발가락이 기능을 상실하게 되면 나머지 다른 발가락에도 무리가 간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발가락에 점점 무리한 힘이 가해지고 발가락과 발허리를 잇는 관절이 붓고 아프며 바닥에도 굳은살이 생기고 통증이 발생한다. 두 번째 발가락 밑으로 엄지발가락이 들어가기도 하는데, 심하면 다른 발가락의 변형까지 일으킨다.무지외반증의 원인은 유전적 원인과 후천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와 볼이 좁고 꽉 끼는 신발을 신었을 때 발병 위험이 높다.엄지발가락은 걸을 때 체중을 가장 많이 지탱하는데, 변형과 통증으로 인해 힘을 싣지 못하면 걸음걸이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또 발에 피로가 쉽게 쌓이고 다른 발가락뼈에도 영향을 미쳐 발목, 무릎, 허리 등 다른 관절에 2차 통증이 유발된다. 무지외반증을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이유다.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휘어진 정도에 따라 보조기, 특수 신발 등의 보존적 요법을 시행하거나 변형을 바로잡는 수술적 요법을 통해 치료한다.발바닥과 발가락뼈를 지지하고 발가락 사이를 벌려주는 특수 신발은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이 심하고 신발을 신기 불편한 경우, 다른 발가락까지 변형이 생겼을 때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틀어진 발가락뼈의 정렬을 바로잡는 방식으로 무지외반증 변형을 근본적으로 교정할 수 있다.과거 5㎝ 이상을 절개해 뼈를 교정하던 기존 방법과는 달리 최근에는 최소침습으로 교정하는 무지외반증 미타(MITA) 수술로 수술 후 통증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 이는 특수한 기구를 이용해 엄지발가락뼈를 절골시켜 교정하는 방법이다.골막을 벗겨내는 기존 수술법과 비교해 수술 후 통증이 현저하게 줄었으며 나사 고정으로 감염이나 부종, 흉터 걱정도 덜하다. 수술 2일 후부터 특수 신발을 신고 걸을 수 있고, 사후 관리도 크게 어렵지 않아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평소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을 편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발볼이 좁은 신발은 피하고 굽이 낮은 발이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직업 상 굽 높은 구두 같은 불편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면 한번 신을 때 2시간 이하로 제한해서 신고 발이 편한 가벼운 운동화를 늘 소지하고 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아울러 일상생활 중 틈틈이 발 스트레칭을 해주고 신발을 자주 벗어 발의 피로를 풀어주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최정규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

2024-04-09 07:00 최정규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

[브릿지 칼럼] 인간의 품격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영국의 유명 영화배우 콜린 퍼스는 중년이 더 멋진 배우이다. 배우로서 오래도록 활동하며 많은 작품을 해왔지만 그의 최고의 매력이 표현된 작품은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킹스맨’이 아닐까 생각한다. 쉰을 훌쩍 넘긴 나이에 킹스맨에서 비밀요원 해리의 역할을 맡아서 훌륭한 명연기를 보여 주었다. 품위 있는 신사인 해리 요원이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악당들을 응징하기 전 남긴 명대사가 있다.“Manners maketh man.” 우리말로 번역해 보자면 “예의범절이 사람을 만든다” 즉 그가 하는 매너 있는 행동으로 그 사람의 인품이 완성된다는 의미다.우리 말에 ‘싸가지가 없다’라는 표현이 있다. 타인에 대한 예의나 배려가 없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점잖은 표현은 아니지만 심심찮게 일상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싸가지’는 사전에 의하면 ‘싹수’의 방언(강원, 전남)이라고 한다. ‘싹수’는 원래 씨앗의 눈을 표현하는 말로,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모든 영양분을 이 ‘눈’에 축적한다. 그리고 햇빛, 물, 토양 등의 환경적 요인들이 적당할 때, 싹을 틔우고, 싹이 잘 자라게 되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그런데 ‘싹수, 싸가지가 없다’라니, 주변의 환경이 아무리 훌륭하게 잘 갖추어져 있더라도 그 씨앗이 결코 장차 싹을 틔우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 아닌가. 한마디로 말하자면, 기본이 안 되어 있어서 싹도 못 틔우고 그야말로 사람 구실도 제대로 못 할 것이라는 뜻이다.그렇다면 사람의 기본은 무엇일까, 맹자는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인간 본성의 네 가지 덕목이라고 했다. 사람이 날 때부터 마음에 지닌, 가엾게 여길 줄 아는 마음(仁)인 측은지심(惻隱之心), 불의를 부끄러워하고 악한 것을 미워할 줄 아는 마음(義)인 수오지심(羞惡之心), 남을 위해 사양하고 배려할 줄 아는 마음(禮)인 사양지심(辭讓之心), 옳고 그름을 분별할 줄 아는 마음(智)인 시비지심(是非之心)으로 해석된다. 이에 더해 불인지심(不忍之心), 다른 사람의 불행에 대해 차마 참지 못하는 마음이 있으니, 다시 말해서 내 눈앞에서 벌어지는 타인의 불행을 보고 참지 못하는 마음을 말한다.그러고 보니 서양에서 말하는 ‘Manners maketh man’이란 표현과도 어느 정도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겠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인간이 갖출 덕목을 이렇게 비슷하게 표현한 것을 보면, 주변 환경이 다르고 피부색, 외모가 다르더라도 기본적인 사람에 대한 내적 이해는 비슷한 것이라는 생각든다.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인의예지(仁義禮智)에 불인지심(不忍之心)이라는 기본을 갖추고 훌륭한 매너를 지키는 후보가 있는지 잘 찾아 보자. 분노는 남에게도 큰 상처를 주는 감정이지만 무엇보다 자신에게 가장 큰 독이 되는 감정이다. 분노로 독을 품은 말을 내뱉고 자신에게까지 상처를 입히는 분위기를 경계하자. 상대의 단점을 들추고 공격하기 보다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후보를 찾아보자. 인의예지를 갖추고 불인지심을 실천하는 훌륭한 후보를 선택하여 우리 정치가 지금의 모습보다 한걸음 발전하고 성숙된 모습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2024-04-08 23:13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브릿지 칼럼] 용기와 인내로 더욱 빛나는 무대

이미란 롯데문화재단 마케팅팀 수석2024년 프로야구 개막 후 한화 이글스의 초반 기세가 뜨겁다. 류현진이 아직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옥에 티’가 있긴 하다. 하지만 그는 남다른 존재감으로 확실한 에이스로서 팀 분위기를 바꾸며 개막 후 7연승이라는 질주를 이끌었다. 그의 힘찬 피칭을 볼 때마다 그동안 그가 겪었던 어깨와 팔꿈치 부상의 기억이 떠오른다. 하지만 류현진은 그때마다 꾸준한 재활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비상하며 팬들에게 다시금 안도와 기쁨을 안겨주고 있다. 부상의 위험이 따르는 건 스포츠만이 아니다. 무대에 서는 연주자들 역시 부상과 뜻밖의 병마를 마주한 후 인내의 시간을 거쳐 무대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의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는 2005년 공연 리허설 도중 손가락을 다쳐 5년이나 관객을 만나지 못했다.정경화에게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파르티타 전곡 녹음’이라는 숙원이 있었지만 갑작스러운 손가락 부상으로 그 실현 가능성은 사실상 불투명했다. 그러나 부상 중에도 악보를 끊임없이 탐구하며 포기하지 않았던 정경화는 2010년, 부상을 이겨내고 기적적으로 무대로 복귀했다. 그리고 2016년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파르티타’ 전곡 앨범을 발매했다. 그녀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투지로 응축된 이 앨범은 발매 후 약 1년 반 만에 플래티넘을 기록하며 한국 클래식 음반사에는 새로운 역사로, 팬들에게는 감동의 보고(寶庫)로 남게 됐다.갓 스물이던 1980년 이탈리아 부조니 국제 피아노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 없는 2위로 최고상 수상, 1988년 카네기홀 선정 ‘올해의 세계 3대 피아니스트’ 등으로 세계 클래식계에서 주목받은 피아니스트 서혜경은 2006년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그녀는 2008년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과 3번을 협연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엔 데뷔 50주년을 맞으며 위로를 전하는 앨범 ‘내가 좋아하는 소품들‘(My favorite Works)을 발매하기도 했다. 더불어 그녀는 2008년 뉴욕에 ‘서혜경재단’을 설립해 유방암 환자와 형편이 어려운 피아니스트를 돕는 뜻깊은 행보로 음악을 넘어선 또 다른 삶의 귀감을 보여주고 있다.2007년 뜻하지 않은 어깨부상으로 한동안 악기를 들 수조차 없었던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는 바이올린 대신 지휘봉을 잡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절망의 순간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낸 그는 연주 외에 지휘라는 새로운 길을 찾으면서 음악적 외연을 넓힘과 동시에 예술적 깊이를 더한 연주자다. “음악과 예술은 우리에게 삶의 길을 제시해 준다고 생각한다. 우리 인생을 반영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에 호소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음악”이라고 말한 벤게로프는 삶과 음악에 대해 깊은 성찰의 시간을 거쳐 더욱 위대한 음악가로 거듭났다.음악을 향한 치열한 열정으로 그는 2007년 지휘자로서 카네기홀 데뷔를 마쳤으며 2010년에는 그슈타드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최초의 상임지휘자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그리고 2011년 당당히 바이올리니스트로서도 재기에 성공했다. 재기 후 벤게로프는 전성기였던 20대 시절 보다 절제된 표현력과 세련된 음색으로 각광받고 있다. 삶의 한계를 치열하게 극복해낸 예술가들의 의지와 생명력은 이 시대를 힘겹게 관통하고 있을 모두에게 의미심장한 가치다. 그들에게 경외의 박수를 보낸다.이미란 롯데문화재단 마케팅팀 수석

2024-04-07 13:33 이미란 롯데문화재단 마케팅팀 수석

[브릿지 칼럼] 성과급 제도의 필요성

이창수 도전경영연구소장경영자는 미래를 보는 통찰력을 키워 미래 비전과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 때 실제 사업을 실행하는 것은 직원들이다. 결국 사업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일을 잘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성취 욕구를 높일 수 있는 최고의 성과보상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성과 보상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성과보상 제도는 개인과 조직에 강력한 동인을 부여한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많은 기업들이 성과보상 제도를 도입해 강력한 성취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필자 또한 어려운 회사에서 최고의 성과보상 시스템을 도입해 개인과 조직에 강력한 성취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커다란 성과를 창출한 경험이 있다.최고의 성과 보상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성과에 대한 보상에는 승진과 같은 인사상의 보상과 연봉과 장기 주식 옵션 제공을 포함한 금전적 보상이 있다. 하지만 그 어떤 보상보다도 금전적 보상제도가 제일 큰 효과를 발휘한다. 필자 또한 기업 경영 때 당기순이익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하여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금전적 보상을 중심으로 성과급 제도를 도입했었다.필자는 성과보상 제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원칙을 분명히 했다. 첫 번째로, 회사의 성과는 직원의 성과와 일치하고 회사의 성과를 직원과 같이 나눈다는 원칙을 세웠다. 또한 전 직원을 지급 대상으로 하되, 평가를 통해 부서별 또는 개인별로 차등 지급한다는 원칙을 시행했다. 즉, 성과가 있는 곳에 지급을 원칙으로 하되, 전 직원이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두 번째, 성과보상제도를 수립하고 이를 전 직원에게 널리 알려서 성취 동기를 불러일으키게 했다. 회사의 성과를 직원과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알림으로써, 직원은 회사의 귀중한 동반자이며 회사의 성장과 발전이 직원의 성장 및 발전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회사와 직원은 한 몸이며 개인의 발전이 회사의 발전을 이끌고, 회사가 발전해야 개인에게 금전적 보상과 더 많은 기회가 제공된다는 것을 인지하게 해야 한다.세 번째, 반드시 초과 당기순이익을 발생시키고, 직원이 놀란 만한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원칙이었다. 한 번 인센티브를 받은 직원은 성취 욕구가 더 고취될 것이고, 차기년도에는 더 좋은 성과로 보답할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했다면 회사는 이에 비례해 성장과 발전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성과에 보상하고 동시에 직원의 마음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는 직원을 동반자, 파트너로 인정하고 회사의 성공과 직원 개인의 성공이 일치한다는 것을 확실히 인지하게 해야 한다. 한 번 최고의 인센티브를 받은 직원은 그 다음 해에도 더 큰 성과를 성취할 것이고, 이러한 성취와 보상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면 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할 것이다.하지만 명심할 것이 있다. 금전적인 보상 이전에 사장은 진정으로 직원들을 인정하고, 직원들의 성공과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겠다는 믿음과 도전하는 실행력을 보여줘야 한다. 직원이 인격적으로나 금전적으로 회사와 경영자에 감동했을 때, 직원은 탁월한 성과로 회사와 경영자에게 보답할 것이다.이창수 도전경영연구소장

2024-04-04 14:03 이창수 도전경영연구소장

[브릿지 칼럼] 타협점의 실마리

김시래 부시기획 부사장,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갑자기 대기업 임원자리에서 내려온 그는 또다른 일을 찾기보다 소비를 줄여 거기에 맞춰 살겠다며 두문불출했다. 재능이 아까운 친구였다. 무슨 일이든 가리지 말고 돈벌이에 나서라고 충언을 건넸다. 술기운까지 빌린 진심이었지만 후배의 자존심을 건드린 모양이었다. 거친 어조에 언성까지 높아진 걸보니 마음까지 다친듯 했다.올해 환갑이 되었지만 강의든 뭐든 정강이가 꺽일 때까지 일할 것이라는 내 말에 그는 그것은 결국 남의 일을 빼앗는 결과가 된다고 맞받았다.이쯤되면 내 입장을 솔직히 밝히고 재빨리 벗어나야 소모전을 막을 수 있다. 더 늙은 때도 대비해야 하고 막내 딸 학비도 남았기 때문이지만 사실 일이 재미있어 일을 쫒는다고 이유를 보탰다. 돈 때문이 아니니 나이가 더 들면 직업지도사 공부를 더해 후진들의 진로를 돕거나 침대에 누운 환자들의 이동을 돕는 병원조무사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와 나는 다른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의 소강 상태 후 그는 다른 선후배들도 비슷한 질문과 조언을 반복한다며 똑같은 대답에 지쳐간다고 토로했다. 비슷한 질문이 거듭된다면 최소한 자신의 생각이 보통 사람들의 생각에서 벗어난 점만은 인정해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지만 그만뒀다. 외딴 섬에 유배된 것같은 고립감마저 행복하다며 물러설 기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그와 헤어지며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다. 그가 선택한 삶의 태도를 평범한 이들의 생각쪽에 선 내가 그에게 충고할 자격이 있는걸까?모든 것은 경계와 모순 속에 존재한다. 그러니 서로간의 이견은 오류가 아니라 오차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자신의 생각에 대해 절대적 확신을 갖기보다 타협을 통해 간극을 좁히려는 과정은 그래서 중요하다. 그럼에도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관점을 외면하고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며 단언과 강변을 일삼는 분들이 있다.객관적 검증과 다수의 공감을 통해 절충점을 찾기 보다 자신의 독단을 보호하려는 방어막이거나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려는 위태로운 차별화로 보인다. 심리학자들은 자신의 입장을 꺽지않고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태도를 확증 편향이나 인지 부조화, 혹은 손실 회피 이론 등으로 설명한다. 문제는 설명이 아니라 개선책일 것이다. 후배의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릴 설득의 실마리는 어디에 있을까?‘뱁스 효과’라는 것이 있다. 더 옳은 의견이라며 설득하면 역효과가 나니 열린 질문을 통해 가능한 대안들을 스스로 생각하도록 유도하라는 것이다. 질문의 방법은 다양하다. 공감형은 ‘알겠네. 하지만 상황이 바뀌면 어찌될지 판단해 볼수 있도록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줄수 있을까?’ 라고 묻는 방식이다.선택형은 ‘나라면 이런 길을 택하겠어. 어떤 선택이 나은지 비교해보세’라고 말하는 방법이다. 주변인이나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상대의 방어벽을 완화시킬 수도 있다.그러고보니 그의 생각을 오류로 단정하고 수정을 바랐던 내 방식부터 문제였다. 반박이나 비판은 결렬과 불화의 씨앗이다. 삶의 방정식에 정답은 없다. 가깝게 좁혀가며 풀어내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딘가에 존재할 타협점을 찾겠다는 의지일 것이다.김시래 부시기획 부사장,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2024-04-03 13:47 김시래 부시기획 부사장,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명의칼럼] 소아 야뇨증, 치료 시기 늦지 않도록 원인 파악해야

손병국 함소아한의원 중랑점 원장아이들은 성장과 발달 과정을 거치며 소변을 통제하는 능력을 키운다. 만 2세부터 한낮에 소변을 가리는 것이 가능하며 만 4~5세부터 야간 수면 시간 동안 방광에 소변을 담아두는 것을 조절할 수 있다.만약 아이가 만 5세 이후에도 밤에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야뇨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야뇨증은 전체 어린이의 약 10~15% 정도에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증상이다. 연령과 신체 발달 정도, 방광 상태 등을 고려하는 것이 우선이다 보니 실제로 야뇨증을 치료하는 시기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보통 낮 시간에는 소변에 전혀 문제가 없고 발달에도 이상이 없다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직전 해(연 나이 6세)의 여름철까지는 대체로 경과 관찰 위주로만 살펴본다. 그러나 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야뇨증을 부끄러워하며 자존감에 상처를 입거나 자신감이 결여될 수 있으므로 학교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야뇨증의 원인 파악과 치료가 필요하다. 이 시기까지 증상이 남아있는 경우는 5~10% 정도에 해당된다.체구가 작고 체력이 약한 아이들은 방광의 발달이 약한 사례가 많다. 장의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변비가 있는 경우, 가스가 많이 차 방광이 눌리는 경우, 요의를 느끼지 못하거나 낮에 지나치게 소변을 참아 방광이 두꺼워지고 용적이 작아지는 경우 등도 야뇨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이러한 원인과 증상에 따라 한의학에서는 아이의 체질, 건강 상태를 고려하여 신장과 방광의 발달을 돕는 축천환 등의 처방으로 치료한다. 체력이나 야간의 각성 개선을 돕기 위한 치료를 진행하기도 하며 장을 개선하고 변비를 해결하기 위한 평위산, 조위승기탕 처방으로 야뇨증 치료를 보조할 수 있다.야뇨증 개선을 위해서는 가정 내에서도 아이가 낮에 대변과 소변을 잘 보도록 도와줘야 한다. 변비 없이 대변을 잘 보는 것이 야뇨증 치료에 도움 되며, 낮에 소변을 참지 않고 적정한 시간에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게 하는 것도 야뇨증을 해결하는 방법이다. 간혹 밤에 소변을 가리기 위해 낮에 소변을 조금씩 참게 하는 연습을 할 때가 있는데, 적절하지 못한 방법일 수도 있어 아이의 컨디션이나 상황을 잘 고려하여 지도해야 한다.한 가지 더 유의해야 할 것이 바로 2차 야뇨증이다. 2차 야뇨증은 아이가 정상 발달을 마치고 6개월 이상 밤중 소변을 잘 가리다가 다시 실수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 경우 대부분의 원인은 아이의 스트레스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동생이 생겼거나 유치원·초등학교 입학, 이사, 친구와의 헤어짐 같은 환경 변화 등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2차 야뇨증은 신체 발달이 아닌 정서적인 안정에서 치료의 방향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심리적 긴장감, 스트레스 원인을 잘 살피고 아이에게 많은 관심을 주어야 한다. 특히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아이가 새로운 환경이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손병국 함소아한의원 중랑점 원장

2024-04-02 07:10 손병국 함소아한의원 중랑점 원장

[브릿지 칼럼] 세계 시장 장악한 ‘중국전기차시대’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명실공히 이제 세계 전기차 1위 기업 비야디(BYD)가 미국의 테슬라를 누르고 시장 장악력을 확장하고 있다. BYD는 배터리부터 온갖 차량생산, 판매까지 시장이 요구하는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이유와 비결은 뭘까?여태까지 미국 테슬라가 비싼 전기차로 설친 것은 초기 수용층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덕분이다. 미국의 사회학자인 에버릿 로저스(Everett Rogers)가 1962년에 출간한 저서 ‘혁신의 확산’에서 밝혔듯이 신제품이 나오면 비싸도 빨리 구매해서 사용해야 직성이 풀리는 소비자군을 일컫는다. 거기에 얹혀 누렸던 테슬라 주가는 거대하게 날아갔다. 미국의 거대주식기업 ‘M7(Magnificent 7)’에서 빼라는 주장도 나오는 판이다. 에버릿 로저스의 저서는 1995년 쯤 혁신제품들이 쏟아지면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이제 시장에서는 ‘혁신자’와 초기 수용층 16%가 지나가면서 ‘초기 다수수용층’ 34%가 다가왔으므로 가성비를 갖춘 중국 전기차시대가 왔다는 뜻이다.이런 가운데 중국 전기차 시대는 누가 만들었나? 여기에 한 인물이 등장한다. 문화대혁명을 거쳐 독일에서 자동차공학박사를 받고 아우디에서 핵심엔지니어로 근무하던 완강(萬鋼, Wan Gang)이다. 그는 중국을 향해 내연자동차로는 선진국과 경쟁할 수 없고 친환경시대가 도래할 것을 확신하고 전기차 집중 육성에 나서도록 중국 정부를 열성껏 설득했다. 독일에서 보장된 삶을 버리고 2000년 중국으로 돌아온 그는 퉁지대총장을 거쳐 2007년 과학기술부 부장(장관)에 임명됐다. 중국 역사상 35년만에 비(非)공산당원 장관이었다. 11년간 과기부를 이끌면서 중국국가역량을 총동원해서 전기차 육성에 ‘올인’했다.블룸버그 통신은 “세계 전기차의 진정한 선지자는 미국 테슬라CEO인 일론 머스크가 아니라 완강이다!”라고 평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등 서방은 중국 전기차에 공포심을 갖고 있다. 유로 NCAP 즉 유럽의 자동차안전평가 프로그램은 2024년 올해 초 각국의 17대 테스트 전기차 차량 중에서 BYD의 돌핀(Dolphin)이 5위, 씰(Seal)이 8위를 차지했으며 톱10 중에 7대가 중국 차량이었다고 발표됐다. K전기차는 한 대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15년 전에 이미 BYD는 세계적인 투자 귀재인 워렌 버핏이 2700억원 상당의 주식을 구입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작년 9월21일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22년까지 테슬라 출원 특허수는 836건이다. 반면 BYD는 테슬라보다 16배 많은 1만300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가 전 세계 특허출원건수에서 2023년까지 7년 연속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일본에 이어 4위에 머물고 있다.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기업 CATL은 2023년 특허출원 순위 8위로 발표됐다. 이만큼 중국은 혁신산업에 열정을 쏟고 있다.주목해야할 최근 사태가 언론에서 떠들썩하다. 지난달 28일, 샤오미의 첫 전기차 SU7(Speed Ultra7)이 출시 27분만에 5만대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표준모델 가격은 21만5900위안(약4012만원)이다. 놀랍다.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2024-04-01 14:17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브릿지 칼럼] 앱 상표권의 함정

전소정 인탤런트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려는 회사들은 어떤 상품분류에 상표출원을 해야 할까?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상품의 속성과 관련이 있다. 애플리케이션의 사전적 정의는 ‘주어진 영역에서 어떤 업무나 기능을 수행하는,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요소로 구성된 소프트웨어의 일부분’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특정 서비스를 모바일에서 제공하기 위해 구현된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은 서비스나 상품 자체의 의미보다는 특정 서비스의 제공 ‘수단’으로 보는 것이 그 본질적 의미에 더 가깝다.이렇게 서두부터 애플리케이션의 의미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애플리케이션 자체는 상품분류 제9류에 속하지만, 애플리케이션에서 구현되는 서비스는 다양한 서비스업 분류에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의류 판매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경우, 애플리케이션 자체는 제9류에 속하지만, 의류 판매업(도매업, 소매업 포함)은 제35류에 속한다. 애플리케이션의 이런 특성으로 인해 어떻게든 초기 비용을 아끼고 싶은 기업으로서는, 제9류와 제35류를 다 출원해야 할지, 한 개 분류만 선택해서 출원해도 될지 고민이 된다.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회사에게 일정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판례가 나왔다.핵토파이낸셜은 현재 ‘010PAY’라는 이름으로 여러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핵토파이낸셜은 전자금융서비스업이 속하는 제36류에만 상표권을 확보했지만 제9류 애플리케이션에 대해서는 출원하지 않았다. 그 사이 다른 회사가 제9류 애플리케이션 제품에 ‘010PAY’ 상표권을 확보하는 바람에 상표권 분쟁이 발생하였는데, 특허법원이 이에 대한 판결을 내린 것이다.특허법원은 핵토파이낸셜의 ‘010PAY’앱과 ‘010PAY’ 전자금융서비스업은 실질적으로 동일한 상품으로 간주하는 취지의 판결을 내려, 핵토파이낸셜으로서는 제36류 전자금융서비스업에 대한 상표권만으로 ‘010PAY’ 애플리케이션 상표권의 침해를 구성하지 않게 되었다. 이 판례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상표권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라도 애플리케이션에 제공되는 서비스업에 대한 상표권만 확보해도 상표권 침해리스트를 벗어날 수 있다’는 함의를 가진다.따라서 상기 판례가 시사하는 바와 비용적인 한계와 효율을 고려하여 1개 분류에만 출원을 해야 한다면, 제9류 애플리케이션을 출원할 때 서비스업의 용도를 한정하여 출원하거나 해당 서비스업에 대한 분류를 출원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전자의 경우 2022년 정도부터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같은 포괄적 명칭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서비스업 제공용 애플리케이션’, ‘의류 판매용 애플리케이션’ 등과 같은 형태로 출원을 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전자금융서비스업’ 과 같이 서비스업 자체를 출원하면 된다.그러나 기업으로서는 제9류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제공되는 서비스업에 대한 상표 출원을 병행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 상기 판례는 대법원 판례가 아닌 특허법원의 판례이기 때문에 판례의 구속력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2개 분류에 모두 출원했을 때에는 핵토파이낸셜 사안처럼 법적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을 사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적 그물망은 촘촘할수록 안전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떠올릴 필요가 있다. 전소정 인탤런트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2024-03-31 14:25 전소정 인탤런트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브릿지 칼럼] 꿈 이뤄준 키다리 아저씨

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피아니스트 이혁은 2022년 프랑스 롱티보 국제 콩쿠르에서 피아노부문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피아니스트 임동혁 이후 21년만에 한국인 우승이었다. 이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기뻐한 기업인이 있었다. 두산연강재단 박용현 이사장. 그는 이혁을 오랜 기간 후원한 키다리 아저씨다. 3세에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시작한 음악신동 이혁은 12살에 모스크바 국제청소년 쇼팽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나이로 우승했다. 베스트 협연상까지 수상하며 클래식 음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2014년 13살의 나이로 러시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콘서바토리에서 본격적인 음악공부를 하게 된다. 이때 박용현 회장은 대학 졸업까지의 장학금과 콩쿠르 출전비, 생활비 등 유학비 전액을 후원하기로 한다. 후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이혁은 열심히 공부했고 마치 날개를 단 듯 활약하기 시작했다.이혁은 2016년 폴란드 파데레프스키 콩쿠르에 참가해 또다시 15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로 우승한다. 제8회 모스크바 베토벤 페스티벌 실내악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또 2021년 세계 최고 권위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출전해 3차에 걸친 경연 끝에 결선에 진출한 12명 중 유일한 한국인으로 이름을 알리면서 한국을 대표할 차세대 연주자로 자리 잡았다.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2015년 조성진이 우승한 세계3대 음악 콩쿠르다.이혁의 날개짓은 계속되었다. 이후 2021년 폴란드 바르샤바 쇼팽 콩쿠르 결승 진출했고, 2021년 프랑스 파리 아니마토 콩쿠르 쇼팽 에디션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공부를 이어가던 중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그간 공부해온 모스크바를 떠나 2022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하게 된다. 그는 지금 파리 에콜 노르말 음악원 최고연주자 과정에서 전액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하면서 뛰어난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있다.모든 교육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음악교육은 경제적인 여건이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뛰어난 재능을 꽃 피우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처음 이혁의 장학금 지원을 약속할 당시 박용현 회장은 “이혁 군이 나중에 얼마나 훌륭한 음악가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나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이혁 군의 꿈을 최대한 펼쳐보는 것”이라며 “그 꿈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금도 이혁의 내한공연이 있을 때마다 가장 큰 박수를 치며 응원한다. 조건 없는 예술후원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사례다.사족 하나. 가끔 예술인과의 소통이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양보할 수 없는 예술성에 대한 확신과 견고함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 최근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혁에게 공연 관련해 이메일로 소통한 적이 있다. 외국에서 10대를 보낸 청년이 이토록 어른스럽고 정중할 수 있나 싶을 정도였다. 겸손하고 분명한 의사표현에도 교육을 잘받은 티가 났다. 이 공손하고 똑똑한 청년 피아니스트에게 반할 수밖에 없었다. 박용현 회장이 왜 이 예의바른 젊은 피아니스트를 오랫동안 후원해왔는지 그 이유를 더욱 알 것만 같다.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

2024-03-28 14:18 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

[명의칼럼] 팔·다리·어깨 등 만성 통증, 미세동맥색전술로 치료

윌스기념병원(수원) 심·뇌·혈관센터 황현승 원장(영상의학과)만성통증은 우리 삶의 질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증상이지 질환이다. 만성통증은 발, 무릎, 어깨, 허리, 머리 등 어디서나 나타날 수 있다.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 통증의 원인을 파악해 간단히 해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퇴행성 질환처럼 통증의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통증을 지닌 채로 지내야 한다. 만성통증은 그 자체로 생명을 위협하진 않지만 지속적인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심리적으로 예민해진다. 특정 신체 부위의 잘못된 사용이나 지나친 반복 사용 등으로 관절이나 인대에 문제가 생기면 병원에서 진통소염제를 처방 받거나 진통제를 포함하는 주사치료, 물리치료, 도수치료, 충격파 치료 등 여러 방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를 받았음에도 호전없이 지속적인 통증이 있거나,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지만 신경이 쓰이는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다면 혈관 내 치료를 통해 관절이나 인대에 생긴 문제 해결을 도울 수 있다.미세동맥색전술(TAME: Transarterial microembolization)이란 통증을 일으키는 관절과 인대 주변에 생긴 비정상적인 동맥을 찾아 혈관 내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다. 이는 통증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어 만성 염증성 통증 환자에게 시행되는 최신의 비침습적 시술이다. 환자의 대퇴동맥이나 요골동맥으로 가느다란 미세 도관을 목표 혈관까지 삽입해 염증으로 이어진 혈관을 막아 염증 조직을 소멸시켜 통증을 완화시키는 시술방법이다. 족저근막염이나 오십견, 무릎 관절염 등 근골격계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회복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어 통증으로 삶의 질이 저하된 환자에게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60대 이후 장년층은 물론, 신체를 무리하게 사용한 젊은 운동 선수에게도 만성 통증이 많이 발생한다. 운동선수에게는 무릎·어깨·팔꿈치·발목·고관절 통증을 비롯해 햄스트링, 아킬레스 건, 부분적 근육 파열, 인대손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운동선수에게 미세동맥색전술을 시술할 경우 빠른 회복이 가능해 재활기간을 줄일 수 있어 기량 유지에 도움이 된다.반복적인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는 장기적으로 인대와 건을 약화시키고 주변부 지방 위축, 색소 침착 등의 부작용이 있지만 미세동맥색전술에서는 그러한 부작용이 없다. 특히나 운동선수들은 직업적 특성상 스테로이드 사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그에 대한 대안적 치료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시술 당일 바로 일상 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하여 환자의 부담도 덜하다.만성통증을 줄이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영양과잉이나 운동부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비만은 여러 질환과 근골격계 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데, 장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 거북목 증상이 나타나면서 만성적인 목, 어깨 통증을 가져올 수 있고 다리를 꼬고 오래 앉아 있는 경우 골반이나 허리 통증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만성통증은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며 방관해서는 안된다. 외상 없이 지속적으로 내 몸이 아프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해서 통증은 낮추고 삶의 질은 높이길 바란다. 윌스기념병원(수원) 심·뇌·혈관센터 황현승 원장(영상의학과)

2024-03-28 11:24 윌스기념병원(수원) 심·뇌·혈관센터 황현승 원장(영상의학과)

[브릿지 칼럼] 친권·양육권 없어도 부모다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이혼을 결심한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 육아를 담당하던 아내는 놀라서 제정신이 아닌 채 남편으로부터 아이를 다시 데려오려고 시도한다. 자녀를 돌봐야 하는 부모가 아이를 사이에 두고 뺏고 빼앗기는 전쟁의 서막이었다. 각자 아이가 너무나 소중해서다. 하지만 이때 아이는 정말 소중하게 다뤄지고 있는 것일까. 이혼 소송과 함께 친권·양육권 분쟁으로 곤두박질치게 된 어느 부부의 이야기다. 미성년 자녀를 둔 부모가 이혼하며 다루게 되는 주요 이슈 중 하나가 친권·양육권 문제다. 때로 양육권을 가지려고 앞의 사례처럼 극단적인 선택과 함께 치열한 대립 구도를 보이기도 하고 드물지만 아이를 상대에게 떠맡기고 부모로서의 모든 책임에서 물러나려는 경우도 있다. 보통 친권과 양육권 다툼을 벌이는 부모는 자신의 돌봄 조건이 상대방보다 낫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이의 생각은 다르다. 아이는 누가 더 좋은 양육자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아이는 엄마, 아빠 둘 다 보기를 원한다. 그저 엄마, 아빠만 있으면 된다.자녀와의 물리적인 거리와 삶의 형태, 그에 따른 심리적·정서적 만족감 등을 결정하게 된다는 점에서 양육권 결정이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이긴 하다. 하지만 이렇게 분쟁이 과열되는 데는 사람들이 친권과 양육권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점도 한몫하는 것 같다. ‘친권 양육권을 가져야 아이를 직접 키우며 부모로서 아이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즉 부모 노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친권·양육권을 상대가 갖게 되는 경우 아이를 보지 못하고 심지어 친부모 자격이 상실된다고 여기기도 한다. 친권·양육권에 집착하게 되는 이유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친권은 미성년 자녀의 법적인 권리를 대신 행사해 주는 것으로 성인이 되면 없어진다. 실제로 외국에 나가거나 수술동의서 사인 등의 보호자 역할이 대부분이다. 양육권은 누가 자녀를 키울지의 문제다. 친권이 없다고 엄마, 아빠가 아닌 것은 아니며 자녀와의 법적인 관계가 변동되지도 않는다. 물론 현실적으로 우리나라는 친권 양육권을 통해 아이에 대한 돌봄과 복지를 제공할 수 있는 외양을 갖춰주고 있다. 하지만 권리와 함께 책임도 부여하고 있다. 때문에 마치 친권·양육권을 갖는 쪽이 진짜 부모처럼 여겨지고 다른 쪽은 아이의 유치원 픽업이나 학교방문조차 용이하지 않은 처지로 내몰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실제로 그런 부모의 대립이 아이를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었음은 물론이다.선진국은 부부가 이혼해도 아이만큼은 같이 키운다는 공동양육 개념이 자리잡혀 있다. 상대가 미워도 아이 앞에서는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며 조심하곤 한다. 어쩌면 그들에겐 이런 개념이 자연스럽게 체화돼 있기 때문이다. 같이 키운다는 양육의 책임을 부부가 공유하고 있으면 아이를 뺏어오거나 반대로 떠넘길 일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마치 아이에 대한 모든 권리를 가진 것처럼친권·양육권에 집착하며 정작 아이를 더 슬프게 만드는 일도 적어질 것이다.부모가 아이를 쟁취하려 싸우는 과정. 자녀에게 이것만큼 끔찍한 일이 또 있을까. 그러면서 부모는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서라고 한다. 이혼하다 보면 아이 문제를 이성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 그렇더라도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려면 서로 포기해야 하는 것이 있다. 부모는 그냥 이미 부모다. 친권과 양육권이 있든 없든 부모 역할과 자격은 부모라는 존재 자체로 유지돼야 한다.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

2024-03-27 14:16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

[명의칼럼] 춘곤증인 줄 알았는데 '만성피로'… 당뇨·갑상선질환 의심해봐야

이지은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센터장따뜻한 봄날이 되면 유독 피곤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진다. 대표적인 춘곤증 증상인데, 겨울 추위에 움츠렸던 인체의 신진대사가 따뜻한 봄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호르몬 중추신경에 미치는 자극의 변화로 생긴다.춘곤증은 주로 나른한 피로감과 함께 집중력 저하, 권태감, 식욕 부진, 소화 불량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보통은 휴식을 취하고 잠을 푹 자면 1~2주 정도 후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만약 피곤한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다른 원인을 의심해 봐야 한다.사람들이 춘곤증으로 가장 많이 오인하는 질환 중 하나는 바로 만성피로증후군이다. 증후군이라고 하니 일종의 가벼운 증상으로 여길 수도 있는데, 2021년 세계보건기구(WHO) 국제 질병 분류에 정식으로 병명이 등재된 질병이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충분한 수면과 휴식에도 피로감이 해소되지 않고 6개월 이상 피로가 지속되는 것이 특징인데, 특히 사회활동이 활발한 20~40대 젊은 층에서 주로 나타난다. 극심한 스트레스, 각종 감염증, 신경 호르몬계의 이상, 영양 불균형, 운동 부족 등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집중력 저하, 기억력 장애, 수면장애, 두통, 근육통, 관절통 등의 증상이 발현된다. 단순히 피로가 많이 쌓여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여겨 방치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조기에 관리하지 않았다가 극심한 피로감으로 1시간도 일에 집중하지 못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고 요통이나 근육통이 만성 통증으로 이환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증상들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또 봄철 찾아오는 나른함과 피곤함의 원인이 당뇨, 갑상선 질환, 빈혈 등 내분비계 질환 때문일 수도 있다. 당뇨병이나 저혈당 등 혈당 수준의 변화는 때때로 에너지 부족 문제를 일으켜 만성피로를 유발한다. 갑상선 질환 역시 마찬가지.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면 에너지 생산에 영향을 미쳐 피로감과 무기력증, 식욕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간에 문제가 생겨도 섭취한 음식의 분해·운반 등 대사기능이 제대로 되지 않아 에너지 생성이 잘 이뤄지지 않고 이로 인해 피로가 누적될 수 있다.이렇듯 피로의 원인은 다양하며 종종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주요 만성질환들이 보내는 위험신호일 수 있으므로 오랫동안 피로와 나른한 증상 등이 계속된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성피로는 의사의 문진과 신체 검진, 영상·혈액·소변 검사 등 다양한 진단 검사를 통해 원인이 되는 질환이나 악화 요인을 찾고 이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이지은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센터장

2024-03-26 07:00 이지은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센터장

[브릿지 칼럼] 재개발·재건축 발목잡는 공사비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윤석열 정부는 부족한 도심의 주택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재개발·재건축사업에 대한 규제를 풀고 있다. 2024년 1·10 부동산 대책에서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먼저,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운 아파트는 안전진단 없이 곧바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했다. 노후도 요건도 60%로 내렸으며, 촉진지구지정이 되었다면 50%까지 낮아졌다. 정비구역으로 지정하기 전에도 조합설립을 신청할 수 있게 되었으며, 통합 재건축을 하게 될 때 안전진단을 아예 면제하도록 했다.또한 기존에는 정비사업 진척이 어려웠던 소규모 지역들도 주변 지역과 통합해서 개발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그 외에도 미니 뉴타운에 대한 지원확대, 자력 개발이 어려운 곳에 대해서는 LH의 참여를 통해 사업성을 보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정부가 특별법을 제정해서 추진하고 있는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은 2024년 하반기 중 선도 지구를 지정한다. 그 후 2025년 특별정비계획을 수립하고, 2027년 착공, 2030년 첫 입주를 목표로 추진한다. 1기 신도시에서는 아파트 단지 2개 이상이 참여하는 통합 재건축이 추진되며, 1기 신도시 주거지역의 평균 용적률은 100% 내외로 상향한다.이처럼 윤석열 정부는 다양한 재개발·재건축사업의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시장상황이 따라 주지 않으면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즉, 현재와 같은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의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는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경기침체 등이 있다.가장 시급한 문제는 건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공사비를 둘러싼 시공사와 조합원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국 재건축 평균 공사비는 3.3㎡당 687만5000원으로, 3년 사이에 43%나 올랐으며, 서울은 이미 800만~900만원에 달하고 있다. 가장 많이 쓰는 철근이 56.6%, 시멘트는 46.8%나 급등했다. 이처럼 건설 원자재 가격이 크게 뛰면서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난 상황에서 사업추진이 쉽지 않다.뿐만 아니라 인건비도 크게 뛰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건설업 127개 전체 직종의 하루 평균 임금은 27만789원으로 1년 전보다 6.01%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1.99% 인상됐다. 이에 따라 분양가 상승 압력도 거세다. HUG에 따르면 올 1월 전국 민간아파트 3.3㎡당 분양가는 1747만원으로 1년 전 대비 10.95% 치솟았다. 서울의 경우 같은 기준 3707만원으로 1년 전 대비 21.03% 높아졌다.그리고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미분양 증가이다. 부동산 R114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미분양 물량은 6만2489가구로 한 달 전 대비 4564가구 늘었다. 지난해 3월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나타내던 미분양 물량이 10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이처럼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경기침체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어려워지면 수요가 많은 도심 아파트 공급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몇 년 후 집값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용적률 상향을 통해 재개발·재건축의 사업성을 높여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2024-03-25 14:03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