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기고

[브릿지 칼럼] 상표권만 따면 끝이라고요?

전소정 인탤런트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상표법 역시도 마찬가지다. 상표법은 상표권 위에 잠자는 상표를 보호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 상표법은 선출원주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보다는 출원을 먼저 한 사람이 상표권을 차지한다. 이러한 선출원주의를 악용하여 진정한 사용자가 아닌 브로커가 판을 치기도 하고, 진정한 권리자라고 하더라도 상표의 사용이나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음에도 버젓이 상표권자로 보호를 받기도 한다.미국의 경우 사용주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면 등록 이후라고 하더라도 상표권은 소멸될 수 있다. 이에, 최근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출원주의를 택한 나라들도 출원주의의 폐단을 보완하기 위한 사용주의적 요소들을 제도화하거나 심사 과정에서 많이 반영하는 추세이다.따라서 상표권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상표권을 잘 관리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 상표권은 어느 새 유명무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칼럼에서 자주 다룬 보통명칭화된 상표들도 이런 케이스에 속한다. 불닭, 초코파이, 드라이아이스, 앱스토어, 요요, 매직블럭 등 이들 상표는 본래는 특정인의 상표로 독점 가능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쓸 수 있는 상표가 되었다. 최근 상표권 분쟁 리스크를 크게 안고 있는 그립톡 역시 마찬가지이다. 상표권자가 된 이후라도 자신의 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표를 쓰는 자들에게 열심히 경고장도 보내고, 이 상표가 상표권을 확보한 상표임을 열심히 알려야 한다.‘불닭’ 상표는 2000년에 이미 상표 등록된 브랜드였지만, 정작 2004년 매운 닭요리가 붐을 이루게 되었을 때 이를 ‘불닭’이라는 메뉴명으로 판매하고 있는 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상표권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달은 상표권자가 분쟁을 제기했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상표권 분쟁에서 법원은 이미 불닭이라는 명칭이 요리 이름으로 관용표장화됐다고 판단하여 다른 업체가 ‘불닭’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특허청은 관용표장화를 막으려면 상표권자가 브랜드와 상품명이 명확히 구별되게 브랜드를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타인이 무단으로 내 브랜드를 상품명처럼 사용하면 신속히 상표권 침해 금지를 청구하거나 필요할 경우 침해에 의한 손해 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 소송까지 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내용증명으로 경고장을 발송하여 상대방에게 침해 사실을 인지했음을 분명히 알리고 향후 분쟁의 중요한 포석을 마련해야 한다.최근 필자 사무소의 고객사들도 이런 경우를 종종 겪고 있다. 한 고객사는 미쉐린 음식점으로 매년 선정될 뿐만 아니라, SNS에서 핫플로 소문난 곳이지만 프랜차이즈를 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버젓이 유사한 상표가 공존 등록이 되어 있거나 사용하고 있어도 법적 대응에 소극적이었다. 이에 필자가 이런 사례들을 들어 고객사를 설득하여 현재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마음이 바뀌어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싶어졌을 때 상표권이 무력화 되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러니 다시 기억해야 한다. 상표법은 상표권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해 주지 않는다.전소정 인탤런트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2024-08-01 14:04 전소정 인탤런트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브릿지 칼럼] 집값과 결혼, 저출생 간의 관계

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한국은 세계에서 아이를 가장 낳지 않는 나라다. 세계은행의 세계개발지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8’로 전 세계국가들 중 꼴찌다. 추세적으로 살펴봐도 상황은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2016년 이후 합계출생률은 단 한해도 증가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이처럼 저출생 현상이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악화되는 가운데 지난 6월에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저출생 대응책이 눈에 띤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미혼자를 대상으로 한 주택공급 및 신혼부부 특별공급 확대 방안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기존의 저출생 관련 정책은 아이돌봄 서비스 확대, 출생수당 지급, 육아 휴직 지원과 같이 기혼자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이런 방안들은 그 동안 막대한 재정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을 좀처럼 반등시키지 못했다.저출생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이제는 결혼 단계에서부터 걸림돌이 되는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혼인건수와 출생아수가 같이 변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인구동향조사로부터 획득한 2008년부터 2023년까지의 혼인건수와 출생아수를 활용해 두 지표의 추세 유사성을 나타내는 상관관계 값을 계산하면, 100점 만점 중 99점이다. 예를 들면, 혼인건수가 2012년 32만7000건에서 2021년 19만3000건으로 41% 감소할 때 출생아수도 48만5000명에서 26만1000명으로 46% 줄었다. 이는 저조한 출산율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낮은 결혼율에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그렇다면, 결혼에 걸림돌이 되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3’에 따르면, 결혼을 하지 않는 주된 이유에 대해 20·30대 응답자의 33.7%가 주거마련 등의 경제적 이유를 가장 많이 꼽았다. 실제 데이터를 살펴보면, 주택가격과 혼인건수가 반비례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은행 부동산 데이터허브에서 제공하는 아파트 매매중위가격과 혼인건수의 상관관계 값은 -100점 만점 중 -94점이다. 연립주택과 단독주택 매매중위가격과 혼인건수의 상관관계 값도 각각 -93점, -89점으로 매우 높게 나타난다. 이는 주택가격이 상승할수록 혼인건수는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따라서 결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택가격을 떨어뜨릴 필요가 있다. 파이터치연구원이 수행한 정책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정책주택 공급 증가를 통해 주택가격을 37% 하락시켜 2010년 수준(2억원대)으로 되돌리면, 혼인건수가 2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지금의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 및 지방정부는 우선 공기업을 통해 주택공급을 늘려 주택가격을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 동시에 주택가격을 인상시키는 각종 규제 신설을 자제해야 한다. 주택가격을 인하시키겠다고 각종 부동산 규제를 신설한 2020년과 2021년의 정책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또한, 미혼자가 주택을 용이하게 구입해 결혼을 주저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한다. 예를 들면, 미혼자를 위한 ‘결혼준비계좌’ 같은 지원제도를 고려해볼 수 있다. 결혼준비계좌는 미혼자가 일정 기간 동안 일정 금액을 납입하면 높은 금리의 이자를 지급해주면서 이 계좌로 모은 자금을 활용해 결혼을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면 정부기여금을 추가적으로 지급해주는 제도다.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

2024-07-31 14:15 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

[브릿지 칼럼] 표류하는 섬 정책

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섬은 우리 국민이 실질적으로 거주해야 하는 생활근거지이자 국가의 영토와 영해를 가르는 분기점이다. 국토의 울타리인 섬들로 인해 우리나라 영해는 육지의 3배 이상 크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섬은 문화와 관광, 무한한 생태자원을 가진 섬은 국가 미래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다.이러한 섬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국민의식 고취를 위해 2018년 3월 ‘섬의 날’이 법적으로 신설됐다. 그 후 정부는 매년 8월 8일을 ‘섬의 날’로 지정, 2019년부터 국가기념일로 운영하고 있다. 숫자 ‘8’은 무한(∞)한 섬의 잠재력과 가치를 상징한다. 또한 2021년 6월부터는 그동안 사용되던 도서(島嶼) 대신, ‘섬’이라는 순수 우리말 사용하도록 법이 개정됐다. 동시에 1980년대부터 섬 주민 소득증대와 복지를 위한 섬 개발의 근간이 됐던 ‘도서개발촉진법’이 ‘섬발전촉진법’으로 개칭됐다.하지만 이런 정책들이 아직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섬의 날’ 행사에서는 섬의 주인공인 섬 주민들을 만나 보기 어렵다. 섬 주민의 참여가 어려운 것은 해상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지만, 이 시기가 피서철과 겹치기 때문이다. 제3회 ‘섬의 날’에 군산의 어청도에서 만난 한 주민은 “지금이 한창 섬의 성수기인데 어디를 나가겠느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애초 섬의 날을 지정할 때 섬사람들의 의견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다.또한 도서 대신 쓰기로 한 ‘섬’이란 단어 사용도 정착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소관 섬발전촉진법에서만 도서에서 섬으로 바뀌었을 뿐, 섬 정책을 실제 구현하는 일선 지자체의 조직도나 조례들을 들여다보면, 아직도 많은 곳에서 도서라는 명칭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해양수산부 소관 ‘무인도서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환경부 소관 ‘독도 등 도서지역의 생태계보전에 관한 특별법’, 교육부 ‘도서벽지교육진흥법’ 등은 법명에서 여전히 섬 대신 도서가 사용 중이다.그 뿐만 아니라 섬을 연구하는 학회에서도 여전히 ‘도서’가 들어간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도서, 특정도서, 무인 도서 등이 혼용되면서 섬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이런 상황에서 행안부와 해수부는 공동으로 해양 영토 보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섬의 가치를 홍보하고 있다. 연초에 ‘올해의 섬‘ 정책을 발표하고 있는데 2023년에는 대한민국 최서남단에 위치한 신안 가거도를, 2024년에는 부안 상왕등도를 선정했다. 또한 행안부는 지난 2015년부터 해마다 계절별로 국민이 여행하기 좋은 섬을 지정해 발표하고 있으며 올해는 88개의 ‘찾아가고 싶은 섬’을 선정해 홍보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정작 섬 주민들에게는 시큰둥하게 다가온다. 선포한 섬의 교통과 의료, 교육 등 정주 생활 여건과 사후관리에 많은 문제점이 있음에도 이에 대한 개선책은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거도에서 만난 한 주민은 “정부가 마음대로 홍보만 할 뿐 해준 게 없고 생색내기에만 바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이제부터라도 도서 대신 섬이 제자리를 잡도록 범정부적 차원에서 법체계부터 다잡고, 내실 있는 섬 정책이 실행되기를 바란다. 그래야 정부의 섬 정책이 섬 주민에게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지고, 섬을 찾는 국민들에게도 신뢰와 즐거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

2024-07-29 14:25 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

[시장경제칼럼] R&D 투자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우리나라의 연구개발(RD) 투자는 세계적으로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2년 우리나라의 총 RD 투자금액은 약 112조 64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3% 증가하였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금액 비중이 약 5.21%로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3). 2022년 우리나라 RD 투자규모를 간략히 살펴보면, 연구수행 주체별로는 기업이 79.4%, 공공 연구기관이 11.5%, 그리고 대학이 9.1%를 점유하고 있다. 연구개발 단계별로는 기초연구가 15.0%, 응용연구가 19.9%, 개발연구가 65.0%를 점유했다. 그리고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중 매출액 상위 10개 기업의 연구개발비 비중이 약 40.3%를 점유하고 있으며, 대기업의 비중은 약 61.7%를 점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러한 RD 투자는 우리나라 연구 및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 논문 점유율 및 우수논문 생산비율(상위 30% 논문 대비 상위 1% 논문 비율) 등도 연도별로 증가하였으며 산업에 직접 활용되는 기술 생산과 수출에 장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동아 사이언스, 2024년 4월 24일).그러나 이러한 절대적 성과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요국과 비교하였을 때 RD 투자성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있었다. RD 투자 100만 달러당 특허건수는 2019년 현재 0.030건으로 OECD 37개국 중 11위 수준이며 RD 투자금액 대비 지식재산용료 수입 비중도 2018년 현재 9.9%로 OCED 평균 27.7%에 크게 못 미치고 있었다(지식재산뉴스, 2022년 4월 22일). 주요국 대비 RD 투자 성과 미흡에 대해 일부는 “코리아 RD 패러독스”라고 지적을 하고 있다(최민철, 2024).단계별 투자형태를 보면 기초연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데 미국 및 일본 등도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는 기초연구의 비중이 2021년 현재 약 23.0%로서 매우 높은 편이다(이새롬·한웅용, 2024).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타나는 개발연구에 비해 기초연구는 성과가 장기에 걸쳐 나타나지만 지식확산(knowledge diffusion)의 파급효과가 큰 편이므로 양(+)의 외부효과(externalities)가 있다.그런데 2022년 현재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기초연구 비중은 약 23.6%로 높은 수준이 아니다. 따라서 정부는 공공기관의 기초연구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RD 정책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그리고 우리나라는 대기업 등 규모가 큰 기업의 연구개발비 비중이 높은 편이다. 대기업이 연구개발 투자를 주도하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지만 대기업들의 연구개발투자가 시장집중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은 생산물 시장 왜곡(product market distortion)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슘페터(Schumpeter)는 연구개발 투자가 대기업들에 의해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지만 애로우(Arrow)는 오히려 시장에 신규로 참여하는 중소기업(small entrant)들이 기존 대기업들(big incumbent)을 대체하는 효과(replacement effect)가 높을 것이라고 했다.최근 연구에 따르면 혁신 및 경쟁의 정도 관계가 역 U 커브 형태(inverted U shaped)를 띠고 있다고 한다(Aghion et al., 2005). 초기에는 경쟁의 정도가 심화되면 혁신의 정도가 강화되고 경쟁의 정도가 어떠한 수준을 넘게 되면 혁신의 정도가 약화된다는 것이다.우리나라 산업의 경쟁 정도가 어떠한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학술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들의 신규 시장 참여를 통한 경쟁의 심화는 혁신 정도를 강화시킬 것이다. 2022년 현재 우리나라 중소 및 벤처기업들의 기업부문 연구개발비 비중이 각각 10.5% 및 13.8%로 전체의 24-25% 수준이다.혁신적인 기업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혁신의 정도가 약하고 생산성이 낮은 기존 기업들이 시장에서 퇴출되며 혁신의 정도가 강한 새로운 기업들이 시장에 참여하여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신규 기업들의 시장참여를 독려하고 이들 기업들의 RD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다양한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또한 기업 연구개발비 중 서비스업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12.5%로 미국(36.9%), 독일(14.4%), 프랑스(48.2%), 영국(60.5%)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후반부터 서비스 산업 선진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였지만 실제 성과는 미미한 편이다.주로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이 생계형 저부가가치 산업위주로 구성되어 있어서인데 과거 여러 정권에서 의료, 교육 등의 지식기반형 서비스 산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고 있었다.그러나 이들 산업의 생산성은 외국에 비해 높지 않은데 산업구조가 이권추구적인 형태이며 혁신노력도 미흡한 편이다. 좀 더 서비스 산업을 선진화하기 위해서는 이들 산업의 RD 투자를 유도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 서비스 산업의 공급자 및 구성원풀이 매우 제한적이서 정부 및 공공기관 RD 투자재원들이 특정 그룹들에게 배분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따라서 정부는 이들 서비스 산업의 인력공급을 다변화하여 신규 인력들이 시장에 참여하고 하고 이들의 혁신을 유도하게 하는 방향으로 정책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이재민 경북대 교수

2024-07-29 09:00 이재민 경북대 교수

[브릿지 칼럼] 근무시간 늘리는 한국기업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지난 6월 사업재편을 추진 중인 SK그룹이 다소 느슨해진 조직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주4일제’와 ‘유연근무제’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또한 SK텔레콤 임원들은 격주로 금요일에 쉬는 ‘해피 프라이데이’(Happy Friday)에도 출근을 강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임원 주 6일 근무제’를 시행하는 식으로 위기경영 태세를 강화했고 카카오는 지난해 7월 도입한 ‘격주 놀금제’를 반년 만에 폐지했다. 2019년 전면 주 4일제를 도입했던 교육 전문기업 에듀윌은 올해 비상 경영에 돌입하며 일부 부서를 주 5일제로 되돌렸다.국내기업이 근무시간과 근무일수를 점차 늘이는 반면 유럽과 미국, 일본은 주 3일제를 운영하는 기업이 점차 늘고 있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무려 50개사가 참여하는 대규모 실증 실험이 시작됐으며 독일 철도는 2029년까지 단계적인 주 3일제 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철도 공사의 한 관계자는 “모든 직원들에게 일률적인 노동시간을 요구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일본 항공사인 ANA(전일본공수)은 2023년 모든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주 2일만 근무해도 되는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했다. 주2일 근무 신청은 아이를 키우거나 부모를 돌보는 경우는 물론 지방에 이주해 거주한다거나 부업을 하려는 목적도 모두 허용된다.근무시간이 늘어나면 노동생산성이 올라갈까? 지난 2020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만 19세 이상 성인 임금근로자 38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주당 근무시간이 증가할수록 노동생산성 손실이 점차 커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그렇다면 왜 국내기업은 근무시간을 늘리려고 하는 걸까? 윌리엄스, 레이드 등의 미국학자들은 “사실상 근무시간의 연장은 일종의 ‘퍼포먼스’ 측면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즉 조직 내 근무태도나 기강을 바로잡고 회사에 충성을 다하는 사람들로 보이기 위한 행위일 뿐이라는 것이다.‘통제감의 환상’(illusion of control)도 주요 원인이다. 통제감의 환상은 현실적으로 할 수 없거나 통제의 권한이 없는 무엇인가에 대해 통제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을 의미한다.예컨대 내가 응원하는 팀이 꼭 이기는 것처럼 내가 나서면 경영 위기도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말한다. 이런 환상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어야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을 낮추고 행복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성과와 시간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주 4일 근무를 실험해 봤더니 직원 1인당 생산성이 40% 향상되고 직원 만족도는 94%를 기록했다. 근본적 문제 해결은 양적으로 근무시간을 늘리는 것이 아닌 ‘아웃풋’을 만들어 내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집중을 방해하는 요인과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효과적인 협업을 이끄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2024-07-28 14:33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명의칼럼] 몸은 피곤한데 잠이 안와요… 수면의 중요성

윌스기념병원(수원) 수면센터 김보미 원장“밤에 잘 주무십니까?” 이렇게 물어보면 잘 못 잔다는 사람이 여럿 있다. 자도 자도 피곤하다는 사람, 잘 시간이 없다는 사람, 자고 싶어도 잠이 안 온다는 사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잠을 잘 못 잤다고 이야기 한다. 현대인들의 고질병 중 하나가 이러한 수면장애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이다. 지난 2018년 56만여 명이 있던 수면장애 환자는 2023년에는 83만여 명으로 5년 만에 약 48% 증가했다.사람은 인생의 3분의 1을 자는 데 사용한다. 잠을 자고 나면 피로가 해소되고 몸이 충전되며 신체 기능이 회복된다. 낮에 겪었던 일에 대한 정보를 기억하고, 불필요한 것은 삭제한다. 면역력을 향상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해 정신건강을 유지하고, 체온 유지와 에너지를 보존한다.이러한 역할을 하는 수면이 부족하면 신체리듬이 깨져 쉽게 피로해지고, 업무나 공부의 능률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중장년층에서는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심부전이나 심근경색, 뇌졸중은 물론 치매 위험도 역시 증가시킨다.지난 2021년 네이처지에 ‘수면 부족은 치매 발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연구는 중·노년층 7959명을 대상으로 25년 간 진행된 추적관찰 결과, 7시간 이상 잘 잔 사람보다 6시간 이하로 짧게 잔 사람은 치매 발생 위험이 30% 증가했다고 한다. 또 수면시간이 짧고 수면의 질이 나쁠수록 베타 아밀로이드(알츠하이머 치매 관련 단백질) 침착이 더 많았음을 확인했다.‘피곤한데 잠이 안 온다’는 분들은 생활 습관이나 식습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장시간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신체적으로 너무 움직임이 없거나, 낮잠을 잔 경우, 심리적으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을 갖고 있는 경우,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나 콜라 등을 많이 마시거나 과음을 한 경우, 다른 질환의 치료 목적으로 약물을 복용하고 있거나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성인의 적정 수면시간은 7~8시간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적게 자더라도 다음날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문제는 없다. 너무 적게 자는 것 같아 억지로 잠을 늘리려는 것은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일요일 등 쉬는 날에 잠을 몰아 자려는 경우가 있는데, 쉬는 날에도 평소와 같이 수면 패턴을 유지하되 좀 더 수면이 필요하다면 짧게 낮잠을 즐기는 것이 좋다.우리가 자는 동안에는 위장도 쉬어야 한다. 자기 2시간 전부터 먹고 마시는 일을 멈춰 장을 쉬게 해야 한다. 낮에 햇볕을 쬐며 운동을 하는 것도 야간 수면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잠이 안 온다고 휴대폰을 들어다 보거나, TV나 라디오를 켜놓고 스르륵 잠들기 좋아한다면 이젠 멈춰야 한다.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여 뇌를 깨우기 때문에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하지만 잠을 잘 수 있는 환경이나 조건이 충분함에도 정상적인 수면이 힘들다면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수면제나 수면유도제, 건강식품 등을 찾기보다는 병원 진료를 통해 열대야로 인한 일시적인 증상인지 혹은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기저질환에 의한 불면인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문제점을 찾고 그것을 교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윌스기념병원(수원) 수면센터 김보미 원장

2024-07-25 13:53 윌스기념병원(수원) 수면센터 김보미 원장

[브릿지 칼럼] 윤 대통령-한동훈 대표 관계, 상생일까 폭망일까

배종찬lt;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gt;국민의힘 전당 대회 결과 한동훈 대표 지도부가 출범하게 되었다. 한 대표는 무려 62.8%의 득표율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대세론은 깨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당원들과 지지층들의 선택은 ‘한동훈’이라기보다 ‘변화’로 볼 수 있다. 후보자 등록하자마자 채상병특검법을 제 3자 특검 추천으로 국민의힘에서 법안 발의를 하자고 주장한 한동훈 대표는 배신자 프레임에 내몰렸고 이어서 지난 1월 총선 당시 한 대표에게 보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사과’ 문자 논란이 후보자 토론회와 합동 연설회를 도배했다. 당원들의 투표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부터는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이 공개한 한동훈 대표가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의 ‘여론조성팀’ 논란이 전대를 뒤덮었다. 마지막까지 내부 총질이 되는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이번에는 나경원 후보가 20대 국회에서 패스트트랙 국회법 위반으로 기소를 당한 관계자들에 대해 한 법무부 장관에게 ‘공소권 취소’ 요청을 한 것에 대해 ‘개인 민원’을 한 것이라고 한 후보가 답변하면서 논란에 정점을 찍었다. 심지어 원희룡 후보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동훈 대표가 가족·인척과 사적으로 공천을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어떤 공격도 판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당원들과 지지층들은 ‘변화’를 절실하게 원했기 때문이다.한동훈 대표의 향후 최대 과제는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6~18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1.7%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29%, 부정 평가는 60%로 나타났다. 29% 긍정 평가라면 레임덕을 간신히 피한 수준이다. 신임 당 대표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변화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채상병특검법 정국이 꽉 막혀 있고 김건희 여사 수사 관련 논란이 일단락되지 않은 정국을 돌파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차별화가 필요하다.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위기 국면에서 전당 대회가 시작되었고 그 와중에 실시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긍정 지지율은 29%로 전당 대회 직전보다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이른바 전당 대회 컨벤션 효과(Convention Effect: 전당 대회나 선거 같은 정치적 이벤트를 통해 정치인 또는 정당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현상)로 볼 수 있고 한동훈 대표가 견인한 효과로 보아도 무방하다. 즉 한동훈 대표가 경쟁력을 발휘하고 지지층을 결집할 때 윤 대통령에 대한 평가 또한 긍정적으로 동반 상승 효과를 누린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후 발의 요구 국회 국민 청원이 14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야권의 국정 견제 시도는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한동훈 대표가 최우선적으로 가야할 길은 ‘윤석열 대통령 국정 평가 상승’이다. 전당 대회 기간 동안 불거졌던 윤한 갈등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한 대표가 끌어낼 수 있는 성과는 국정 평가의 개선이다.한 대표가 정치적 경험이 많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과 총선 과정에서 불편한 관계가 되었다는 진단까지 나왔지만 국민의힘 당원들과 지지층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이유는 이재명의 민주당에게 승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번 전당 대회에서 한동훈 후보에게 압도적인 표를 몰아준 배경은 2026년 지방 선거와 그 다음해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고 싶은 절박한 심정의 발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고차원 방정식 같은 전제 조건이 있다. 한동훈 대표가 추구하는 ‘변화’가 윤 대통령과 충돌이 아니라 상생이어야 한다. ‘변화’가 없으면 ‘폭망’이다.배종찬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2024-07-25 13:20 배종찬<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브릿지 칼럼] 투자의 킬러 문항

엄길청 국제투자분석가/국제투자리서치포럼 회장한 때 대통령까지 나서서 수능시험 킬러문항을 없애겠다고 해 소란이 난 적이 있다. 사교육의 원흉으로 자주 지적되는 고난도의 킬러문항은, 최상위급 학생들을 가리는 변별력으로 등장하는 꽤나 지난한 문항이다. 투자의 세계도 사실 변별력으로 보자면 수능의 살벌함을 능가한다. 1920년 이후 주식투자는 평균 6~8%의 수익률을 미국시장에서 보여주고 있다. 만족스럽지는 못해도 부동산이나 채권의 수익률을 꾸준히 앞서는 선에서, 주식은 위험자산 프리미엄의 체면을 대체로 유지해 오고 있다.하지만 대가인 워런 버핏은 60년을 넘게 한 해에 20% 가까운 수익을 내고 있다. 마젤란펀드 운용자였던 피터 린치는 현역 15년 동안 연간 29%의 수익을 내고 전설로 월가를 떠났다. 분명 투자의 킬러문항을 푼 최 고수들이다. 버핏은 60세를 넘기면서 고수익 투자의 첩경을 묻는 질문에 “기다리는 시간”이라고 간결히 답했다. 70을 넘기면서는 “꿋꿋한 신념”이라고 했고, 90을 넘기고서는 “개인적인 현명함”이라는 답을 주었다. 같은 질문에 피터 린치는 ‘현장’과 ‘실제’와 ‘투자의 개별성’이라고 했다.일부 투자은행이나 증권사가 ‘선진투자 기법’이라며 로봇 어드바이저나 인공지능(AI), 빅 데이터 등을 채용한 수리추정과 논증추정의 투자의사 결정도구를 연신 알리고 있다. 그들이 인간 결정에 비해 얼마나 지속적으로 차별화된 초과수익을 낼 지는 아무도 모른다. 45년 경력의 필자가 보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어느 날 추정과 논증의 유사성과 개연성을 지닌 컴퓨터 시스템을 우연히 다수가 사용하고 작동시킬 경우 ‘제2의 블랙먼데이’가 올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유나 시기는 아무도 모르지만, 수리모형에서는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다.1987년 10월 19일 미국 증시가 대 폭락했다. 주가는 하루에 22.6%나 무너져 내렸다. 미국 증시 당국은 때 마침 불어온 프로그램 매매의 우발적인 의사결정의 유사성을 중요한 요인으로 제기했다. 그리고 그 의사결정 프로그램 제공처 개발자들의 지식적 근친성을 들었다.초과수익이 가능한 투자의 행동적 속성은 원래 ‘철저한 개별성’에 있다. 누군가와 같이 투자행동을 했다면 그만큼 수익을 나눠야 한다. 존 보글이 창안한 ‘집합투자’는 그런 한계가 있지만, 투자 위험을 줄인다는 장점이 크다. ETF나 신탁을 맡기거나 지수에 투자하면 상대적인 안정적 보상은 가능하겠지만, 개별적인 초과수익은 기대하기 어렵다.킬러문항도 고등학교 내내 최고의 학습전문가 수준으로 공부하면 풀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주식투자자는 최고의 전문직이다. 투자 전문직들은 미리 회계연도를 한참 앞질러 기업의 경영실적을 추정하고, 지금 시장에서의 타당한 주가수준을 설정한다. 적어도 달력보다 9개월은 기업분석이 앞서가야 한다.지금이면 내년 1분기가 킬러문항으로 뇌리에 있어야 한다. 그때면 금리인하가 이미 현실일 수 있고, 누군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고, 3년을 맞는 우크라이나 전쟁터가 변곡점일 수 있다. 지금 국제주식시장은 이 세 가지의 킬러문항이 나온 상태다. 한번 풀어보시라.엄길청 국제투자분석가/국제투자리서치포럼 회장

2024-07-24 13:22 엄길청 국제투자분석가/국제투자리서치포럼 회장

[명의칼럼] 다리에 쥐나 밤새 뒤척였다면 충분한 수분 섭취·스트레칭을

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자다가 갑자기 다리에 쥐가 나 악 소리를 지르며 깬 경험이 있을 것이다. 쥐가 난다는 것은 일종의 국소성 경련 증상인데, 주로 밤과 새벽에 많이 생긴다. 하룻밤에 두세 번 연속으로 쥐가 나면 밤잠을 설치게 되고 이 때문에 다음날 컨디션을 망치기도 한다. 만성으로 이어지면 불면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이런 경련 증상은 종아리에 많이 생기는데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 나타나기 때문에 짧게는 몇 초, 길게는 몇 분까지 지속되는 심한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쥐가 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몸속 전해질 이상을 꼽을 수 있다.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전해질은 근육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데 땀을 많이 흘리면 몸속의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해진다. 특히 칼슘과 마그네슘은 근육의 수축과 이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부족하면 근육 경련이 발생하기 쉽다. 시원한 맥주,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더울 때 즐겨 찾는 알코올과 카페인도 탈수를 유발해 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 여름철에 쥐가 많이 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대개 이런 원인으로 생기는 근육 경련은 크게 걱정할 필요 없이 원인이 되는 습관이나 환경을 개선하고 스트레칭을 해주면 해결된다. 하지만 쥐가 나는 원인이 기저질환 때문이라면 병원을 가봐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이나 허리디스크 등이 있으면 신경이 눌려 쥐가 날 수 있고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을 앓고 있으면 혈액순환이 안 돼 경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동맥경화 문제일 수도 있다. 1년에 한두 번 정도, 한 번 쥐가 났을 때 1~2분 이내라면 문제없지만 일주일에 두세 번 이상 주가 나거나 한 번에 5분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보길 권한다.다리 경련을 예방하고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스트레칭이다. 잠들기 전 종아리 스트레칭을 하면 경련의 빈도가 현저히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혼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스트레칭 법으로는 벽을 마주 보는 자세로 서서 두 손으로 벽을 짚고 한쪽 다리를 뒤로 30cm 정도 뒤로 빼서 장딴지가 팽팽해지는 느낌이 들도록 늘려준다. 양쪽 다리를 번갈아 해주는데 이 자세는 30초 이상 유지해야 한다.한여름 밤의 불청객, 다리에 쥐가 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술과 커피는 줄이고 평소 땀을 많이 흘린다면 물보다는 이온음료를 마셔야 한다.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뼈 밀도가 낮아 칼슘이 부족하고 생리와 임신, 폐경 등 호르몬 변화를 겪으면서 전해질 불균형이 생겨 쥐가 더 많이 난다. 따라서 식생활 개선은 물론 혈액 순환을 방해하고 근육을 더 긴장시키는 하이힐이나 폭이 좁은 신발은 되도록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

2024-07-23 07:00 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

[브릿지 칼럼] 소비자 보호 수준이 선진국 척도

송선덕 한국소비자원 대외홍보실장지난 6월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6194 달러라고 발표했다. 인구 5000만 명이 넘는 국가 중에서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에 이어 여섯 번째라고 한다. 처음으로 일본을 앞지른 수치라고 하니 엔화 가치 하락 등의 외부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의 대중문화와 화장품, 식료품 등이 ‘한류’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기가 뜨겁다는 보도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어느새 대한민국의 경제적, 문화적 역량이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이뿐만이 아니다. 일반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우리나라의 소비자 권익증진 정책과 성과도 해외에서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15년째 OECD 소비자정책위원회 산하 소비자제품안전 작업반의 부의장직을 수행하며 글로벌 소비자안전 이슈를 주도하고 있으며, 국제소비자보호집행네트워크(ICPEN)에서 우리나라의 소비자 권익 향상 사례가 회원국들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이러한 호응에 힘입어 한국소비자원은 수년 전부터 개발도상국 소비자행정 담당 공무원들을 초청해 ‘소비자보호 선진화 역량 강화’ 연수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재단(KOICA)의 개발협력사업(ODA)의 일환으로 2013년 이래 총 7회 운영했고, 올 6월에는 2023-2025 3개년 과정의 2차년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 과정에는 케냐, 방글라데시, 엘살바도르 3개국 11명의 연수생이 참여했다.연수 참가자들은 약 2주간 국내에 머물며 우리나라 소비자행정의 체계와 구체적인 작동 방식을 강의와 현장체험을 통해 배우고,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회의 참관, 소비자중심경영 우수기업 견학 등으로 소비자 보호 수준을 체감했다.정책연구와 시장감시, 위해정보 수집 및 활용, 소비자 상담 및 피해구제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국의 제도와 비교하고 개선방안을 고민하기도 했다. 특히 식품·화학·신소재·기계·전자 5개 분야 477종의 시험연구 설비를 갖춘 소비자원의 시험검사시설에 대해서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개발도상국들도 소비자 보호를 위한 나름의 제도와 시스템을 갖춘 경우는 많다. 하지만 이것을 실제 국민의 삶에 적용하는 일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소비자 권익 관련 아젠다는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내부 자원이나 역량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소비자 보호 수준은 해당 국가의 경제력에 상당 부분 비례한다. 이와 함께 소비자 주권에 대한 높은 시민의식도 뒷받침돼야 한다.우리나라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소비자시장성과지수(KCMPI)가 2021년 기준 81점으로 측정을 시작한 2014년 이래 줄곧 상승해왔다. 적정한 소비자 보호 정책과 제도가 제 기능을 한 덕분이다. 정부는 국정과제의 하나로 ‘국격에 걸맞은 글로벌 중견추국가 역할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발 맞춰 소비자원은 소비자 권익증진 노력에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더욱 알차고 실용적인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송선덕 한국소비자원 대외홍보실장

2024-07-22 14:02 송선덕 한국소비자원 대외홍보실장

[시장경제칼럼] 자유에 대한 ‘정치적 옳음’을 깨뜨리자

이혁우 배재대학교 교수대부분이 그렇다면 그런 거다. O, X 퀴즈 줄서기. 맞는 답을 고르고도 혼자뿐이면 불안하다. “정말일까요? 한 번 더 생각해 보세요” 라는 사회자의 말에 맘이 바뀌고 줄을 바꾼다. 사람이란 역시 다수에 속해 있어야 편하다. 적어도 ‘정치적’으론 안전하다. 우리 안의 신화, 천동설이 그랬고, 광우병 사태가 그랬다. 우리 편끼리는 틀린 것, 잘못한 것도 그냥 넘어갈 수 있다. 그냥 같이 보듬고 아쉬워만 하면 된다. ‘고생 했어’ 동지끼리 하는 치유의 말만큼 무책임한 말은 없다.‘정치적’ 옳음은 배타성과 같은 말이다. 침묵을 강요하고 폭력을 부른다. 멀쩡한 사람을 삐딱이, 왼손잡이로 만들어 왕따 시킨다. 이렇게 우리사회, 금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한번 보자. 언제부턴가 중대재해처벌법을 비판하는 것도, 차별금지법을 비판하는 것도, 균형발전을 비판하는 것도 점점 부담스러워진 듯하다. ‘가슴 아프다’는 한 마디 말로 사고의 잘잘못이나 발생확률을 제대로 따져보자는 목소리도 묻혀 버린다. ‘정치적’ 옳음의 메아리는 이렇게 크다. 하지 않기로 되어 있는 말은 하면 안 된다.경제사회 운영의 핵심원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자유’가 그렇고 ‘시장’이 그렇다. 자유로워야 개성과 창의성이 발현한다. 시장이 있어야 부족한 걸 바꿔가며 살아갈 수 있다. 국가가 자유를, 시장을 보장해야 하는 이유는 이렇게 간단하다. 그런데 요즘, 우리를 번성케 해 준 이 당연한 생각이 고루해지더니 극우란 이름으로 치워지고 있는 것도 같다. 완벽한 자유인을 꿈꾸는 사람들조차 자유주의에는 멈칫하는 게 세태이다.하지만 자유주의 혐오가 ‘정치적 옳음’이 되는 건 정말 위험하다. 자유를 말하지 못하고, 시장을 말하지 못하는 사회란 우리를 지금의 우리로 만들어 준 마법의 책을 스스로 내팽겨 치는 일이다. 인민재판, 자아비판 시간, 자기의 자유를 부정하고, 하지도 않은 잘못을 입증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시장이 중요하다고 말하지 못하고, 자유주의자임을 말하지 못하는 사회, 그것이 삐딱이가 되는 사회는 그래서 폭력적이다.사실 자유주의에 대한 ‘정치적 옳음’에는 뻔뻔한 이기주의와 위선이 자리 잡고 있다. “나는 자유로워야 하지만, 너는 자유로우면 안 된다”는 게 그 논리이다. 사회적 경제기업이 자유로운 건 당연하지만, 조금이라도 큰 기업은 그러면 안 된다. 재래시장은 자유로워야 하지만, 대형마트도 그러면 안 된다. 지방은 자유로워야 하지만 수도권은 자유로우면 안 된다.종업원이 수만 명이어서 아무리 조심해도 사고는 늘 있을 수밖에 없는 직장에서도 대표라면 언제나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자의 자유는 이렇게 제약되고, 근로자의 자유는 이렇게 보장된다. 이 모든 것, 사이비 자유주의, 비대칭형 자유주의지만 사회에 스며드는 건 금방이다.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너는 감정도 없어’ 라는 한 마디 말에 자유 삐딱이는 바로 ‘정치적 옳음’이 되어 버린다.이런 풍토에서 한줌 자유주의자에게는 금방 보이는 우리사회 모순, 사회적 경제기업, 대형 마트 영업규제, 수도권 규제, 중대재해처벌법의 무논리 비판은 사그라든다. 좋은규제시민포럼 발표에 의하면, 개원 6주째인 7월, 국회는 이 짧은 기간 동안 1,609건의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중 444건이 규제이다. 헌법에도 있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에 우리 스스로를 옳아 매는 규제를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렇게나 만들자고 한다. 이 모두가 과연 사회를 더 낫게 해 주는 법들일까?이 법률안 속에는 대학 등록금을 더 강하게 규제하자는 것, 어린이보호구역 지정을 강행규정으로 하자는 것, 모든 어린이 공원에 CCTV를 설치하자는 것, 농수산물에 표준가격을 정하고 그 이하로 내려가면 국가가 보전해 주자는 것, 사회적 경제기업 적합업종을 만들자는 것, 천일염 보호는 우선구매로도 신통찮으니 아예 최저가격제를 도입하자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방송법, 검사탄핵, 정쟁 때문일까, 국회는 어째 이렇게 많은 경천동지 할 자유파괴법을 내 놓고도 토론도 제대로 안하는 것 같다. 언론과 사회 분위기는 더 하다. 이중 몇이라도 의결된다면 우리 모두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킬 것이 뻔한 데도, 한 달 사이 반대 논리를 어디서도 잘 들어보지 못했다. 우리사회는 언젠가부터, 자신이 자유주의자임을 밝히며 세상 입씨름 하는 게 어려워졌다. 원래 삐딱한 애, 왼손잡이가 되고 싶은 사람은 없는 법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안에 스며든 ‘정치적 옳음’의 위력이다.자유란 원래 그냥 된 게 아니다. 부지기수의 사람들이 자유를 위해 몸을 던졌다. 원래 얻기는 어려워도 잃는 것은 금방이다. 지금처럼 ‘정치적 옳음’이란 유령이 자유를 온통 포위하고 있는 한 자유망각도 가속화 될 거다. 이제 한줌 자유주의자라도 두 배의 목소리를 내고, 네 배의 부지런함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 안에 물든 ‘정치적 옳음’을 깨치려면 오늘부터 이렇게 말해보자. “(너처럼) 그들도 자유가 있다고, 누구도 부당하게 그들의 자유를 쉽게 재단할 수 없는 거라고, 자유를 말할 자유를 용감하게 시도해 보자고”이혁우 배재대학교 교수

2024-07-22 08:30 이혁우 배재대학교 교수

[브릿지 칼럼] 세계인의 축제 2024년 올림픽대회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여름휴가를 뜻하는 바캉스(vacance)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프랑스어다. ‘비어있다’는 뜻의 ‘vacant’에서 나온 단어이고, 모두 휴가를 떠나 도시가 텅 빈다는 의미로 여기에서 휴가라는 뜻이 파생된 것으로 해석된다. 방학, 휴가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vacation’도 동일한 어원에서 나왔다. 많은 프랑스인이 긴 여름휴가를 떠나는 7~8월이면 프랑스 파리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만 남는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여름휴가를 프랑스에서는 ‘그랑드 바캉스(grandes vacances)’라고 부르며, 지방으로 이어지는 도로들은 인구 대이동으로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게 된다.우리들은 여름에 휴가라고도 하고, 피서(避暑)라는 단어도 사용한다. 더위를 피한다고 뜻이니, 한여름의 무더위를 피해 더운 시기를 잘 보낸다는 의미다. 더위를 피한다는 표현을 영어로 하면 ‘beat the heat’ 이라고 한다. 더위와 싸워 이긴다는 의미이니, 표현 하나에도 문화적, 사회적 사고방식의 차이가 잘 나타난다.올해는 제33회 올림픽대회(Olympic Games)가 오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올림픽대회는 전 세계 각 대륙의 각국에서 모인 수천명의 선수들이 스포츠 경기를 통해 결국 세계가 하나임을 알리는 취지로 진행되는 국제 대회다. 이번 파리올림픽은 ‘와서 나누자(Venez partager:Made for Sharing)’라는 슬로건과 함께 206개국에서 대략 1만500명이 참가해 32개 종목에서 329개의 경기가 진행될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아직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도 참가를 결정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전세계인의 큰 축제임이 분명하다.개최 기간이 오는 26일부터 8월 11일로 일 년 중 가장 더운 시기다. 파리의 7~8월 낮 최고 기온은 대략 25~26도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지구 이상기온으로 유럽지역 더위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참고로 지난해의 경우 한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날이 많았다고 하니 다소 걱정이 되는 상황이다. 지난 2020년 도쿄올림픽대회에서도 도쿄 지역의 지속된 폭염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이 있었다. 참가 선수들과 관광객들이 열사병으로 고생했고, 쓰러지는 상황도 발생한 바 있다.파리의 바캉스 문화와 무더위가 예상되면서 현지의 파리지엥들은 파리에서 치러지는 올림픽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 분위기도 전해진다. 전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를 통해 세계평화와 국제 친선을 도모한다는 올림픽 정신을 떠올리면 좀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개인적인 불편함을 참지 않으려는 요즘의 세태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고, 세계 평화의 길이 멀고도 험하기에 안타깝기도 하다.무더위도 보관이 가능하다면 잘 모아서 보관해 두었다가 한겨울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시기에 사용하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그런 기술이 없으니 이번 올림픽대회은 무더위와 함께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올림픽대회에서 어쩌면 더위가 가장 큰 경쟁자가 될 것도 같다. 전세계인의 축제인 이번 파리올림픽대회를 계기로 다시 한번 국가들간의 국제적 결속도 다지고, 스포츠를 통해 선의의 경쟁을 하며, 함께 사회적 환경적 문제들도 논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2024-07-21 13:39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명의칼럼] 어깨가 빠진 것처럼 통증이 있다면 관절와순 파열 의심해야

윌스기념병원(수원) 관절센터 양화열 원장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선수가 지난달 어깨 수술을 받았다. 이정후 선수는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담장 쪽으로 달려가며 점프하며 펜스와 강하게 충돌하며 쓰러졌는데, MRI 검진 결과 어깨 탈구가 아닌 왼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정후 선수는 키움 히어로즈 시절(2018년)에도 왼쪽 어깨 전하방 관절와순 봉합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어깨 관절와순이란 어깨에서 팔꿈치까지 이어지는 상완골과 견갑골을 연결하고 있는 조직으로 어깨뼈인 상완골두가 이탈하지 않도록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무릎관절에 있는 반월상 연골처럼 뼈에 느슨하게 붙어 있어 외부요인에 의해 찢어지는 파열로 이어지기 쉽다.주로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야구선수, 테니스선수, 배드민턴 선수 등에서 자주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운동을 즐기는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테니스, 골프, 근력강화운동 등 어깨에 무리가 가는 운동을 과도하게 하거나 잘못된 자세로 할 경우, 넘어지면서 팔을 짚어 어깨까지 충격이 전달되는 경우, 반복적으로 팔을 들어 올리는 직업을 가진 경우 등 이런 경우 관절와순 파열이 나타날 수 있다.관절와순 파열이 발생하면 심한 어깨통증이 나타난다. 어깨가 빠진 것 같고, 무거우며, 팔을 들어 올리거나 뒤로 젖힐 때 통증이 발생한다. 옷을 입을 때, 머리를 빗을 때 등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낀다. 증상이 오십견이나 회전근개파열, 석회화건염 등 어깨통증을 일으키는 질환들과 비슷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 후 치료해야 한다.문진, 이학적 검사, 엑스레이검사, 초음파, MRI 등으로 정밀하게 진단한다. 파열 범위가 넓지 않고 심하지 않다면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 비수술치료로 호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통증을 오랜 기간 방치했거나 파열 부위가 크다면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수술은 주로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관절의 상태를 확인한 후 원래 모습으로 봉합하는 것으로 관절내시경은 최소 절개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합병증 위험이 낮고 재활 기간도 짧은 편이다. 관절와순 봉합술을 했다면 4주 정도 보조기를 착용하고, 6개월가량 과격한 움직임을 피해야 한다.만일 어깨 통증이나 탈구 증상을 방치한다면 또 다른 어깨 질환이 나타날 수 있고,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하며 방치하기보다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관절와순의 손상을 막기 위해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고,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4-07-19 13:59 조진래 기자

[명의칼럼] 손발저림, 사지무력 등 말초신경손상 의심되면 정밀진단 및 근본치료 필요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감각을 자극하는 먹거리나 동영상을 일컬어 ‘말초신경을 자극한다’는 말을 쓰곤 한다. 말초신경을 마치 중추신경보다 하위 개념인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흔하다.신경계는 크게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으로 나뉜다. 한마디로 뇌와 척수를 일컫는 중추신경을 제외한 몸통과 사지말단의 모든 신경이 말초신경이다.말초신경계는 각 신체 부위에서 수집한 정보를 중추신경계에 전달하는 감각신경, 중추신경계가 자극에 대응해 근육과 같은 반응기로 명령을 전달할 때 개입하는 운동신경, 자율신경 등으로 나뉜다.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을 체성신경계라고 하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수의적으로 움직이는 내장기관·안구·내분비기관 등에 작용하는 신경을 자율신경계라고 한다.요컨대 말초신경은 감각과 운동을 담당하며 결코 중추신경보다 못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말초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초신경염 또는 말초신경병증이라고 한다.염증이 발생하는 원인에 따라 상처 등 외부 손상에 의한 손상성 말초신경염,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말초신경염, 자기 신경을 적으로 알고 오인 공격함으로써 발생하는 자가면역성 말초신경염 등으로 나뉜다. 이밖에 당뇨병 합병증, 영양부족, 납 같은 중금속 중독, 항암치료, 알코올중독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성인에서 가장 흔한 말초신경염의 원인은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은 높은 혈당이 염증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내인성(2차성)일수도 있고, 자가면역성 췌도 손상이 당뇨병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점에서 자가면역성이라고 볼 측면도 있다.말초신경염이 생기면 감각신경에 이상이 나타나 손끝과 발끝에 전기선처럼 퍼져있는 말초신경들이 마치 전기가 흐르는 듯한 저릿저릿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때로는 아예 감각이 무뎌져 내 살에 손이 닿아도 남의 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손발이 시리기도 한다.말초신경염으로 운동신경이 손상되면 마비 증상, 근 위축이 나타난다. 근육의 힘이 저하돼 단추를 잠그거나 지퍼를 올리는 등의 행동이 어려워진다. 걷기, 젓가락질, 글쓰기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 된다.만약 말초신경염이 자율신경계까지 확산된다면 기립성 저혈압, 변비, 설사, 입 마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염증이 말초신경의 어느 종류를 손상시켰는지에 따라 이런 증상은 복잡다단하게 나타날 수 있다. 마치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있는 것처럼 착각할 수도 있고, 만약 실제로 중추신경계 질환이 있다면 서로 혼동돼 분별 진단을 방해할 수도 있다.말초신경염을 진단하려면 병력과 원인을 추적하는 상세한 문진(問診)과 함께 신경전도 및 근전도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신경전도 및 근전도 검사는 신경과 근육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분석해 신경기능 또는 근력의 저하로 인해 손발저림, 사지마비, 근육통, 안면마비 등이 왔는지를 파악하게 된다.말초신경염에는 프레가발린이나 가바펜틴 같은 특화된 약물을 쓰게 된다. 이들 약물은 칼슘채널 알파2-델타 리간드에 작용해 글루타메이트, 노르에피네프린, 서브탄스-P(subtance-P) 등 통증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감소시켜 통증을 완화한다.이들 약물은 증상을 경감시킬 수는 있으나 감각 저하나 근육 쇠약과 같은 원인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못한다. 더욱이 통증은 제어하되 염증 해소에는 미진하다. 그나마 진통 효과도 기대 수준의 절대치에 미치지 못하며, 환자 간 약효의 편차가 큰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흔히 손발저림을 혈액순환 정체에 의한 수족냉증으로 보고 몸의 원기를 북돋우는 보약을 먹거나 혈액순환 개선제를 복용하며 개선하려 애쓴다. 그러나 말초신경 손상과 염증에 의한 경우가 많다는 의학적 사실을 고려할 때 이는 엉뚱한 데 헛된 노력과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약이나 혈액순환 개선제 같은 전인적인 치료전략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원인에 근거한 근본치료로서의 전략으로 합당하지 않다는 말이다.필자는 당뇨병성 합병증 등으로 말초신경염이 나타난 환자에게 원인을 개선해 증상 해소로 이어질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방법으로 최신 전기자극치료인 ‘엘큐어리젠’ 요법을 권하고 있다.말초신경 손상은 근·신경 전도검사는 물론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으로도 선명한 진단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엘큐어리젠의 전기단자로 말초신경염 부위를 자극하면 해당 부위로 다량의 음전하가 흡수되는 것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가뭄에 메마른 땅이 단비를 죽죽 흡수하는 것처럼, 음전하가 고갈된 병든 세포가 전기에너지를 빨아들이는 것이다.말초신경염을 비롯한 모든 염증 및 통증질환은 세포 내 음전하 충전율이 건강한 상태보다 현저하게 떨어져 있다. 염증 및 통증질환을 더 강한 소염진통제로 해결하려 하다 보면 인체의 자생력은 점점 약해져 갈수록 약에 의존하게 되고, 나중엔 더 많은 양의 약물을 투여해야 이전의 효과를 보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엘큐어리젠은 고전압 미세전류를 흘려보내 이상이 발생한 말초신경 세포에 자극을 주면서 세포의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신경의 회복을 돕는다. 양방의 물리치료실이나 한의원에서 시행하는 경피적 전기신경자극치료(TENS)보다 훨씬 더 깊은 부위까지 작용해 신경세포 내에 존재하는 염증물질과 림프찌꺼기를 제거해 신경을 재생시키면서 감각 회복을 이끌어낸다.가급적 말초신경염 초기에 엘큐어리젠 치료에 들어가면 치료효과도 좋고 신속한 회복이 가능하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회복이 더뎌진다. 특히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자의 경우 더 철저한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하며 말초신경에 악영향을 주는 음주 및 흡연을 삼가야 한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2024-07-18 17:16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브릿지 칼럼] 진정한 프로페셔널리즘

이미란 롯데문화재단 마케팅팀 수석“여러분께 정말 죄송한 말씀을 드립니다. 무대 장치에 이상이 생겨 일부 무대 배경 없이 공연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환불을 원하시면 바로 해드리겠습니다. 다시금 사과드립니다.”지난 3월 20일 미국 뉴욕 링컨센터 메트로폴리탄(이하 메트) 오페라 극장,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의 막이 오르기 직전 무대 위로 한 신사가 올라와 이렇게 사과했다. 갑작스런 무대장치 이상으로 제대로 된 공연을 못하게 되자 직접 무대로 올라와 관객에게 정중히 사과한 이 신사는 세계 최고의 오페라 하우스 뉴욕 메트를 이끄는 피터 겔브 총감독이었다.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메트 오페라 극장은 약 3800석, 이날 공연은 대략 80% 정도 예매됐다. 그 중 이 공연을 환불한 사람은 150명 정도였다. 관객 대부분은 객석을 지키면서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최선의 연주를 선보인 오케스트라와 성악가들에게 더 따뜻한 박수를 보내며 호응했다. 이는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혼신을 다한 악단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보여준 총감독에게 보낸 관객들의 신뢰였다.그리고 지난 6월 19일~20일 창단 140년 역사를 지닌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메트 오케스트라)가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가졌다. 이들은 보통 오페라 공연을 위해 연주하지만 오랜기간 독자적인 콘서트 활동도 하며 탄탄한 연주력을 겸비해 음악팬들의 기대를 모았다.이번 공연에서 메트 오케스트라는 투어 공연의 한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레퍼토리를 선곡하고 악단의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알차게 구성해 스타 성악가들과 함께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종종 내한하는 해외 유명악단 중 실제 연주 역랑의 최대치를 발휘하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그들의 성의 없는 연주에 관객들은 실망감을 표하기도 한다. 해외 유명 스포츠 스타들 중 아시아 국가 방문시 단 1분도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노쇼하는 모습을 보여 공분을 사는 경우도 더러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관객들의 음악적 취향과 기대를 만족시키고 이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메트 오케스트라의 철저한 준비성은 진정 프로다운 모습이었다.더불어 ‘사과’에 대한 다양한 문제들이 끊임없이 제기될 때마다 메트 총감독의 사과도 다시금 상기된다. 사과 자체가 목적이 아닌 사과를 빌미로 각 당의 이해관계만 봇물을 이루는 정치권, 최근 1주기를 맞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해 그간 어느 곳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은 관계기관들을 보며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회피하지 않으며 위기 발생시 앞장서는 리더십의 가치를 새삼 떠올리게 된다.프로는 단지 탁월한 기술과 재능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상황을 막론하고 최선을 다해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고자 하는 내재된 열정, 위기시 진정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진심어린 사과를 전할 수 있는 미덕까지 갖추어야 한다.언제 어디서나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가 하면 그것이 어려운 환경의 변화에 진정한 사과를 전할 줄 아는 뉴욕 메트는 음악 이상의 깊은 여운을 남기곤 한다. 이야 말로 진정한 프로페셔널리즘이다.이미란 롯데문화재단 마케팅팀 수석

2024-07-18 13:32 이미란 롯데문화재단 마케팅팀 수석

[브릿지 칼럼] 철도 지하화 사업 성공하려면

김현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동탄신도시를 동서로 구분해 온 경부고속도로가 지하화되고 지상부의 도로 공간은 공원화를 준비 중이다. 내왕이 없었던 양쪽 지역이 도로로 연결되면서 도시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보스톤의 빅딕(Big-Dig)은 고속도로의 도심구간을 지하화하고 지상부를 공원화하면서 도로 양쪽의 쇠퇴한 지역이 세계적인 업무지구로 변신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 고속도로와 철도 등 간선교통망은 도시경제를 움직이는 대동맥이다. 그러나 도시를 양분하는 역기능도 가진다. 이를 지하화하고 주변 공간을 입체화하면서 도시공간의 도약을 꿈꾸는 공간혁신 사례가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최근 들어 고속철도, 광역철도가 속도, 환승의 비약적 발전을 보이면서 정차역의 부동산 시장을 달구고 있다. 그러나 경부선과 경원선 등 일반철도의 철도역과 철도주변부는 도시의 낙후한 지역으로 남아 있다. 철도 주변부는 소음과 진동으로 노후하고 방치된 주택과 시설들로 채워져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철도지하화사업은 철도로 단절된 도시를 연결하고, 소음과 진동으로 쇠퇴한 정주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철도가 사라진 선상의 부지는 공원, 주거, 업무, 위락 등 다양한 기능으로 전환돼 한때 도시의 가장 쇠퇴한 지역들을 매력적이고 쾌적한 공간으로 전환시켜줄 수 있다.올 초 ‘철도지하화특별법’이 통과되면서 제도적 장치를 갖추었으나 지하화 사업이 아무 데서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 도로 지하화는 200~300m의 짧은 구간 안에서 가능하지만 속도와 경사의 제약이 큰 철도의 경우 10km 내외의 긴 구간의 지하화가 필요하며, 그만큼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 지하화공사 기간 동안 철도 운행을 멈출 수 없으니 대체노선을 건설해야 하고, 지하에 다른 노선이 3, 4중으로 지나가는 환승역의 경우 지하터널이 더 깊어지게 된다. 지하터널이 깊어지면 더 긴 연장의 철도지하화가 필요해지니 공사비가 더 늘어나게 된다. 철도를 지하화한 지상부에 조성되는 기다란 토지를 매각하여 수익하기가 쉽지 않으며, 양쪽으로 도로를 개설할 수 있는 곳은 제한적이다. 즉 철도시설을 지하화하는 일은 엄청난 예산을 필요로 하고, 공사에는 예측하기 어려운 수많은 리스크 요인들이 잠재해 있다.이 사업이 성공하자면 첫째, 철도 부지뿐 아니라, 주변의 철도차량기지, 국공유지 등 면적인 개발사업이 가능한 토지 확보가 필요하다. 선형의 철로부지만으로는 철도지하화 비용을 조달하기에 충분치 않다. 철도차량기지의 입체화를 통하여 복합개발을 하는 경우, 사업성도 확보하고 역세권 정비에도 효과적이다.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하화 공사비는 상부개발의 이익을 통하여 조달돼야 한다. 우리가 벤치마킹하는 파리의 리브고슈, 뉴욕의 허드슨 야드는 모두 철도차량기지 등 철도시설부지를 복합개발한 사례이다.둘째, 역 주위의 역세권에 대한 종합적인 정비계획이 함께 수립돼야 한다.역사 주위로는 주택정비사업, 도시개발사업, 도심복합개발사업 등 다양한 형태의 각종 사업수요가 있다. 보다 체계적인 역세권정비를 위하여 환승센터, 소공원과 녹도, 그리고 역세권이 지역의 고용중심지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복합거점개발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 지하화로 인한 편익이 주변의 아파트 단지 주민에게만 국한되어서는 안 되고 고용창출, 도시경쟁력강화 등 도시전체의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기본계획이 짜여야 한다.셋째, 민간투자가 가능하도록 사업 타당성이 명확하게 제시돼야 한다.선상의 철도부지 매각뿐 아니라 주변의 주택정비사업, 도심복합개발사업, 국공유지개발사업 등 지하화 공사비를 충당할 수 있는 명확한 사업구조가 제시돼야 한다. 국토계획법에 의한 공간혁신구역 지정을 통하여 용적률과 인허가 절차 인센티브가 주어지면 민간투자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업의 진행에 따라 인구와 세수가 증가할 것이 기대되므로 지자체의 재정지원방안도 요구되고 있다.넷째, 상대적으로 민간투자가 여의찮은 지방의 경우, 이 사업이 균형발전을 위한 초광역권계획, 광역철도망계획과 연계되도록 하여 균형발전특별회계 등 균형발전사업과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철도지하화는 철도로 인하여 단절되고 쇠퇴한 도심 회생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김현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2024-07-17 08:59 김현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시장경제칼럼] 교육재정의 개혁이 필요한 이유 몇 가지

윤상호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교육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특히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교육 과정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기 위한 기초교육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또한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게 될 어린이와 청소년이 어는 국가보다도 우월한 양질의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은 남녀노소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 사회적 명제라 할 수 있다. 이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창의적인 교육 과정을 제공하기 위해 투입되는 교육재정이 국가재정을 운용하며 항시 가장 우선되는 예산 항목 중 하나로 등장하는 사유이기도 하다.세계화·정보화를 표방한 김영삼 정부의 대표적 개혁방안인 ‘5.31 교육개혁 방안’에 기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재정은 지난 30년간 절대적 규모의 확충이라는 한 가지 잣대에 치중해 운영되어 왔다. 또한 GNP 대비 5% 수준의 교육재정 확보라는 1995년의 재정적 목표를 실현하는데 30여년이란 세월이 필요했지만 우리나라의 교육재정이 양적 측면에서 많이 성장해온 것은 사실이다.반면 저출산·고령화, 학령인구의 감소 등 교육재정을 둘러싼 우리나라의 사회적 환경은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GNP 대비 5% 수준의 교육재정이라는 1995년의 재정적 목표가 아직도 유효하며 계속 추진되어야 하는 목표인지 재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한 예로 GNP 대비 5% 수준의 교육재정이라는 목표가 수립된 1995년 당시의 우리나라 학령인구는 약 11백만 명에 육박하며 전체 인구 중 약 24%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2022년 현재 학령인구는 약 6.4백만 명으로 감소하여 전체 인구의 12%만을 차지하고 있다. 즉 교육재정의 직접적인 수혜대상이라 할 수 있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재학생은 지난 30여년 간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였다.이러한 학령인구의 감소세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되는 상황에서 동일한 수준의 교육재정 목표를 유지하는 것이 과연 국가재정의 효율적 관리를 담보할 수 있는 조치일까? 교육재정의 개혁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첫 번째 사유라 할 수 있다.또한 절대적 규모의 확충이라는 교육재정 목표를 지난 30여년간 추진한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소득 수준 대비 교육의 지출이 가장 높은 국가로 이미 탈바꿈하였다. 1.5만불을 상회하는 우리나라의 학생 1인당 지출 규모는 OECD 가입국 중 유일하게 1인당 GDP 대비 30%를 초과하고 있다.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추이가 꾸준히 지속되는 상황에서 GNP 대비 5% 수준의 교육재정 목표가 유지된다면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우리나라의 소득 대비 교육 지출 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교육재정의 개혁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두 번째 사유라 할 수 있다.하지만 교육에 대한 과도한 투자를 우려해 교육재정의 개혁을 요구했던 목소리는 교육의 헌법적 가치와 당위성을 말하는 교육계의 주장에 밀려 지난 30여년 동안 한번도 제대로 된 사회적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다.또한 학령인구와 연동되어 있는 교육 수요의 변화와 무관하게 결정되는 세입 구조와 일반 재정과 분리되어 있는 칸막이식 운용 구조를 가진 교육재정은 정부의 지출 항목 중 유일하게 구조조정의 요구를 받았던 적도 없다. 교육재정의 개혁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세 번째 사유라 할 수 있다.교육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에 반대할 수 있는 국민은 어느 누구도 없을 것이다. 필자 또한 우리나라의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전 세계에서 가장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떠한 사회적 명제라도 검증과 개혁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는 없다. 교육과 관련된 정책도 마찬가지이며 교육이 가지는 특수성이 재정의 성역화를 정당화시킬 수도 없다.30여년 전에 수립된 목표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 바뀌어야 하며 학령인구의 감소와 소득 수준에 대비한 교육 지출 규모는 우리나라의 교육재정 체계를 개혁해야할 시점이 다가왔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윤상호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

2024-07-16 07:40 윤상호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

[명의칼럼] 급증하는 소아비만, 적극적 개입으로 증상 개선해야

장재찬 함소아한의원 이천점 원장소아비만이 현대 사회의 심각한 건강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5세 미만 아동 중 3700만명 이상이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분류된다. 소아비만은 단순한 체중 문제를 넘어 성조숙증 등의 내분비 질환을 유발하고 성인병의 조기 발병 위험을 높이는 등 아이의 성장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에 적극적인 개입으로 증상을 개선해야 한다.특히 소아비만이 성조숙증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는 만큼, 원활한 성장을 위해서는 증상 발생 시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만 7세 이후의 비만은 2차 성징을 앞당기고 성장판을 일찍 닫히게 해 아이의 최종 키 성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자아 존중감 저하, 우울증, 또래 관계의 어려움 등 향후 정서적·심리적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따라서 소아비만 치료는 아이의 전인적 발달을 고려하면서도 체중 감량과 충분한 영양 섭취를 통한 건강한 성장의 균형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이러한 소아비만 치료의 접근 방식 중 하나로 한방 치료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한방 치료는 아이의 전반적인 건강과 발육 상태를 고려한 총체적 접근법을 사용한다. 단순히 체중 감량만을 최우선으로 두지 않고 아이의 체질을 고려한 전체적인 건강 증진에 목표를 삼기 때문에 소아비만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준다.아이의 체질과 상태에 따라 맞춤으로 처방되는 한약은 오장육부의 기능을 고르게 성장시켜 전신 순환을 촉진하고 특정 부위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방지해 비만도를 낮추며 키 성장을 높인다.아울러 침 치료나 약침 치료 등을 병행하면 아이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침 치료는 특정 경혈을 자극하여 소화기, 내분비계통의 기능을 균형 있게 발달시켜 비만과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체질의학에 근거한 식습관 관리도 함께하면 좋다. 식사량을 크게 줄이는 대신 체질에 맞는 음식으로 대체하여 배고프지 않게 식사하면서도 체중 감량이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아이들은 지속 가능한 식이요법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올바른 생활 습관 관리도 소아비만 치료에 필수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수면, 야식과 가공식품 섭취 줄이기, 취침 2시간 전 공복 상태 유지 등이 효과적이다. 이러한 생활 습관 교정은 아이의 전반적인 건강과 대사 기능을 개선하여 소아비만 치료에 도움이 된다.소아비만은 성조숙증뿐 아니라 성인 비만으로도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조기에 신속하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급격한 체형 변화가 있을 때는 즉시 전문가 상담을 받아야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비만과 과체중으로 사춘기가 빨리 오는 것을 막고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장재찬 함소아한의원 이천점 원장

2024-07-16 07:10 장재찬 함소아한의원 이천점 원장

[브릿지 칼럼] 공감의 문장력

김시래 부시기획 부사장,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9년동안 칼럼을 이어왔고 다섯권의 책을 냈다. 요즈음엔 한달에 세곳에 칼럼을 쓰고 이름짓기를 주제로 여섯번째 책을 준비중이다. 마케팅과 대중문화에 관련된 내용이라 시의성있는 소재로 뼈대를 세우고 틀을 잡는다. 정보를 바탕으로 대안을 모색하는 취지라 비유나 묘사는 지양하고 사실을 바탕으로 대책을 제시하는 기자의 리포트 방식을 취한다. 글쓰기는 늘 버겁다. 수많은 교정을 거쳐 신문사로 보낸뒤에도 매번 찜찜하다. 기록이나 메모와 달리 자신의 관점을 드러내는 글은 어떤 자격을 갖추어야할까?조미료가 많이 들어가면 재료 본연의 맛을 해친다. 글도 그렇다. 아마추어는 한 마디를 열 마디로 늘리는 사람이다. 짧고 단순해야 전체의 골격이 뚜렷해져 주제나 관점이 선명해진다. 기름의 엑기스처럼 쥐어짜서 뼈대만 남겨라. 접속사, 형용사와 부사는 쳐내고 동의어는 삭제해라. 사건의 개요나 정황을 묘사하는 부분은 특히 그렇다. ‘엄청나게 우연한 일이었다’라고 하지말고 ‘우연한 일이었다’ 라고 그냥 전해라.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기쁨과 슬픔, 확신에 찬 수천 개의 종교와 이념, 경제 체제, 모든 사냥꾼과 약탈자, 영웅과 겁쟁이, 문명의 창시자와 파괴자, 왕과 농부,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들,어머니와 아버지, 희망 가득 찬 아이들, 발명가와 탐험가, 스승과 부패한 정치인, 슈퍼스타와 지도자, 성인과 죄인, 군인과 황제, 햇빛에 떠다니는 먼지의 티끌, 우주라는 거대한 극장의 조그만 무대인 지구’가 아니다.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는 한 마디다.하지만 짧은 것이 능사는 아니다. 공감은 조심스럽게 다가가 손을 오무려 귀에 대고 조곤조곤 전하는 연인의 귀속말 같은 것이다. 독자의 감각과 감정을 끌어내려면 자상하고 농밀한 문장이 필요하다. 소설가 김연수는 ‘우리가 보낸 순간’에서 사랑의 감정은 ‘정말 사랑했었다’라고 개념을 전해선 전달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녀와 함께 걷던 거리, 그녀와 함께 먹던 음식, 그녀와 함께 나눈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이해된다는 것이다. 소설가 정유정도 ‘유퀴즈’라는 인터뷰 프로그램에서 ‘완전한 행복’을 쓸 때 ‘시체가 썩어가고 있었다’라고 하지 않고 시체의 냄새, 시체의 모습, 시체의 느낌을 현미경으로 손금보듯 정밀하게 묘사해서 시체를 껴안고 자는 듯한 공포감을 조성했다. 단도직입적 문체의 대가 김훈도 냉이된장국의 맛에 대해 ‘냄비 속에서 끓여 지는 동안, 냉이는 된장의 흡인력의 자장 안으로 끌려들어가면서 또 거기에 저항했던 모양이다. 냉이의 저항 흔적은, 냉이 속에 깊이 숨어 있던 봄의 흙냄새, 황토 속으로 스미는 햇빛의 냄새, 싹터오르는 풋것의 비린내를 된장 국물 속으로 모두 풀어내는 평화를 이룬다’ 라며 문장에 오감을 총동원시켰다.이들의 작문 비법은 뭘까? 정유정은 자신의 상상력을 현장에 적용시키려고 직접 쓰고 그린 사건 일지와 현장 노트를 공개했다. 범인과 형사의 역할을 번갈아 맡아가며 얼키고 설킨 가상의 시간과 장소와 정황을 빈틈없이 연출해서 실제의 사건을 만든 것이다. 소설가 김훈씨도 한 때 기자였다. 1학기 수업을 마치는 날 스토리텔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하루의 흔적을 블로그에 꾸준히 남기라고 했던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김시래 부시기획 부사장,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2024-07-15 13:56 김시래 부시기획 부사장,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브릿지 칼럼] 개인사업자 세금 줄여주는 법인전환과 영업권

㈜감정평가법인 머니플러스 대표이사 윤기호.2023년 국세통계연보 사업자현황에 따르면 개인이 영위하는 일반사업자는 약 520만명이나 된다. 개인으로 사업하는 게 좋은 경우가 있고, 법인으로 전환하여 사업하는 게 더 유리한 경우가 있다. 개인으로 시작했다가 사업이 일정규모 이상이 되면 법인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아마도 세금 부담 때문일 것이다.보통 개인사업자의 과세대상 이익이 1억원을 넘어가게 되면 법인전환을 고려해 볼 만하다. 과세대상 이익이 1억원일 경우, 개인소득세는 약 2000만원인데 비해 법인세는 약 1000만원 정도이다. 개인사업에 비해 법인전환시 1000만원이나 세금을 줄일 수 있다는 말인데, 과세대상 이익이 늘어날수록 이 차이는 더욱 커지게 된다.개인사업자가 법인전환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챙겨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영업권’이다. 법인세법상 규정하고 있는 영업권이란 ‘사업에 관한 허가·인가 등 법률상의 지위, 사업상 편리한 지리적 여건, 영업상의 비법, 신용·명성·거래처 등 영업상의 이점’을 말한다. 법전에 나와 있는 내용을 보면 추상적이지만, 사실 영업활동을 통해 계속적으로 이익이 발생하고 있는 사업이라면 기본적으로 영업권이 존재한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개인사업자가 보유하고 있던 영업권을 전환법인에게 양도하면 개인과 법인 모두에게 유리하다. 개인은 법인으로부터 영업권 가액을 현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데, 이때 지급받는 금액의 일부에 대해서만 과세되고, 법인은 영업권을 비용처리할 수 있으므로 법인세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소득세법에 따르면 개인사업자가 영업권을 전환법인에 양도하고 그 대가로 받은 금품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는데, 이때 필요경비로 무려 60%나 인정된다. 양도한 영업권 가액의 40%에 대해서만 종합과세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양도한 영업권 가액이 1억원일 경우 종합소득에 합산되는 금액은 40%인 4000만원이다. 나머지 6000만원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전환기업에서는 양수한 영업권을 무형자산으로 계상하여 5년간 감가상각할 수 있다.법인세법에서는 적절한 평가방법에 따라 영업권을 평가하고, 그 평가금액을 기준으로 영업권을 양도·양수하는 경우에만 영업권을 인정한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에 따르면 1순위(시가 : 특수관계인이 아닌 제3자간에 일반적으로 거래된 가격), 2순위 (감정평가액 : 감정평가법인 등이 감정평가한 가액), 3순위(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른 평가액 : 상속세 및 증여세법 규정을 준용하여 평가한 가액)를 순서대로 적용하여 계산된 금액으로 영업권 가액을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1순위(시가)를 찾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우므로 실무에서는 주로 2순위인 감정평가액을 영업권 가액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법인전환 전에 감정평가법인 등에게 영업권을 감정평가 받은 후, 그 감정평가액으로 영업권 양도·양수를 진행하고 있다.상속 부동산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상속세 신고기한 내 감정평가를 받아야 하듯이, 영업권을 활용하여 절세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법인전환 전에 영업권 평가를 받아야 한다. 법인전환이 이루어진 다음에는 영업권을 활용한 절세전략이 쉽지 않다.㈜감정평가법인 머니플러스 대표이사 윤기호.

2024-07-14 13:50 ㈜감정평가법인 머니플러스 대표이사 윤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