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기고

[브릿지 칼럼] 국회 위상 높이려면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국회에 대한 우리 사회의 평가는 상당히 낮다. ‘막말’이나 ‘비리’, ‘폭행’ 등 좋지 않은 단어가 떠오르는 것이 보통이다.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단어들이 연상되기도 한다. 인식만 나쁜 것이 아니라 실적도 초라하다. 실제로 잘못된 입법 활동으로 경제의 활력을 떨어트리고 있어 우려되는 수준이다. 국회의 위상을 높이고 의원들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한 정치를 하도록 하는 길을 찾아야 할 때이다.21대 국회는 시작부터 엉망이었다. ‘준연동형 비례제’라는 선거방식을 만들어 정치 선진국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위성정당이 만들어졌다. 보기에 민망한 정치 수준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의원들은 자질이 의심스러운 수준이었다. 김남국 의원의 ‘코인 게이트’는 놀랍기만 했다. 국회의원이 상임위 도중 가상화폐를 보는 모습은 충격적이었다.국회는 시장경제원리에 어긋나는 입법을 남발하며 우리 사회의 분열과 혼란을 야기했다. 대표적인 악법이 ‘중대재해처벌법’이었다. 기업인의 발목을 잡아 경영 현장이 무력화되었고,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을 주었다. 중대재해를 줄이기보다는 기업인을 처벌하는 것을 중심으로 법이 만들어진 결과이다. 회사 내에서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하면 1년 이상 징역형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보니 기업 경영현장이 마비된 것이다.‘노란봉투법’은 우리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법임에도 국회가 밀어붙인 경우이다. 쟁의 행위에 대하여 손해배상이나 가압류를 제한하는 입법이라서, 노조의 무한 투쟁이 발생해도 책임을 지울 수 없게 하는 폐해가 발생하는 악법이었다. 다행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국회가 노동계의 잘못된 요구를 받아들인 잘못된 사례였다. 기업의 재산피해가 발생해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다면, 자본주의 시스템은 작동하기 어렵다.우리나라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경제성장을 이루고 풍요를 누리고 있다. 사회주의 정책이 제도에 포함되는 입법이 늘어날수록 사회의 역동성은 떨어지고 경제적 풍요는 사라지게 된다. 결국 국민은 경제적 자유를 잃게 된다.22대 국회는 올바른 입법을 통해 국민의 삶이 개선되도록 기여해야 한다. 자신들의 정파를 위해 일하거나, 노조를 위해 일하는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나라 노조가 선진국과 달리 정치투쟁을 목표로 삼기 때문에 노조에게 특권을 제공할수록 노동자들의 삶은 곤궁해지고 좋은 일자리는 사라지기 때문이다.21대 국회에서 노조의 특권을 늘리는 입법이 반복되면서 우리 사회가 노조를 위한 나라로 전락했음을 반성해야 한다. 22대 국회는 우리나라가 사람들이 일하기 좋은 사회로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입법 활동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이제 국회는 개인의 자유와 선택권을 증진시키는 입법에 나서야 한다. 집단의 특권을 해소하여 사회의 역동성을 높여야 한다. 시장경제 원리를 기반으로 성장을 이루고 국민이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선진화된 정치가 구현되어야 한다. 22대 국회에서 활동할 정치인들이 올바른 이념을 갖고 국가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2024-03-24 14:07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브릿지 칼럼]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

김동수 원광디지털대 교수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의료현장을 떠난 지도 한 달이 넘었다. 의과대학 교수들의 이탈도 가시화되고 있어 걱정이 태산이다. 전국 40개 의과대학 중 절반에 해당하는 20개 의대 교수들이 25일부터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오는 25일 이후부터 자율적으로 제출하기로 했다고 한다. 사직서가 수리되기 전까지는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는 있지만, 환자들은 극심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상급종합병원의 수술 건수와 입원 병상 가동률이 30∼50%씩 줄었고, 암 환자 수술 등이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의대 교수들까지 사직에 동조하면 외래 진료까지 차질을 빚게 될 공산이 크다. 의대 교수들은 중증 환자들이 마지막으로 찾게 되는 의사라는 점에서 특히 우려스럽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중증 암 환자들은 매일 피가 마르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교수들은 정부가 협상에 나서지 않거나 전공의에 대한 행정·사법 처벌이 진행되면 ‘제자들 보호를 위해’ 의료현장을 떠나겠다고 한다. 결코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다. 교수들의 제자 사랑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제자 위한다고 국민 생명을 멸시하는 태도는 분노를 느끼게 한다. 생명보다 귀한 것은 없다. 환자 생명을 지키는 일은 제자를 지키는 일과는 비교할 수 없이 중대한 일이자 의사들의 기본 책무다.의대 교수들이 실제로 환자 곁을 떠나면 의사와 스승으로서 책무를 둘 다 저버리는 행태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의료사태를 해결하지 못하고, 정부와 의대 교수들 간에 강대 강 대치가 지속되면, 교수 자신의 황폐함은 물론 의대생 유급, 전공의 행정처분 명령, 대형병원 줄 도산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대한민국 의료계가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국가적으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 자명하다. 환자들이 겪어야 할 고통은 헤아릴 수 없다. 의과대 교수들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전공의들이 조건 없이 현장에 복귀한 뒤 정부와 협의해 실효성 있는 필수의료 정책을 수립하도록 설득하는 것이고,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교수들의 집단사직 예고에도 정부가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문제다. 사직서 제출은 아마도 정부가 좀 더 전향적인 자세로 대화에 임해달라는 요청으로 이해된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와 의료계가 건강한 토론을 통해 집단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길 밖에 없다. 단, 의료증원은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8만 명이 부족한 실정이다.전공의 처우 개선이나 필수의료 수가 인상과 같은 의료계의 합리적인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는 교수들이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하루가 급하게 제자들의 복귀를 설득하고, 정부와 의료계의 중재를 맡아주길 바란다.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위협 수준은 지금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속히 전공의들의 복귀가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전공의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 개선되도록 의료정책을 정비해야 한다. 훌륭한 의사들이 많이 배출되어 존경받고, 국민들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간절히 소망해 본다.김동수 원광디지털대 교수

2024-03-21 14:19 김동수 원광디지털대 교수

[브릿지 칼럼] '환승연애'가 뭐길래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이번 역은 X역입니다. O호선으로 환승하실 분은 이번 역에서 갈아타시기 바랍니다.” 환승역에 대한 안내는 지하철이나 KTX에서나 들을 줄 알았다. ‘환승연애’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젊은 층의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지금은 유명인의 환승연애에 대한 자세한 안내방송까지 요목조목 들어야 하는 시대다. 요즘 가장 잘 나가는 배우 한소희와 ‘응답하라 1988’ 류준열의 열애가 공식화됐다. 이들의 로맨스는 환승 공식에 따라 흐르고 있다. 남녀 사이는 원래 오묘하다. 환승이든 일방통행이든 쌍방통행이든 얼마든지 갈아탈 자유가 있다.그러나 지하철에서의 환승과 현실 연예 세계에서의 환승은 다르다. 일반인의 환승연애도 버거운데 셀럽의 환승연애는 더더욱 쉽지 않을 수밖에. 당연하게도 오랜 연인이었던 배우 류준열과 혜리 그리고 새로운 연인 한소희를 두고 무척 시끄러운 현상이 펼쳐진다. 심지어 소셜미디어에 무시무시한 ‘식칼 사진’까지 등장했다. 혜리가 한소희의 연예계 7년 선배라는 사실이 또 다른 루머와 잡음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항상 핫한 이슈를 몰고 다니는 한소희와 류준열의 열애는 큰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3월 15일경 하와이에서 두 사람의 몰래 데이트에 대한 이런 저런 목격담이 일파만파 퍼지더니 디스패치를 포함한 사생활 살인면허를 취득한 매체들의 확인사살이 잇따랐다. 그렇게 두 사람의 열애는 공식화되는 분위기였다. 여기까지는 그저 썸남썸녀의 아름다운 알콩달콩의 패턴이었다. 그러나 류준열이 전 연인 혜리와의 이별을 공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다른 여자와의 스캔들이 터지자 연예 미디어를 포함한 호사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실력파 가수 하림의 노래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에는 세상만사 연애흑역사를 총망라하는 자연스러운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환승연애’의 밑바닥에는 직전 애인과의 관계를 제대로 마무리하기 전에 무책임하게 새로운 연인 관계를 개시한다는 의미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좀 과장하자면 ‘환승연애’는 법이나 윤리, 관습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뿐 마치 불륜이나 패륜을 암시하는 용어다. 이에 한소희, 류준열, 혜리는 일제히 환승연애의 환각, 환멸에 빠졌다.혜리가 그저 바라만 보지 않으면서 일은 더 커졌다. 그녀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재밌네”라는 코멘트를 남기면서 부정적인 뉘앙스는 눈덩이처럼 커져갔다. 부당한 상황은 절대 넘어갈 수 없는 MZ세대답게 한소희 역시 그냥 넘기지 않았다. 그녀는 혜리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응수하며 “환승연애 프로그램은 좋아하지만 제 인생에는 없다. 저도 재미있네요”라며 식칼을 든 개 사진을 게재했다. 귀여운 개 사진에 어울리지 않은 섬뜩한 멘트 “지금 이 상황을 설명해봐”라는 말풍선이 붙었다. 환승이 무슨 위법, 부당한 행동인가.결국 한소희, 혜리 모두 자신의 과민반응에 사과 아닌 사과를 던지면서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듯 하다. 하지만 대중의 지나친 관심에 소속사들은 무분별한 추측성 게시글에 강경대응한다고 경고했다. 누가 시작한 파장이고 분쟁인데 누구한테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건지. 이번 환승연애 스캔들은 연예뉴스 환자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TMI(Too Much Information)에 모두 지쳤다. 연예인의 환승연애 뉴스까지 환영해야한다면 환장할 노릇이다.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2024-03-20 14:16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명의칼럼] 임신 중 생기는 사소하지만 무시 못할 질환 ‘외음부 정맥류’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일반인들이 흔히 ‘힘줄’이라고 잘못 부르는 검푸르거나 검붉은 정맥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튀어나오는 혈관기형을 ‘정맥류’라고 한다.정맥류가 하지정맥에 나타나면 ‘하지정맥류’, 고환에서 나가는 정맥에 역류가 생기면 ‘정계정맥류’, 여성의 골반쪽 혈관에 문제가 나타나면 ‘골반정맥류’, 항문 정맥혈관이 일상적으로 부풀어오르면 ‘치질’(치핵)이다. 여성의 외음부나 항문쪽(회음부), 허벅지 바깥쪽, 엉덩이 등의 혈관에 나타나는 정맥류는 ‘외음부 정맥류’라 한다.외음부정맥류(vulvar varicose veins)는 대개 임신한 여성에서 나타난다. 임신으로 인해 혈액량이 증가하고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호르몬 수치가 변하면서 혈관 평활근이 이완돼 혈관이 과도하게 확장되면서 생기는 게 일반적이다.허벅지 안쪽이나 회음부 부근에 묵직한 불편감과 이물감을 느낄 수 있고 경우에 따라 허리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하면 두꺼워진 정맥이 라면 면발처럼 꼬불거리는 모양으로 불거져 나온 게 된다.하지정맥류는 흔히 사타구니에 있는 대복재정맥 판막 부전에 의해 유발되지만, 외음부 정맥류는 자궁 근처 깊은 곳의 외음부정맥 판막 부전에 의해 나타난다.일반적으로 임신 중 골반 부위로 가는 혈류량은 증가하는 데 반해 하체 또는 외음부에서 심장으로 가는 혈류는 느려지기 때문에 혈액이 외음부에 고임으로써 외음부 정맥류가 일어날 수 있다.외음부 정맥류는 거의 대부분 대복재정맥이나 소복재정맥에 역류가 없기 때문에, 다시 말해 하지정맥류와 무관하기 때문에 큰 수술(레이저나 고주파 등)이 필요하지 않다. 국소적으로 피부가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정맥에 경화제를 주사해 튀어나온 혈관을 굳혀 소멸시키는 경화요법을 시행하고 쉽게 치료된다.일반적으로 외음부 정맥류는 드물고, 발병했다 해도 대부분 경증이다. 또 출산 후 30~40일이 지나면 대부분 사라진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모든 여성의 4%, 임신한 여성의 8%가 외음부 정맥류를 경험한다. 하지정맥류를 경험한 여성이라면 더 높은 비율로 외음부 정맥류가 나타날 개연성이 있다.임산부들이 외음부 정맥류 때문에 정상 질식 분만이 어렵냐고 물어오는데 한마디로 분만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 외음부 정맥류는 혈류량이 적어서 분만 중 출혈이 나더라도 비교적 쉽게 조절할 수 있다.다만, 매우 드물게 질식 분만 중에 정맥류가 파열돼 광범위한 출혈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심부정맥혈전증(DVT)나 폐색전증(PE)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잠재적인 혈액응고 문제가 개입될 수 있다. 따라서 정맥류의 정도가 심하고, 만성통증이 동반된다면 산부인과 또는 심혈관내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외음부 정맥류는 하지정맥류와 마찬가지로 운동량이 많거나, 장시간 서 있으면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과도한 성관계도 관련이 있다. 선천적으로 혈관이 약하거나, 즉 정맥판막의 기능이 부전하거나, 이와 관련된 가족력이 있으면 임신 중 혈액순환 정체와 호르몬 변화로 외음부 정맥류에 노출되기 쉽다. 아울러 임신 횟수가 많을수록, 임신 후반기에 접어들수록 외음부정맥류가 더 잘 생긴다.외견상 심하게 외음부정맥이 튀어나온 경우 음부출혈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부부 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도 있어 전문의로부터 초음파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출산 후에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출산 후 100일 정도 지나 혈관치료가 필요한지 숙고해봐야 한다. 피부 위로 손가락 굵기 이상의 혈관이 돌출되는 경우에도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혈관 확장이 심한 경우 출산 후에도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을 수 있으며 혈관이 터져 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다.예방을 위해서는 통풍이 잘 되고 골반을 압박하지 않는 의류를 착용하되, 하지는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해 정맥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게 권장된다. 음식을 짜게 먹으면 체내 수분량이 증가해 정맥압을 높일 수 있으므로 저염식을 유지한다.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할 때는 다리를 심장 위치보다 높게 해 혈액순환 촉진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 샤워는 아침보다 저녁에 하는 게 정맥혈 순환에 유리하다. 매일 30분 정도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권장된다. 임신 중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외음부를 냉찜질해주면 불편감을 더는 데 도움이 된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2024-03-20 07:51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명의칼럼] 또래보다 작고 왜소한 아이, 영양섭취·수면의 질 살펴야

김세영 함소아한의원 대구수성점 원장새 학기를 맞아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등에서 새로운 생활을 맞이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때 아이의 체격이나 키가 또래에 비해 작고 왜소해 보이면 도움을 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아이들의 성장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체질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 한의학적 입장에선 체질이라 부르고 의학적 입장에서는 유전이라고 부른다. 부모의 키가 작다면 아이의 성장이 더딜 가능성이 높다. 만약 부모의 키가 작지 않음에도 아이의 성장이 더디다면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을 살펴봐야 한다.저체중과 소화기 장애는 성장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영양 공급은 매우 중요하다. 영양 공급은 정상적인 호르몬 분비를 도울 뿐 아니라 근육과 뼈를 만들어낼 재료를 공급하기 때문이다.또 다른 원인은 수면으로, 수면 중에서도 깊은 수면이 관련 있다. 깊은 수면은 신체 회복과 몸이 만들어지는 시간이며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잘 먹지 못해 영양 공급이 어렵거나 체중이 적은 경우,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성장부진이 되기 쉽다.달리 살펴봐야 할 것은 성장 부진의 원인이 되는 저체중과 소화기 장애, 수면 부족에 호흡기 질환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호흡기 질환은 식욕 감소, 피로감, 구토 등으로 영양 섭취를 감소시키고 기침이나 코 막힘 등으로 수면장애를 유발하게 된다. 신체활동을 감소시키므로 근육의 성장과 발달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이를 토대로 한의학에서는 성장에 문제가 있는 경우를 원인별로 분류하여 치료한다. 체질적 요인으로 성장이 더딘 경우는 신허(腎虛)로, 저체중과 소화기장애의 경우 비위허(脾胃虛)로 분류한다. 수면장애로 인해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경우는 심허(心虛), 호흡기 질환은 폐허(肺虛)로 구분된다. 저성장의 경우 여러 원인이 겹치기도 하고 세분화되기도 한다. 심지어 특정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는데, 이러한 성장 방해 원인과 체질들은 진료와 진찰을 통해 확인된다.이와 함께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단이 필수다. 단백질이나 비타민D, 칼슘 등 성장에 필요한 뼈와 근육을 만드는 영양소는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 체중이 적은 아이라면 적정 수준의 칼로리를 섭취할 수 있도록 부모의 관리가 필요하다.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특히 깊은 수면을 위해선 수면 2시간 전부터 수면을 방해할 수 있는 핸드폰이나 TV, PC 사용 등은 자제해야 한다.규칙적인 운동은 수면은 물론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줄넘기나 농구 등은 성장판을 자극하기 때문에 꾸준히 하도록 하며 이때 적당한 햇빛을 쬐는 것도 좋다. 면역력을 보강할 수 있는 운동이나 보조제도 도움이 된다.김세영 함소아한의원 대구수성점 원장

2024-03-19 07:00 김세영 함소아한의원 대구수성점 원장

[브릿지 칼럼] 아파트의 재구성

전영수 한양대국제대학원 교수아파트는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 단어다. 50~60년 전 수입된 낯선 영어인데, 지금은 필수불가결한 보통명사가 됐다. 하루에도 수십번 입에 담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귀가공간(집)과 차익욕망(돈)이 뒤섞인 단어다. 집을 말하면 돈부터 떠올리는 한국형 흥망성쇠가 녹아든 답답하고 어지러운 시대화두가 됐다.한국은 웬만하면 아파트로 다 통한다. 입지·평형·메이커·소유권만 알려줘도 좋든싫든 금전기준의 줄세우기는 끝난다. 사건사고를 포함한 새로운 시대현상도 아파트만 넣으면 얼추 정리된다. 절대다수가 아파트로부터 자유롭지 않아서다. 아파트에 살건 안살건 아파트는 현실과 지향을 잇는 욕망실현의 사다리로 인식된다. 최소한 경제적 계층이동의 낯익고 강력한 점프수단을 꼽으면 아파트만한 설명변수도 없다. 특히 상대적 취약계층인 청년에게 아파트는 십중팔구 갈등씨앗이다. 부모찬스 없는 눈앞의 아파트란 결혼·출산의 가족분화라는 본능 실현을 가로막는 최대 허들인 까닭이다.실제 아파트만큼 한국인의 복잡한 심정이 오버랩된 대상도 없다. 좋든 싫든 한국사회의 흥망성쇠부터 개별인구의 생사고락이 한껏 묻어난 현상발현의 원류지점이다. 다만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앞으로도 아파트란 애증공간의 무게감과 영향권이 계속될까의 물음이다. 원래 아파트는 인구이슈와 직결된다. 부머집단이 불지핀 자연 증가의 거대인구를 수용할 효율·경제적인 주거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농산어촌의 로컬인구가 도시·현대·공업화로 서울·수도권에 몰려드는 사회이동까지 가속화되며 한정 공간의 압축·고밀주거의 결과가 아파트다.뒤집으면 고작해야 1970년대부터 아파트에 익숙해졌다는 뜻이다. 지금은 ‘집=아파트’의 등식일 정도로 일반화된 상식수준이나, 그 역사는 짧다. 아파트 전성시대를 열어준 건 1989년 분당, 일산 등 제1기 신도시로 이해된다. 그만큼 서울공간에의 수용범위를 넘어선 과도한 인구공급이 반복됐다. 평형구성도 이른바 표준가족(부모+자녀 2인)에 최적화된 설계가 선호됐다. 본격화된 핵가족의 욕구·취향을 품어내는 구조진화도 가시화됐다. 이후 아파트 일변도의 집합주택은 한국의 주거스타일을 상징하는 대푯값이 됐다.문제는 앞으로다. 대전제인 인구공급이 멈춰섰다. 더 정확히는 줄어들기 시작한지 벌써 4년차다. 인구감소 속 핵개인의 1인화도 신트렌드로 안착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파트의 결정·파급력은 계속될까. 아파트 패러다임의 변화를 조심스게 떠올리는 이유다. 최소한 지금의 아파트와 같은 표준·획일성은 수정 대상이다. 사람만큼 다양한 색깔을 반영하는 게 좋다. 궁극적으로는 비중감소다. 고성장기의 주거준칙이던 고밀·압축형 아파트는 줄어들 확률이 높다.부수단·거래대상으로서 아파트의 존재가치는 저하·상실될 수밖에 없다. 인구감소가 강력한 신호다. 가족변용조차 본격적이라 주거공간의 재편흐름은 회피하기 어렵다. 결국 ‘아파트=인구+가족’. 인구·가족의 드라마틱한 변화야말로 아파트의 고정관념이 통하지 않음을 설파한다. 청년이 엄마아빠가 될 기약이 없는데 아파트를 살 이유는 없다. 연 100만명이 사라지는 시대가 시작된다. 반면 아파트는 여전히 권력·질서로 추앙되며 시대변화에 맞선다. 강조컨대 그럼에도 불구, 아파트의 재구성에서 비켜설 묘책은 없다.전영수 한양대국제대학원 교수

2024-03-18 14:03 전영수 한양대국제대학원 교수

[브릿지 칼럼] 실업급여 인상, 되돌아온 건 일자리 감소

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고용보험기금이 바닥을 드러내다 못해 적자로 돌아섰다. 문재인 정부 초기만 해도 10조원 넘게 쌓여 있던 고용보험기금은 2022년 말 기준 약 4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물론 여기에 당장의 재정 파탄 위기를 봉합하기 위해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빌린 돈 약 10조원을 더하면 6조원 흑자 상태가 된다. 여기서 핵심은 이제 다른 기금으로부터 돈을 빌리지 않으면 실업급여제도의 자립적 운영이 불가해졌다는 점이다.사태가 여기까지 이른데에는 무리한 실업급여 확대정책을 추진한 문 정부의 책임이 크다. 지난 2019년 10월 문 정부는 실업급여제도를 개편해 실업급여를 대폭 인상했다. 실업급여 지급액을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상향했고, 지급기간도 90일~240일에서 120~270일로 연장했다. 이로 인해 실업자의 절대 규모가 크게 늘지 않았는데 실업급여 총지급액은 크게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실업자는 2018년 107만 3000명에서 2020년 110만8000명으로 3.3%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실업급여 총지급액은 6조7000억원에서 12조원으로 82% 급증했다. 실업급여 재정 위기의 신호탄이 쏘아진 것이다.곳간이 비기 시작하자 문 정부는 이를 메우기 위해 고용보험료율을 인상했다. 기존 1.3%였던 고용보험료율을 2019년 10월에 1.6%로 올렸지만, 이마저도 부족해 2022년 7월에 1.8%로 한 차례 더 인상했다. 증가율로 환산하면, 무려 38%에 달한다. 덧붙여 임기 중 고용보험료율을 두 번 올린 최초의 정부라는 타이틀도 얻게 됐다.문제는 단순히 고용보험료율이 크게 올랐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고용보험료는 근로자와 기업이 절반씩 나눠 부담한다. 이에 따라 인상된 보험료가 근로자와 기업에 전가되면, 경제 전반에 걸쳐 부정적 파급효과를 낳게 된다. 파이터치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10월 개정된 실업급여제도로 인해 2년간 일자리가 약 11만개 감소하고 기업수는 5.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실질국내총생산(실질GDP), 총실질소비, 실질설비투자가 2년간 각각 1조8000억원(0.1%), 1조2000억원, 2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구성원 전체의 편익을 나타내는 사회후생도 2년간 0.01%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이런 파급효과가 도출된 이유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급액과 지급기간을 늘린 확대정책으로 실업급여가 인상되면,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고용보험료율이 오른다. 증가된 고용보험료율 부담은 근로자뿐 아니라 기업에게도 전가된다. 이에 따라 기업이 부담할 단위노동비용이 증가해 이윤이 감소하고 기업 수가 줄어든다. 이는 일자리와 실질GDP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경제 전체 구성원의 편익을 나타내는 사회후생도 줄게 된다.실업급여를 인상하면 겉으로는 근로자의 복지가 향상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점은 그 여파가 결국 일자리와 실질GDP 감소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는 것이다. 이제 윤석열 정부는 지난 정부의 정책 실패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국민 부담이 더 늘기 전에 실업급여제도를 2019년 10월 이전 수준으로 되돌려 놓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

2024-03-17 14:02 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

[브릿지 칼럼] 섬별 아카이브 구축 급하다

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노인 한명이 사라지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섬 하나가 사라지는 것은 무엇과 비교할 수 있을까? 아마도 나라 하나가 없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떤 섬은 선사시대부터, 어떤 섬은 임진왜란 이후부터 사람이 살아왔다. 지금은 대부분의 섬이 전성기의 ‘십분의 일’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지만, 섬들은 독자적인 역사와 문화를 유지해 오고 있는 작은 나라임이 틀림없다.고령화로 섬들이 소멸 위기에 처한 현실에서, 살아계신 분들이 돌아가신다면 섬 문화도 통째로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더 늦기 전에 각 섬별 역사를 정리해야지 않을까 생각하던 차에 ‘낙월도(落月島)’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전남 영광군 칠산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 낙월도는 달이 지는 쪽에 있다고 해서 ‘진달이섬’으로도 불린다. 한때는 전장포와 더불어 국내 새우젓 생산량의 60%를 담당했던 이 섬은 전성기 에 인구가 1000여 명에 달했으나 현재는 170여 명으로 줄었다. 이 책은 수필집이라고 하지만 ‘섬 역사서’에 가깝다. 낙월도에 대한 통시적이고 다각적인 기록물을 남김으로써 사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크다. 256쪽 분량으로 섬의 역사와 문화, 지리, 종교, 교육, 교통 등을 망라해 세밀하게 다루고 있다. 지금은 사라진 낙월도 새우잡이 어선 ‘중선’과 전해오는 상엿소리, 뱃노래 가락 등도 채보해 기록했다.‘여서도지(麗瑞島誌)’라는 책도 눈여겨 볼만하다. 여서도지는 완도의 남쪽 끝에 있는 오지 섬 여서도의 지리와 인문환경 등을 담아 완도문화원이 발행한 책으로, 역사학을 전공한 유영인 씨가 썼다. 이 책은 발행 목적에서 “지금 살고 계신 노인들이 떠나면 섬의 문화와 언어, 민속이 영원히 사라질 것 같아 미리 대비해 재조명하려 한다”고 밝혔다.이 책은 마을에서 내려오는 언어로 지명 하나하나를 매우 구체적이고 현장감 있게 설명하고 있으며, 패총의 역사는 물론 마을에서 신성하게 여긴 바위와 주민 생활상까지 폭넓게 다룬다.특히 고향을 떠난 향우들의 동정도 다루고 있는데, 섬 주민들의 주요 출향지인 군산과 부산까지 찾아가 향우들을 인터뷰하고 유년 시절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수집해 게재하고 있어 흥미롭다.지자체 중에서는 2026 여수 세계섬박람회를 준비 중인 전남 여수시의 섬 문화 아카이브 구축 노력이 돋보인다. 여수시의 경우 관할 행정동의 지리, 역사, 문화유산, 성씨·인물 등과 함께 거문도, 금오도, 연도 등 소속 유·무인도에 대한 콘텐츠를 ‘디지털 여수문화대전’으로 구축해 누구나 쉽게 접근하도록 했다. 하지만 개별 섬에 대한 자료 측면에서 볼 때 ‘낙월도’와 ‘여서도지’처럼 단행본으로 낼만큼 상세하지 않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각 섬의 전통문화는 앞으로 케이컬쳐(K-Culture)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 오래된 미래의 원형이다. 이 원형이 사라지기 전에 정부 주도의 지자체 공모사업 형식으로, 전국 450여 개의 유인도에 대한 섬별 아카이브 구축에 나서야 한다. 거문도뱃노래, 위도띠뱃놀이 등 이미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세상에 많이 알려진 것도 있지만 섬에는 아직 채집되거나 정리되지 않은 노동요와 설화, 민속놀이, 그리고 섬 음식 레시피가 수두룩하다. 잊혀 가는 섬 향토사를 재조명하고 기록할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

2024-03-14 14:03 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

[브릿지 칼럼] 배부른 소크라테스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현대 자본주의는 자유에 경제적 수식어를 붙인다. 왜 그럴까? 돈이 자유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기업가는 사람을 고용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자유로운 시간을 갖는다. 기업가에게 돈이 주는 가장 큰 배당금은 자신의 시간을 자신의 뜻대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가난한 사람은 시간과 돈을 맞바꾼다. 경제적 자유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결국 경제적 자유의 본질은 바로 ‘시간의 자주권’이다. 속담에 “광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다. 인간적 도리도 최소한의 경제적 바탕이 있어야 가능하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고 싶다”고 말하지만 돈이 없으면 위대한 생각이 있더라도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다.“나는 젊은 시절에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오늘날 나는 확실히 깨달았다.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아일랜드 시인이자 소설가인 오스카 와일드의 말이다. 오늘날 돈은 힘이요 권력이자 에너지의 원천이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도 동일하게 강조한다. 돈은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경쟁력을 강화시키며 사업의 추진동력으로 작용한다.돈은 인격적 자유이기도 하다. 돈은 힘들고 더러운 일, 위험한 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기계적이며 재미없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가 하면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퇴근할 수 있는 등 온갖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유를 준다.아무리 존경스럽고 고결해도 돈이 없으면 비천한 하류 취급을 받는다. 의(義)를 중시하는 선비일지라도 먹고 살기 빠듯하면 올곧은 자세를 이어가기 어렵다. 나폴레옹의 어머니인 마리 레테치아 보나파르트는 35세에 미망인에 되어 “내가 두려운 것은 가난으로 인해 당하게 될 모욕”이라고 했다.“그래서 사람들은 지혜와 덕이 아니라 부를 얻으려 노력한다.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돼야 한다.”평생을 독신으로 검소하게 산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의 말이다. 현대 사회에서 돈의 위력은 가히 파괴적이다. 돈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지만 불행의 고통을 덜어준다. 돈은 인간사회의 공통분모이자 삶의 목적이 돼버렸다.프랑스의 철학자이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알베르 카뮈는 “돈이 없어도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생각은 정신적 허영”이라고 지적한다.‘포보스’의 창립자인 버티 포브스는 그의 아들 맬컴에게 “100가지 문제 중 99가지 문제의 해답은 돈”이라고 강조했다.오늘날 MZ세대들이 중시하는 공정성 이슈도 결국은 돈으로 귀결된다. 돈은 문제해결의 중심에 있으며 문제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2022년 3월 경제협력개발기구는 한국의 실질 은퇴 연령이 평균 72.3세로 초고령 사회인 일본보다 높고 OECD 국가 중 1위라고 보도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부자 되기와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베스트셀러 책들을 모조리 읽어도 현대인의 대부분은 경제적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타깝지만 사람들은 관 뚜껑을 덮을 때가 돼야 돈의 무익함을 안다.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2024-03-13 16:46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명의칼럼] 큰 일교차에 약해진 면역력, 젊은 남성도 전립선염 주의

이장희 인천힘찬종합병원 비뇨의학과 과장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신체 적응 능력이 떨어지고 면역력도 약화돼 각종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전립선 주변 근육이 수축하면서 전립선염이 생길 수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2년 통계 자료를 보면, 전립선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월 3만7314명에서 3월 3만8545명으로 약 3.2% 늘었으며 3월부터 5월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 6월에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전립선염은 남성의 10~12%가 증상을 경험하고 비뇨의학과 외래 진료 환자의 상당수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젊은 남성도 주의가 필요하다. 2022년 총 환자 중 30대가 20.1%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19.4%)와 50대(18.2%) 순으로 나타나 비교적 젊은 층의 발병률이 높다.남성의 생식 기관 중 하나로 정액을 생성하고 분비하는 역할을 하는 전립선이 세균에 감염되거나 염증이 생긴 상태가 바로 전립선염이다. 보통 세균성과 비세균성으로 구분하는데, 세균성 전립선염은 세균이 요도에서 전립선으로 역류하거나 직장에 직접 또는 림프관을 통해 침범해 생길 수 있다. 대장균이 주 원인균이지만 성 매개 감염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이와 달리 원인균을 찾기 어렵고 감염 경로도 명확하지 않다면 비세균성 전립선염에 해당한다. 배뇨 장애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오랜 시간 회음부 압박, 신경학적 이상, 자가면역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전립선염이 생기면 가장 흔하게 겪는 증상이 회음부와 골반의 통증이다. 고환이나 아랫배의 통증과 함께 빈뇨, 배뇨통, 배뇨 지연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있지만 위독한 증상이 발현되지 않아 자칫 방치하게 되는데, 오랜 기간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으로 발전함과 동시에 여러 합병증에 노출될 수 있다.세균감염이 원인이라면 항생제나 항염증제, 방광과 전립선 주변의 근육 섬유를 이완시켜주는 알파차단제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비세균성 전립선염의 경우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원인을 제거하거나 전립선 마사지, 자기장 치료 등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전립선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면역력을 강화해야 한다. 따뜻한 물에 좌욕을 자주 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전립선을 압박하는 자전거나 오토바이 등은 오래 타지 말아야 한다. 알코올, 자극적인 음식, 고칼로리 음식도 전립선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이장희 인천힘찬종합병원 비뇨의학과 과장

2024-03-12 07:00 이장희 인천힘찬종합병원 비뇨의학과 과장

[브릿지 칼럼] 조국의 여전한 숙제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4월 10일 실시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조국 전 장관이다. 조국 전 장관은 이미 알려진 대로 자녀 입시 의혹과 청와대 민정수석 근무시절 업무 관련 의혹으로 기소됐고 재판에서 2심까지 법정 실형을 선고받으며 대법원판결을 기다리고 있다.조국혁신당은 지난 3일 조 전 법무부 장관을 초대 당 대표로 선출했다. 조 대표는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저는 지난 5년간 무간지옥 속에 갇혀 있었다. 온 가족이 도륙되는 상황을 견뎌야 했다”며 “피와 땀으로 지켜온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파괴하는 윤석열 정부의 역주행을 더는 지켜볼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건너야 할 강은 검찰 독재의 강이고 윤석열의 강”이라며 “오물로 뒤덮인 윤석열의 강을 건너 검찰독재를 조기에 종식하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갈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너야 할 강은 ‘조국의 강’이 아니라 ‘윤석열의 강’임을 분명히 했다. 조국 대표는 정치 출사표에서 ‘자신은 억울하고 타도 대상은 윤석열 정부’라고 강조했는데 과연 여론도 조국의 조국혁신당에 대해 그렇게 판단하고 있을까.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자체적으로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4.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국민의힘 37%, 더불어민주당 31%로 나왔다. 두 정당이 모두 직전 조사보다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 속에서 조국신당은 6%로 제 3지대 정당 중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 놀라운 점은 지역별로 볼 때 호남에서 11%의 두 자릿수 지지율을 받으며 민주당 다음으로 지지를 많이 받는 정당으로 우뚝 올라섰다. 조국혁신당이 매우 약진한 결과로 나오지만 연령별로 볼 때 반응은 사뭇 다르다. 20대는 조국혁신당을 선택하지 않았고 30대에서는 1%를 기록했다. 자녀 입학 문제로 얼룩졌던 조국 대표의 이미지 탓인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은 2030 MZ세대 그리고 학생층에서 매우 취약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조 대표가 정치권에 뛰어들고 말지는 본인의 자유의사 결정이지만 정치적으로 평가하고 해석하기 이전에 조 대표의 혐의는 엄중했고 태도는 매우 실망스럽다. 입시 비리 및 감찰 무마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 대표는 지난 2월 8일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1·2심 법원은 조 대표가 딸과 아들의 입시를 위해 허위 인턴십 확인서와 체험활동 확인서를 제출해 국내 대학의 입학 업무를 방해한 혐의, 아들의 온라인 시험을 도와줘 미국 조지워싱턴대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조국 사태는 교육·입시와 관련한 공정성·정직성의 문제를 뜨거운 쟁점으로 끌어올렸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보듯이 20대(만18세 이상)과 30대 그리고 학생층은 조국 대표가 견인하는 조국혁신당에 대해 매우 냉소적이다.조 대표는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장학금을 받은 게 청탁금지법 위반이라는 혐의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무마한 혐의도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 역시 공직자 도덕성과 권한 남용을 경계하는 차원에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법적 평가다. 조 대표는 여러 차례 사과를 표명했지만 ‘정의’을 남보다 앞서서 외쳤던 조국 대표의 옛날 행적을 기억하는 유권자라면 어리둥절할 뿐이다. 대실망하고 급분노했던 민심에 대해 결자해지가 우선이다.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2024-03-11 13:50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브릿지 칼럼] 100세 가정 투자학 개론

엄길청 국제투자분석가/국제투자리서치포럼 회장점점 100세 시대를 기정사실화 하는 사회분위기다. 작금의 의대 증원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불어닥칠 불원 간의 100세 시대 예감이 장기 배경으로 스친다.미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가장 큰 자산운용사는 ‘블랙록’이다. 운용자산 규모가 무려 1경 원을 넘본다. 우리 전체 국부 추산액의 3분의 2에 버금가는 자산규모다. 주식만 해도 2023년 12월 말에 5223조 원이었다. 우리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을 다 더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곧 중국 전체 시가총액을 추월할 이 회사를 래리 핑크라는, 조금 거친 언사의 70대 창업주주가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다.그는 2020년 말에 불쑥 미국이 2023년에 심각한 경제침체에 빠지고, 증시는 대폭락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곧 70대를 앞둔 제이피 모건 체이스의 CEO 제이미 다이먼도 같은 시기에 그의 주장에 동조해, 유펜 와튼 스쿨의 제러미 시걸 교수 같은 장기 긍정론자들에게 좀 생경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미국 증시는 그 해 호황이었고 2024년까지 사상최고의 신고가를 연출하고 있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가 크게 틀렸다.그런 그가 최근에 “100세 시대를 대비해 누구나 주식,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장기투자하는 게 좋겠다”고 주장했다. 실물자산은 장기투자 하되, 보유하는 동안 위험을 잘 견디라는 단서를 달았다. 중단기로 시장이 오르내리더라도 목표 시간까지는 꾸준히 보유하라는 소리다. 한 시대의 투자 거장이 미국 주가 사상최고가 부근에서 던진 말로는 너무 놀랍다. 앞으로 아주 긴 시간 동안 실물자산이 꾸준히 오를 것이라 본 것이다. 앞서 2023년 7월에는 “이제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도 가치가 있다”는 소신까지 남긴 그가 이번에는 실물자산 보유중심의 100세 시대 장기투자론을 던진 것이다.마침 역대급 투자 대가인 95세의 워런 버핏이 전 자산의 40%를 현금으로 쥐고 있는 시기에 던져진 실물자산 장기투자론이다. 얼마 전 평생의 투자동료 찰리 멍거를 잃은 버핏은 “지금 마땅히 투자할 자산이 크게 더 안 보인다”고 했다. 실은 래리 핑크도, 제이미 다이먼도 버핏처럼 많은 현금과 채권을 갖고 있는 중이다. 그러던 래리 핑크가 이제 실물자산 인플레이션을 장기적으로 내다 보고 있는 것이다.지금 미국은 거대한 정부투자가 경제운용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그 돈들이 매개가 되어 연착륙도 경착륙도 아닌, ‘노 랜딩’ 경제를 이끌며 ‘매그니피션트7’ 같은 빅테크 기업과 비트코인 시가총액의 촉매가 되고 있다. 게다가 엔비디아의 창업자는 5년 내에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휴머노이드 인공지능(AI)의 등장을 예견했다. 거대한 투자가 장기간 AI분야로 집중되리라 보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찾아오는 100세 시대에 대비해 미국인 가정의 돈은 실물자산에 80% 정도 장기투자하고 오래 기다리고 견디자는 말을 래리 핑크가 던진 것이다.100세 미래가 잰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다. 기업과 가정 간 직접적인 소득연결이 엷어지고, 기업 소득은 국가를 거쳐 행정적으로 이전해 국민에게 정치적으로 공유화하는 ‘공중소득의 길’로 들어선다. 마치 틈새시장 찾기 같은 정당의 생계형 선거전략들이 이를 반영한다. 차제에 100세 장수시대에 대비해 개인들이 기업과 도시의 소득에 공정하게 접근하게 하는 증권투자시장, 부동산투자시장을 미리 정비하고 진작하는 정책노력이 시급하다.엄길청 국제투자분석가/국제투자리서치포럼 회장

2024-03-10 13:59 엄길청 국제투자분석가/국제투자리서치포럼 회장

[브릿지 칼럼] 디지털 세상, 서러운 노인

이진숙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국장·경제학 박사‘띠리리리 띠리리리 띠리리리.’ 버스에서 울려 퍼지는 휴대폰 벨소리 고개를 돌려보니 한 어르신이 가방 속을 다급하게 휘젓고 있다. 벨소리가 한참을 울리고 나서야 이 상황이 진정됐다. 어르신은 아직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지 몇 번을 터치한 후에야 벨소리를 멈출 수 있었다.그제서야 몇 년 전 엄마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다가 싸웠던 기억이 났다. 여전히 엄마는 스마트폰을 불편해한다. 전화를 걸고 받는 일 외에는 쓰려고 하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갑자기 TV 방송이 안 나오자 인터넷 통신회사에 전화를 한 모양이다. 상담원 설명이 너무 어렵길래 결국은 A/S를 포기했다고 한다. 결국 오래된 TV 탓이려니 하고 TV를 장만했으나 기능이 왜 이리도 복잡한지 스마트폰 못지않았다고 한다. 엄마는 혼자 사는 80대 초반의 고령자다.나이가 들면 불편한 것이 많아진다. 익숙한 것에 안주하려하고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커진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에게는 편리한 환경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해졌다.우리 사회는 곧 전체 인구의 20%가 노인이 되는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지금의 소비환경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인구가 많아질 것이라는 예고이기도 하다. 한국소비자원의 2023년 소비생활지표를 살펴보면 이러한 현상이 잘 나타나 있다.디지털 대전환 이후 종합소비생활만족도가 모든 연령대에서 상승했지만, 유일하게 60대 이상에서만 하락한 것이다. 인터넷쇼핑, 모바일쇼핑, 인터넷뱅킹 등 디지털 소비생활도 마찬가지였다. 60대 이상에서만 디지털 활용 비율이 2021년에 비해 33.6%p나 하락했다. 디지털 소비생활이 불편하다는 고령자들의 속내이기도 하다.고령자 소비자상담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분석한 소비자상담 트렌드를 살펴보면 60세 이상의 소비자상담이 2020년 12.74%에서 2021년 13.63%, 2022년 14.31%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정책의 일환으로 고령자 눈높이에 맞춰 소비자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 내용에는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교육과정도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정부와 많은 유관 기관에서도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령자가 모바일로 기차표를 예매하고 인터넷으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말이다. 그 덕분에 일부 고령자들은 모바일로 예매를 시도하거나 식당에서 무인주문기를 이용하여 주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고령자들이 디지털 환경을 불편해한다.물론 고령자의 경제적 경험이나 소득수준에 따라 디지털 역량은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나이가 들어가면 두뇌 기능이 저하되고 학습 능력, 기억력, 자극에 대한 반응력이 모두 감소한다는 것이다. 교육 당시에는 모두 이해하는 듯 보이지만 뒤돌아서면 곧 잊어버린다. 그래서 고령자에 대한 소비자교육은 인내심을 갖고 더 많이 반복해야 한다.이러한 의미에서 우리의 노력이 과연 고령자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인지도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고령자의 배우려는 열정도 중요하다.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기술에 계속 적응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가까운 미래에 불편한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 늙지 않는 사람은 없다.이진숙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국장·경제학 박사

2024-03-07 14:10 이진숙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국장·경제학 박사

[명의칼럼] 유방암·자궁암·난소암 환자의 공적 ‘림프부종’의 해결사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70세 여성 A 환자는 7년 전 유방암 3기로 진단받아 모두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전이를 막기 위해 림프절도 함께 절제했고 이후 방사선치료 23회, 항암화학요법 8회를 받았다. 이를 통해 완치 판정을 받았다.하지만 수술한 이듬해부터 오른쪽 팔에 부종이 생기더니 점차 심해져 지난해에는 오른팔 뼈마디가 쑤실 정도였다. 이에 필자가 창안한 ‘데코벨’ 3종 치료를 받고 호전돼 우측 팔의 부기가 예전에 비해 20%가량 감소했고 뼈마디 통증이 사라졌다.55세 여성 B 환자는 10년 전 난소암 수술을 받고 3년 전에 양측 하지에 부종이 시작됐다. 수술 당시 좌측 난소 전부와 인접한 림프절 50개를 절제했다. 이 환자 역시 2년 전부터 데코벨 치료를 받고 증상이 개선됐다. 필자의 임상경험 상 데코벨요법을 꾸준히 시행하면 연 평균 10~20%씩 림프부종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정도만으로도 치료 전에 비해 삶의 질이 좋아져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자신감을 되찾게 된다.림프부종은 발생 원인과 진행 양상에 따라 1차성(선천성·조발성·완발성), 2차성(속발성 또는 병인성)으로 나뉜다. 선천성은 말 그대로 유전 또는 가족력에 의한 것이다. 조발성은 14세 전후, 완발성은 35세 전후에 발생한다.속발성 림프부종은 외국의 경우나 연구문헌에 따르면 Wuchereria bancroft라는 기생충에 감염된 게 가장 흔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국내서는 아직 연구된 바가 없다.오히려 필자가 3년 전에 내놓은 소규모 통계가 국내 실정에서 발병 원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 필자의 병원에 내원한 환자를 분석했더니 1차성이 22.5%를, 2차성이 77.5%였다. 2차성 중 83.5%는 암수술에 의한 것이었다.일반적으로는 유방암이나 자궁암, 난소암 수술 환자는 최소 20%, 많게는 50%가 림프부종에 노출된다. 수술 과정에서 암의 전이를 예방하기 위해 암 주위의 림프절을 광범위하게 절제하는데다가 방사선, 항암제 등의 후속치료 과정에서 림프 순환계가 더욱 망가지기 때문이다.최근 수술기법이 발달돼 전이가 없는 경우, 한두 개의 림프절만 절제하고 대부분의 림프절을 보존한다. 그러나 병기가 진행된 상태에서는 림프절을 수십개 절제해야 한다. 이럴 경우 팔이나 다리의 림프액이 빠져나가는 통로가 폐쇄돼 림프액의 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림프액이 팔, 다리에 고여 림프부종이 발생하게 된다.림프절을 많이 절제할수록, 수술 후 후속치료(방사선 및 항암제)가 거듭될수록, 비만할수록 림프부종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심지어 이물질, 실리콘, 필러, 보톡스 등으로 시술한 경험이 있거나 문신 등을 했다면 이론적으로 림프부종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하겠다.림프부종의 치료를 위해 큰 병원에서는 ‘림프관-정맥 문합술’을 해서 림프액이 빠지는 길을 만들어준다. 이 수술로 호전이 없거나 림프관 기능이 많이 떨어진 경우에는 림프절 이식술을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엄청나게 많은 양의 림프액을 소통시킬 림프절이 사라진 마당에 이런 수술을 통해 순환시키려는 시도는 안타깝게도 저수지 물을 수도꼭지로 빼내려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필자가 20여년간 림프부종 환자를 치료하면서 얻은 결론은 ‘데코벨’ 요법이 근본치료를 실현할 유력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데코벨은 디톡스(림프해독, DEtox), 압박요법(COmpression, 압박붕대 및 압박스타킹), 붕대요법(Bandage), 림프슬러지 전기자극 용해법(ELcure) 등의 머리글자를 땄다.조어 상 4가지 치료법으로 구분했지만 붕대요법은 압박요법과 같은 범주다. 결국 디톡스, 압박·붕대요법, 전기자극치료 등 3대 요법이 림프부종을 다스리는 핵심이다.디톡스는 림프부종이 개선될 수 있는 신체적 토대를 만드는 것이다. 즉 림프흡수마사지(림프순환LC테라피), 좌훈(쎌큐어 온열테라피), 관장(엔터릭테라피), 디톡스에 도움되는 식물영양소(파이토케미컬) 보충요법 등을 통해 림프절의 기능이 향상되도록 촉진하다.압박·붕대요법의 핵심은 림프부종 전용 의료용 압박스타킹 및 저탄력 붕대(수입산)을 사용하는 것이다. 의료용 스타킹은 발목의 압력이 100%라면 허벅지 최상단의 압력은 40% 정도가 되도록 설계돼 피를 위로 올려 짜준다. 이 스타킹의 10배 이상의 효과를 보이는 게 저탄력 전용 압박붕대다. 다만 일반 외상용 붕대를 감으면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최신 전기자극치료인 ‘엘큐어리젠’ 요법은 100~800 마이크로암페어(㎂) 수준의 미세전류를 1500~3000V의 고전압으로 피부 아래 깊숙이 병든 세포 단위까지 흘려보낸다. 전압은 높지만 전류의 세기가 약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림프절을비롯해 전류가 흘러들어간 모든 세포의 기능을 향상시키며 건강하게 해준다. 핵심은 림프찌꺼기를 용해, 배출시킴으로써 림프액이 소통할 공간을 열어주는 데 있다.엘큐어리젠요법을 실현하는 ‘엘큐어1000’은 지난 1월말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료기기로 정식 등록됐다. 통증 완화, 세포 활성화 및 재생, 혈액 및 미세순환 개선, 통증의 중증도 평가진단 등을 수행하는 의료기기로서 인정받았다.림프계를 ‘제2의 혈관’이라고 한다. 혈관처럼 온몸에 퍼져 있는 체액의 흐름을 연결하는 망이다. 단백질 등 영양물질을 운반하고, 노폐물은 배출하며, 면역기능에 관여한다. 림프부종은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섬유화가 진행된 3기에는 치료가 더디다. ‘데코벨’ 조기치료를 통해 림프계 기능을 회복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2024-03-07 08:13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명의칼럼] 환자 스스로 하는 투석혈관(동정맥루) 관리

윌스기념병원(수원) 심·뇌·혈관센터 진형용 원장(혈관외과)혈액 투석이 필요한 만성 신부전(콩팥병) 환자에게는 투석혈관(동정맥루)은 생명줄과도 같다. 혈액투석은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어 투석기 필터로 노폐물을 걸러낸 뒤 다시 몸 안으로 주입하는 과정을 4시간에 걸쳐 진행하며 이 과정을 일주일에 3번 시행한다. 때문에 4시간 동안 혈액이 빠져나갔다 되돌아오는 압력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투석혈관이 유지되어야 한다. 투석혈관(동정맥루)은 환자 팔의 동맥과 정맥을 수술로 서로 연결해, 약한 정맥을 동맥화시켜 투석 압력을 견디도록 만든 것이다. 투석혈관(동정맥루) 조성술은 자가혈관 또는 인조혈관을 사용하는데, 투석혈관(동정맥루)을 만들어야 할 위치에 자가혈관의 직경이 작거나 없을 경우 인조혈관을 사용하게 된다. 투석혈관(동정맥루) 관리는 효과적인 혈액투석과 합병증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는 물론 환자 스스로 보호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한다.우선 투석혈관(동정맥루)은 피가 들어오는 유입구(동맥 방향)와 피가 나가는 유출구(정맥 방향)가 문제없이 잘 유지되어야 한다. 하지만 투석혈관도 우리 몸의 혈관처럼 협착(좁아짐), 폐쇄(막힘), 혈전(피가 굳은 덩어리), 석회화(칼슘이 침착해 혈관이 굳음)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합병증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조기에 인지하고 조치한다면 막히지 않고 오랫동안 투석혈관을 사용할 수 있다.이들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사가 중요한데, 간단하게 본인이 집에서 해볼 수 있는 검사가 있다. 우선 첫번째는 투석혈관의 유입구(동맥쪽)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투석혈관의 한 지점을 손가락으로 눌렀을 경우 동맥쪽 방향의 투석혈관의 맥박이 평소보다 약하게 느껴진다면 유입구쪽 동맥의 협착을 의심해볼 수 있다. 두번째는 투석혈관의 유출구(정맥쪽)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유출구쪽 문제가 있는 경우는 평소보다 투석혈관이 딱딱하다고 느껴지거나, 투석중 팔의 통증이 있기 시작하고, 투석이 끝나고 지혈이 늦어지고, 팔이 조금이라도 붓는 증상이 나타나며 투석혈관이 있는 팔을 들어보았을 때 평소보다 투석혈관이 잘 눌리지 않고 딱딱하게 느껴진다면 유출구쪽 정맥에 협착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투석실 선생님들과 상의 후에 가까운 혈관외과를 찾아 초음파 혈류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또한 투석이 잘 진행되더라도 정기적으로 혈관초음파나 혈관조영술 등을 통해 혈관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투석혈관이 막히기 전이라면 인터벤션 혈관확장술을 통해 혈관 문제를 비교적 간단하게 교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투석혈관을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감염예방을 철저히 해야하며, 투석혈관을 만든 팔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해야하고, 해당 팔에서 혈압을 측정하거나 채혈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팔찌 등 손목을 조이게 하는 장신구는 자제하고,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도 피해야 한다. 또한 팔을 베고 눕거나, 장시간 굽히거나 압박하지 말아야 한다.그리고 평소에는 올바른 자세, 자신에게 맞는 식이조절, 적절한 운동(무거운 팔 근력운동은 피한다) 등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지금처럼 춥고 건조한 계절에는 투석혈관 부위가 가려워서 본인도 모르게 긁을 수 있고 감염이나 염증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투석을 받지 않은 날은 보습제 등을 발라 가려움증을 예방해야 한다. 투석혈관을 잘 관리해야 오래 사용할 수 있고, 투석 환자들이 건강한 신대체요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윌스기념병원(수원) 심·뇌·혈관센터 진형용 원장(혈관외과)

2024-03-06 18:06 윌스기념병원(수원) 심·뇌·혈관센터 진형용 원장(혈관외과)

[브릿지 칼럼] 마이 웨이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의 명곡 중에 마이 웨이(My way)라는 곡이 있다. 예전에 팝송 좀 들어 본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본 익숙한 곡이자 한국인이 사랑하는 팝송 중 하나이다.마이 웨이는 원래 프랑스 샹송 가수인 끌로드 프랑소와(Claude Francois)의 언제나처럼(Comme d’habitude)이라는 곡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실제 원곡 샹송에서는 마이 웨이와는 달리 연인의 권태로운 일상에 대한 마음을 토로하고 있다.이소룡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유명한 배우, 브루스 리(Bruce Lee)도 이 곡을 매우 사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장례식에서 이 곡을 들려줄 것을 유언으로 남겼고, 실제 그의 장례식장에서 그의 마지막 가는 길에 함께 했다고 알려져 있다.또한, 한국 축구의 위상을 한 단계 올리는 데 큰 기여를 한 축구 감독 거스 히딩크의 애창곡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인생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자신의 인생을 담담히 되돌아 보며 스스로의 삶에 대한 회한과 위로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가사가 마치 우리들의 인생에서의 희노애락을 보여 주는 것 같아서인지 전세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몇 년 전 Sophie Fatu라는 5살의 소녀가 미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열창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가사 중에 보면, “이제 종착지가 가까워지고, 내 인생의 마지막을 마주하고 있네. 후회되는 것도 좀 있고 감당할 수 없는 일들도 있었지만 내 방식대로 당당히 잘 맞서며 살아왔다네…”라는 표현이 나온다. 그리고 이 노래에 나오는 가사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표현은 이 대목이다. Yes, there were times Im sure you knew, when I bit off more than I could chew, but through it all, when there was doubt, I ate it up and spit it out, I faced it all and I stood tall and did it my way. (당신도 알다시피, 내가 버거운 일들을 감당해야 될 때도 있었고, 자신 없을 때도 있었지만, 어려움들에 당당히 맞서서 받아들이고 견뎌냈다오, 내 방식대로…)‘마이 웨이’는 ‘내 방식대로’, ‘내 마음대로’라는 뜻이다. 그래서 의미가 이중적으로 해석되곤 한다. 나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비굴하지 않게 당당하게 살았다는 의미도 되고,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기 고집대로 한다는 뜻도 될 수 있다. 물론 노래에서는 전자의 의미로 해석이 된다.이런 이중적 의미 때문에 주변의 조언을 듣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주장만을 관철하려는 사람에게 ‘마이 웨이’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귀를 좀 열고 다른 이들이 나와는 다를 수 있지만 다른 시각에서의 의견을 잘 참고한다면 더 나은 아워 웨이(Our Better Way)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바람처럼 빠른 세월이 우리 곁을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가고 있다. 올해는 좋은 의견들이 모여 더욱 더 발전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2024-03-06 14:29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명의칼럼] 겨울철 피부 건조증 개선, 체질에 맞는 치료법 찾자

손병국 함소아한의원 중랑점 원장겨울이 되면 피부 건조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특히 실외에서는 피부가 푸석푸석해지며 미세먼지로 인해 피부 트러블이 더 심하게 올라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만약 다른 사람들에 비해 피부가 더 건조하고 각질이 생겨 가렵거나 붉게 발진이 생긴다면 문제 원인을 빠르게 파악해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유난히 비위가 약해 잘 먹지 못하고 마른 사람들은 대체로 피부도 푸석푸석한 편이다. 이런 경우 우리 몸에서 비위가 음식을 흡수해 기혈을 만들어 피부를 포함한 온 몸으로 공급해줘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피부가 영양분을 받지 못하고 혈액순환이 원활히 되지 않아 피부 장벽이 약해져 각질이 많이 일어나고 푸석푸석해지는 것이다.이런 사람들은 몸 전체의 기혈보강이 되어야 피부도 튼튼해지기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팔물탕과 같이 기혈을 보하는 처방으로 피부 건조증을 치료한다. 몸속에서부터 피부 전체가 약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꾸준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몸속에 유난히 열이 많은 사람들은 한의학적으로 폐나 간에 열이 많은 것으로 간주한다. 대체로 몸에 화와 열이 많으면 에너지를 많이 쓰고 태우는 기운이 강한 편이다 보니 몸속은 물기가 부족해지는 경향이 있다. 즉, 열이 많다 보니 피부에 자잘한 발진이 자주 생기거나 간지러움을 호소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이런 경우 몸 속 열을 식혀주고 양기보다는 음기를 보하는 치료를 통해 피부의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분, 술 등은 몸의 열을 쉽게 일으키기 때문에 단 음식이나 탄수화물 위주의 음식을 적게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몸에 열이 많지 않지만 음기가 부족해 피부가 건조한 체질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신음허증’이라고 부르는데, 타고난 원기가 부족한 상태를 의미한다. 어릴 때부터 몸이 허약할 수도 있고 섭생이 잘 되지 않았거나 병치레 후 몸이 허약해지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대체로 폐나 기관지가 건조해 가래가 끓거나 목소리가 쉬는 경우를 같이 보일 때가 많다.육미지황탕이나 경옥고 같은 보약으로 피부를 치료했다고 하면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경옥고를 기력을 보하는 약으로만 많이 알고 있지만, 병치레 후 몸이 푸석푸석해지고 기침이 잘 떨어지지 않는 증상에도 효과적으로 쓰인다.그러나 약으로 피부를 개선하려면 몸속에서부터 작용해 피부 내, 장벽 기능까지 가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단순히 두드러기나 염증이 가라앉는 게 아니라 피부 전체 변화를 보려면 최소한 몇 주 간의 기간이 필요하다.손병국 함소아한의원 중랑점 원장

2024-03-05 07:00 손병국 함소아한의원 중랑점 원장

[브릿지 칼럼] 지상파 클래식 채널의 위기

이미란 롯데문화재단 마케팅팀 수석애플이 지난 1월 클래식에 특화한 애플 뮤직의 별도 앱인 애플 뮤직 클래시컬(Apple Music Classical)을 한국에 정식 출시했다. 2만여명 작곡가, 11만 5000여개 작품 등 방대한 규모의 클래식 음악 보고(寶庫)가 손에 담기게 된 것이다. 방대한 콘텐츠 외에도 애플 뮤직 클래시컬의 장점은 유명 연주자 및 공연장이 엄선한 ‘독점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피아니스트 손열음, 조성진, 임윤찬 등이 한국의 협력 아티스트로 참가했고 롯데콘서트홀, 예술의전당 등이 파트너사로 직접 큐레이션한 음악도 만날 수 있다. 애플 뮤직 클래시컬 출시 이전에도 스포티파이, 이다지오, 유튜브 뮤직 등을 통해 스트리밍으로 손쉽게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정액 이상의 구독료를 지불해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손쉬운 일이지만 앱 설치부터 정기결제를 등록하는 절차가 쉽지 않은 이들도 분명 있다. 그래서 어쩌면 가장 쉽게 비용 없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수단은 바로 클래식 FM과 TV 프로그램이다.현재 국내 지상파 클래식 라디오 채널은 KBS 클래식 FM(93.1Mhz)이 유일하다. 클래식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국악, 가곡, 재즈 등이 편성돼 24시간 방송된다. 프로그램으로는 CBS ‘아름다운 당신에게’, CPBC ‘유쾌한 클래식’, EBS ‘클래식 클래식’이 있다.그나마 라디오의 사정은 낫다. TV 클래식 프로그램은 현재 ‘KBS 중계석’, SBS ‘문화가중계’처럼 녹화 중계방송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MBC ‘TV 예술무대’는 지난 2월 방송 이후로 ‘프로그램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재정비 시간을 갖게 되어 잠시 쉬어간다’는 안내글이 홈페이지에 게시됐다. 해당글에는 티.예.무의 방송재개를 요청하는 수많은 댓글이 달려있다.유료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공하는 고품질의 콘텐츠는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경제적 여건이나 이용절차의 번거로움에 이용할 수 없는 이들에게는 문턱이 될 수 있다. 반면 지상파 방송은 국가적 차원에서 운영되는 만큼 모든 국민이 무료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클래식 음악의 창구역할을 할 수 있고 해야만 한다. 지상파 방송의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은 단순히 음악을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음악의 즐거움을 통해 교양을 함양하고 나아가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고 정서적 공감을 나눌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이는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와 사회적 포용성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지난해 TV 수신료 분리징수로 KBS가 비상경영을 선포했을 때 상업광고가 없는 KBS 클래식 FM 폐지 가능성에 대한 소문이 일기도 했다. 다행히도 3월 4일 봄 개편을 맞은 KBS 클래식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조금 바뀌었지만 프로그램들은 건재해 마음을 쓸어내렸다.다만 9시 뉴스 앵커로 더 잘 알려져있지만 클래식 프로그램 ‘클래식 오딧세이’(종영)와 ‘노래의 날개 위에’의 오랜 진행자로 더 깊이 각인된 정세진 아나운서가 경영위기 극복차원에서 시행한 특별명예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는 사실이 또 다른 클래식의 쇠락처럼 느껴져 애잔했다.  각종 국제 콩쿠르를 석권하고 전 세계에서 활약하는 K클래식을 칭송하면서도 정작 손쉽게 클래식을 접할 수 있는 수단은 점점 외면되는 것 같아 애석하기만 하다. KBS 클래식 FM의 시보(時報) 앞에는 ‘클래식을 더 가까이’ ‘음악으로 행복을’ ‘아름다운 음악이 있는 세상’이라는 멘트가 나온다. 클래식 음악의 진정한 가치와 그 매력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그날까지 클래식 음악이 우리 곁에 흐를 수 있는 지상파 클래식 프로그램의 역할은 계속되어야 한다.이미란 롯데문화재단 마케팅팀 수석

2024-03-04 14:26 이미란 롯데문화재단 마케팅팀 수석

[브릿지 칼럼] 최소비용으로 전쟁을 이기는 법, ‘지피지기 백전불태’

이창수 도전경영연구소장필자가 부실기업에 가서 영업 현황을 파악하다 보면, 항상 문제가 되는 것 중의 하나가 마케팅과 영업비 사용에 인색하다는 것이다. 대부분 그 적은 비용도 기존 고객 대응에 사용하고 있었다.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고 신제품을 수주하기 위한 비용 지출에, 특히 해외영업비 지출에는 더 인색한 경우가 다반사였다. 고객사와 경쟁사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 길을 비춰주는 등이나 달빛 없이 험한 산을 등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해외영업 대상을 선정하고 영업을 추진하고 수주, 개발, 생산, 판매가 이루어지는 시간이 최소 수년 이상 소요된다. 때문에 수익을 인식하기 전까지 비용만 발생하고, 비용을 투자해도 수익에 확신이 없기에 비용을 배정하지 않고, 그러다 해외 신규고객 발굴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된다.그렇다면 어떻게, 어떤 정보를 취득해 신규 제품을 수주하고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을까.수주를 위한 다섯 가지 프로세스가 있다. 첫 번째, 영업 타깃을 명확히 해야 한다. 자사의 장점은 무엇이고, 경쟁사보다 경쟁우위인 제품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제품을 구매하는 업체들을 분석해 영업 대상을 선정해야 한다.두 번째, 예상 고객이 개발 중인 신제품은 무엇인지, 자사가 개발·생산하는 품목과 관련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기존 구매 부품 및 제품의 구매처 변경 계획이 있는지 파악해 자사 제품으로 대체 가능한지도 파악해야 한다.세 번째로, 개발 책임자와 담당자는 누구인지, 개발은 언제 시작하는지, 구매 책임자는 누구인지 등을 파악하고 접촉해 구체적인 정보를 찾아내야 한다. 이 때 대상 회사 내부에서 자사를 도와줄 직원을 먼저 섭외해 우군을 확보해야 한다.네 번째,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개발 중인 제품이 기존 제품 대비 프리미엄 제품을 기획하고 있는지, 저렴한 제품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 하는지, 기존 제품의 문제점 개선에 주안점을 두는 지, 미 충족 니즈(Unmet Needs)는 무엇인지, 구매를 고려하는 공급자, 즉 경쟁사는 누구인지, 경쟁사의 장점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마지막으로, 이런 정보들을 기반으로 자사가 차별화해 제안할 수 있는 제안서를 작성해야 한다. 제안서에는 제품 스펙과 가격은 물론 품질관리, 생산계획, 생산리드타임, 운송 계획 등을 포함한다. 여기에 더해 자사 생산과 품질관리, A/S 시스템 일체와 고객이 요구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자사 제품의 타사 대비 장점을 확실히 부각해 제안한다. 대부분 고객의 미 충족 니즈를 해결하는 제품, 더 저렴한 가격 또는 더 좋은 품질 중 하나 또는 두 가지 이상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안을 제안한다.회사가 파악하는 정보의 양과 질이 좋아질수록 수주 가능성은 높아지고, 수주를 확신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새로운 고객 담당자와 처음 만남을 가졌다면 수주의 반은 해결된 것이다. 이때부터 제품 홍보 이전에 자신과 자사에 대한 신뢰를 얻고 점차 정보의 양과 질을 늘려간다면 수주는 저절로 이뤄질 것이다. 해외영업비를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설정하고,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정보를 취득하고 정보의 양과 질을 늘려가는 것이 신규 수주로 가는 지름길임을 명심하고, 인내심과 확신을 갖고 임해야 한다.이창수 도전경영연구소장

2024-03-03 14:37 이창수 도전경영연구소장

[명의칼럼] ‘첨바법’ 개정 맞춰 줄기세포성형 의료기관 최초 재생의료기관 지정 도전

신동진 SC301의원(성형외과) 원장‘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바법 또는 첨단재생법) 개정안이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 20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됐다.공포 후 1년이 되는 내년 2월 20일부터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첨단재생의료를 실시하도록 지정받은 재생의료기관이 환자 본인으로부터 유래한 세포를 단순분리, 세척, 냉동, 해동 등 최소한의 조작으로 첨단바이오의약품 원료로 공급하는 게 가능해졌다.또 중대·희귀·난치병 환자 대상 세포·유전자치료를 원하는 환자가 있다면 임상시험이 아닌 일반 치료를 통해서 정부 지정 재생의료기관에서 자비로 치료받을 수 있다.이 같은 정부의 줄기세포를 포함한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적극적인 산업화 촉진 정책은 2007년부터 줄기세포가슴성형 및 줄기세포안면성형, 줄기세포 항노화치료를 연구해온 필자로서는 ‘가뭄의 단비’ 같은 정책적 격려라 생각한다. 이를 계기로 기술력을 다져온 관련 의료기관이 안정적으로 기술개발에 매진할 수 있고, 의료산업화를 통해 더 많은 부가가치 및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필자는 2007년에 국내 성형 전문 의원 중 최초로 ‘줄기세포이식성형연구소’를 열었다. 대한줄기세포성형학회를 창립해 회장을 맡으면서 2010년대 중반까지 줄기세포가슴지방이식 기법을 전수하기 위해 매년 라이브서저리 시연회를 겸한 두 차례 이상의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고순도 줄기세포를 추출하기 위해 수동식, 반(半)자동식, 자동식 등 별의별 첨단기기를 사용하다가 지금은 수동식으로 노하우를 가진 전문인력이 줄기세포를 뽑아내는 게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음을 알게 됐다.또 줄기세포와 지방세포를 황금비율로 배합하고, 이를 최단시간 안에 볼륨감이 부족한 유방 또는 안면 부위에 이식해야 생착률을 극대화할 수 있고 감염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노하우도 터득했다.시행착오를 거쳐 2009년부터는 성형기법이 안정화돼 지금의 70%대 이상 생착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생착률은 줄기세포성형의 핵심이다. 현재 국내서 대개의 ‘유사’ 줄기세포성형은 줄기세포에 물을 타거나, 줄기세포가 아닌 지방세포를 주입하거나, 고순도 줄기세포 대신 혈소판풍부혈장(PRP)를 주입하는 방법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눈 가리고 아웅’식의 수술로는 기껏해야 생착률이 15% 안팎에 머무르게 된다.각고의 노력 끝에 필자는 8000례의 줄기세포성형수술 임상경험 실적을 쌓았고, 2020년 2월 ‘영국 옥스퍼드대 저널’에 이어 2023년 4월 SCI급(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 학술지인 미국 성형의학계 저널 ‘성형외과 연보’(Annals of plastic surgery)에 줄기세포 생착률이 평균 77.48%에 이른다는 논문을 게재해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성과를 올렸다.줄기세포성형수술 발전에는 단지 개인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막대한 투자가 수반돼야 했다. 개원의로서 국내서 처음으로 줄기세포성형 관련 무균수술실, 3D 볼륨 촬영장비, 줄기세포 카운터 등을 도입했다. 2017년에는 난치병 극복 및 안티에이징 치료에 필요한 줄기세포를 장기보관할 수 있는 초저온 셀뱅킹 시스템(영하 196도 초저온 액체질소 보관)을 개원 성형외과로는 처음으로 들여왔다. 국내 개원의 가운데 C, M, H, T사의 4가지 첨단 줄기세포추출장비를 모두 갖춘 곳은 필자의 병원이 유일하다. 이런 인프라 투자에 십수억원이 투입됐다.애써 확보한 줄기세포 추출 및 관리 노하우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기 위해 전문인력의 양성 및 안정적 고용에도 신경써왔다.SC301 줄기세포이식성형연구소는 201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연구개발전담부서(기업 부설 연구소) 인증서를 받았고 작년 4월에 재인증을 받았다. 이 인증은 비록 병의원이지만 상시적으로 3인 이상의 전문인력을 고용해 15평 이상의 독립적인 연구 공간에서 기존 의료기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도전하고 있음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줄기세포가슴성형과 같은 첨단재생의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연구 인프라(장비 및 시설), 전문인력, 축적된 연구자료 및 기술 노하우 등이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 필자는 이런 3대 요소를 높은 수준으로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생각한다.그 결과가 단순 가슴자가지방이식의 생착률(10~15%)의 7배가 넘는 평균 77.48%의 생착률이다. 이는 기존 자가지방이식 가슴수술을 통한 유방확대성형에서 실패의 쓴맛을 본 의료소비자에게 재수술 없이, 원하는 볼륨감을 가져다주는 혁신을 이뤄냈다.필자는 내년 2월에 시행될 첨단재생법 개정안에 맞춰 SC301의원이 보건복지부 재생의료기관으로 지정받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미 인프라 등 외형적인 조건은 갖춰 팔부능선을 넘어섰다고 자평할 수 있다. 세부적인 기술문서 작성 등만 남았다.이번 첨바법 개정안 통과를 계기로 고순도 줄기세포 치료 원료를 바탕으로 암이나 난치·희귀질환 등 다양한 적응증 탐색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으로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소강 상태를 맞았던 중국 등 해외환자 유치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첨바법 개정의 수혜자로서 줄기세포 재생의료, 그 중에서도 체형미를 높여주는 줄기세포가숨성형과 노화 지연을 가능케해주는 안티에이징 치료의 선구자로서 주어진 사명을 다하고자 한다. 개인의 불만족스런 의료수요에 최대한 부응하고, 의료산업화의 밀알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신동진 SC301의원(성형외과) 원장

2024-02-29 08:27 신동진 SC301의원(성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