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주자들, 올 상반기 전국 아파트 ‘역대급 쇼핑’

채훈식 기자
입력일 2020-07-29 15:07 수정일 2020-08-25 10:35 발행일 2020-07-30 1면
인쇄아이콘
2018110101000095200003531
(사진=연합)

올해 상반기 서울 거주자가 서울 외 다른 지역에서 사들인 아파트가 3만 가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감정원의 아파트매매 거래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서울 거주자가 서울 외 지역에서 매입한 아파트는 3만189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감정원이 관련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많다.

경기도에서 사들인 경우가 2만1998건으로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서울 사람들이 경기도에서 사들인 연평균 건수(1만776건)의 2배가 넘는다.

경기도 중에서도 고양시(2819건)에서 가장 많이 매입했으며 남양주시(2371건), 용인시(1953건), 김포시(1504건), 수원시(1502건), 의정부시(131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인천에서는 3143건의 매입이 이뤄져 연평균(1396건)의 2.3배에 달했다. 부평구(665건), 서구(622건), 연수구(582건), 남동구(469건)에서 서울 사람들의 아파트 매입이 많았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서울에서 아파트 매맷값·전셋값이 치솟자 불안감에 따른 ‘패닉 바잉’(Panic Buying·공황 구매)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며 “서울 거주자들이 경기도나 인천으로 아파트를 매입하는 분위기는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대로 지방 사람들의 서울 아파트 상경투자도 늘었다. 상반기 동안 서울 외 거주자가 서울 아파트를 매입한 건수는 1만1340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3192건) 대비 3.6배 증가한 수치다.

자금 여력이 있는 지방 자산가들이 정부의 규제 강화로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들이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방 아파트를 먼저 처분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방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오 팀장은 “저금리 기조로 시중에 유동자금이 많아지면서 돈이 될만한 아파트를 찾아다니고 있는 분위기”라며 “서울 거주자는 지방으로, 지방 거주자는 서울로 아파트 쇼핑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는 바람에 서울 거주자들이 지방에서라도 집을 장만하겠다는 의도로 나서는 집 사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채훈식 기자 ch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