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BIFF2023] '영원한 따거' 주윤발의 행복론

주윤발, 개구진 포즈.(연합)“지난 50년은 영화인으로 살았으니, 앞으로 60년은 마라토너로 살 것”‘영원한 따거’ 주윤발의 인생 2막이 체육인이 될 전망이다. 특유의 선문답은 여전했지만 위트와 기품이 담긴 말로 언어가 다른 취재진들을 웃고 울렸다.작품의 출연기준과 8000억원이 넘는 기부액에 대해서도 “나의 매니저인 아내는 나의 출연으로 얼마가 남는지를 정확히 계산한 뒤 결정하고 난 그걸 그대로 따르는 편” 이라 눙치면서 “정확히 얼마나 했는지는 나도 모른다. 고생은 내가 했지만 기부 역시 아내가 한다”고 사랑꾼 면모를 과시했다. 주윤발은 5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올해의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인상’ 기자회견에서 “지난 50년이 있었기에 이렇게 큰 상을 받는 것 같다. 영화가 없으면 주윤발도 없다. 나의 모든 것”이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열리는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포토월에서 주윤발과 부인 재스민 탄이 레드카펫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연합)TV방송국에서 1년짜리 연기수업을 받은 뒤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한 그는 ‘영웅본색’(1986), ‘첩혈쌍웅’(1989), ‘와호장룡’(2000)등 홍콩을 넘어 세계로 날아올랐다. 오는 11월에는 5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원 모어 찬스’(2023)로 또 한번 연기 변신에 나선다. ‘원 모어 찬스’는 빚에 허덕이며 매일 카지노에 출근 도장을 찍는 헤어디자이너가 자폐아인 아들을 키우면서 맞이하는 소소한 일상을 그린 작품. 주윤발은 “이 장르의 연기를 안 한 지 꽤 오래돼 기대된다. 무엇보다 한국 팬 여러분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귀띔했다.몇달 전 코로나19의 후유증으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가짜뉴스에 시달린 그는 “와병 수준도 아닌 어느새 죽은 인물이 됐더라. 오늘도 해운대에서 마라톤 훈련을 했을 만큼 건강하다”면서 “내 나이가 되면 제일 중요한 게 취미를 찾고 건강을 유지하는 거다. 지금은 영화인이 아닌 마라토너다. 그런 거짓에 신경쓰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홍콩 배우 주윤발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기자회견에서 개인 휴대전화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이어 “대회에서 죽는다면 뉴스에 나올 거다. 태어나고 죽는 건 자연의 섭리 아닌가. 시간의 흐름, 주름의 생성에 대해 어떤 거부감도 없다. 늙어가는 것도 무섭지 않다”며 타고난 배포를 자랑했다. 이날 주윤발은 취재진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은 뒤 “에어드롭으로 여러분께 지금 사진을 보내드리겠다”며 예순 일곱의 나이에도 아이폰 헤비유저로서의 면모를 자랑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원 모어 찬스’를 포함한 ‘영웅본색’ ‘와호장룡’ 등 3편의 영화를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부산=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10-05 16:07 이희승 기자

정범식 감독 신작 ‘뉴 노멀’, 11월 개봉…최지우×이유미×정동원 주연

‘기담’, ‘곤지암’을 연출한 정범식 감독의 신작 ‘뉴 노멀’ 이 11월 개봉을 확정하고 1차 보도스틸을 5일 공개했다.‘뉴 노멀’ 은 공포가 일상이 되어버린 새로운 시대에 도착한 웰메이드 말세 스릴러로, 배우 최지우를 비롯해 이유미, 최민호, 표지훈(피오), 하다인, 정동원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받고 있다.특히 아름답고 슬픈 웰메이드 호러로 입소문을 타며 시네필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기담’과 ‘체험형 공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역대 한국 공포 영화 흥행작 2위에 오른 영화 ‘곤지암’을 연출한 K-호러 마스터 정범식 감독의 신작으로 더욱 기대를 모은다.정범식 감독이 이번 영화에서 그려낼 위트 넘치고 발칙한 이야기와, 배우들의 파격적인 변신 또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이날 공개된 1차 보도스틸은 6인 6색 캐릭터와 배우들의 새로운 매력을 엿볼 수 있다.최지우는 극중 웃지 못하는 여자 ‘현정’ 역을, 이유미는 누군가와 연결을 원하는 취준생 ‘현수’ 역으로 분해 강렬한 연기 변신을 예고한다.최민호는 인연을 찾아가는 외로운 대학생 ‘훈’ 역을, 표지훈은 파렴치한 로맨스에 빠진 취업포기자 ‘기진’ 역으로 관객을 만난다.정동원은 ‘영웅’이 되어볼까 하는 중학생 ‘승진’ 역으로 스크린 데뷔를 앞두고 있다.특히 신예 발굴에 탁월한 눈을 지닌 정범식 감독이 선택한 배우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신예 하다인은 인간을 증오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연진’ 역으로 강렬한 임팩트를 예고한다.한편 정범식 감독의 신작 ‘뉴 노멀’ 은 오는 11월 극장에서 개봉한다.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

2023-10-05 14:57 장애리 기자

[BIFF2023] 올해 레드카펫 베스트 드레서는? 누가뭐래도 홍석천

독특한 패션 뽐내는 홍석천.(연합)영화의 도시 부산이 별들의 화려한 패션 대결로 후끈 달아올랐다. 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부국제, BIFF) 개막식이 진행됐다. 호스트 송강호를 비롯해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의 주인공 주윤발, ‘거미집’ 오정세, 임수정 ‘독전2’ 한효주, 차승원, 조진웅을 비롯해 넷플릭스 ‘발레리나’의 전종서 등 대한민국의 수많은 스타들이 참석했다.파격적인 드레스의 주인공은 중국배우 판빙빙이었다. 깊게 파인 레드 컬러의 시스루 드레스를 입어 시선을 모았다. 레드카펫을 한복의 우아함으로 채운 건 중견 배우인 김영옥, 나문희의 몫이었다.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열리는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포토월에서 배우 판빙빙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올해 베스트 드레서는 방송인 홍석천이 가장 유력하다. 대부분 레드 카펫에서 세련됨과 돋보이는 컬러로 블랙을 택하지만 그는 공작새를 연상시키는 주름 치마를 턱시도 뒷단에 연결시키는 파격적인 디자인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자칫 평범해 보일 수 있는 수트 깃에는 보라색과 하늘색의 비단을 매치시켜 시크함을 뽐낸 것. 그는 지난해 자신의 SNS에 “그저 연기를 사랑하는 무명으로 부산에 와서 값싼 모텔에서 자며 영화제 곳곳을 경험해가며 배우의 꿈을 키웠다”면서 “ 내년엔 배우로 아니면 드라마 기획자로 꼭 초대받기를. 감독님들 저 잊지 말아 주세요. 연기 잘 합니다“는 글을 올린 전력(?)이 있어서인지 유독 큰 환호가 쏟아졌다.주윤발 ‘영원한 따거’(연합)첫 순서는 지난 1월 세상을 떠난 故윤정희에 대한 추모였다. 스크린을 통해 고인의 생전 작품들이 선보였고 객석에서는 눈시울을 적시는 장면이 잡히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바이올린 연주가 로 알려진 백진희의 연주가 흘러 숙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도 이어졌다. 유덕화, 이안 감독과 박찬욱 감독 등의 축하영상에는 주윤발의 촉촉한 눈가가 큰 스크린에 잡히기도. 수상소감을 위해 무대에 오른 그는 자신의 핸드폰으로 관객들을 배경으로 셀카를 촬영하며 자신이 한국CF에 출연 했을 당시의 유행어인 “사랑해요”를 외쳐 많은 박수를 받았다.부산=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10-04 23:43 이희승 기자

[비바100] 28회 BIFF, '올해도' 영화의 바다에 빠져볼까?

부산 영화의전당 전경.(사진제공=BIFF)코로나19 팬데믹을 딛고 지난해 대면 행사로 성공의 축포를 쏜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시금 절치부심에 나선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우뚝 섰지만 ‘다이빙벨‘을 상영한 2014년 이후 예산 삭감과 정치적 압박, 집행위원장의 법적 공방이 이어지더니 올해는 아예 수장도 없이 프로듀서 대행 체제로 포문을 열기 때문이다.올초 내부 인사 잡음을 시작으로 성추행 논란과 사의 표명이 이어지며 내홍을 겪었지만 구원투수로 배우 송강호를 등판시키고 수많은 화제작과 스타들을 집결시키는 모양새다. 오는 13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 열리는 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정상화 원년’을 선언하고 아시아 최고 영화 축제라는 명성에 걸맞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뭐니뭐니해도 별★ 보는 맛!영화 ‘거미집’의 송강호는 작품 홍보와 더불어 호스트 역할을 톡톡히 할 예정이다.(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칸의 남자’로 불리는 송강호는 영화제 기간 중 최근 개봉한 ‘거미집’의 홍보와 더불어 영화제의 얼굴로 활약한다. 그는 최근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 중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 “비정상적인 운행체제로 가는 상황에서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민망하지만 해외 게스트들 중 아는 사람도 있고 친분이 쌓인 분들이 와서 반갑게 인사하는 마음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단독 사회는 영화제 최초의 일로 박은빈이 그 포문을 열 계획이다. (사진제공=BIFF)배우들의 건강악재가 개막전 연이어 터진 와중에 송강호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상황. 개막작인 ‘한국이 싫어서’의 주연 고아성은 천추골(엉치뼈) 골절 부상으로 12주 진단을 받았고 개막식 사회자로 선정됐던 이제훈은 허혈성 대장염으로 응급수술을 받으면서 박은빈이 최초로 단독 진행을 맡게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 4개 극장, 25개 스크린에서 총 269편을 상영한다. 공식 초청작은 209편, 커뮤니티비프 상영작이 60편으로 지난해(71개국 354편) 보다 축소됐다. 하지만 세계 영화제를 매료시킨 수작들이 대거 초청되며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 중이다. 올해엔 판빙빙, 이와이 슌지 감독, 주윤발이 직접 해운대에 등장할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해운대가 들썩이고 있다.개막작 ‘한국이 싫어서’는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장강명 소설을 스크린에 옮겼다. (사진제공=BIFF)신작 ‘원 모어 찬스’를 들고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영원한 따거’ 주윤발의 ‘영웅본색’의 모습.(사진제공=BIFF)황금종려상을 받은 ‘추락의 해부’와 감독상 ‘프렌치 수프’가 빠르게 매진됐으며 올해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나선 주윤발의 신작 ‘원 모어 찬스’를 비롯해 ‘영웅본색’ ‘와호장룡’ 등 3편의 영화를 특별 기획 프로그램을 통해 상영한다. 또한 ‘레옹’ ‘제5원소’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 뤽 베송 감독이 신작 ‘도그맨’을 들고 부산을 찾는다.◇ 영화제 아니면 못 볼, 친절한 프로그래머들의 추천작은?일본 영화 특유의 섬세한 연출이 담긴 ‘괴물’의 한 장면. (사진제공=BIFF)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는 올해의 추천작으로 일본영화 라인업을 꼽았다. 그는 “가장 주목할 2편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과 하마구치 류스케의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괴물’은 어른들이 알 수 없는 소년들의 다치기 쉬운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낸 영화로 오는 10월 7일 야외극장에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드라이브 마이 카’로 국내에도 상당한 팬을 보유하고 있는 하마구치 류스케의 신작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베니스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뉴욕영화제, 런던영화제 등 전세계에서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영화 ‘탄생/재탄생’은 영화인들이 먼저 열광하는 선댄스 영화제의 화제작으로 일찌감치 시네필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사진제공=BIFF)“역대 미드나잇 패션 중에서 올해가 아마도 내 취향이 가장 많이 반영된 것 같다”고 표현한 박도신 프로그래머는 “올해 심야 상영에 선보일 작품들은 모두 상업영화들이 갖추지 못한 독립영화만의 ‘신선함’을 주무기로 하는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그 중 선댄스영화제에서 첫 소개돼 많은 화제를 불러 모았던 ‘탄생/재탄생’은 죽은 아이를 되살리려는 모성애와 스릴감이 잘 조합된 작품이다. 또 다른 미국 작품 ‘데드랜드‘는 멕시코와 미국 국경에 근무하는 국경수비대에게 벌어진 미스터리 한 사건을 다룬 끝을 알 수 없는 긴장감과 반전이 매력적인 작품으로 평가했다.최근 인기리에 시즌2로 공개된 ‘신병’으로 눈도장을 찍은 장성범의 열연이 돋보이는 ‘해야 할 일’.(사진제공=BIFF)정한석 프로그래머는 한국영화 ‘해야 할 일’을 주저 없이 추천작으로 꼽으며 “자신이 해야 할 일과 자신이 가져야 할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이 사람의 고민이 스크린을 넘어 바로 우리의 고민인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그 힘이 바로 이 영화의 힘”이라고 밝혔다. 신예 박홍준 감독이 실제로 인사팀에서 근무하며 직접 겪은 일을 바탕으로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명필름문화재단에서 신진 영화인을 육성하기 위해 만든 명필름랩의 결과물이다. 오는 8일부터 감독과 출연배우 장성범, 서석규, 김도영, 김영웅, 장리우, 이노아, 강주상, 김남희 배우가 GV에 나선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10-04 18:30 이희승 기자

[BIFF2023]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 선정이유, 제목이 주는 '혐오' 영화제에 득일까 실일까?

영화 ‘한국이 싫어서’를 만든 주역들. 왼쪽부터 윤희영프로듀서와 배우 주종혁, 김우겸, 장건재 감독이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있다. (사진제공=BIFF)“개막작 선정이유, 현재의 영화제 상황과 전혀 무관한 일”(남동철 프로그래머)영화 속 대사에도 등장하지만 ‘헬조선’에 대한 푸념과 파국 속에 개막한 2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상황이 묘하게 오버랩되는 개막작 기자회견이 열렸다. 주연 배우 고아성은 골절로 불참했지만 주종혁, 김우겸이 대신 참석한 ‘한국이 싫어서’에는 출연배우와 감독보다 선장이 사라진 부산국제영화제를 이끌고 있는 남동철 프로그래머에 대한 질문이 몰리는 이색 현장이 펼쳐졌다.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한국이 싫어서’를 개막작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현재를 사는 젊은 세대들의 다양한 고민들이 가감없이 드러나 있어서 우리에게 공감을 사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제목이 한국이라는 특정한 국가를 지칭하고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보편적으로 젊은 세대가 가지고 있는 힘듦을 품고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계나(고아성 )가 어느 날 갑자기 직장과 가족, 남자친구를 뒤로 하고행복을 찾아 홀로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의 대표작가 장강명의 동명 소설에서 출발한 이번 작품은 부산과 7년 전 인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시안프로젝트 마켓에서 영화화가 결정됐지만 팬데믹으로 제작이 미뤄지고 원작에 있던 호주가 뉴질랜드로 바뀌기도 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2~3년 정도 작업을 못하는 시간까지 기다리며 극 중 피부톤과 의상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고 알려진 고아성.(사진제공=BIFF)이에 장건재 감독은 “이민자들의 삶과 현지에서 유학하고 있는 한국인들과 대화하며 배경을 바꾼 건 은유적인 연출의도”라면서 “극 중 소재가 되는 펭귄 동화가 결국 섬에 안착하는데 그 지점을 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극 중 자유로운 영혼의 캐릭터로 계나와 동행하는 재인 역할을 맡은 주종혁은 “어렸을 때 뉴질랜드에서 6년 정도 산 적이 있었는데 그때 재인이 같은 형들이 많았다. ‘한국이 싫어서’라는 소설을 보고 형들과의 추억이 되살아났는데 이렇게 개막작으로 선정돼 배우로 선 것이 마냥 행복하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계나의 오랜 연인 지명 역의 김우겸은 “나무처럼 단단한 모습이 있는 인물이다. 내가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 싶어서 기대감을 가지고 준비했다”고 밝혔다.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 언론시사회 개최로 포문을 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후 6시부터 배우 박은빈의 사회로 10일간의 항해에 나선다.부산=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10-04 17:42 이희승 기자

설경구→염혜란 ‘소년들’, 11월 1일 개봉…정지영 감독 실화극 3부작

정지영 감독의 실화극 3부작 ‘소년들’이 2차 포스터를 공개했다. ‘소년들’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1999년 삼례나라슈퍼 사건을 모티브로 극화한 작품으로, 법정 실화극 ‘부러진 화살’(2012), 금융범죄 실화극 ‘블랙머니’(2019)를 잇는 정지영 감독의 실화극 3부작이다. 연기파 배우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이 호흡을 맞춘다.4일 공개된 2차 포스터는 형사들에게 이끌려 경찰서를 나서는 세 소년의 모습이 담겼다. 소년들을 결박한 수갑과 포승줄이 압도적인 위압감을 주는 가운데, 힘없이 고개를 떨군 그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안타까운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누가 이들을 살인자로 만들었나”라는 카피는 소년들이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썼음을 암시하며 사건을 둘러싼 진실은 무엇일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앞서 공개된 1차 포스터는 진범의 존재를 의심하며 우리슈퍼 강도치사사건의 재수사를 시작한 완주서 수사반장 ‘황준철’(설경구)의 모습이 담겼다. 사건 현장을 살피는 ‘황반장’ 앞으로 과거, 우리슈퍼 앞을 달리는 소년들의 실루엣이 스친다. 골똘히 생각에 잠긴 ‘황반장’의 모습과 함께 “조작된 사건, 사라진 진실” 이라는 카피는 ‘황반장’이 재수사를 통해 파헤칠 조작된 사건의 전말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잊혀서는 안 될 사건,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각인됐으면 한다”(설경구), “단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시작에 가깝다”(유준상), “사건을 다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진경), “재심 사건들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돌이켜 볼 수 있는 작품”(허성태), “사건을 잊지 않고 자세히 들여다보는 용기에 대해서 말하는 영화”(염혜란) 등 작품에 임하는 배우들의 남다른 마음가짐이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만든다.한편 영화 ‘소년들’은 오는 11월 1일 극장 개봉 예정이다.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

2023-10-04 16:29 장애리 기자

[BIFF2023] 여성 '혼자 보는' 사회가 뉴스가 되는 세상?

박은빈과 이솜이 올해 부산영화제와 부일영화상 최초로 여성 사회자로 결정됐다. (사진제공=각 소속사)‘영화제 사회, 꼭 두 명일 필요있나요?’암묵적으로 둘, 혹은 2대 1구조의 세명이 사회를 봤던 여러 행사들이 ‘단독사회’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4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제 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박은빈 단독 사회로 열린다.공동 사회를 맡았던 배우 이제훈이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 수순을 밟았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밤 허혈성 대장염이라는 진단과 함께 응급 수술을 받게 됐고 영화제 일정은 물론 드라마 촬영 일정도 모두 중단된 상태다. 당초 이제훈은 영화제 기간 중인 5일 시그니엘 부산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되는 ‘2023 부일영화상’ 시상식도 공동 사회를 맡을 예정이었다. 이에 영화제 개막식은 박은빈이, 부일영화상은 이솜이 각각 단독 진행자로 나선다. 사실상 ‘대타’를 찾기에도 서로 민망한 상황이라 영화제와 시상식 관계자들은 최초의 단독 사회를 두 배우에게 일임한 상황이다.지난 해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출연해 신드롬급 인기를 일으킨 박은빈은 그에 앞서 촬영한 KBS 드라마 ‘연모’로 한국방송대상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연기자가 받는 개인상 중 최고 영예로 평가된다.2010년 영화 ‘맛있는 인생’으로 충무로에 발을 디딘 이솜은 영화 ‘마담 뺑덕’ ‘나의 특별한 형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비롯해 올 추석흥행작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을 통해 대세배우로 자리매김했다.2021년 부일영화상 올해의 스타상 수상자이기도 한만큼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 13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부산=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10-04 11:23 이희승 기자

뽀로로 벌써 스무살? 겨울방학 극장가 '흥행 보증수표' 온다!

올 겨울 아이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일 ‘뽀로로 극장판: 슈퍼스타 대모험’의 공식 포스터.(사진제공=㈜CJ CGV)‘뽀로로 극장판’의 여덟 번째 이야기가 오는 12월 개봉을 확정했다. ‘뽀로로 극장판: 슈퍼스타 대모험’은 뽀로로와 친구들이 결성한 ‘뽀로로 밴드’가 최고의 슈퍼스타를 뽑는 전 우주 공개 오디션 ‘파랑돌 슈퍼스타 선발대회’에 도전하면서 펼쳐지는 특별한 모험을 그린다. 뽀로로 탄생 20주년과 더불어 극장판 10주년을 기념하여 더욱 특별한 모험으로 돌아온 이번 신작은 사상 최초로 선보이는 판타스틱 뮤직 어드벤처를 표방한다.공개 오디션에 참가하기 위해 ‘뽀로로 밴드’가 선사할 신나는 음악과 무대 스테이지, 그리고 신비롭고 광활한 우주에서 거대한 음모에 맞서는 모험을 담은 최첨단 스펙터클한 스케일이 차별화된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영화 관계자는 “20주년에 걸맞게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 자문단이 함께했다”면서 “유아 시절부터 경쟁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우승만이 인생의 목표가 아니라는 건강한 메세지로 정서적인 안정감을 전하고, 놀면서 생기는 기억력, 창의력, 학습력 등을 자연스럽게 습득하도록 구성해 보다 풍부한 콘텐츠를 담았다”고 밝혔다.한편, 개봉 소식과 함께 공개된 티저 포스터는 ‘뽀로로 밴드’의 신나는 음악에 한껏 취한 채 솔로 기타 연주를 선보이는 프로페셔널한 뽀로로의 모습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개봉을 알리는 카피 “12월, 뽀로로가 돌아온다!”는 겨울방학 흥행 절대강자 뽀로로의 화려한 컴백 소식을 전하며, 전 우주를 무대로 한 ‘파랑돌 슈퍼스타 선발대회’에 참가하는 ‘뽀로로 밴드’가 무대 위에서 펼칠 눈부신 퍼포먼스와 음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상태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10-02 12:20 이희승 기자

[人더컬처] 강동원의 한가위 소원은?

웹툰 ‘빙의’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사진제공=CJ ENM)그야말로 ‘믿고 보는 강동원’이다. 스스로도 “흥행 타율이 좋은 편”이라고 자평하는 그는 “투자자들에게는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함께 촬영한 동료들과 인센티브를 안 받은 적이 거의 없다”고 말해왔다. 이번 영화 역시 침몰하고 있는 CJ ENM의 구원투수로 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지난 9월 27일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개봉 5일째 100만명을 돌파했다. 손익분기점인 240만 명을 향해 흥행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대대로 마을을 지키는 당주집 장손이지만 귀신을 믿지 않는 천박사를 맡았어요. 그렇다고 인물의 아픔이 주된 영화가 아이어서 그 감정을 원동력 삼아 ‘전우치’와 ‘검사외전’ 사이의 캐릭터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전작들이 걱정이 1도 없는 귀엽고 매력있는 느낌이라면 이 번 역할을 생계에 집중하는 아주 현실적인 역할이라 더 재미있더라고요.”강동원은 실제로 무당이 굿을 하는 영상을 찾아보면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극중 자신이 많이 맞는 장면에 대해 “관객들이 그 지점을 좋아했으면 하는 마음 뿐”이라며 현실적인 액션에 대한 당부를 전했다.(사진제공=CJ ENM)극중 퇴마 채널을 운영하며 파트너 인배(이동휘)와 함께 가짜의식을 하며 의뢰받은 사건을 해결하고 돈을 버는 극중 강동원의 연기는 유독 허풍스럽고 발랄하다. 박찬욱, 봉준호 감독과 ‘헤어질 결심’,‘기생충’을 찍은 조감독 출신인 김성식 감독은 자신의 입봉작으로 웹툰을 각색하면서부터 천박사 역할에 강동원을 점찍은 것으로 전해진다. “처음 뵀을 때는 그냥 웃기만 했었다. 강동원이 안되면 다시 조감독 하러 가야겠다 생각했었다”는 감독의 의도를 아는지 모르는지 자신의 필모그라피에 또다시 신인 감독의 작품을 넣은 그의 이유는 명확하기 그지없다.“일단 제가 받은 시나리오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을 선택하는 것 뿐입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시나리오가 신선했고 카 체이싱과 액션이 많아서 더 끌리기도 했습니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하고 싶거든요. (웃음) 굳이 신인 감독님과의 작업 차이를 꼽는다면 첫 촬영을 해 보면 어떻게 영화가 나올지 가늠이 된다는 거예요. 배우로서 촬영 첫 날이 기대가 많이 됩니다. 이 맛에 영화를 하는것 같아요.”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영화 ‘늑대의 유혹’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검은 사제들’ ‘마스터’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흥행배우로 우뚝섰다.(사진제공=CJ ENM)그는 지난 2005년 영화 ‘형사 Duelist’에서 다져진 액션의 기본이 이번 영화에도 큰 도움이 됐음을 숨기지 않았다. 하루에 10시간 이상 주 6일을 액션스쿨에 나가길 무려 6개월. 사극을 래퍼런스 삼아 현대적인 비주얼로 풀어낸 영화라 “가장 애정하는 작품이다. 그때 훈련했던걸 바탕으로 모든 영화에 활용할 정도”라고 당시를 추억하며 뿌듯해 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일까. 유달리 긴 그의 팔과 다리는 총은 물론 검술 액션까지 하나의 화보로 완성시킨다.오컬트를 표방하지만 코미디와 미스터리, 판타지를 기본으로 잘려진 칼 하나로 펼쳐 보이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속 강동원은 “의외로 칼이 무거워 고생했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무신론자라는 그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엄마의 영향으로 점도 안 본다”면서 “굿이나 토속신앙을 다루는걸 보면 굉장히 흥미롭긴하다. 도시 속의 쇼나 굉장히 멋진 콘서트를 보는 느낌”이라며 퇴마연기에 대한 개인적 감상을 덧붙였다.문경에 위치한 마을에서 설경(부적)에 의해 조종되는 마을 주민과 맞서는 신을 4일간 찍었다는 그는“11월에 촬영해서 너무 추웠고 구두를 신고 뛰어야 해서 유독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사진제공=CJ ENM)“사실 저의 취향은 코미디에 가까워요. 촬영하면서도 재미있고 대사가 많아도 리듬감 있게 표현하는 지점이 저에겐 큰 즐거움이거든요. 배우가 되기로 결심하고부터 저의 목표는 늘 ‘어떤 캐릭터도 다 소화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호러부터 코믹, 액션 장르는 다양한데 확실히 40대가 되니 들어오는 캐릭터의 나이대가 높아지고 있어요. 그런 것 조차 저의 행복이긴 하지만요.”영화 속에서 까메오로 출연한 박정민과 ‘전, 란’을 촬영중이라는 강동원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직접 쓴 시나리오를 뜻이 맞는 영화인들과 이야기를 확장해 개발하고 있기 때문. 그의 기준은 “기승전결이 좋고 이야기가 사명감을 갖고 있거나 울림이 있어야 한다. 신선하려면 관객들에게 어필할 재미가 뚜렷해한다. 이 영화처럼”이라고 강조하면서 “장르가 다른 작품들이 추석에 맞붙는 만큼 관객들이 예전처럼 극장을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는 한가위 소원을 빌었다.“요즘 연기가 너무 재미있어요. 더 소처럼 일할겁니다. 과거에는 일중독이라는 말을 쓰긴 했던 것 같은데 좋은 작품이 들어오면 굳이 쉴 이유가 없죠. 관객들에게 뭘 해도 잘 해낸 배우로 기억되고 싶거든요.”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10-01 18:03 이희승 기자

조진웅X차승원X한효주 ‘독전 2’, 11월 17일 넷플릭스 공개 확정

영화 ‘독전 2’가 오는 11월 17일 공개를 확정짓고, 티저 포스터와 티저 예고편을 27일 공개했다.넷플릭스 영화 ‘독전 2’는 5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영화 ‘독전’의 후속작이자 미드퀄.용산역에서 벌인 지독한 혈투 이후, 여전히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와 사라진 ‘락’(오승훈),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차승원)과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큰칼’(한효주)의 독한 전쟁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 다.공개된 티저 포스터는 흑과 백의 옷을 입은 총을 든 두 팔이 서로를 겨누고 있는 이미지로 단숨에 시선을 끌며 과연 각각의 총을 든 자는 누구이며, 이들의 총 끝에 서린 감정이 무엇일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라는 카피는 ‘독전 2’에서 새로운 서사가 시작됨을 짐작케 하며 궁금증을 증폭시킨다.함께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고요한 설원 위, 한 발의 총성이 울려퍼지며 단번에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어 “설원의 총성 D-30”라는 카피 등장 이후 빠르게 리와인드 되는 사건들과 “드러나지 않은 진실의 조각”이라는 카피는 “아직 끝나려면 멀었어” 라는 ‘원호’의 대사와 맞물려 용산역과 노르웨이 설원 그 사이 중간의 이야기를 다룬, 미드퀄 ‘독전 2’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예고편 속 빠른 템포의 음악 사이로 펼쳐지는 다양한 총격 액션과 카액션 그리고 칼, 골프채, 폭탄 등 각종 무기가 난무하는 액션 시퀀스는 한층 더 강력해진 범죄 액션 영화의 탄생을 알리며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또한 진짜 ‘이선생’의 존재를 믿고 위험천만한 수사를 이어가는 형사 ‘원호’, 차가운 눈빛으로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듯한 ‘브라이언’, 파격적인 비주얼로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는 ‘큰칼’, 결의에 찬 표정의 ‘락’은 저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한편 조진웅, 차승원, 한효주, 오승훈의 열연을 짐작케 한다. 또한 전편에 이어 ‘라이카’ 제조 전문가인 농인 남매 ‘만코’, ‘로나’로 활약하는 김동영과 이주영은 등장만으로 반가움을 전하며 ‘독전 2’에서는 어떤 활약을 선보일지 궁금증을 자극한다.한편 백 감독의 세련되고 감각적인 연출과 조진웅, 차승원, 한효주, 오승훈, 김동영, 이주영 등 극강 캐스팅 라인업으로 기대를 더하는 범죄 액션 영화 ‘독전 2’는 11월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김세희 기자 popparrot@viva100.com

2023-09-27 09:45 김세희 기자

[비바100] '고인 물'되지 않으려는 송강호 "관객에게 '이게 영화지'라는 반응, 자신있습니다"

송강호에게 ‘거미집’은 그간 ‘괴물’ ‘밀양’ ‘놈놈놈’ ‘박쥐’ ‘기생충’ ‘비상선언’ ‘브로커’에 이은 칸국제영화제 8번째 초청작이다.(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배우 송강호의 등장은 짧지만 강렬했다. 1997년 영화 ‘넘버 3’에서 헝그리 정신에 대해 말하는 그의 조폭 연기는 주연급인 한석규, 최민식을 누를 정도로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그 당시만 해도 그가 ‘살인의 추억’ ‘박쥐’ ‘괴물’ ‘의형제’ ‘설국열차’ ‘변호인’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얼굴이 될 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다소 마르고 촌스러운 얼굴에 코믹한 대사에 능통했던 송강호의 변신은 늘 파격을 거듭했다. 한강 매점에서 손님이 주문한 오징어 다리를 슬쩍하는 소시민부터 사람의 피를 갈구하는 신부, 세계 멸망 후 유일하게 남은 담배를 맛보는 한국인 등 겹치는 역할은 없었다. 그가 데뷔 이래 처음으로 감독 역할을 맡은 ‘거미집’은 1970년대 꿈도 예술도 검열당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성공적인 데뷔작 이후 긴장감에 쫓기듯 차기작을 마무리 지은 감독 김열이 그가 맡은 캐릭터. 하지만 ‘걸작이 될 것 같다’는 이유로 촬영이 끝난 영화의 결말을 다시 찍기로 하면서 출연했던 배우들과 제작자 그리고 현장에 들이닥친 검열관까지 현장은 아수라장이 된다.데뷔 33년 차 송강호는 “상을 받는 것 보다 좋은 건 ‘그래 이게 영화지’ 싶은 현장에 있는 것”이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영화관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작품이 될 거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한국 영화 현장과 선배 배우들 그리고 거장들의 작품 전체를 오마주한 작품이에요. 당시 현장과 작품에 대한 태도, 제작을 향한 열정, 시스템에 대한 웃기고 슬픈 이야기랄까. 늘 고인물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저에게도 ‘거미집’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결과물에 만족합니다.”송강호는 과거 김지운 감독과 찍은 ‘조용한 가족’의 촬영을 추억하며 “집에 오는 모든 사람이 각자의 사연으로 모두 다 죽는데 당시에도 ‘이런 영화는 찍으면 망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관객수 30만명만 넘어도 대박으로 평가되던 시절, 38만명이 보러 오더라”고 호탕한 웃음을 터트렸다. 김지운 감독과는 ‘반칙왕’으로 또다시 만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밀정’에 이어 ‘거미집’이 무려 5번째 협업이다. 27년 우정을 이어오고 있는 김지운 감독에 대해 송강호는 “장르적 변주를 통해 새로운 영화로 대중의 갈증을 풀어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인다. 첫 작품부터 범상치 않았다”고 말했다.흑백에 1.66:1의 화면 비율로 영화 속에 또다른 작품이 등장하는 액자식 구성을 가진 영화 ‘거미집’. 해외에서의 호평과 달리 국내에서는 시사회 직후 “어둡다” “대중성이 약하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재능과 욕망이 불일치할 때 드러나는 감독의 예민함과 톱스타 배우들의 스케줄 조율 그리고 ‘돈이 되는 영화’를 찍기 위한 여성 제작자와 그 후계자의 기싸움 등 ‘거미집’의 등장인물 역시 만만하지 않다. 모두의 반대 속에 무리하게 결말을 수정하는 김열은 촬영을 감행하지만 결국 관객들은 끝까지 모호한 표정을 통해 인간에게 완벽한 만족이란 애초부터 가능한 감정이 아님을 깨닫게 만든다. 송강호는 그 지점에 대해 “굉장히 단순하고 순수한 욕망인데 모든 인간이 다 그렇다. 단순하다”고 풀이했다.“저의 욕심도 거창하지 않아요. 새로운 작품으로 작게나마 한 걸음 나아가는 것, 늘 관객들 곁에 있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현장에서 실로 오랜만에 ‘그래. 이런 게 바로 영화 현장이지’라는 감정을 여러 번 느꼈습니다. 이제는 예전처럼 밤을 새워가며 될 때까지 찍지도 않아요. 법적으로 그럴 수도 없잖아요. 그럼에도 그 안에서 필름으로 찍던 시절의 설렘과 에너지, 긴장감이 올라오더라고요.”송강호은 ‘거미집’에 대해 “흥행은 둘째다. 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감정이 십분 발휘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 등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들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그이지만 참고가 될 만한 상황이나 행동은 일부러 기억 속에서 지웠다. 그저 “어떤 특정한 감독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의 보편적인 감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일류 감독이 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인물”이라고 정의했다.그의 차기작은 송강호의 첫 드라마 데뷔작이 될 ‘삼식이 삼촌’이다. 1960년대 초 격동기를 살아낸 두 남자의 뜨거운 욕망과 브로맨스를 다루는 드라마로 ‘거미집’의 각본을 쓴 신연식 감독의 작품이다.(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보편적인 정서’가 자신의 캐릭터에 거는 주문이었다. 다만  촬영장에서 혼자 주문을 거는 모습이라든지, 상대방을 설득하는 감독의 역할을 통해 인간의 자연스런 희로애락을 담으려고 노력했다.“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었던 건 확실해요. 일반적인 드라마와 다르기도 하지만 어떤 수위로 이 영화만의 리얼리즘을 만들어 내야 할지, 중심을 잡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경험상 진짜 해답은 배우 스스로 찾아야 하는데 연습 혹은 고민을 얼마만큼 철저하게 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후배들이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기도 한데 제 대답은 늘 같아요. 정답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정답을 적으면 안 된다는 거죠.”그는 “머릿속에 있는 정답을 적으면 맞아도 감동이 없다, 우리가 모르는 답을 적어내야 하는데 그게 또 정답이어야 하는 게 연기인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수많은 배우들이 그와의 호흡을 언급하고 롤모델로 꼽은 이유에 대해 송강호 특유의 선문답은 여전했다. 비록 통편집 되는 아픔이 있었지만 과거 ‘넘버3’ 때 조연과 단역배우로 만난 적 있는 오정세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국민배우 송강호’의 깊이를 거들었다. 오정세는 “극 중 김열 감독(송강호)이 최 국장(장광)이 들어왔을 때 도망가는 장면이 있지 않나. 앵글이 잡히지도 않는데 선배가 매번 달리는 걸 보면서 다시금 초심을 다잡았다”며 남다른 존경을 표했다.“이런 시기일 수록 한국 영화가 관객들에게 한 발짝이라도 다가가야 한다고 봅니다. 생소한 영화와 장르라도 시도조차 없다면 틀에 박혀있는 영화만 계속 반복해서 볼 수밖에 없으니까요. 영화적인 느낌이 강한 ‘거미집’의 관객 반응이 정말 궁금한데 ‘와, 이게 영화지’란 반응이 객석에서 나온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09-25 18:30 이희승 기자

[人더컬처] 강제규 감독은 늘 달린다, 마라톤 실화 영화 '1947 보스톤' 전부터!

그는 자신의 연출작에 대해 “해외에서 한국의 역사를 처음 공부하는 교재로 ‘태극기휘날리며’,‘쉬리’,‘마이웨이’를 본다는 이야기를 들을때 뿌듯한다”며 남다른 자부심을 보였다.(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1990년대는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로 불린다. 그중 강제규 감독은 그 선두에 서서 ‘은행나무침대’(96)와 ‘쉬리’(99)를 내놓은 충무로의 보석이었다. 그리고 한국전쟁의 비극을 다룬 ‘태극기 휘날리며’를 내 놓으며 그는 해외시장에서 탐내는 거장 감독으로 우뚝섰다. 강제규 감독은 해외로케이션의 정점을 찍은 ‘마이웨이’를 찍으며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달리기를 좋아했던 한국 소년과 대척점에 있던 침략국 소년의 애증을 다루면서 영화 ‘1947 보스톤’의 씨앗을 심었다. 영화를 전공하던 대학생 시절 할리우드 영화 ‘불의 전차’를 보며 마라톤에 흠뻑 빠지고 실제로 달리기를 즐기게 되면서 막연하게 꿈꾸던 소재기도 했다.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 작품은 실화에서 출발한다. 가슴에 일장기를 달고 뛰었던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후 그를 눈여겨 본 미국의 존 켈리 선수가 그의 천운동화를 요청한것.월계수 화분으로 일장기를 가리고 금메달 수여식에서 고개를 숙였다는 이유로 마라톤을 그만 두고 은행원의 삶을 살아야 했던 손기정은 낡아빠진 운동화를 존 켈리에게 우정의 선물로 건냈고 이는 이후 보스톤 마라톤에 참석할 수 있는 통행증으로 이어진다. 최고급 가죽으로 과학적으로 설계된 러닝화가 아닌 버선모양을 본 뜬 조선의 운동화를 신고 존 켈리가 세계적인 마라톤에서 1등을 했기 때문이다.“일제 강점기 때나 광복 이후, 그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마라톤은 희망이었습니다. 돌파구 같은 게 없던 시절에 손기정 선수의 금메달이 성공의 상징이었던 거죠. 솔직히 이 실화를 처음 듣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모르고 있었던게 부끄러울 정도였어요. 연출을 맡기에 앞서 ‘세상에 이런 일이 있었다고?’하며 팩트체크에 나섰습니다.”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의 공식 포스터. 역사적 고증에 충실한 연출이 눈에 띈다.(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실제로 광복이후 손기정은 다니던 은행도 잘리고 동료이자 형님으로 모셨던 남기정과 후배 양성에 힘쓴다. 감감독은 “영화보다 더 큰 감동을 지닌 스토리가 무궁무진했다. 처음엔 영화보다 OTT로 8부에서 10부작은 만들만큼 차고 넘치는 이야기가 실제로 존재했다”며 벅찬 감정을 추억했다. 그는 ‘이 분들의 이야기를 안고 갈 수 있는 내가 행운아구나’싶은 감정까지 느꼈다고 토로했다. 캐스팅까지 일사천리였다. 베를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1947년 보스턴마라톤 국가대표팀 감독 손기정 역할에는 하정우가, 배우 임시완이 제2의 손기정이 되려는 실존 마라토너 서윤복 역을 맡았다.“일단 두 배우들이 실존 인물들의 외형과 성격이 너무 닮았어요. 그 분들에 대한 자료 만큼은 국내 최고라고 자부하는데 말투와 손짓, 걸음걸이까지 똑같아서 찍으면서 내내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선비 같은 성격의 서윤복 선생님과 임시완의 평소 모습이 정말 흡사했어요. 학교 후배이기도 한 하정우는 평소에 그의 성정을 잘 알고 있는데 손기정 선수의 강직함을 빼다 박았달까요. 운명 같은 캐스팅이었죠.”강감독은 마라톤에 대해 “혼자서 치밀한 설계와 인간으로서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라고 단언했다. 득점을 해야하던지 팀웍을 우선시 하기 보다는 철저한 계산으로 접근하는 운동이기에 영화적으로 단조롭고 진부하지 않게 표현하는게 관건이었다. 영화계에서 날고 기는 경험을 했지만 카 액션과 스턴트 없이도 관객들에게 시대의 정서를 이해하고 진입 장벽을 최소화 하기 위한 노력도 쉬지 않았다.영화 후반부 서윤복의 마라톤 경기 장면은 약 20분 정도로 실제 경기를 보는 박진감이 넘친다. 강감독은 “우리 영화는 좌절한 역사가 아니라 승리한 역사이다.‘1947 보스톤’이 즐겁고 힘이 나는 추석 선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그렇다고 사실적 고증을 무시하고 마냥 감동 포인트를 섞은건 아니다. 실제로 ‘1947 보스턴’의 대사에도 나왔지만 당시 대한민국은 세계사회에서 일본에서 독립한 국가보다 난민국으로 분류될 정도로 지위가 낮았다. 역사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지만 서윤복은 갑자기 튀어나온 개에 넘어지고 신발끈이 풀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1등으로 골인한다. 그의 극적인 우승으로 인해 당시 정치인이 일주일을 머물며 증명하고자 했던 국격보다 단 2시간 만에 대한민국의 이름을 드높인다.“저에겐 영화적 결과물을 투사처럼 지냈던 과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후에 후배들이 한국 영화의 위상을 일취월장하게 만들어 줬어요. 취향이 까다로워진 관객들이 극장을 아예 잊어버릴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 목표는 여전히 팝콘을 들고와서 못 먹고 나가게 만드는 영화를 만드는 겁니다. ‘1947 보스톤’ 이 그런 작품이 될거라 확신하고 있어요.”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09-21 19:41 이희승 기자

[비바100] 영화 속 등장은 '고작 5분'인데… 뒤늦게 화제가 된 '이 영화'

실제 독립군의 포스를 완벽히 재현한 포스터. (사진제공=쇼박스)지난 2019년 손익분기점인 관객수 450만명을 간신히 넘은 영화가 있다. 당시 일본 불매 운동이 한창이었고 일제강점기 독립군의 무장 항쟁을 다룬 만큼 어느 정도 흥행이 예상됐으나 개봉도 전에 벌점테러의 희생양이 된 ‘봉오동 전투’가 그 주인공이다. 무대인사가 예정된 130석의 좌석이 상영 전 일방적으로 취소가 되는가 하면 “언제까지 진부한 NO재팬할꺼냐?”는 댓글이 달렸다. 최종적으로 1920년 6월 역사에 기록된 독립군의 첫 승리로 불리는 봉오동 죽음의 골짜기에 모인 독립군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470만명을 모았다.영화의 주축은 믿고보는 배우들의 향연이다. 항일대도를 휘두르는 비범한 칼솜씨의 해철(유해진)과 발 빠른 독립군 분대장 장하(류준열)를 필두로 해철의 오른팔인 저격수 병구(조우진)의 활약이 때론 코믹하고, 때론 비범하게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사실 이들은 한때 그저 일본의 군화와 조롱에 짓밟히는 민초에 불과했다. 주린 배를 채우고자 침략자들에게 길을 알려주고 누이가 능욕당하는 수모를 견디다 못해 궐기한 인물들이다. 그들은 빗발치는 총탄과 포위망을 뚫고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군을 유인한다. 이들과 함께 계곡과 능선을 넘나들며 귀신같은 움직임과 예측할 수 없는 지략을 펼치는 이름모를 수많은 독립군들 역시 순박한 농부였거나 평범한 학생이었다.최민식은 홍범도 역할에 대체 배우가 없을 정도로 특유의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사진제공=쇼박스)영화는 1919년 3.1 운동 이후 활발해진 독립운동을 무력으로 응징하는 당시 일본군의 잔인함을 간과하지 않는다. ‘백두산 호랑이’로 불리며 항일항쟁을 이끈 홍범도 장군을 겨냥한 듯 한 일본 장교가 한반도를 지키는 신성한 동물로 여긴 호랑이를 도륙하는 장면이 나온다. 1920년 6월, 역사에 독립군의 첫 승리로 기록되는 봉오동 전투가 있기까지 마을은 불타고 도망가는 어린아이의 등에는 총알과 칼이 박혔다. 극 중 어린시절 이죽거리는 일본군이 준 감자바구니 안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동생을 잃은 황해철은 말한다. “나라 뺏긴 설움이! 우리를 북받치고 소총잡게 만들었다 이 말이야”라고. 그리고 독립군의 씨를 말리겠다고 덤벼드는 무장 군인들에게 “독립군 수는 셀 수가 없어, 왠지 알아? 어제 농사 짓던 인물이 내일 독립군이 될 수 있다 이 말이야”라고 절규한다.류준열은 이 영화를 계기로 라이징 스타에서 연기파 배우로 거듭났다. 연기와 액션 모두 합격점을 받은 ‘봉오동 전투’의 모습. (사진제공=쇼박스)독립군은 수적인 열세에도 봉오동 지형을 무기 삼아 일본군에 맞선다. 전설적인 독립군 황해철은 늘 퉁명스럽고 병구와 티격태격하는 게 일이지만 전투가 시작되면 손에 든 칼이 쉬는 법이 없다. 일본군의 목을 거침없이 베는 역할에 대해 당시 유해진은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기교보다 진정성이 느껴졌다. 마치 나에게는 바위, 돌멩이 같은 단단함으로 다가오더라. 거기다 통쾌함까지 같이 묻어있어서 곧바로 이 영화를 선택했다.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독립군을 그렸기에 정말 진정성을 가지고 접해야겠다”며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출연한 일본 배우들 중에는 소속사 반대에도 “그 시절은 더 심했을텐데 진실되게 연기하고 싶을 뿐”이라고 연기적 소신을 밝힌 키타무라 카즈키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평소 산을 좋아하는 유해진이 작정하고 산을 탄 영화로 알려진 이 작품은 배우 조유진과 티키타카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사진제공=쇼박스)감정을 쥐어 짜기 보다는 속도에 초점을 둔 연출도 주효했다. 극 중 장하가 잡힐 듯 말듯 소총 하나를 들고 능선을 힘겹게 달리고 오르는 이유가 정상 부근에 몰래 묻어둔 기관총으로 일본군을 소탕하기 위함이란 걸 아는 순간 뭔지 모를 후련함마저 든다. 사실 이 영화는 육군사관학교 독립유공자 흉상 철거 논란에 홍범도 장군이 얽히면서, 한국 넷플릭스 영화 순위 3위에 오르며 다시금 화제의 중심에 섰다. 육군사관학교는 최근 홍범도 흉상을 철거해 학교 밖으로 옮기고 김좌진·지청천·이범석·이회영 흉상을 교내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독립운동가 이상룡·지청천·윤기섭의 후손들은 지난 15일 흉상 철거·이전에 대해 항의하는 뜻에서 육사가 2018년 선조들에게 수여한 명예졸업증을 반납한 상태다.이 영화에서는 ‘감자’ 하나로 이를 일컫는 지역 방언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배고픔을 잊을 수 있는지 감동적으로 아우른다(사진제공=쇼박스)극 중 홍범도 역할을 맡은 최민식의 출연은 미비하다. 영화 말미 죽지도 않고 능글맞게 도망치기 바빴던 아라요시(박지환)가 겉모습만 보고 무시할 정도로 촌부(村夫)다. 하지만 짧은 출연만으로도 홍범도 장군이 가졌을 기개와 카리스마를 연기하는 건 순전히 배우의 몫이다. 그는 억울하게 죽은 민족들의 유골을 남쪽을 향해 뿌려주고 부하들의 희생과 노고를 눈빛으로 위로한다. 그리고 묵묵히 다음 격전지가 될 청산리를 알려주며 끝을 맺는다.사실상 모든 OTT인 티빙, 웨이브, 쿠팡 플레이, 왓챠,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영화 ‘봉오동 전투’의 스틸. (사진제공=쇼박스)사실 이 영화가 아니었다면 홍범도 장군은 영원히 역사 교과서에 수록된 몇줄로 기억됐을지도 모른다. 영화 개봉 이후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지난 2021년 카자흐스탄에서 운구돼 무려 78년 만에 대한민국 땅을 밟았다. 하지만 고작 2년만에 흉상이 철거된다는 소식에 문재인 전 대통령은 책방지기로 일하는 ‘평산책방’에 홍범도 장군 평전을 쓴 작가를 초청하는 문화 행사를 개최해 눈길을 끈다. ‘민족의 장군 홍범도’ 평전을 쓴 이동순 시인(영남대 명예교수)은 17일 저녁 평산책방에서 시민 100여명과 만났다. 그가 올해 3월 펴낸 이 책은 청산리·봉오동 전투 때 독립군을 이끈 홍범도 장군의 생애를 문학적으로 재조명한 책이다. 정권이 바뀌면서 홍범도 장군을 둘러싼 논란에 이어 흉상마저 옮겨지는 걸 보고 있자니 어렵게 고국으로 돌아온 그의 헌신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135분.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09-20 18:30 이희승 기자

중앙그룹, 6개 계열사에서 공채 진행

중앙그룹에서 오는 18일부터 10월 4일까지 6개 계열사에서 공채를 진행한다.(사진제공=중앙홀딩스)중앙그룹이 2023년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한다. 이번 공채는 중앙일보,JTBC ,SLL, 휘닉스호텔앤드리조트, HLL, 콘텐트리중앙에서 동시에 진행한다. 모집부분은 취재기자, 제작PD, 아나운서, 매거진 에디터, 콘텐트 편성, 경영(기획/인사/재무/총무), 영업, IT 분야다. 지원대상은 2024년 2월 졸업예정자와 기졸업자다. 입사지원서는 중앙그룹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8일 오전 11시부터 10월 4일 오전 11시 59분까지 접수할 수 있다.전형절차는 서류전형, 직무적합도검사 및 필기 테스트 전형, 1차 실무면접, 2차 임원면접을 거쳐 오는 12월 초 최종 입사자가 결정된다. 지원자들은 모집 계열사 중 1곳에만 지원할 수 있으며, 사업분야와 직무에 따라 채용절차가 다른 만큼 중앙그룹 채용 홈페이지 및 모바일에 나와있는 모집공고를 잘 확인해야 한다.중앙그룹 채용 담당자는 “중앙그룹은 대한민국 대표 종합 ·콘텐트 기업으로 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곳”이라며 “지난해부터 조직 문화 혁신 프로젝트 ‘네오중앙’을 실시, 제크데이(J.Creative Day, 4.5일제), 유연근무제, 휘:워크(평창·제주 워케이션), 네오스테이션(Neo Station, 스마트 거점오피스) 등을 통해 임직원들의 주도적이면서 자율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09-15 15:28 이희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