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매년 10월 29일은 세계뇌졸중기구가 제정한 ‘세계 뇌졸중의 날’이다. 뇌졸중은 뇌출혈과 뇌경색을 함께 이르는 말로, 뇌혈관이 터져 혈액이 손상되는 것이 뇌출혈, 뇌혈관이 막히며 혈액 공급이 안 돼 손상되는 것이 뇌경색이다.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특히 주의해야 할 질환이 바로 뇌졸중이다. 온도 차이가 크면 혈관의 이완과 수축이 급격히 반복돼 뇌졸중 발생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는 2017년 약 58만명에서 2021년 약 62만명으로 늘었다. 3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뇌출혈이 더 많았지만 요즘은 뇌경색 환자가 더 많다.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인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뇌졸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 질환으로는 고혈압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뇌경색 환자의 50%, 뇌출혈 환자의 75%가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심장 질환이 있는 경우도 뇌졸중 고위험군에 해당된다. 뇌졸중은 나이가 들면 누구나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가족력을 강조하지는 않지만 가족 중 60세 이하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뇌졸중을 앓았던 경우가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뇌출혈로 인한 두통은 갑작스러우면서 극심하게 아프고 뇌 안에 갑자기 생긴 출혈로 뇌압이 올라 울렁거림이나 구토가 동반된다. 반면 뇌경색은 두통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뇌졸중의 증상은 뇌의 어느 부위가 손상되느냐에 따라 다양하다. 말이 어눌하게 나온다거나 말을 잘 못 알아들을 때, 한 쪽 눈에 검은 장막이 생긴 것처럼 안 보이거나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일 때, 한쪽 팔 다리에 힘이 빠져 끌리거나 얼굴 한 쪽에 마비 증상이 생길 때는 뇌졸중 증상일 수 있는 만큼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혈관이 터지거나 막히는 순간 이미 뇌 조직 손상이 시작되어 몇 시간에 걸쳐 급격히 나빠지기 때문에 병원에 빨리 갈수록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특히 뇌경색의 경우에는 3시간 이내에 혈전 용해제나 혈전 제거술 등으로 막힌 뇌혈관을 뚫어주는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고, 그 결과가 성공적이면 극적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정맥에 혈전을 녹이는 약을 주사하거나 동맥을 통해 미세한 기구를 삽입해 혈전을 제거하는 치료 방법이다. 뇌출혈의 경우 발생 후 몇 시간 이내에 출혈의 양이 점차 늘어나는데, 이때 혈압을 잘 조절해 주면 출혈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만약 고위험군에 해당된다면 집이나 직장 근처의 지역응급의료센터를 미리 파악해두는 것도 좋다.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
2023-10-31 07:00 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