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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건강

[비바100] 누런 콧물·코막힘 지속… 환절기 감기 아닐 수도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등 각종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많은 봄철에는 콧물, 코막힘 등 기관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나는데 누런 콧물과 코막힘이 오랜 시간 지속된다면 부비동염(축농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사진제공=대웅제약)환절기에는 일교차가 커지면서 기온의 변화에 빨리 적응하지 못해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 특히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등 각종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많은 봄철에는 콧물, 코막힘 등 기관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나는데 누런 콧물과 코막힘이 오랜 시간 지속된다면 부비동염(축농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에 따르면, 4~5월에 급성 부비동염 환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과 2022년의 월별 급성 부비동염 환자수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 3월 30만8222명에서 4월 37만9027명으로 급증했다. 마찬가지로 2022년에도 환자 수가 3월26만9890명에서 4월 33만4441명으로 증가했다.◇부비동 내부 점막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 소아·아동에서 주로 발병부비동은 얼굴 뼈 안에 있는 빈 공간으로, 작은 구멍을 통해 연결된 콧구멍을 통해 공기를 순환시키고 분비물도 내보낸다. 하지만 부비동이 특정 원인에 의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화농성 분비물(고름)이 고이면서 내부 점막에 염증이 발생하는데 이를 부비동염이라고 한다.부비동염은 주로 소아·아동에게서 발병하는데, 소아·아동은 부비동이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고 부비동의 배출구가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어 코와 부비동이 마치 하나의 공간처럼 연결되어 있어 감기에 의한 염증이 쉽게 부비동으로 퍼지게 되기 때문이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 통계 자료 분석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급성·만성 부비동염 전체 환자수는 393만6499명이었으며 이 중 9세 이하 소아·아동은 121만5861명으로 전체 환자수의 약 31% 해당하는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부비동염의 주요 증상은 염증으로 인해 코점막이 붓고 누런색의 콧물이 배출되지 않아 생기는 코막힘 증상과 함께 코가 목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안면부 압박과 통증, 두통 등이 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누런 콧물, 코막힘 등이 주요 증상부비동염의 주요 증상은 염증으로 인해 코점막이 붓고 누런색의 콧물이 배출되지 않아 생기는 코막힘 증상과 함께 코가 목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안면부 압박과 통증, 두통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이 심해지면 집중력 저하, 호흡·수면 방해 등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여러 가지 증상들을 동반하기도 한다.부비동염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바이러스가 주원인인 감기에는 세균 감염이 의심되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항생제의 사용이 필요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해로울 수 있는 반면, 세균이 주원인인 부비동염은 적절한 항생제를 충분한 기간 동안 투여해야 하는 등 치료법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부비동염을 발견하지 못해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할 경우 다양한 합병증과 만성 부비동염을 야기할 수 있어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비동염의 경우 단순 문진, 비내시경 검사, 철조법(투시법), 조직 검사, CT 촬영 등의 방법이 있다. 철조법은 부비동에 빛을 강하게 비춰서 투과되는 광패턴을 육안으로 판별하는 방법이다.◇바이러스·세균 등 원인… 적정 습도 유지하고 항원 노출 막아야급성 부비동염의 발병 원인은 주로 감기·독감 등의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감염이며 알레르기성 비염도 원인 중 하나다. 특히 큰 일교차로 인해 감기가 유행하는 환절기는 물론 꽃가루 날림이나 황사가 잦은 봄, 대기 습도가 낮은 겨울 등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부비동염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감기나 독감에 걸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 외출 후에는 손발을 잘 씻어 방역에 주의하고 생리 식염수를 이용해 코 내부를 씻으면 도움이 된다.실내 공기가 건조하지 않도록 30~40%의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데, 습도 유지를 위해 가습기를 활용하거나 미지근한 물을 하루 2~3잔 이상 마셔주는 것이 좋다.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는 이뇨 작용으로 인해 코가 더욱 건조해질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을 추천한다.부비동염은 이비인후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점막 상태, 점액성 분비물 등 증상을 확인한 뒤 정확한 검사 등을 통해 코 내부의 상태와 염증의 정도를 확인해 진단한다.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되며 증상이 발병한 후 4주 이내는 급성, 12주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 부비동염으로 진단한다. 급성 부비동염은 10~14일가량의 항생제 투여로 증상이 개선된다. 보조약제로는 부비동염의 콧물과 코막힘 증상을 완화하는 ‘코메키나 캡슐’ 등이 있다.만성 부비동염으로 발전할 경우 항생제와 더불어 국소용 스테로이드제, 점액용해제, 비점막수축제 등 적절한 보조약제를 사용하여 약물 치료를 하게 되며 약물 치료로 호전되지 않을 경우 수술까지 고려해야 한다. 특히 만성 부비동염의 경우 중이염, 안구봉와직염, 뇌수막염 등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과 검진이 중요하다.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2024-05-28 07:00 안상준 기자

[비바 2080] 아침식사 거르는 습관, 괜찮을까…

아침 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아침을 굶는 게 건강에 좋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적은 양이라도 아침 식사를 챙기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아침을 자주 거르면 심혈관계 질환이나 당뇨, 비만 같은 만성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보고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를 통해 아침 식사의 중요성과 함께 이상적인 아침 루틴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박민수 원장의 꿀 팁을 일문일답식으로 정리해 본다. - 점심은 충분히 영양을 섭취하면서 먹지만 아침 식사는 거르고 있다.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인가. “지금까지 보고된 연구들을 종합하면, 아침 식사는 건강에 비교적 이롭다는 것이다. 최근 이뤄진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도 아침 식사를 거르는 사람의 암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밥은 잠자는 동안 떨어진 체온을 올리고 오전에 필요한 활동 에너지를 공급한다. 아침을 안 먹으면 상당 시간 뇌가 그대로 자는 상태를 유지하므로 학습이나 업무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습관을 지속하면 아침밥을 먹든지 안 먹든지 그 시간에는 뇌가 이완되는 관성이 생기면서 오전 뇌 활동이 둔해질 수 있다. 반면에 아침 공복이 지속하면 교감신경이 흥분하며 감정 통제가 힘들어지고 활성산소도 다량으로 만들어진다. 아침을 자주 거르는 사람은 심뇌혈관 질환이나 당뇨, 비만 위험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 아침 식사를 거르면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닌가. 야식 습관을 버리기가 쉽지 않다. “아침을 먹지 않으면 일이나 일상생활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상당 시간 뇌가 자는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업무를 오전에 해야 하는 직업이라면 피해야 할 식습관이다. 야식은 대체로 건강한 식사와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고, 쉽게 중독 상태로 이끌 수 있다. 정제탄수화물 과식은 뇌에 마약 같은 중독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급격히 혈당을 올려 뇌로 다량의 포도당이 제공하되 뇌가 이를 중독적 쾌락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베이컨이나 소시지, 치즈케이크 같은 고 지방·고 칼로리 인스턴트식품도 ‘강박섭식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야식 섭취가 주 3회가 넘으면 습관성 ‘야간식이장애증후군’은 아닌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야식을 갑자기 끊었을 때 강한 식욕과 심리불안과 함께 집중력 저하와 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정 한 끼를 굶어야 한다면, 아침이 아니라 저녁이나 야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 미국 성인 5만 660명을 7년간 추적했더니 아침은 푸짐하게, 점심은 평범하게 먹고, 저녁을 굶는 사람의 비만도가 가장 낮았다. 비만도가 낮으니 당연히 다른 건강 지표도 훨씬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 아침 식사 내지는 대용으로 좋은 것은 없나.“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식사 대용품들이 최근 많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침에 사과 한두 쪽을 권한다. 식이섬유를 비롯한 각종 미네랄을 보충하고 장내세균의 먹이를 제공하는 음식으로 안성맞춤이다. 바나나 1개나 반 개를 함께 먹는 것도 좋다. 방울토마토 몇 알이 추가되면 금상첨화다. 여기에 삶은 달걀 한 개나 반 개까지 곁들어진다면 영양적으로는 80점 이상이 될 것이다. 부족한 영양소나 미네랄은 점심이나 저녁 식사에서 채소, 과일, 생선, 잡곡 등을 골고루 섭취해 보충하면 된다.”- 아침에 식사 대신 커피를 즐긴다. 건강에 안 좋은 습관인가.“잠든 사이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하려면 일어나자마자 꼭 물 한 컵을 마시는 것이 좋다. 커피는 기본적으로 생체리듬을 파괴하는데다 탈수 작용이 강하다. 따라서 커피를 마셨다면 반드시 그 3배 이상의 물을 마셔서 탈수를 막아야 한다. 탈수는 세포 노화를 촉진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한국인 대다수가 탈수 상태인데, 그 가장 큰 원인으로 아침 커피가 꼽힌다. 커피 때문에 탈수 증상이 심해지면 장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변비에 시달리는 사람도 생긴다. 커피의 이뇨, 배설 작용 때문에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앓는 사람도 많다.”- 건강에 좋은 이상적인 아침 루틴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먼저, 식전에 밤새 증식한 입안 세균을 가글로 헹구길 추천한다. 미지근한 물 한 컵으로 수분을 보충해 장 활동의 시동을 거는 것이 좋다. 식사 전에 자신에게 맞는 프로바이오틱스 제제를 섭취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 제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면역력과 장 및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보고가 많다. 인지 장애나 치매를 막아주고,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식사 전 단백질 영양제나 단백질 음식 섭취도 좋다. 밤새 분해된 근육의 합성을 돕고, 근육 증진을 통한 인슐린 보호의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다.근육에서 만들어지는 마이오카인이라는 유사 호르몬은 인슐린 기능을 높이는 효과를 발휘한다. 프로바이오틱스와 단백질을 함께 섭취하면 근육 생성을 촉진하고 인슐린 분비, 인슐린 민감도를 증진해 혈당을 낮추는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특히 정적 포만감을 제공하기 때문에 전체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서 유해한 혈당 스파이크가 일어나는 것을 억제해 준다. 인슐린을 보호하고, 혈당 수치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이런 루틴을 잘 지킨다면 오히려 커피 없이도 활기차고 집중력 높은 오전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2024-05-27 08:14 이의현 기자

[명의 특강] 강북연세병원 김동혁 원장 '관절염 늦추는 운동법'

강북연세병원 김동혁 원장고령화와 함께 노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국내 무릎관절염 환자가 어느 새 300만 명을 넘어섰다. 무릎관절염은 충격을 흡수하고 관절 운동을 부드럽게 해 주는 무릎 연골이 손상되고 닳아 없어져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노화에 따른 퇴행성 질환이라 한번 손상되면 자연 치유가 사실상 어렵다. 때문에 사전에 철저한 관리로 하체근력을 강화해 연골 손상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그나마 차선이다.김동혁 강북연세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무릎관절염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육이 적은 여성들에게서 증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면서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고 연골 손상을 늦추려면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허벅지 근육 강화 운동이 관절염 예방에 좋다면서, 무릎에 하중이 가해지지 않게 운동을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김 원장은 흔히 이용되는 실내자전거의 경우, 유산소냐 근력강화냐에 따라 운동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내자전거는 의자에 앉아 페달을 돌리기 때문에 무릎에 하중이 가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효과적으로 허벅지 근육을 강화할 수 있지만, 페달의 저항을 낮춘 상태에서 운동하면 근력운동 보다는 유산소 운동에 가깝다.따라서 실내자전거로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려면 페달의 저항을 높은 강도로 맞춰 놓고 5회 페달을 돌린 뒤 1분 휴식을 취하는 방법으로 5회 반복해 줄 것을 조언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상태에 따라서 저항의 강도를 높이고 반복 횟수를 늘려 나가면 된다는 것이다.김 원장은 발을 공중에 띄워 하는 ‘레그 익스텐션’이나 ‘레크컬’ 같은 운동 기구가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이런 운동기구를 사용하면 안전하게 허벅지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레그 익스텐션은 앉은 상태에서 발목에 안장을 걸고 그대로 들어 올리는 운동이다. 이 때 발이 공중에 떠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무릎에 하중이 가해지지 않고 허벅지 앞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고 한다. 반대로 레그컬은 엎드린 상태에서 발목 뒤쪽에 안장을 걸로 들어 올리려 허벅지 뒷 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김 원장은 그러나 스쿼트나 레그 프레스의 경우 관절염 환자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좋은 운동이기는 하지만, 발이 지면과 접촉한 상태에서 운동하는 것은 관절염 환자라면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앉았다 일어나며 운동하는 스쿼트는 하체 근력에는 도움이 되지만 잘못된 자세로 할 경우 무릎에 많은 하중이 가해져 관절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앉은 상태에서 두 발을 이용해 발판을 밀어내는 레그 프레스는 운동을 할 때 무릎을 과도하게 굽히게 될 뿐만 아니라 운동기구의 무게까지 더해져 무릎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김 원장은 “무릎관절염을 진단 받았다면 체중 감량을 통해 무릎이 받는 하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체중감량을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과 함께 걷기나 가벼운 런닝, 아쿠아로빅 같은 유산소 운동을 병행할 것을 조언했다.걷기나 런닝을 할 때는 런닝머신을 이용하기 보다는 실외에서 할 것을 권했다. 런닝머신의 경우 속도를 미리 설정하고 운동하기 때문에 체력이 떨어지면 발이 무거워져 지면을 디딜 때의 충격이 고스란히 무릎에 전달될 수 있다고 말한다. 등산과 같이 내리막길을 걸어야 하는 운동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내리막 길을 걸을 때 중력의 영향으로 무릎에 많은 하중이 가해지기 때문이다.그는 “무릎관절염 환자들은 운동과 함께 적절한 치료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관절염 초기에는 약물과 주사치료 등을 통해 통증을 조절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하지만 오다리와 같이 다리 변형이 심하거나 비 수술치료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줄기세포 이식술이나 오다리 교정술, 인공관절수술과 같은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수술치료 이후에도 재활을 위한 꾸준한 운동은 필수라고 강조한다.강북연세병원 김동혁 원장

2024-05-22 09:33 강북연세병원 김동혁 원장

[비바 2080] '약인가 독인가'…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가 전하는 '올바른 투약법'

약은 병을 다스리기도 하지만 자칫 독이 되기도 한다. 적절한 처방에 따라 적당량을 투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런 지식과 정보를 제대로 알 방법이 없다. 그저 의사나 약사의 처방에 따를 뿐이다. 의약품의 일반 접근성을 높이고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약사 단체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가 최근 식후 30분에 읽으세요라는 공동 저서에서 그 방법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올바른 의약품 정보 고르는 법정보의 홍수 속에서 올바른 의약 정보를 찾기란 전문가들도 어려울 정도다. 옥석을 가려 선택해야 한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정보가 너무 넘쳐서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다음의 여섯 가지 원칙에 따라 적용하면 될 것이라고 말한다.첫째, 영리 목적이 의심되는 정보는 믿지 말라. 최신 치료법을 소개하면서 의료 장비를 광고한다든가 그 장비를 들여놓은 병원을 소개하는 식이다.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강권하거나 자연요법이 좋다며 특정한 건강 보조식품을 권유하는 행위, 특정인이 추천하는 재품이라며 권위에 의존하는 제품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 제공자가 신뢰할 수 있는 공공기관인지도 살펴보는 게 좋다.둘째, 가장 최신 정보는 대부분 확증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확실한 효과가 있는지, 부작용은 무엇인지 충분히 확인되지 못한 단계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외국에서 유행하는 대체 요법을 새로운 치료법으로 둔갑시켜 현혹하기도 한다. 셋째, 만병통치약처럼 광고하면서 이른바 ‘우물 효과’에 빠져 반복되는 정보에 귀가 얇아지는 사람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넷째, 자신을 진료한 의사가 당신을 가장 잘 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정보의 신뢰성과 유용성을 분석해 환자가 잘 선택하도록 돕는다. 다섯째, 개인적 치유경험에 현혹되어선 안된다. 동물구충제가 항암 효과가 있다고 해 크게 화제가 되었던 것처럼, 거짓 치유 경험을 만들어 엉터리 건강식품을 팔아 이윤을 취하는 업자들이 많다. 여섯째, 능동적인 환자 참여가 치료율을 높여 준다. 환자가 전문가보다 더 전문가처럼 굴어선 안된다.◇ 편의점 판매 의약품을 안전하게 이용하는 법현재 편의점에서도 해열 진통제와 감기약, 소화제 등 일반 상비약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약품에도 당연히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약사회는 네 가지 규칙만 지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조언한다.첫째, 약 이름보다 성분 확인이 더 중요하다. 이름은 달라도 성분이 같은 약이 많다. 타이레놀은 성분이 아세트아미노펜인데, 편의점에서 파는 감기약인 판콜에이 내복액, 판피린티정에도 있다. 둘을 같이 복용하면 아세트아미노펜을 과다하게 섭취하게 되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둘째, 성분이 달라도 효능이나 약효가 같은 약은 피하는 것이 좋다. 타이레놀과 부루펜 시럽은 모두 해열제와 진통제로 쓰이는데, 동시에 복용하면 부작용 가능성이 커진다. 셋째, 조금이라도 의심스럽다면 확인하고 또 확인하라. 포장이 훼손되거나 내용물이 변형되기 쉽기 때문이다. 넷째, 편의점 약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다. 그리고 약국보다 대부분 비싸다. 약사회는 “웃돈을 주고 편리함을 사는 셈”이라고 말한다.◇ 노인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 사용법노인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약 부작용 위험이 두 세배 정도 더 크다. 노화에 따른 생리적 변화로 인해 약물의 치료 효과와 독성 효과에 예민하기 때문이다. 노년기에는 위장의 혈류량이 감소하고 위장 운동이 저하되어 약 효과도 감소한다. 그래서 약발이 잘 안 듣는다는 느낌이 많다. 기억력이 떨어져 약 먹는 일을 잊어버리기도 일쑤다.약사회는 따라서 노인들에게는 사용 약의 수를 반드시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드시 낮은 복용량에서 시작해 서서히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복용 후 불편함은 없는지 잘 살펴야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 적어도 3개월 내지 6개월에 한 번은 복용하는 약을 점검해야 한다.필요한 약과 불필요한 약을 점검해 특별히 필요하지 않을 때는 중단하는 게 좋다. 진료받을 때나 일반 약품을 살 때, 현재 복용하는 약을 미리 알리는 것이 필수라고 말한다. 언제든 상담할 수 있는 단골 병원이나 약국을 정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건강보험공단이나 정부 기관에서 여러 약을 한꺼번에 먹는 다제 약물 요법을 하는 노인들의 안전을 확보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약사회 측은 강조한다. 큰 글씨로 잘 보이는 곳에 복용 법을 붙여놓거나 복용 표시를 남기는 방법도 제안한다. 이들은 근본적으로 노인 환자가 편하게 약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다양한 투약 보조 용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전한 약 복용 15가지 방법 - 조제약은 반드시 의사·약사 지시대로 복용하고, 중단·변경 때도 꼭 상의한다- 식후가 아닌 식전이나 빈 속에 복용해야 하는 약이 있는지 확인하라- 술이나 담배, 자몽 주스나 우유도 약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주의해야 한다- 매일 먹는 약인지, 필요시 먹는 약인지 의사에게 확인하라- 약에 의한 부작용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의약품 부작용 신고 전화 1644-6223을 기억하라- 조제약을 다른 사람이 먹으면 위험할 수 있다- 모양은 달라도 같은 약이 많으니 중복에 주의하라- 조제약의 처방전과 설명서, 약 봉투를 함께 보관하라- 새 약이 필요하면 복용 약을 의사에게 미리 알려라- 내 몸에 맞는 영양제를 약사와 상의해 결정하라- 약은 늘 서늘하고 습기와 빛이 없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약의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약을 버릴 때는 폐의약품 수거장소를 이용하라- 씹어먹거나 쪼개 먹어도 안전한 약인지 확인해 보고 복용하라- 단골병원이나 약국을 정해 놓으면 약 상담받기가 좋다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2024-05-22 07:41 이의현 기자

[비바 2080] 늙기 전에 ‘발 건강’부터 ⑥ 맨발 걷기<끝>

여러 가지 운동효과와 함께 다양한 효능이 알려지면서 ‘맨발 걷기’가 최근 대유행이다. 맨발 걷기는 아무래도 평소보다 천천히 걷는 것이기 때문에 발에 가해지는 충격이 덜해, 관절에 무리가 덜 가고 보행에 균형을 가져다 주는 부가적인 효과가 있다. 특히 신발을 신고 걸을 때보다 발가락 등을 더 움직일 수 있으므로, 풋코어(내재근)를 직접 자극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 맨발 걷기의 다양한 효과김범수 인하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맨발로 걸으면 둔해진 발의 감각을 깨우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발에 닿는 물체를 직접 느끼게 해주고, 딱딱한지 부드러운지 등 다양한 감각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우리 신체의 고유 감각을 더 자극하게 된다는 얘기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반사적으로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과정에서 반사신경과 균형감각이 훈련되는 효과도 기대된다.많은 전문가들도 맨발 걷기가 분명 우리 몸에 좋은 운동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맨발걷기가 제대로 효능을 발휘하려면 주의할 주의할 부분도 있다고 조언한다. 일단, 신발이라는 보호 장비가 없기 때문에 다칠 위험이 늘 상존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파상풍 등 예기치 못했던 균에 의한 감염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파상풍 예방접종 후에 맨발 걷기를 시작하라고 권한다.◇ 맨발로 걸으면 안되는 사람들김범수 교수는 맨발로 걸으면 안되는 경우를 예시한다. 우선, 족저근막염 환자는 맨발 걷기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팽팽한 족저근막에 과도한 인장력이 누적되어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발에 통증이 심한 상태에서 자칫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지간신경종 환자도 맨발걷기를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발바닥 신경이 과도하게 짓이겨져 생기는 게 지간신경종인데, 맨발로 걷다가 발가락 관절이 과도하게 꺾일 수 있어 오히려 몸에 안 좋다고 말한다.평발이나 무지외반증 등의 변형 정도가 심해 발의 정상적인 구조가 무너진 사람들도 맨발 걷기로 인해 자칫 변형의 진행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발의 변형이 심해지면 발에 가해지는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분포하게 되어 흔히 굳은 살이 동반된다. 맨발일 경우 굳은 살로 인한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한다. 발바닥이 얇아지는 지방패드위축증후군 환자들도 당연히 맨발 걷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특히 당뇨 환자들에게는 맨발 걷기가 좋지 않다고 한다. 당뇨합병증으로 감각이 떨어진 사람들은 더더욱 피해야 한다. 발에 상처가 나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방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환자에게 손이나 발의 상처는 치명적일 수 있다.◇ 맨발 걷기 전후의 주의사항어떤 운동이든 준비와 적응과정이 필요하다. 맨발 걷기도 건강에 좋다고 무작정 나설 것이 아니다. 풋코어 근육이 무너진 상태에서 맨발 걷기를 과도하게 할 경우 족저근막과 아킬레스건은 물론 주변의 뼈와 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따라서 맨발 걷기에 나서기 전에 충분한 스트레칭과 함께 부상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준비가 필요하다.처음부터 무리하게 먼 거리를 걷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만 보’ 같은 것을 고집하기 보다는 우선은 짧은 거리부터 시작해 서서히 거리를 늘려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능하면 예기치 못할 위험 요인이 있는 야생의 흙길이나 풀이 깊은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지자체마다 황톳길 등을 조성해 안전하게 맨발걷기를 유도하는 곳도 많으니 그런 곳들을 순례 삼아 걷는 것이 도움이 된다.맨발로 걸을 때는 신발을 신고 걷을 때와는 다른 방법으로 걷는 것이 좋다. 신발을 신고선 빠른 걸음으로 운동을 했다면, 맨발 걷기 때는 발바닥과 발가락의 감각을 충분히 느끼면서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고 한다. 허리를 펴고 꼿꼿하게 자세를 유지하며 걷는 것도 중요하다.맨발 걷기를 마친 후에는 상처가 나지 않았는지 살피는 것이 최우선이다. 깨끗하게 씻어 다양한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사후 조치한다. 가벼운 상처라도 생겼다면 반드시 소독약을 바르고,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지체 없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당뇨병을 앓는 사람들은 특히 상처 여부에 신경 써야 한다.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2024-05-22 07:38 이의현 기자

[비바100] 폐경 후 두근거림·안면 홍조, 흔한 갱년기 증상 방심 마세요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고혈압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 10위권 내에 있는 심장, 뇌혈관, 당뇨 등 주요 질환을 유발하는 핵심 원인으로 꼽힐 만큼 위험하다.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혈압이 낮더라도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고혈압 유병률이 높아지는 50대 이상 여성이라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본태성 고혈압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약 699만에 달한다. 전체 환자의 남녀 비율은 51대49로 비슷하지만 60대 이상의 경우 여성 환자(37.4%)가 남성(28.8%)에 비해 높다. 보통 남성이 여성보다 고혈압으로 인한 심·뇌혈관 질환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폐경 이후 여성은 남성보다 고혈압 위험성이 더 높은 만큼 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유럽심장학회도 지난해 혈압 상승을 여성 사망의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인천힘찬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김유미 과장은 “고혈압은 혈액이 혈관 벽을 지날 때 압력이 높아지는 혈액순환 장애로 생활습관과 식습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혈관도 신체의 일부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노화가 일어나지만 실제 나이와 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관리로 혈관의 노화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고혈압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 10위권 내에 있는 심장, 뇌혈관, 당뇨 등 주요 질환을 유발하는 핵심 원인으로 꼽힐 만큼 위험하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여성, 남성에 비해 고혈압 합병증 위험도 높아고혈압은 18세 이상의 성인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로 혈압이 높으면 심장이 무리하게 돼 심비대증, 협심증, 심근경색, 동맥경화증, 심부전 등의 심혈관 질환이 발생한다.우리나라 전체 환자 수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약간 높지만 노년기에 접어들면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발생한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50대(약 103만명)와 60대(약 114만명)에서 가장 높다가 70대와 80대에는 약 62만명과 27만명으로 대폭 줄어든다. 반면 여성의 경우 50대(약 74만명)와 60대(113만명)에 이어 남성과 달리 70대와 80대에서도 각각 89만명과 60만명대로 여전히 발병률이 높다.이처럼 중장년층 이상의 여성 고혈압 환자가 많은 이유는 폐경 이후 급격히 감소하는 여성호르몬 때문이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혈관 확장 효과가 있는데, 폐경으로 호르몬이 감소하면 상대적으로 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압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몸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이 높아져 혈압 상승에 영향을 준다. 또 폐경 이후 체중 증가, 운동 부족 등 신체 변화를 겪다 보면 비만과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높아지는데 이 또한 혈압을 상승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여성 고혈압 환자가 남성에 비해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바로 합병증이다. 여성은 고혈압으로 인한 좌심실 비대, 심부전, 동맥 경직도 증가, 당뇨, 만성 콩팥질환 등이 더 많이 발생한다. 특히 고령층 여성은 인지장애를 더 많이 겪기도 하는데, 이 경우 고혈압 진단과 치료에 대한 순응도가 낮아 합병증 위험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혈압 예방을 위해서는 남녀를 불문하고 평소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고혈압 증상, 갱년기 증상으로 오인하는 경우 많아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이 여성에게 더욱 치명적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남성에 비해 관심이 적었던 이유는 고혈압이 음주, 흡연, 과식 등이 잦은 중장년 남성에게 많은 질환이라는 인식이 컸기 때문이다.하지만 각종 통계와 연구 결과를 통해 생리학적으로 여성이 고혈압으로 인한 심·뇌혈관 질환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는 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일반적으로 고혈압은 전조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여성의 경우 두근거림, 가슴 통증, 견갑골 사이의 통증, 두통, 집중력 저하, 호흡 곤란, 피로, 안면 홍조, 식은땀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간혹 이런 증상을 폐경으로 인한 갱년기 증상으로만 여겨 방치하기 쉬운데 정기적으로 혈압을 체크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가족 중 고혈압을 비롯한 심·뇌혈관 질환 병력이 있다면 약물치료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혈압 예방을 위해서는 남녀를 불문하고 평소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 조절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염분을 줄이며 채소 섭취로 칼륨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김유미 과장은 “약물 치료와 함께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혈압이 잘 관리되기 때문에 적극적인 생활요법을 시행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도 필수”라고 말했다.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2024-05-21 07:00 안상준 기자

[비바 2080] 늙기 전에 ‘발 건강’부터 ④ 무지외반증과 예방법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발 질환 가운데 가장 수술이 많은 병이 ‘무지외반증’이라고 한다. 엄지발가락 관절이 튀어나오고 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는 병이다. 폭이 좁은 신발을 신다가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한다. 재발도 잦아 원천적인 예방과 함께 적절한 초기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가족력 까지 의심되는 무지외반증좁은 볼의 신발을 오래 신으면 무지외반증이 생긴다. 하이힐처럼 앞이 뾰족해 발가락이 모아질 수 밖에 없는 구두는 최악이다. 인하대병원 김범수 교수는 하지만 평소에 풋코어(내재근) 강화 운동을 소홀히 한 것도 중요한 원인이라고 말한다. 특히 종아리와 아킬레스건이 뻣뻣해지도록 평소에 유연함을 포기하고 살기 때문에 현대인들은 언제든 무지외반증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무지외반증을 앓는 사람들은 평소에 아킬레스건을 잘 관리해야 한다. 종아리와 아킬레스건이 단축되어 있으면 발목이 발등 쪽으로 부드럽게 젖혀지지 않고, 그렇게 되면 걸을 때 앞꿈치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아져 발 볼을 퍼지게 만든다. 결국 발 볼이 넓어지면서 발가락이 반대 방향으로 휘게 되어 무지외반증으로 발전하게 된다.김범수 교수는 무지외반증이 ‘유전’까지는 아니지만 ‘가족력’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한다. 가족 전체가 같은 질환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한다. 특유의 체질적 특성 때문에 어떤 신체조건에 따라 발 모양을 변형시키는 요소들을 가족 간에 공유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몸이 지나치게 유연해 관절 마디마디가 잘 늘어나는 ‘전신인대이완증’ 같은 체질적 특성은 유전이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왜 잘 안 고쳐지고 재발이 잦나무지외반증은 좀처럼 잘 낫지 않는 병이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증상이 더 심해진다. 하이힐이나 볼 좁은 신발을 피하고 가급적 볼 넓은 신발을 싣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스타일과 패션을 더 중시하니 쉽지 않다.참을 수 없는 통증이 와야 뒤늦게 수술을 선택하지만 수술 후 언제든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무지외반증이 심한 사람은 발가락 엄지와 검지 사이도 잘 벌어지지 않는다. 이른바 ‘엄지벌림근’이 제 역할을 못하고 변형되어 오히려 증상을 심화시키기도 한다.무지외반증 수술은 크게 어려운 수술은 아니다. 어긋나 있는 뼈를 절골해 반듯하게 교정한 후, 뼈를 다시 원래대로 붙이는 수술이다. 틀어져 있던 발가락 관절을 원래대로 만들어주는 것이니 관절염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너무 늦게 수술하면 수술적 효과도 반감되니 잘 판단해야 한다.무지외반증이 더 심해지는 것을 막으려면 풋코어를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 근육이 약해지면 모든 발가락이 휘거나 구부러질 수 있다. 나아가 오히려 발의 변형을 더 악화시키는 쪽으로 기능할 수도 있다. ◇ 무지외반증 예방을 위한 발가락 스트레칭무지외반증 최대의 적은 ‘방치’다. 발가락 변형이 시작되었음을 알고도 내버려 두다가 화를 키우기 일쑤다. 변형이 보인다면 그 때부터라도 운동을 시작해 변형 속도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효과적인 운동법으로는 먼저, 발가락 스트레칭이 있다. 의자에 앉아 한 쪽 발을 반대편 무릎 위에 올린 후 손을 발등을 잡고 반대쪽 엄지 손가락으로 엄지발가락 관절 부위를 지지한다. 다른 손가락으로 엄지발가락 위로, 무지외반증과 반대방향으로 스트레칭한다. 엄지와 검지 발가락 사이가 벌어지는 느낌을 가진 채로 10~15초 가량 자세를 유지한다.발가락 깍지끼기도 있다. 같은 자세로 의자에 앉아 발가락에 깍지를 끼어 빙글빙글 돌리는 동작을 10~15회 반복한다. 밴드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양쪽 엄지발가락에 밴드를 걸고 두 발을 벌려준다. 발가락 사이가 시원하게 늘어나는 것을 느끼면서 20~30초 가량 유지한다. 양쪽 엄지 발가락을 교차해 걸어준 다음에 양쪽 발가락을 쫙 벌려 20~30초 가량 유지하는 스트레칭법도 도움이 된다.김 교수는 특히 엄지벌림근이 퇴화되지 않도록 풋코어를 강화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근육은 발의 아치 증 안쪽 세로궁을 지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발의 아치를 튼튼하게 유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실제로 이 근육이 악화되면 무지외반증도 악화된다. 이 때도 밴드를 이용한 엄지 발가락 운동이 효과적이다. 가장 쉬운 발가락 운동도 있다. 발바닥을 바닥에 완전히 붙인 상태에서 5개 발가락을 부채 살처럼 벌린 후 위로 들어 올린다. 엄지발가락만 바닥에 붙이고 나머지 발가락을 들어 올리는 동작도 병행하면서 발가락 벌리기 운동을 자주 하면 매우 효과적이다.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2024-05-17 08:46 이의현 기자

[비바 2080] 난청…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 필수

난청(難聽)은 신생아의 약 1%, 70세는 25% 가량이 경험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이제는 보청기와 인공와우이 눈부시게 발전해 ‘극복 가능한’ 질환이 되었다. 최근에는 유전자 치료를 통해 유전성 난청을 극복하는 시도가 이어지며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세브란스 이비인후과 최재영 교수가 세브란스 소식에서 전한 난청 치료의 이모저모를 일문일답 식으로 들어보자.- 보청기 치료를 하는 성인 난청인들이 늘고 있다. “선천성 난청과 달리 나이 들어 생기는 후천성 난청은 치료 방법이 다르다. 청력이 30% 이상 소실되었다면 보청기 착용을 우선 권유하는데, 실제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조기 착용도 대단히 중요하다. 난청이 너무 오래되면 보청기를 착용하더라도 정확한 발음을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나라는 보청기 착용에 대한 거부감이 심해 조기 치료에 어려움이 많다. 최근에 출시되는 보청기들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상황에 따라 증폭 강도를 조정해 주고, 소음은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기능이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청력이 과도하게 소실되면 어떻게 치료하는 것이 좋은가.“청력이 70% 이상 소실되면 후천성 난청도 인공와우로 치료받아야 한다. 소아 난청과 달리 후천성 난청은 인공와우 수술을 받더라도 언어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훨씬 더 빨리 잘 들을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인공와우 관련 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해, 이전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특히 성인들은 1-2개월이 지나면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특히 남아 있는 청력도 살릴 수 있어, 환자들의 거부감이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한쪽 청력만 나쁜 경우에도 인공와우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인공와우 수술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나.“인공와우는 인류가 발명한 가장 성공적인 의료기기로 평가받고 있다. 인공와우의 등장 이후, 난청 치료는 획기적인 변화가 이루어졌다. 난청을 조기에 발견해 인공와우수술을 시행하면 정상인의 95% 수준으로 언어 습득이 가능하다. 덕분에 그 많던 농아학교가 거의 사라졌다. 수화 인구도 급격히 감소했다. 실제로 인공와우수술을 받은 신생아를 대상으로 20년 후에 조사해 보니 75%가 대학에 진학했다고 한다. 인공와우로도 청력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넨 뇌간(brainstem)을 직접 자극해주는 뇌간이식술이라는 보다 복잡한 수술이 필요하다.”- 인공와우 수술 시 주의할 점은 없나.“인공와우란,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어 청신경을 직접 자극해주는 체내 이식형 보청기를 말한다. 인공와우 수술 후 생활에 크게 불편함은 없다. 하지만 아무래도 자석이 몸 속에 삽입되는 것이니, MRI 촬영 때에는 먼저 주치의와 상의해보는 것이 좋다. 적절한 보호 조치를 하면 사진 촬영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다만, 수술 후 꾸준한 언어치료는 팔수다.”- 노화성 난청을 진단받으면 조기에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가.“그렇다. 노화상 난청의 경우 인지력 장애가 나타나기 전에 빨리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치매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 가운데 난청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예방이 가능한 요인이라고 한다. 중등도 난청이 생기면 치매 발병률이 3배, 고도 난청에서는 5배 정도 높아진다고 한다.”- 아이가 어릴 때 난청 진단을 받으면 의사들이 검사와 수술부터 권한다. 괜찮은 것인가.“ 어린 아기에게 서둘러 검사와 수술을 권하니 보호자들 마음이 복잡할 것이다. 그렇지만 의사들이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를 강조하는 이유는 난청의 치료 결과가 처음 2년 이내에 대부분 결정되기 때문이다.” - 난청 치료법이 상당히 진전되고 있다고 들었다. “많은 유전성 난청에서 유전자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 ‘유전자 가위’라는 기술이 나와 난청에도 적용될 수 있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노화성 난청에서 유전자 치료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난청의 유전자치료가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연구진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유전성 난청인 펜드린 돌연변이와 KCNQ4 이상에 의한 난청에 유전자 치료를 연구 중이다.”- 난청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없나.“아직은 없다. 하지만 최근 난청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부 임상시험에서는 몇몇 효과적인 약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유전자검사 등을 바탕으로 난청을 일으키는 원인을 명확히 진단하고 거기에 맞는 구체적인 치료법이 제시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난청 환자는 얼마나 많은가.“청소년 10명 중 한 명은 경도 난청이라고 보면 될 정도로 난청은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신생아의 약 1%에서 선천성 난청이 나타나며, 1000명 가운데 한 명은 청력이 전혀 없다. 다운증후군 같은 선천성 질환보다 발병 비율이 훨씬 높다. 노화성 난청도 70세가 되면 4명 중 한 명이 경험한다. 음향기기 사용이 많이 늘면서 중고등 학생의 10%가 경도 난청을 가지고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우울증 등 이차 증상으로 내원하는 난청 환자들이 있다고 들었다.“성인은 청력이 절반 가까이 소실되더라도 본인 스스로 치료에 나서는 경우가 많지 않다. 대부분 난청보다는 인지력이 떨어지거나 의사소통 장애로 인해 우울증 등의 이차 증상이 나타나면서 병원으로 오게 된다. 소아의 난청도 언어 발달장애나 주의력 결핍이 먼저 진단되곤 한다. 특히 소아 난청은 70% 이상에서 유전적 원인을 가지고 있다. 유전자검사를 하고 난 뒤에야 난청의 원인을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청력 선별검사로 난청을 조기 진단하는 방법이 있지 않나. “요즘은 산부인과에서 아이 청력 선별검사를 시행하기 때문에 신생아 때 난청 진단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신생아들은 자동화 청성뇌간 유발 반응검사(A-ABR)나 이음향방사검사(OAE)로 선별검사를 한 뒤, 재 검사 소견이 나오면 뇌파검사를 시행해 실제 난청 여부를 확인한다. 심하지 않은 난청은 대부분 보청기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청력이 70% 이상 소실된 경우에는 인공와우수술이 필요하다.”사진 및 자료제공=세브란스병원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2024-05-17 08:46 이의현 기자

[비바 2080] “췌장암,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기적은 희망을 타고 찾아옵니다”

긍정의 마인드와 불굴의 의지로 췌장암을 이겨낸 박용수 강애리사 부부와 그의 주치의였던 이충근 교수. 사진제공=세브란스병원췌장암은 일반인들에게 가장 생존 가능성이 낮은 암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다른 암으로 투병하다 건강을 회복한 사람들은 많이 보지만, 췌장암 환자가 다시 건강을 되찾았다는 소식은 좀처럼 듣지 힘들다. 하지만 연세암병원 종양내과의 이충근 교수는 “기적은 희망을 타고 찾아오니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며 4기 췌장암으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박용수 씨의 기적을 소개했다.그는 단 1%의 가능성도 포기하지 않고 혹독한 항암 치료를 40여 차례나 받으며 버텨내, 결국 암을 다 제거하고 3년 넘게 일상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그룹 ‘작은별가족’의 일원이던 부인 강애리자 씨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남편을 지극정성 간호했다. 이들은 투병기를 엮어 살려줘서 고마워, 살아줘서 고마워를 출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세브란스 소식에 올라온 이충근 교수의 췌장암 치료법을 소개한다.- 췌장암은 생존율이 가장 낮은 암으로 악명 높다. 왜 그런가.“췌장은 위장의 뒤편, 배 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데다 암 증상도 늦게 발생해 조기 발견이 어렵다. 또 췌장암은 주요 혈관을 침범할 확률이 높아 암 덩어리가 크지 않더라도 수술이 어렵다. 실제로 췌장암 환자 가운데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20%도 안 된다. 췌장암 자체의 생물학적 특성도 문제다. 췌장암에서는 치료의 타깃이 되는 표적 자체가 거의 발견되지 않아 사용 가능한 표적항암제가 드물다. 면역항암제의 효과도 미미하다. 췌장암은 공격적이고 재발을 잘하지만, 수술 가능한 환자가 적고 항암제의 효과가 제한적이다 보니 안타깝게도 치료가 쉽지 않다.”- 췌장암 치료 과정은 병기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나.“초기 치료 방향을 설정할 때는, 수술 가능 여부가 더 중요하다. 수술로 암을 최대한 제거해야 암 완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술 가능 여부에 따라 절제 가능 췌장암, 경계성 절제 가능 췌장암, 국소 진행성 췌장암, 전이성 췌장암 4단계로 나눠 치료 방침을 정한다. 췌장암은 재발을 잘해, 절제 가능한 초기 췌장암일지라도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해 보조 항암치료를 진행한다. 경계성 절제 가능 췌장암의 경우, 최근에는 4-6개월 정도 항암치료를 한 후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은 항암치료만 하나. “국소 진행성 췌장암은 4기 암에 따라 항암치료를 하면서 암의 치료 반응에 따라 수술, 방사선치료 등을 병행할 수 있다. 전이성 췌장암은 일반적으로 항암치료를 지속한다.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가 최적의 조화를 이뤄야 하기 때문에 간담췌외과, 종양내과, 소화기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등과 상의해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 - 췌장암은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 등의 신약이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인가. “BRCA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엔 경구 복용하는 표적항암제를 유지요법으로 사용 가능하다. 최근에는 KRAS 돌연변이, 세포막 단백질인 CLDN18.2 등을 비롯해 새로운 표적들을 대상으로 하는 표적항암제들이 새로 개발되어 임상시험 중이다. 반응도 좋고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어 비교적 안정적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췌장암은 약물 적용이 가능한 환자가 극소수라는 사실이 안타깝다. 표적항암제와 세포독성항암제의 병용요법, 수술 후 재발률을 낮추기 위한 백신, 세포독성항암제와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 등 췌장암의 불량한 예후를 극복하기 위한 신약 임상연구들이 종양내과를 중심으로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 적합한 임상시험에 참여한다면 새로운 치료 기회를 기대해볼 수 있다.” - 현재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세암병원에서 시행 중인 중입자치료가 췌장암에도 효과가 있는지 궁금하다.“중입자치료는 기존 방사선치료보다 더 정밀하게 암세포만 조준 타격하는 반면 주변 장기에 미치는 부작용은 적다. 때문에 배 속 깊숙이 고정된 췌장암 치료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고려 중인 치료 대상은 절제 가능한 췌장암으로, 나이나 전신 상태, 기저질환 등으로 인해 수술이 어려운 환자 또는 국소 진행성 췌장암 환자이다. 다만 중입자치료는 방사선치료의 일종이므로 중입자선이 도달하는 부분에만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국소치료법이므로 이 치료만으로 다양한 병기의 췌장암을 완전히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존의 치료와 조화를 이뤄야 최적의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전이성 췌장암 환자에게는 여전히 항암치료가 핵심이다. 최적의 중입자치료를 준비해 왔으며, 곧 치료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생존율이 낮은 암이라 지레 겁부터 먹는 환자, 보호자들도 많을 것 같다. “처음부터 치료를 아예 포기하는 환자도 간혹 있다. 그러나 췌장암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아, 통증 관리와 삶의 질을 위해서도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이에 더해 수술 기법, 중입자치료를 비롯한 방사선치료, 항암약제 등이 더디지만 꾸준히 발전하고 있어 기대 이상의 치료 효과를 경험하는 환자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박용수 씨 같은 사례도 있고, KRAS G12C를 표적으로 하는 신약을 하루 한 번 복용 하면서 2년째 질병 진행 없이 안정적으로 생활하는 환자분도 있다. 모든 환자가 완치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생존 기간을 연장하고 통증을 관리하면서 가족이나 지인들과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힘든 치료 과정을 버티는 환자와 가족에게 어떤 것을 가장 많이 당부하나.“회처럼 감염 위험이 큰 날 음식을 제외하고는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다 먹어서 영양을 충분히 보충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그래야 체중과 체력을 유지할 수 있고, 골수 기능도 더 잘 유지되고, 항암치료도 일정에 맞춰 계획대로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치료와 관련된 것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시길 당부 드린다. 특히 주치의와 상의 없이 외부치료를 받다가 오히려 간 손상이 심해져 응급실에 실려 오는 사례가 제법 있다. 가장 효과적이고 도움이 되는 치료는 암 전문 의료기관에서 증명된 근거를 기반으로 제공하는 표준치료와 신약 임상시험임을 기억하셨으면 좋겠다.”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2024-05-16 08:54 이의현 기자

[일문일답 생활 속 건강] 노년 불면증, 수면습관 개선부터

나이가 들수록 신체 기능이 저하되면서 불면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좀처럼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잠을 잘 이루지 못하다 보니 우울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노년기 불면증은 약으로 잡으려 하지 말고, 습관을 바꿔 저녁 잠이 저절로 청해지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적절한 수면은 집중력과 기억력 향상은 물론 비만이나 당뇨, 고혈압, 부정맥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성인에게 가장 적정한 수면 시간은 어느 정도로 봐야 하나.“보통 성인의 적정 수면시간은 7시간에서 8시간 정도라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개개인마다 충분한 수면이라고 느끼는 시간대는 다를 수 있다. 또 낮에 자는 낮잠까지 포함하면 그 보다 조금 늘어날 수도 있다. 대개는 낮잠을 포함해 8시간 전후면 적당하다고 한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수면 패턴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오랜 습관 탓에 늘 일찍 깨는 바람에 적정한 수면 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자다가 자주 깨고 이후 잠을 잘 들지 못하는 등 수면의 질도 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노년 불면증이 심하다고 들었다.“불면증은 노화로 인한 신체기능 저하와 함께 정서적 소외감 등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우리나라 80세 이상 어르신 가운데 20% 가량은 밤에 잠들기 어렵거나, 잠자는 도중에 깨는 불면증 환자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잠이 모자라게 되고,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다. 그러니 낮에 피곤하고 졸리고, 나른해지면서 매사에 의욕을 잃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수록 그 비율은 더 높아진다.”- 노년 불면증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가.“나이가 들수록 신체 활동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특히 소화기와 호흡기, 근골격계 기능은 나이가 들수록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각종 스트레스도 불면증을 부른다. 내과적 질환이나 만성질환도 불면증을 가져올 수 있다. 퇴행성질환이나 만성 통증, 약물 부작용 때문에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진통제와 우울증치료제, 중추신경자극제 등이 불면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약물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약물치료도 보조적 수단이 되지 않나.“필요하다면 안정제나 수면유도제, 수면제를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어떤 약물이든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만성질환이 있는 분들은 사용에 유의해야 한다. 가능하면 전문의와 먼저 증상과 처방에 관해 상담을 하는 것이 순서다.”- 노년 불면증을 방치하다 만성 불면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어떤 전조 증상이 있나.“낮에 졸립거나 인지장애 증세를 보이거나 혹은 섬망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노년 불면증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낮 시간에 맑은 정신을 유지하지 못하면 일상의 패턴에도 영향을 미처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고관절골절이나 낙상은 물론 우울증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잘 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년기 불면증은 어떻게 치료하는 것이 좋을까.“불면증을 쉽게 수면제로 해결하려는 분들이 있다. 대단히 일시적이고 위험한 처방이다. 오래 복용하면 만성화되어 효과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우선은 잘못된 수면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불필요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해소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담배나 커피, 콜라, 술 등은 노년 불면증의 공적이다. 가능하면 낮잠을 자지 않고 밤에 정해진 시간에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주말이나 휴일에도 잠자리 루틴을 만들어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잠이 잘 오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잠자리에 들어 곧바로 잠이 드는 사람은 그더지 많지 않다. 최소한 10분 이상 잠을 청해야 하는데 그 사이에 많은 유혹들이 잠을 방해한다. 우선, 침실에서 스마트 폰을 배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빛까지 처단해야 한다. 조용하고 어두운 상태를 최소한 수면 1시간 전부터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잠이 잘 오진 않더라도, 억지로 잠을 청하기 보다는 명상을 하듯이 평온한 마음가짐을 갖는데 숙면에 도움이 된다.”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2024-05-14 08:51 이의현 기자

[르포] 우즈벡서 빛난 ‘K-메디’…힘찬병원, 부하라서 ‘척추 신경 성형술’ 최초 시행

우즈베키스탄 부하라에 위치한 부하라 힘찬병원. (사진=안상준 기자)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약 580㎞ 떨어진 부하라 지역에는 태극기를 달고 있는 준종합병원이 자리하고 있다. 2019년 문을 연 이 병원은 한국에서 관절·척추병원으로 잘 알려진 힘찬병원의 우즈벡 지점이다. 정식 명칭은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힘찬병원’으로, 우즈벡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인도 받은 2만3140㎡(약 7000평) 부지 면적에 8925㎡(약 2700평) 규모의 지상 3층 규모로 정형외과·신경외과·외과·내과·신경과 등의 진료과와 100개의 병상을 갖추고 있다.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은 우즈벡의 열악한 의료 환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뒤 ‘이 곳에 제대로 된 병원을 만들어야 겠다’는 확신을 가졌다. 우즈벡은 정부가 직접 의료 서비스를 구매하고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옛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의 모델을 따르고 있어 여전히 필수 의료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우즈벡 거리에 자리 잡은 상점 3~4개 중 1개가 약국인 것도 이 때문이다. 환자들이 아파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단순히 약을 복용하는 치료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우즈벡 국민의 기대 수명은 2019년 73세로, 우리나라(83.3세)보다 10년 이상 짧다.부하라 힘찬병원은 열악한 우즈벡의 의료 환경과 달리 한국의 선진 의료 시스템을 그대로 이식한 최신식 시설을 갖추고 있다. 환자가 병원에 처음 방문한 순간부터 접수-진료-수납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한국 병원과 유사하게 설정했으며, 개인별 물리치료실과 체외 충격파 치료실도 마련됐다. CT와 MRI 등의 의료기기 역시 한국의 힘찬병원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최신식 장비로 설치했다.부하라 힘찬병원은 개원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하늘길이 끊기며 한국과 우즈벡 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하지만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과 상원의료재단 박혜영 이사장은 코로나19가 엔데믹에 접어든 이후 부하라 힘찬병원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한 차례 우즈벡을 방문한 데 이어 5월 초에도 황금연휴를 반납하고 우즈벡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한국의 선진 의료 시스템을 그대로 이식한 최신식 시설을 갖춘 부하라 힘찬병원. (사진=안상준 기자)◇우즈벡 최초 ‘신경 성형술’ 시행 등 선진 의료 전수두 사람이 이번에 우즈벡에 방문한 건 척추 비 수술 치료법인 ‘신경 성형술’을 우즈벡 최초로 부하라 힘찬병원에 도입해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다.이수찬 대표원장과 박혜영 이사장, 목동힘찬병원 허준영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인천힘찬종합병원 물리치료실 전은하 팀장 등 힘찬병원 의료팀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부하라 힘찬병원을 방문해 현지 환자들에게 척추 시술 등을 시행했다.현재 우즈벡에서는 척추 질환을 치료할 때 대부분 절개를 하는 수술적 방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최소 침습 수술인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은 도입 초기로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다. 특히 대표적인 비 수술 치료법인 신경 성형술은 아직 도입조차 되지 않은 실정이다.신경 성형술은 꼬리뼈 부위에 작은 구멍을 내고 지름 1㎜의 초소형 카테터를 삽입해 손상 부위를 찾아 약물을 주입해 신경 유착을 풀고 염증을 제거해 주는 비 수술 치료법이다. 한국에서는 척추관협착증, 추간판탈출증 등 척추 질환에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다.허준영 원장은 현지 환자 18명에게 한국의 첨단 척추 치료법인 신경근차단술, 신경 성형술, 양방향 척추내시경 등을 직접 집도했다. 동시에 부하라 힘찬병원 의료진에게 한국의 선진 의료기술을 전수하기도 했다.이수찬 대표원장은 “한국에서는 수만명이 신경 성형술을 통해 척추 질환을 치료 받고 있지만, 우즈벡에서는 아직 활용이 안 되고 있다”며 “이번에 우즈벡 최초로 부하라 힘찬병원이 신경 성형술을 도입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이번 치료를 시작으로 신경 성형술을 부하라 힘찬병원에서 본격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목동힘찬병원 허준영 원장에게 신경 성형술을 시술받은 우즈벡 현지 환자가 시술 다음날 허 원장에게 시술 경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안상준 기자)◇신경 성형술 받은 환자들 “통증 사라졌다” 만족도↑이날 허준영 원장에게 신경 성형술을 시술받게 된 현지 환자들은 우즈벡 최초로 시술을 받는다는 긴장감 속에서도 “한국의 신경외과 전문의가 시술을 할 것이다. 시술 후에는 더 이상 아프지 않아도 된다”는 이수찬 대표원장의 말에 큰 기대감을 표했다.시술 다음 날 만난 이크라모브 무로드(남·36)씨는 “그동안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허리가 아파 일상생활이 많이 불편했는데, 한국에서 도입한 새로운 치료를 받고 통증이 많이 좋아졌다”며 “비 수술 치료라 수술에 대한 부담이 없었고 의료 기술이 뛰어난 한국 의사가 직접 시술을 해준다고 해 믿을 수 있었다. 만족한다”고 소감을 전했다.신경 성형술과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을 받은 다른 환자들도 “통증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누워 있을 때는 아프지 않고 곧바로 걸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이제 제대로 된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나와 같은 척추 질환을 가진 다른 우즈벡 사람들에게도 힘찬병원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힘찬병원은 이번 우즈벡 방문을 통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환자에게 무료로 수술을 지원하는 ‘힘찬 나눔 의료’도 진행했다. 수술은 물론, 재활까지 지원하며 완전히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예정이다.지난 2019년 시작된 힘찬 나눔 의료는 부하라주의 협조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우즈벡 환자를 한국으로 초청하거나 부하라 힘찬병원에서 정밀검사와 수술을 지원함으로써 관절·척추건강을 되찾아주는 힘찬병원의 글로벌 의료 사회공헌활동이다.지난해 12월 고관절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퇴행성 무릎관절염 등의 질환으로 한국에 입국해 수술을 받은 우즈벡 환자 3명도 이번에 부하라 힘찬병원으로 초청해 회복 상태를 살펴보는 등 사후 관리 서비스를 진행했다. 이들은 힘찬 나눔의료를 통해 인천힘찬종합병원에서 인공고관절 수술과 무릎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친 후 올해 1월 우즈벡으로 귀국한 환자들이다.양측 무릎 로봇인공관절수술을 받았던 술타노바 아돌랏(여·57)씨는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삶이 달라졌다. 통증이 사라져 너무 기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수찬 대표원장에게 전달할 감사의 선물을 한가득 들고 온 그는 연신 감사 인사를 전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지난해 12월 인천힘찬종합병원에서 인공 고관절 수술과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성공적인 재활을 마친 후 올해 1월 우즈벡으로 귀국한 환자들도 이번에 부하라 힘찬병원에 방문해 사후 관리 서비스를 받았다. (사진=안상준 기자)◇“앞으로도 K-메디컬 우수성 널리 알릴 것”이 밖에 인천힘찬종합병원 물리치료실 전은하 팀장은 현지 물리치료사들에게 직접 물리치료 프로그램을 교육하는 등 한국의 선진 재활치료 기술을 부하라 힘찬병원 의료진에게 전수했다.이수찬 대표원장은 “부하라 힘찬병원에 신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각종 수술 재료를 허가받기까지 1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과정이 너무 힘들어 중도에 그만둘까도 했지만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치료를 제공하겠다’는 일념으로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우즈벡 최초로 신경 성형술을 도입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K-메디컬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힘찬병원 브랜드의 세계화를 위해서 힘껏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수찬 대표원장과 박혜영 이사장은 귀국 전 부하라 힘찬병원 의료진을 만나 병원이 더욱 발전하기 위한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이수찬 대표원장은 “한국 의사가 정기적으로 부하라 힘찬병원에 와 수술과 시술을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잡았다. 5월 말에도 한국 의사가 방문할 것”이라며 “부하라 힘찬병원 의료진이 우즈벡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나와 이사장의 목표다. 우리가 우즈벡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의료진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박혜영 이사장도 “개원 전에 방문했을 때보다 부하라라는 도시가 엄청나게 발전했음을 느낀다”며 “부하라 힘찬병원도 그 이상의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 한국에서도 많이 돕겠다”고 전했다.힘찬병원은 이번 우즈벡 방문을 통해 부하라국립대학교와 지속적인 우호 협력 관계 유지와 상호 업무 협조를 위한 협약식을 맺었다. (왼쪽부터) 상원의료재단 박혜영 이사장 부하라국립대학교 하미도브 오비드존 하피조비치 총장,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사진=안상준 기자)한편, 힘찬병원은 이번 우즈벡 방문을 통해 부하라국립대학교(총장 하미도브 오비드존 하피조비치)와 지속적인 우호 협력 관계 유지와 상호 업무 협조를 위한 협약식을 진행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부하라 힘찬병원은 부하라국립대학 임직원에게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상호간에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힘찬병원은 교직원과 학생 등 부하라국립대학 구성원 중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에게 1년에 2건의 무료 수술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우즈베키스탄(부하라)=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2024-05-14 06:59 안상준 기자

[비바 2080] 늙기 전에 ‘발 건강’부터 ③ 족저근막염과 예방법

발바닥에는 넓은 힘줄 같은 섬유조직이 있다. 이를 ‘족저근막’이라고 한다. ‘족저근막염’이란 이 부위가 손상되어 염증이 생겨 통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자고 일어났을 때 혹은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몇 발 걷지도 않았는데 발바닥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발을 혹사해 생기는 병 족저근막염의 가장 큰 원인은 과도한 사용으로 발이 혹사를 당해 족저근막이 손상되는 경우다. 자신의 신체적 상황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만 보 이상 걷기 운동에 열중하다가 이 질환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대로 운동이 부족해도 족저근막이 손상된다. 평소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근육의 유연함이 사라지고 삐걱대는 것이다. 당연히 코어 근육을 제대로 훈련시키지 않는 탓이다.족저근막염 진단을 받았던 많은 사람들은 이 질환이 좀처럼 잘 낫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의사들은 가만히만 있어도 저절로 낫는 병이라고 하는데 시도 때도 없이 통증이 찾아 온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떤 병이든 저절로 낫는 것은 없다. 족저근막염 역시 조금만 신경 쓰면 어렵지 않게 고칠 수 있는데, 근원적인 처방을 않으니 미세한 손상이 끊이지 않고 반복되며 재발되는 것이다.김범수 인하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여기서 다시 풋코어 근육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발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면서 족저근막으로 가는 부담을 줄여주어야 반복적인 손상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런 염증이 자주 재발된다면 차라리 일정 기간은 걷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걷기 활동을 최대한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꾸준히 풋코어 강화 훈련을 하라고 조언한다.◇ 근육과 힘줄을 최대한 부드럽게발 건강을 위해 필수인 것은 ‘유연함’이다. 근육이나 힘줄이 뻣뻣하면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힘줄, 근막을 이완시키고 부드럽게 만들어 주어야 갑작스럽게 탈이 나지 않을 수 있다. 발이 아프다고 발만 주무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럴 경우엔 허벅지와 종아리, 발가락까지 골고루 마사지해 주는 것이 부드러운 근육을 만드는 길이라고 한다.족저근막염 예방과 치료를 위해선 발바닥 스트레칭이 필수다. 그야말로 ‘저절로’ 치료될 수 있는 방법이다. 평소에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족저근막이 뻣뻣해져 족저간막염이 생기는 것이니 꾸준한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효과적인 ‘족저근막 스트레칭’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간단한 맛사지와 풋코어 강화 훈련이다.우선, 의자에 앉아 한쪽 발을 반대쪽 무릎 위에 올린 후에 손으로 발바닥을 말아 쥐고 발가락 관절이 위로 꺾이도록 발가락을 몸 쪽으로 당긴다. 다른 한 손으로는 발 뒤꿈치를 잡고 밀어내는 동작을 20초에서 30초 가량 유지한다. 이 때 팽팽하게 느껴지는 굵은 힘줄이 족저근막인데 이 부분을 뒤꿈치에서 앞꿈치 방향으로 10회 이상 누르듯 문질러 준다.간단한 풋코어 강화 운동으로, 발가락 웅크리기가 있다. 바닥에 수건을 펴 놓고 의자에 앉아 두 발을 올려놓은 후 발바닥을 최대한 웅크리면서 발가락으로 천천히 수건을 움켜쥔다. 발바닥이 조여지는 듯한 느낌으로 10초 정도 유지하다가 천천히 발가락을 펴 수건을 내려 놓는다. 이 때 발가락은 최대한 벌려 10초 가량 유지한다. 이런 동작을 10~15회 씩 하루 3세트 정도 아침 저녁으로 반복한다. ◇ 뻣뻣한 종아리도 발 질환의 원인김범수 교수는 뻣뻣한 종아리가 족저근막염 등 다양한 발 질환의 원인이라고 단언한다. 무릎을 완전히 편 상태에서 손으로 발목을 위로 꺾었을 때 발목이 10~20도 정도 젖혀지지 않거나 종아리가 당겨지는 느낌, 혹은 발바닥을 땅에서 떼지 않고 완전히 쪼그려 앉을 수 없다면, 십중팔구 족저근막염 등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발 앞꿈치에 특별히 통증이 느껴진다면 벽을 이용한 종아리 스트레칭이 효과적이다. 양손으로 벽을 잡고 한 발은 앞으로, 다른 발은 뒤로 뻗어 상체를 세운 상태에서 벽을 민다. 뒷 다리 종아리와 아킬레스건에 팽팽함을 느끼면서 20~30초를 유지한다. 이어 뒤쪽 다리의 무릎을 약간 구부리고 엉덩이를 살짝 빼면서 눌러주는 느낌으로 벽을 밀며 역시 20~30초 간 유지한다. 두 경우 모두 발 뒤꿈치가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계단을 이용한 스트레칭도 있다. 두 발을 약간 뒤로 이동해 앞꿈치로만 까치발로 서 최대한 높은 상태에서 5초 정도 유지한다. 한 발을 떼어 한쪽 앞꿈치로만 선 채로 5초 이상 종아리에 힘을 주어 버틴 후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같은 위치에서 무릎을 구부려 까치발을 들고 한 발로 천천히 뒤꿈치를 내리는 동작을 하는 스트레칭도 종아리의 신장성 수축 운동으로 효과적이라고 한다.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2024-05-13 07:52 이의현 기자

[비바 2080] 늙기 전에 ‘발 건강’부터 ② 발 근육을 살려라

우리 발에는 발의 중심이라고 할 ‘풋 코어(foot core)’가 있다. 발등 뼈와 발바닥 사이에 아치를 이루는 오목한 공간에 있는 근육들을 통칭해 그렇게 부른다. 우리가 발가락을 벌리고 오므리고 구부리게 해 주는 모든 잔 근육들이다. 발의 안 쪽에 있다고 해서 의학 용어로는 ‘내재근(內在筋)’이라고 해 종아리에 집중되어 있는 ‘외재근’과 구분한다. 이 두 근육이 모두 건강해야 발이 건강하고 잘 걷게 되는 것이다. 특히 내재근이 약해지면 발이 쳐지고 근력 감소로 걷기에도 이상이 생겨 낙상 같은 사고를 당하게 된다. 풋 코어 건강이 곧 발 건강이자 노후 건강인 셈이다.◇ 풋 코어가 중요한 이유우리는 잘 모르지만 발에 생기는 많은 질환이 풋 코어 이상에서 유발된다. 치료를 해도 잘 낫지 않거나 재발하는 이유도 같다. 100세 시대 두 발 혁명을 쓴 김범수 인하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내재근이 중요한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한다.먼저, 발의 구조적인 안정성을 지탱해 주기 때문이다.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주는 것은 물론 바닥을 딛었을 때 발바닥의 아치 구조를 받쳐 줌으로써 아치 구조가 무너지지 않도록 버티는 힘을 제공한다. 두 번째는 발이 바닥을 잡는 힘, 즉 접지력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풋 코어가 강하면 접지력이 좋고 발이 튼튼해지지만, 이것이 약하면 신체 균형에 심각한 이상이 생긴다.마지막으로 발이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하는데 풋 코어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 발이 어떤 때는 부드럽다가도 어떤 때는 단단해 져야 한다. 내재근이 약해지면 이 기능에 문제가 생겨 충격 흡수가 안되거나 발이 쉽게 피로해지고 걷지 못할 수 있다.◇ 풋코어 자가 진단법풋 코어가 약해졌는지를 아는 자가 진단법이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5개의 발가락 사이사이가 모두 벌어지도록 발가락을 벌려보는 것이다. 먼저, 발가락의 아랫면이 바닥에 모두 닿도록 한 뒤 힘을 준다. 이 때 구부러진 채로 완전히 펴지지 않는 마디가 있으면 안된다.엄지 발가락을 최대한 위로 젖혀 본다. 나머지 발가락은 곧게 편 채 바닥을 누르듯이 한다. 이 때 나머지 발가락이 구부러지거나 바닥에서 떨어진다면 풋 코어 근육의 힘이 약해졌다는 증거다.5개 발가락을 모두 벌렸다가 모으기를 반복하는 과정도 반복해 본다. 특히 엄지와 새끼 발가락은 바닥에 붙이고 가운데 세 발가락을 높이 치켜들어 쫙 벌려 일정 시간 멈춘다. 김범수 교수는 “이런 동작이 여의치 않다면 폿 코어 약화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런 기초적인 동작이 잘 안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대부분 풋 코어 근육들을 잘 사용하지 않고 소홀히 했기 때문에 근육이 퇴화되었기 때문이다.◇ 신발이 오히려 풋 코어를 약화시킨다?신발은 발을 보호하고 활동하기에 편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뭐든지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되고 과잉보호를 하면 약해지기 마련이다. 신발로 인해 발가락 근육들이 제 가능을 발휘할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풋 코어 근육을 덜 쓰게 되니 발이 점점 약해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우리가 틈틈히 내재근 강화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다. 따라서 가능하면 집 안에서 정도는 맨 발로 다니는 것이 발 건강에 좋다고 한다.자신에게 맞는 신발을 잘 고르는 것도 발 건강에 대단히 중요하다. 일단은 발 보호를 위해 겉창이 두껍고 단단해 잘 꺾이지 않는 신발이 좋다. 무조건 부드러운 신발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오래 걷기를 할 경우에는 오히려 발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발을 항상 ‘보호’ 하려고 만 하다간 폿 코어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김 교수는 많이 걸을 때와 편안하게 걸을 때 서로 다른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많이 걸어야 할 때는 밑창이 두껍고 발이 보호되는 맥시멀 슈즈 같은 것이 좋지만, 많이 걷는 것이 아니라면 바닥이 얇아 풋 코어를 자극하는 미니멀 슈즈가 나을 수 있다고 한다. 또 많이 걷지는 않지만 오래 서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폭신하고 부드러운 신발이 좋다고 조언한다.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2024-05-09 10:58 이의현 기자

[비바 2080] 늙기 전에 ‘발 건강’부터 ① 평생 혹사당하는 두 발

‘발은 제2의 심장’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 큼 발이 건강해야 신체 균형이 유지되고 근육 감소에 따른 각종 질환이나 낙성 같은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인생 후반기를 누워서 맞을 지, 걸으면서 맞을 지가 발 건강에 좌우된다는 말도 빈 말이 아니다. 김범수 인하대 정형외과 교수가 최근 낸 100세 시대 두 발 혁명이라는 책을 보면 우리의 건강 수명이 두 발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후 건강을 위해 필요한 발 건강 관련 팁을 김범수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기초로 시리즈로 엮어 본다.◇ 발 건강이 신체 건강의 기본김범수 교수는 “발은 전신 건강의 뿌리”라고 단언한다. 하지만 대부분 이런 사실을 관가하고 두 발을 방치 또는 혹사한다고 말한다. 그 결과가 노후 족저근막염과 무지외반증, 지간신경종 등이다.그는 우리 몸 전신의 중심을 잡아주는 복근과 척추세움근 같은 ‘코어 근육’이 있는 것처럼, 발에도 발의 중심을 잡아주는 작은 ‘풋코어 근육’이 있다고 말한다. 이 근육들이 약화되면 발 질환의 원인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풋코어 근육은 발의 구조적인 안정성과 정상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발 건강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풋코어 근육을 전문 의학용어로는 내재근(內在筋)이라고 한다. 발 안 쪽의 근육이라는 뜻이다.풋코어는 발등 뼈와 발바닥 사이에 아치를 이루는 오목한 공간을 채우고 있는 근육군을 말한다. 이것이 약해지는 원인은 운동 부족과 신발에 의한 과잉보호, 노화 등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충분히 사용하지 않아서’ 이다. 풋코어 근육에 직접적인 자극을 주어 근육을 강화해야 하는데 대부분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발은 제2의 심장”우리 두 발을 모두 합쳐도 면적이 전신의 2%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 발에 26개씩 모두 52개의 뼈가 매우 복잡하고 정교하게 설계되어 유기적으로 작동하면서, 하루 수 백 톤의 체중을 감당하며 다양한 움직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발은 특히 심장과 함께 전신 혈액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맥에 있는 피를 심장으로 밀어 올리는데 발과 종아리 근육이 얼마나 엄청난 역할을 하는 지 아는 사람들이 드물다.이들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그 사이에 있는 정맥과 림프관들이 쥐어짜여지고 정맥 혈관 내 판막의 작용으로 혈액을 심장 방향으로 올려보내는 것이다. 결국, 발이 건강해야 심장이 건강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발을 제2의 심장이라고 하는 것이다. 평소에 자주 많이 움직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사람이 침팬지와 달리 두 발로 오래 걸을 수 있는 것은 우리 발 바닥이 아치형이기 때문이다. 온 몸의 하중을 지탱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구조가 아치 구조라고 한다. 그 덕분에 우리는 걷거나 뛸 때 충격을 흡수할 수 있고, 앞으로 박차고 나아갈 수 있으며, 장거리를 걷고 오래 달릴 수도 있다고 한다.당뇨 발 연구로 유명한 미국 남가주대학의 암스트롱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당뇨로 발을 부분 절단한 환자의 5년 내 치사율이 46~57%에 달했다고 한다. 왠 만한 암보다 치사율이 훨씬 더 높다. 그래서 발이 제2의 심장이요 전신 건강의 뿌리인 것이다. 김범수 교수는 “발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수명을 늘리는 가장 좋은 비결은 ‘예방’”이라며, 3040 때부터 발 건강에 관심을 갖고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발이 보내는 SOS를 잘 들어야평소에 비해 발이 더 쉽게 피곤함을 느끼거나 뻐근한 증상이 잦다면 일단 발 건강을 의심해 봐야 한다. 발바닥 근육이 자주 뭉치거나 쥐가 잦은 것도 위험 징후다. 발의 힘이 빠지는 느낌에 불안감이 생기거나, 계단 등을 오르내릴 때 자신이 없고 실제로 균형을 잃고 넘어지거나 넘어질 뻔한 적이 있다면 더더욱 주의가 요구된다.발 모양의 변화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특히 발가락이 휘고 구부러지지 않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발의 아치가 조금 낮아졌거나 발 볼이 넓어진 것 같다고 느껴지면 좀더 세밀한 관찰이 요구된다. 발 근육의 기능이 약해지면 체중을 이기지 못하고 아치도 낮아지고 볼이 넓어진다고 한다. 김 교수는 “발 앞 뒤의 종아치가 낮아지면 평발이 되고, 가로로 있는 횡아치가 낮아지면 발 볼이 넓어진다”고 조언한다.발에 티눈이나 굳은 살이 박혀 계속 자라면 발 건강에 노란 불이 켜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과도한 압력이 지속적으로 발에 가해지고 있다는 징후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발이 말라 보이고 특히 발의 아치 부분이 말랐거나 발등 뼈 사이에 살이 없다면 발의 근 감소 또는 근육 위축을 의심해 봐야 한다.신발에 의한 과잉보호도 발 근육 약화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편한 신발이라도 그만큼 발의 근육을 덜 사용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냥 좋은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특정 부위에 지속되는 통증 역시 위험 신호다. 혈액순환의 이상으로 생기는 문제일 수도 있으니, 만성화되기 전에 전문의를 찾아 근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2024-05-07 08:31 이의현 기자

[명의칼럼] 부모님 걷는 모습 이상하다면 척추 건강 의심해봐야

이동찬 목동힘찬병원 신경외과 원장가정의 달을 맞아 오랜만에 뵙는 부모님의 모습에서 쉽게 눈에 띄는 변화를 꼽자면 굽어진 허리와 힘들어 보이는 걸음걸이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나이가 들면 온몸 구석구석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척추 건강의 변화는 유독 심하다. 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로 ‘기타 척추 병증’의 연령대별 다빈도 질환 순위를 분석해 보니 일단 50대가 되면 10위권 내로 진입해 7위에 오른다. 이어 60대는 6위, 70대는 5위까지 높아진다.환자 수로 보면 나이와 척추 질환의 상관관계가 보다 명확해진다. 50대부터 척추 질환이 많아지지만 60대가 되면 급격하게 증가해 50대에 비해 남자는 약 2배, 여자는 약 2.4배 이상 늘고 6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81.6%를 차지한다.부모님의 척추 건강이 걱정된다면 겉모습만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대표적으로 꼬부랑 허리를 꼽을 수 있는데, 척추관협착증을 앓을 때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퇴행성 변화 등이 원인으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 주변의 인대나 뼈가 두꺼워져 신경이 압박을 받아 생긴다.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터질 것 같아 보행 장애가 생기고 허리 통증도 심하다. 잠시 쉬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척추관이 일시적으로 넓어져 통증이 줄기 때문에 허리를 굽히고 걷게 된다.반대로 오리처럼 뒤뚱거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척추 전방전위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퇴행성 변화 때문에 척추 관절과 주변 인대가 신축성을 잃고 근육량도 줄면서 척추가 장기간 불안정해져 생긴다.척추 뼈가 앞으로 밀려 어긋나다 보니 신경이 눌려 허리에 통증이 생기고 다리가 저리고 당겨 잘 걷지 못한다. 척추 뼈가 앞으로 밀려 배도 앞으로 나오고 어깨는 뒤로 젖혀진 상태가 되는데, 통증 때문에 걸음걸이도 오리처럼 뒤뚱거리게 되는 것이다.만약 한쪽 다리가 부쩍 가늘어졌다면 척추 신경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 척추 신경이 잘못되면 다리에 마비가 생기는데, 이때 근육이 위축되고 근력이 저하돼 다리가 가늘어진다.척추 질환이 의심되면 가급적 빨리 증상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보통 영상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병증과 진행 단계에 맞게 치료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물리치료나 약물 치료, 신경 주사 치료 등으로 통증을 완화시켜 준다. 만약 척추 신경 주변부의 유착이 심해 통증이 호전되지 않고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면 신경 성형술이나 풍선 확장술처럼 유착을 박리하고 약물을 직접 투입하는 시술로 치료할 수 있다.이동찬 목동힘찬병원 신경외과 원장

2024-05-07 07:00 이동찬 목동힘찬병원 신경외과 원장

[비바100] 강직척추염, 남성의 전유물? 여성 환자도 30% 육박

강직척추염은 젊은 남성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젊은 남성의 질환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여성에서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강직척추염’은 척추 관절에 반복적으로 염증이 생겨 결국은 등이 굽고 뻣뻣해지는 질환이다. 보통은 젊은 남성 환자에게서 많이 발생해 젊은 남자의 질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강직척추염은 여성에서 발병할 확률이 적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실제 전체 강직척추염 환자의 30% 가까이가 여성 환자이고 그 숫자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이상훈 교수와 함께 여성에서 나타나는 강직척추염의 특징과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강직척추염, 염증 반복되며 관절 변형강직척추염은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질환으로, 관절에 염증이 생겼다 약해지기를 반복하면서 관절에 변형이 오게 된다. 관절이 뻣뻣해지면서 움직임이 둔해지고 나중에는 척추가 전체적으로 굳어지며 등이 굽는다.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HLA-B27’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감염, 외상, 스트레스 등도 영향을 끼친다.강직척추염은 젊은 남성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젊은 남성의 질환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여성에서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강직척추염으로 병원을 찾은 전체 환자 5만2616명 중 27%인 1만4400명이 여성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라고 해서 강직척추염에 안심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양쪽 엉덩이뼈 통증으로 시작해 심해지면 흉통까지강직척추염은 대부분 엉덩이 관절 염증으로 시작돼 초기에는 양쪽 엉덩이뼈가 번갈아 아플 수 있다. 병이 진행되어 흉추를 침범하게 되면 가벼운 기침에도 흉통이 있고 손으로 누를 때도 통증이 생긴다. 아침에는 뻣뻣함과 통증이 심하다 낮에 활동할 때는 잦아든다.강직척추염은 대부분 엉덩이 관절 염증으로 시작돼 초기에는 양쪽 엉덩이뼈가 번갈아 아플 수 있다. 병이 진행되어 흉추를 침범하게 되면 가벼운 기침에도 흉통이 있고 손으로 누를 때도 통증이 생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통증은 밤사이 더욱 심해지는데, 통증 때문에 자다가 깨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에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게 되면 관절이 점차 굳으면서 등이 굽을 수 있다. 한번 굳은 관절은 회복할 수 없으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여성도 증상이 다르진 않다. 다만 척추의 강직까지 동반되는 중증의 경우가 남자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천장관절을 침범하는 조기 단계의 통증은 남자보다 더 심해 걷지 못해 응급실로 오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심하다. 대개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가라앉는 경우가 많지만, 심하면 전체 척추까지 다 굳어 장애가 발생하는 수준으로 진행될 수 있다.◇강직척추염 있더라도 임신·출산 가능여성 환자에게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임신과 출산일 것이다.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을지, 만약 임신하게 되었을 때 병이 악화하지는 않을지 고민이 많다. 일부 연구에서 조산이나 저체중아 출산 등 분만에 위험이 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강직척추염은 건강한 임신·출산이 가능한 질환이다.임신 중에도 약물로 병의 치료가 가능하며 출산도 가능하다. 병이 진행되어 골반의 엉치뼈와 좌우 엉덩이뼈 사이의 관절인 천장관절의 강직이 왔다고 하더라도 자연분만에 문제는 없다. 질환이 없는 환자도 상황에 따라 자연분만이 안 될 수 있는 것처럼 출산 전 정기적 검진을 통해 상황에 따라 자연분만 혹은 제왕절개를 결정하면 된다.강직척추염은 관절 주위의 힘줄 부착부에 염증이 저절로 잘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치료는 약물 치료로 이 염증을 억제하는 것이다. (사진=강동경희대학교병원)◇조기 발견하면 약물·운동 치료로 억제 가능강직척추염은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 치료와 운동요법 병행으로 척추 강직의 진행을 막을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도 거의 지장을 받지 않는다. 여성 환자의 치료도 다르지 않다. 약물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항류마티스약제와 더불어 TNF 차단제, IL-17차단제, JAK 차단제를 사용한다. 운동 치료는 관절의 유연성과 근력을 기를 수 있는 재활 치료가 시행된다. 약물 치료와 운동 치료를 병행하면 강직까지 진행되는 환자는 10%에 불과할 정도다. 하지만 초기에 진단을 놓치고 흉추까지 침범하고 척추 강직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치료 효과를 낙관할 수 없다.◇꾸준한 운동·규칙적인 생활·스트레스 조절 중요강직척추염은 관절 주위의 힘줄 부착부에 염증이 저절로 잘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치료는 약물 치료로 이 염증을 억제하는 것이다. 소화기로 불을 꺼서 조직이 망가진 것을 예방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불을 끄더라도 잔불은 계속 남아 있어서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하고 영상 검사를 해서 혹시 다시 발생하는지, 또는 진행하는지를 체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다음으로는 염증이 지나가고 나면 조직들이 서로 엉겨 붙어 굳기 때문에 꾸준한 운동이 제일 중요하다. 운동은 침범한 관절 위주로 운동범위를 유지하기 위한 스트레칭이 주요하다. 질병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과 스트레스 조절도 매우 중요하다.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2024-05-07 07:00 안상준 기자

[비바100] 라이딩 전, 안장 높이 확인했나요

(사진출처=게티이미지)본격적인 봄을 맞아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었다. 자전거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지구력 향상과 심폐기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며 하체 근력 강화, 다이어트 효과 등 건강상 이점도 많다.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지만 안전사고 위험이 높고, 잘못된 자세로 무리하게 탈 경우 근골격계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스포츠안전재단이 2020년 발표한 ‘스포츠 안전사고 실태 조사 종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자전거를 탄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75.1%가 무릎, 어깨, 허리 등에 부상을 입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활 스포츠 전반의 부상률(64.3%)보다 10% 이상 높은 수치다.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최경원 원장은 “자전거 라이딩 중 충돌 같은 사고로 신체 외부에 충격을 받으면 타박상부터 근육과 인대에 손상을 입는다”라며 “초보자의 경우 자전거에 익숙해지도록 충분한 연습을 거친 뒤 본격적으로 라이딩을 해야 안전사고와 근골격계 부상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본격적인 봄을 맞아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라이딩 중 충돌, ‘쇄골 골절’ 위험일반인이 라이딩 중 부상을 입는 흔한 원인으로는 미끄러져 넘어짐(36.9%)과 물체에 걸려 넘어짐(23.7%)이 꼽혔다. 사람과의 충돌을 피하려다 나무나 벽, 주변 시설과 부딪치는 경우도 많다.이때 타박상이나 찰과상 등 경미한 부상을 입기도 하지만 넘어지거나 충돌할 때 어깨로 먼저 떨어지면 충격이 어깨에 고스란히 전달돼 쇄골이 골절될 수 있다.쇄골 골절은 육안으로 어느 정도 진단이 가능한데, 골절 부위가 마치 덩어리가 생긴 것처럼 부어오르고 부러진 쇄골이 뾰족하게 피부를 뚫고 나오기도 한다. 쇄골이 골절되면 ‘뚝’ 소리가 나면서 목과 어깨 관절 사이가 붓고 눌렀을 때 엄청난 통증이 생긴다. 간혹 신경이 마비되거나 혈액순환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어 라이딩 도중 쇄골 골절 부상을 당하면 신속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경미한 골절이라면 팔자 붕대를 이용해 어깨를 감싸고 골절 부위가 안정되도록 고정하는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골절된 절단면이 울퉁불퉁하거나 뼈 간격이 서로 벌어져 있는 경우, 뼛조각이 여러 개로 쪼개진 복합 골절이라면 뼈를 원래대로 맞춰 고정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쇄골 골절 등 어깨에 발생하는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리하게 속력을 높이지 말고 적당한 속도로 안전하게 라이딩을 해야 한다. 과도한 동작이나 급격한 방향 전환 등은 삼가야 하며 코너 진입 전 속도를 미리 줄이고 코너 진입 후에 브레이크를 사용할 경우 슬립(미끄러짐)이 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자전거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지구력 향상과 심폐기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며 하체 근력 강화, 다이어트 효과 등 건강상 이점도 많다.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지만 안전사고 위험이 높고, 잘못된 자세로 무리하게 탈 경우 근골격계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자전거 안장 높이, 무릎에 부담자전거를 자주 또는 장시간 타다 보면 무릎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타다 발생하는 무릎 통증은 안장의 높이와 관련이 있다. 자전거 안장이 너무 높거나 낮은 것이 무릎 통증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안장이 너무 낮은 경우 앞쪽 무릎에, 높은 경우 뒤쪽 무릎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무릎의 바깥쪽과 옆쪽으로 통증이 느껴진다면 장경인대증후군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장경인대는 골반부터 허벅지, 정강이의 상단을 이어주는 조직으로 자전거를 너무 무리해서 타면 장경인대가 무릎의 바깥쪽 뼈와 계속 마찰돼 염증이 생기는 장경인대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안장의 높이가 낮아 무릎이 과하게 구부러진 상태에서 페달을 장시간 밟다 보면 무릎에 부담이 가면서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런 상태가 지속돼도 장경인대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장경인대증후군은 내리막길이나 계단을 내려갈 때 통증이 심해지고 무릎을 사용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감소하는 특징이 있다. 대부분 진통소염제, 물리치료, 도수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호전이 가능하지만 과사용이 주요 원인이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우선이다.예방을 위해서는 안장의 높이를 자신의 체형에 맞춰 관절과 인대에 가는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페달을 가장 낮은 위치에 두고 밟았을 때 무릎 굴곡이 25~30도 사이가 되는 안장 높이가 가장 적당하다. 운동 후 얼음찜질과 마사지로 무릎 주위 근육과 인대의 피로를 덜어주는 것이 좋다.자전거 라이딩 부상 예방법. (자료=힘찬병원)◇자전거 타다 겪는 요통도 주의해야자전거를 탈 때 잘못된 자세나 자전거에서 추락, 다른 물체와의 충돌 등으로 인해 허리 근육과 인대에 손상을 입기도 한다. 갑작스러운 염좌가 생기면 심한 통증으로 허리는 물론 발을 떼는 것조차 힘들고 불편하게 되며 구부러진 자세를 취하게 된다. 특히 허리 디스크와 같은 질환이 있는 경우 허리를 굽히고 장시간 라이딩을 하다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허리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전거를 타기 전 핸들과 안장의 높이를 확인해 봐야 한다. 안장과 핸들의 높이는 허리 각도가 15~30도 정도 되도록 맞추는 것이 적당하다. 무엇보다 고정된 자세로 자전거를 타면 허리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30분마다 자전거에서 내려 허리를 스트레칭 하는 것이 좋다.강북힘찬병원 신경외과 정기호 원장은 “평소 플랭크, 스쾃 등 허리근력 강화를 위한 운동을 꾸준히 해주고 울퉁불퉁하지 않은 평지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이 허리에 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허리디스크 환자들의 경우 허리 보호대를 착용하고 실내 자전거를 타는 것이 부상 예방에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2024-04-30 07:00 안상준 기자

[비바 2080] 노후 대비 뇌 건강법 ③ 주변의 '독소' 제거하기

우리 주변에는 뇌 건강을 해치는 독성 화학물질이 너무나 많다. 간에서 어느 정도 해독한다고는 하지만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어릴 때부터 납이나 수은 같은 특정한 독소에 노출되면 뇌 건강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들은 늙어서도 건강한 뇌를 오랫동안 유지하려면 숨쉬는 공기, 먹는 음식, 마시는 물을 조심하는 것은 물론 주변에 있는 많은 독성 물질에서 벗어나려는 실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맑은 공기를 찾아 마셔라대기오염은 만 가지 만성질환의 시작이다. 캐나다 벤쿠버에서 실시된 연구에서는 주요 도로에서 50m 이내 또는 고속도로에서 150m 이내에 사는 사람들이 치매를 비롯해 알츠하이머 등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자동차나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기준치 초과 초미세먼지도 위험하다. 여성들이 기억력 감퇴나 인지 저하를 일으킬 위험이 81%, 치매나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은 92%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호흡하는 과정에서 코나 입을 통해 몸 속으로 들어온 오염물질은 장까지 도달한 후 혈류를 따라 뇌로 들어갈 수 있다. 뇌를 청소해 주는 ‘소교세포’가 이런 독소를 먹어치우지만, 양이 너무 많으면 결국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체내에 쌓이는 오염물질은 혈류로 들어가 혈당을 관리하는 인슐린의 기능을 방해해 당뇨를 유발하기도 한다. 당뇨병은 치매로 가는 지름길이다.따라서 뇌를 보호하려면 공기를 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가 줄면 여성 노인의 치매 위험이 낮아지고 인지력 저하도 늦출 수 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초미세먼지가 1단위 씩 감소할 때마다 치매위험은 15%, 알츠하이머 위험은 17% 감소한다는 연구 보고서가 화제를 모은 바 있다.외출 전에 대기질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일차 해법이다. 잔디와 나무가 있는 근처 공원에서 하루 30분씩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내 공기오염 방지도 중요하다. 가정용 제품과 가구가 공기 중으로 독소를 방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중 필터 시스템이 장착된 공기청정기가 필요하다.얼마 전 국내에서 큰 이슈가 되었던 빈대도 실내의 공기 질을 악화시키는 주범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공기 질과 수면에 나쁜 화합물을 내뿜기 때문이다. 빈대는 열에 약하므로 침대 시트를 뜨거운 물로 세탁하고, 몇 달에 한 번씩은 배게도 건조기 온도를 높여 20분 정도 열처리하는 것이 뇌 건강에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오염된 음식과 물 정화해 먹어야우리 면역체계를 무너트리는 화학물질들은 음식을 비롯해 우리 주변에 가득하다. 가장 간단한 해결 방법은 음식을 가려서 먹는 것이다. 우선, 연어나 명태, 새우처럼 수은 함량이 낮은 생선을 먹는 것이 좋다. 생선에는 오메가3가 풍부해 염증도 물리치고 오염물질에서 발견되는 신경독을 중화시켜 주기도 한다.중국 장쑤성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브로콜리가 독성 화합물을 지속적으로 제거시켜 준다고 한다. 특히 암 발생을 높이는 독성 화학물질인 벤젠과 아크롤레인의 제거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세포에서 환경 독소를 제거하는 것을 돕는 NRF2라는 분자를 활성화시켜 주는 설포라판이 듬뿍 들어있다고 한다.깨끗한 물을 마시는 것도 뇌 건강에 대단히 중요하다. 깨끗하지 않은 물에서 발견되는 독소와 살충제는 신경 독소 효과가 있어 각종 염증을 증가시킬 수 있다. 너무 비싼 것이 흠이지만, 유기농 농산물 역시 살충제와 비료에서 발견되는 독성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을 줄일 수 있다. ‘브레인 키핑’이 저자이자 뇌 건강연구자 마크 밀스테인은 “사과와 딸기는 유기농으로 먹고, 바나나와 오렌지는 비 유기농으로 먹어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 일상에서 간과되는 독성물질도 잘 살펴야EDC라는 화학물질을 방출하는 플라스틱은 뇌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독성 물질이다. 플라스틱 포장재로 많이 사용되는 화학물질인 비스페놀 A(BPA)는 포장으로 쌓았던 식품에 까지 옮겨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부터 7까지 숫자를 세 개의 화살표가 둘러싼 삼각형 모양의 재활용 기호를 찾아 3,6,7이 적힌 품목은 가능한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BPA가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통조림이나 플라스틱 음식을 뜨거운 곳에 두는 것도 피해야 한다. 열로 인해 용기 안의 화학물질이 음식에 스며들어 몸 속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플라스틱 용기에 든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것은 독소를 그냥 섭취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방부제로 많이 사용되어 여성들 화장품에서 자주 발견되는 파라벤 역시 뇌 건강에 좋지 않다.시판되는 집 안 청소용 제품에서도 유해한 독성 물질이 배출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집 주변을 청소할 때는 가능하면 물과 식초, 주방용 세제를 섞어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청소하는 동안에도 고글이나 마스크, 장감을 착용하고 창문과 문을 열어 공기를 순환시켜주는 것이 우리 몸 안으로 독성이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2024-04-29 09:15 이의현 기자

[비바 2080] 노후대비 뇌 건강법 ② 숙면이 뇌를 건강하게 만든다

잠은 단순한 휴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뇌가 재충전을 하는 시간이다.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신체 리듬이 깨진다. 스마트 폰의 매우 미세한 불빛에도 잠이 깨는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은, 잘 자는 게 신체 건강이나 정신 건강에 최고의 건강 법이라는 말이다.미국의 윌리엄 C.디멘트 교수는 수면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갖가지 건강 이상 징후를 ‘수면 부채(Sleep debt)’라고 했다. 수면 부족이 만성화되면 암과 당뇨 같은 생활습관병이나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좋은 수면, 이래서 중요하다잠은 몸이 쉬는 것도 있지만 사실은 ‘뇌’가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잠이 충분하지 못하면 호르몬과 자율신경을 망가트려 컨디션 악화는 물론 면역력 저하로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자는 동안 뇌 속에 쌓인 ‘아밀로이드 베타’ 같은 노폐물을 청소하지 못해 알츠하이머를 유발할 위험도 크다. 양질의 수면은 뇌 건강은 물론 노화의 속도를 늦춰주는 대단히 훌륭한 의학적 처방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나이 들면서 잠이 없어져”라고 말하는 노인들이 있다. 잘못된 수면 습관을 나이 탓으로 돌리는 것으로, 대단히 무책임한 생각이다. 잠을 조금만 자면서 컨디션을 좋게,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언젠가 나타날 병을 키울 뿐이다. 수면 전문가들은 하루에 정해진 일정 량의 수면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뇌가 피곤해진다며, ‘쪼개서’ 자더라도 수면의 하루 정량을 잘 챙길 것을 권한다.그래서 전문가들은 하루에 7시간이든 8시간이든 저녁에 잠자는 시간의 ‘루틴’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생체 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수면 루틴’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숙면의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잠의 중요성을 제대로 체감토록 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말한다.숙면의 모든 것을 쓴 니시노 세이지 수면생체리듬연구소 소장은 나이가 들수록 꼭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잠자지 원칙’을 제시했다. 우선, 실내 온도 맞추기다. 뇌의 온도가 내려가야 잠이 잘 온다고 말한다. ‘심부체온’과 ‘피부온도’의 차이가 줄어들었을 때가 가장 좋은 상태라는 얘기다. 그는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족욕(足浴)’을 권했다. 목욕 등으로 몸 전체를 뜨겁게 하지 않아도 심부 체온이 충분히 낮아진다는 것이다.그는 침구의 통기성도 강조했다. 열 방출이 원활해져 뇌를 식혀주면, 심부 체온이 충분히 낮아져 깊고 질 좋은 수면이 가능하다고 했다. 잠자기 전 조명은 가능한 발 밑을 비추도록 바꾸라고 권했다. 특히 저녁 식사는 가능한 잠 들기 2~3시간 전에 마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숙면을 위한 실천, 이렇게?브레인 키핑을 쓴 뇌 건강 연구자 마크 밀스테인은 숙면을 위해 잠자리에 들기 90분에서 2시간 전에 따뜻한 샤워나 목욕을 할 것을 권했다. 또 스마트 전자기기를 멀리하고, 완전한 어둠 속에서 잠이 들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음악 감상, 할 일의 목록을 작성하거나 ‘걱정 일기’ 쓰기 같은 자기만의 ‘수면 루틴’을 만드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한다.수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물 마시기도 권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밖으로 나가 자연광을 쬐는 것은 그날 밤의 숙면을 준비하는 첫 번째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혹 낮잠을 자더라도 얕은 수면 주기에 해당하는 30분 이내가 기상 후 에너지 회복이나 집중력 회복에 가장 효과가 크다고 지적했다.그는 또 숙면을 위해 깨어 있을 때 할 수 있는 4가지 습관을 강조했다. 필요한 수면 시간에 맞춰 전략적으로 알람 설정하기가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자연광을 쬐러 밖으로 나가 10~15분을 보내고 들어오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세 번째는 뇌 시계를 정시에 맞춰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를 확실히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낮잠을 30분만 자 낮잠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결론적으로 그는 ‘SLEEP’ 원칙을 제안했다. S는 일정(Schedule)이다. 항상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이 핵심이다. L은 빛(Light)이다. 자기 전에 침실에 일몰을 연출해 전기기기를 없애라는 것이다. 첫 번째 E는 운동(Exercise)이다. 밤에 잘 자려면 낮에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활동 중 하나라는 것이다. 두 번째 E는 식사(Eating)이다. 좋은 음식을 잘 먹어야 한다는 의미다. 마지막 P는 패턴과 실행(Patterns and Practice)이다. 자기 만의 루틴을 잘 만들어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참고 도서]뇌 건강 연구자 마크 밀스테인 ‘브레인 키핑’(2023. 웅진지식하우스)수면의학 신경과 전문의 주은연 ‘매일숙면’(2023. 유노라이프)일본 수면생체리듬연구소 소장 니시노 세이지 ‘숙면의 모든 것’(2021. 브론스테인)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2024-04-26 08:59 이의현 기자

[비바 2080] 노후대비 뇌 건강법 ① ‘깨끗한 뇌’ 만들기가 최우선

‘젊고 건강한 뇌’를 갖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꿈이다. 언제 치매가 찾아올 지 몰라 걱정하는 중·장년과 노년층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전문가들은 뇌가 빠르게 늙고 기능이 상실되는 것을 막으려면 강력한 면역체계와 함께 건강한 심장, 예방과 치료, 질 좋은 수면과 영양가 있는 식단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적당한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도 필수다. 이들은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치매 가능성을 3분의 1 이상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젊고 건강한 뇌를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어 시리즈로 정리해 본다. ◇ 뇌를 깨끗이 하는 것이 최우선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모든 건강의 근원이다. 이것이 무너지거나 균형을 잃게 되면 신체 감염은 물론이고 치매나 심장병, 우울증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뇌 건강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면역체계 가운데 일부인 림프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림프는 우리 몸의 조직과 장기에서 배출되는 무색의 액체다. 독소와 세균, 그리고 세포에서 만들어진 쓰레기 등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면역체계가 무너지면 가장 먼저 염증이 생긴다. 이 염증이 뇌를 빠르게 파괴한다. 뇌 청소부 역할을 해야 할 ‘소교세포’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건강한 뇌 세포까지 망가트린다. 소교세포가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만성 염증으로 인해 생기는 화학물질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만성 염증보다 급성 염증이 뇌 손상을 빠르게 해 치매에 더 위험하다고 말한다. 뇌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긍정적인 뇌, 배우는 뇌가 치매를 막아준다인지 기능이 신체 나이보다 수십 년 젊은 노인을 ‘슈퍼 에이지’라고 부른다. 실제 나이보다 젊은 뇌를 유지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슈퍼 에이지들의 공통점이 바로 ‘뇌에 좋은 생활방식을 꾸준히 유지한다는 것’이다. 특히 새로운 정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힐수록 뇌는 젊게 유지된다. 새로운 기억이나 정보가 없으면 뇌는 쉽게 늙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의 뇌는 느리게 늙는다고 한다.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이 일반인에 비해 평균 5년 정도 일찍 치매가 발병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울한 뇌가 밝은 뇌보다 치매 가능성을 더 높인다는 것은 정설이다. 불안감과 우울증, 양극성 장애 등은 모두 뇌 세포를 고갈시키고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자신의 기분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뇌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어 뇌의 노화를 앞당길 수 있다.◇ 심장과 장이 건강해야 뇌도 건강해진다심장은 뇌와 연결되어 있다. 심장이 젊어야 뇌가 젊어진다는 말이다. 심장이 박동할 때마다 만들어지는 산소의 20% 가량을 뇌가 소비한다. 심장이 산소를 뇌로 잘 공급해 주어야 하는 이유다. 실제로 심장질환은 뇌 기능 장애의 주요 원인이 된다.관상동맥 이상으로 인한 심장질환이 치매 위험을 40% 높이고, 심부전이 치매 위험을 2배나 높아진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심장이 좋지 않은 사람이 기억력과 집중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보고도 있다. 건강한 뇌를 위해 심장과 혈관 같은 순환계통을 건강하게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견과류 등을 자주 섭취하면서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고밀도 지질단백질)은 높이고, LDL(저밀도 지질단백질)은 낮춰야 한다. 혈압이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혈압과 심박수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압만 낮춰도 4년 동안 치매 발병 위험을 7%나 낮출 수 있다고 한다.혈당 저하가 오래 지속되면 뇌 손상이 올 수 있으므로 혈당 관리에도 유념하고, 체내 단백질을 만드는 호모시스테인이라는 아미노산 관리에도 충실하면서 흡연과 체중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허리둘레를 카의 절반 이하로 유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장 건강도 뇌 건강에 필수다. 장에서 만들어지는 박테리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소화를 돕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면역 능력을 떨어트려 치매나 우울증을 불러 올 수 있다.◇ 단 것을 먹으면 뇌가 늙는다?당뇨병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이 65% 높아진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몸에 인슐린이 부족해지면 우리 혈액에는 미처 처리되지 못한 당분이 남아 혈관을 파괴하고 심장이나 신장, 나아가 뇌를 해친다. 근육이나 장기에 있어야 할 당분이 혈액이 남게 되면 ‘독’이 되는 것이다. 당분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는 ‘인슐린 저항성’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으면 결국 당뇨로 가게 된다.알츠하이머의 경우 인슐린저항성이 뇌에서도 발생한다. 뇌 세포가 더 이상 당분을 연료로 사용할 수 없게 됨으로써 뇌와 기억에 장애가 생기는 것이다. 그만큼 단 것을 많이 먹으면 치매 가능성을 스스로 높이는 것이다.참고 도서마크 밀스테인 ‘브레인 키핑’(2023. 웅진지식하우스)이케가야 유지 ‘삶이 흔들릴 때 뇌과학을 읽습니다’(2024. 힉스)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2024-04-24 07:36 이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