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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단녀', 기혼여성 중 20% 이상…5년 이상 경력단절 62.4%

국내 기혼여성의 20% 이상이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부산 부산진구 부산경총고용지원센터에서 열린 ‘2016 일·가정 양립 여성 일자리 박람회’에서 기혼여성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연합)국내 기혼여성의 20% 이상이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인 것으로 나타났다.20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로 활동중인 더불어민주당 박광온(수원영통) 의원이 받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4월 기준으로 국내 경단녀는 205만명으로 전체 기혼여성 942만명의 21.8%에 달했다.기혼여성 10명 중 2명 이상은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경제활동을 쉬고 있다는 얘기다.30~34세 미혼여성의 고용률이 79.9%에 달하는 것에 비춰보면 기혼여성의 경력단절현상이 더 분명하게 나타난다.이들의 경력단절 기간은 10년 이상이 75만9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전체 경단녀의 38.8% 수준이다. 5∼10년은 46만2000명(23.6%), 3∼5년은 29만명(14.9%) 등이다.최소 5년 이상 경력 단절된 여성이 62.4%를 차지해 한 번 경력이 단절되면 회복이 쉽지 않은 현실을 확인할 수 있다.현재 출산을 경험한 여성의 경우 평균적으로 약 9.7년이 지나야 노동시장에 복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박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경단녀 지원은 퇴직 후 5년 이내에 재취업했을 경우에만 제공되고 있어 그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박 의원은 재고용 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경단녀 재취업을 지원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개정안은 경단녀가 재취업했을 경우 소득세를 5년간 50% 감면해 재취업을 촉진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경력단절 후 재취업하는 30대 여성의 연간 급여가 1200만∼1500만 원 수준으로 낮은 것이 재취업을 포기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을 비롯해 노인과 장애인에 대해 세액감면을 시행하고 있으니 경단녀를 소득세 감면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법 형평성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이다.그는 중소기업이 경단녀를 고용한 경우 인건비 세액공제율을 현행 10%에서 20%로 100% 상향하고 일몰 기간을 2017년에서 2019년까지 연장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았다.박 의원은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감가율은 55.6%로 OECD 가입국 가운데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여성의 고용을 보장하는 것이 저출산과 노동인구 감소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정책”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지원과 함께 여성이 맘 놓고 일할 수 있는 복지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 경력단절을 예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최은지 기자 silverrat89@viva100.com

2016-09-20 10:48 최은지 기자

[비바100] 1560시간의 열정…인생2막에서 꽃피우다

스마트 영상작가 이용원대표가 광화문에서 브릿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양윤모 기자)‘전직지원 컨설턴트 350시간’, ‘커리어 컨설턴트 250시간’, ‘SNS전문가반 4단계 과정 1년’, ‘스마트 영상 작가 160시간’….은퇴 후 쉼 없이 달려왔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오프라인 교육시간만 1560시간을 수강하고, 이제는 이 배움을 강의로 전파 중이다. 전직 및 커리어 컨설턴트 자격증, 스마트 영상작가 자격증 등을 취득한 후 건강한 시니어들의 삶을 위해 앞장서며 새로운 꿈도 생겼다.누구보다 인생 2막을 화려하게 꾸려가고 있는 사람, 바로 이용원(64) 고려대 액티브시니어 연구원 부원장이다. 18일 서울 광화문역 근처에서 만난 이 원장은 “은퇴 후 시니어들의 공통된 특징은 정보로부터 멀어지고, 커뮤니티가 없어지며, 외톨이로 고독해지기 쉽다. 하지만 난 SNS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은퇴 후 배운 것들을 다시 후배 시니어들에게 전파하는 등 바쁘고 즐겁게 많은 정보를 주고 받으며 살고 있다”며 껄껄 웃었다.그는 1970년대 중반부터 투자금융회사에 입사해 28년간 금융맨으로 살아왔다. 국내 최초 민간 통화선물(FX·Foreign Exchange) 자격증도 취득했으며, 30대 후반 이른 나이 지점장이 되면서 국내 최초 PB센터(고액금융자산가 관리점포)의 책임자로 발령받기도 했다. 그는 “PB를 잘하려면 세무와 부동산, 외환관련 업무, 주식관련 정보, 자녀교육 정보, 유명 화가의 그림시세, 국내 모든 금융기관의 금융상품의 장단점을 다 알고 있어야 했다”며 “만인의 친구가 되어야 했으며, 21세기 인텔리전트형 지성을 갖춘 마담이 되어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제대로 된 PB전략을 세우며 많은 공부와 연구를 한 그는 우수한 경영성적으로 1996년 저축의 날 재무부 장관상도 수상하기도 했다.이 부원장은 “은행지점장과 PB센터장을 하면서 고객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주고 고민을 들어주는 역할이 몸에 익숙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매너와 위트가 생겼다”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해결사를 도맡고 있다”고 말했다.이 같은 모습은 금융업계를 떠난 후 봉사활동을 하면서도 드러났다. 한국과 중국의 식문화 교류를 위한 WFCC(World food culture center)의 기획·홍보·재정 업무와 한국 측 사업단장으로 활동한 것이다. 이 때 한식의 글로벌화에 크게 기여하고 한·중 식문화 교류 발전에 적극 협조해 2009년 11월 WFCC이사장이 추천하고 한·중식문화인들이 선정한 ‘자랑스런 올해의 한국인상’을 수상했다.스마트 영상작가 이용원대표가 광화문에서 브릿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윤모 기자)그러면서 그는 자기개발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SNS를 배우고, KDB 시니어브릿지 1기와 고려대학교 액티브시니어전문가 과정 1기를 수료하며 활기찬 인생2막을 위해 마음가짐을 가다듬는 시간을 갖은 것이다. 이 부원장은 “쉬지않고 교육이 있는 곳에 찾아 다녔다. 회의진행과 효과적인 소통 방법을 공부하기 위해 밤늦게까지 퍼실리테이터 과정을 공부했고 방송위원회 산하 미디어 센터에서 사진촬영과 동영상 편집 공부도 했다. 도심권인생이모작지원센터 ‘50+영상시대 과정’을 수료하고 사단법인 50플러스 코리안의 ‘스마트폰영상작가반’에서 심화과정까지 공부했다”며 “이 같은 시간투자는 액티브시니어연구원 등 20여개의 오프라인 모임과 더불어 페이스북, ‘이용원과 함께하는 포토소셜’ 등 2000여명이 넘는 온라인 모임 친구도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후배 시니어들에게 ‘SNS소통법’을 먼저 배워보라고 강조한다.이 부원장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제대로 사용하고 SNS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배우고 익히면 인생이 즐거워진다. 페이스북, 트위트, 카톡, 블로그, 구글 등을 배우고 사진 잘 찍는 법과 폴더 관리법, 동영상 촬영과 오디오와 융합하는 무비메이커를 배우니 살아가는 재미가 솔솔하더라. 나는 마음먹고 시험공부하듯이 1년을 배웠다. 그리고 지금 많은 시니어들에게 SNS를 강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위기(危機)가 기회(機會)라고 했던가. 그는 SNS를 배우고 강의를 하면서 영상작가를 꿈꾸고 있다.현재 그는 회원 1500명으로 구성된 온라인 스마트폰 모임 활동인 ‘이용원과 함께하는 포토 소셜’ 그룹을 운영중이기도하다. 독거노인의 영정사진과 저소득층 가정의 가족사진 촬영 등 재능기부 활동도 계획 중이다. 또 한 차원 높은 사진촬영법과 영상제작기법을 보강한 후 협동조합 설립을 앞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부원장은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함께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SNS강사와 영상작가가 나의 꿈이고 비전”이라며 “이렇게 되면 비즈니스도 하고 멋진 취미활동도 하면서 영양가 있는 노후생활이 가능하지 않겠냐”며 포부를 다짐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2016-09-19 07:00 노은희 기자

[창간2주년] 새 기술 배워 '인생2막'을 사는 사람들 "30년 할 일을 찾았어요"

앞으로 100세까지 살아야 하는데 우리 은퇴 나이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화이트 칼러의 경우 50대 중반 문턱을 넘기 전에 직장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고, 로봇 대체가 난무하는 생산직에서도 아무리 정년까지 간다 해도 그 뒤 삶이 막막하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로 인생 2막을 새롭게 살아가는 이들이 주목을 끈다. 대기업 임원이라는 타이틀도 버리고, 기존 기술에 새로운 기술을 배워 인생 2막을 더욱 풍요롭게 살 준비를 하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국 폴리텍대학의 단기 기술과정들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앞으로 누구든 한 가지 이상 크고 작은 기술을 익혀, 연금과 기술이 혼합된 ‘반(半)연금, 반(半)기술’ 마인드를 가져야 남은 100세 시대를 여유롭게 살 수 있다고 얘기한다. 준비 안된 100세를 살아가는 ‘은퇴 예정자’들에게 도움이 될 3명의 ‘기술 2막 인생’ 도전자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단지 조경·배관 용접… 주택설비관리 전문가 김형희씨 "한번 기술 익히니 30년 미래 보장"한국폴리텍대학 아산캠퍼스에서 재취업 교육을 받고 주택설비관리 기술자로 아파트 조경, 용접 일을 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김형희(가운데)씨.(사진=양윤모 기자)김형희(56) 씨는 뒤늦게 주택설비관리에 뛰어든 대기업 출신 50대 귀농인이다. 충남에 있는 ‘아산 더샵 레이크시티 2차’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에서 2막 인생을 보내고 있다.김 씨는 삼성그룹 입사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가전사업 품질관리실에 근무했고, 이후에는 세계 최초로 반도체를 상용화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일하며 품질 관리, 생산 관리 영역에서 주로 활동해 왔다. 그러다 40대 중반에 회사 일에 염증을 느껴 고향 충남 천안시 성거읍으로 돌아가 과수원을 일궜다.10여 년 동안 힘겨운 귀농 생활을 하던 와중에 한국폴리텍대학 아산캠퍼스가 운영하는 ‘공동주택설비관리 전문가’ 프로그램이 눈에 들어왔다. 용접배관, 조경실무, 전기공사 등 관리실 실무자가 갖춰야 할 여러 설비기술을 교육하는 과정이었다.지난 4월 25일 20명 수강생 중 1호 취업자가 된 김형희 씨는 이때까지 일구던 포도밭에 대해 폐원 신청을 냈다. 새로운 직장에 전념하기 위해 잠시 농사를 접기로 한 것이다.관리실 실무 일을 시작으로 김 씨의 100세 계획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연금 수령 직전인 62세까지는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 관리실에서 일할 계획이다. 지난 봄 폴리텍대학에서 익힌 기술들이 쏠쏠히 도움이 된다.지난해 입주가 시작된 레이크시티 2차 아파트는 조경이 잘 돼있는 최근 아파트의 트렌드를 따라간다. 조경실무 교육과 맞는 장소인 셈이다. 용접 기술 과정 또한 아이들이 뽑아놓은 펜스 창살을 복구하는 데 사용됐다.올해까지는 과일을 길렀지만, 다시 농업을 시작하게 되면 영산홍 등 철쭉류 묘목을 기를 계획이란다. 조경기술은 영농을 다시 시작하는 63세부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묘목을 길러 공급하는 사업은 80세까지 할 계획이다. 그리고 김형희 씨의 80세 이후는 전종, 수목 선정, 겨우내 수목 보온 등 정원 관리 내지는 조경 관리직이 될 가능성이 높다.100세 시대 은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는 “백수가 되면 디자이너가 되더라고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거 해 봐야지, 저것 해 봐야지… 생각은 참 많습니다. 실행하지 않는 게 문제죠.”김형희 씨는 자신이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한 것처럼, 일단 무슨 일이라도 시도해 볼 것을 권했다. 그는 “잘 몰라도 일단 시도하면 길이 보이고 시야가 넓어집니다. 전 교육을 수강하면서 앞으로 제가 30년 할 일을 찾았습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항공관련 업체 고문으로… 항공기 기체제작 전문가 김구현씨 "40년째 한길 걸으니 두배로 행복"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에서 '항공기 기체제작 및 생산실무' 과정을 수료한 후 대명엔지니어링 항공기 조립사업본부 고문으로 재취업한 김구현(왼쪽)씨.(사진=양윤모 기자)백발의 노신사 김구현(66) 씨는 재작년 6월부터 항공기 동체와 각종 부품가공 조립업체인 ㈜대명엔지니어링에서 고문을 맡고 있다. 한국항공대를 졸업한 김 고문은 76년 공무원으로 시작해 2014년 2월까지 38년을 항공공무원과 관제사로 근무해 왔다. 평생을 한 우물을 판 ‘프로’다. 12살 무렵 우연히 사천 공군비행장을 방문했던 그 때부터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오로지 비행기와 항공에 대한 ‘창공(蒼空)의 꿈’을 이어온 셈이다.은퇴 후 이곳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김 고문은 “정년퇴직 후 고향에 내려와 편하게 지내볼까 했는데, 주위 사람들의 잇따른 추천에 항공기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 나 계속 일을 하게 됐다”며 크게 웃었다. 이어 “내가 좋아하는 일로 제2의 인생으로 선택하니, 다른 직업에 비해 스트레스도 훨씬 덜하고 (재취업에 대한) 용기가 더 크다”고 말했다.김 고문은 지난 2014년 3월부터 3개월 간 폴리텍대학 사천 항공캠퍼스의 ‘항공기 기체제작’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자신의 경력과 폴리텍대학의 교육을 접목해 이곳에서 고문 역할을 하며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한편으로, 폴리텍대학에서는 자신과 같은 ‘베이비부머 세대’, ‘경력단절녀’ 등을 위해 강의도 나가고 있다.그는 주로 해외마케팅 업무를 맡고 있다. 특히 해외투자설명회(IR)를 도맡고 있다고 한다. 올해도 옛 실력을 발휘해 해외 기업과 거래를 성사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나이를 잊은 열정이 부럽다는 기자의 말에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사명감도 필요합니다”라며 웃었다. 백발이 성성한 그에게서 젊은이보다 더한 열정과 행복감이 느껴졌다.‘목적을 갖고 살아라’, ‘주저하지 말고 뛰어들어 사명감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라’는 교훈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는 김구현 고문. 그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라”고 조언했다.그는 인생의 마지막 목표(?)를 회사와 학교 혹은 사회 어느 곳에서든 자신처럼 ‘제2의 열정’을 가진 사람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후학 양성에 대한 포부를 내비친 셈이다.그는 특히 “100세까지 살려면 RETIRE(은퇴하다)가 아니라, RE+TIRE(타이어를 갈아끼우다)라는 새로운 마음가짐과 희망을 갖고 제2 인생에 도전해 보라”며 환하게 웃었다.◇전등기구 조립·생산… 전기설비 전문가 정석홍씨 "하고픈 일 찾으니 삶의 질 향상"한국폴리텍대학 화성캠퍼스 '전기설비실무' 과정을 수료 후 진우시스템에 재취업해 전등기구를 조립·생산하는 일을 담당하는 정석홍씨.(사진=양윤모 기자)한국폴리텍대학에서 전기설비실무과정을 시작한 지 꼭 1년 째. 정석홍(53) 씨가 등기구·배선덕트 전문회사 ‘진우시스템’에서 전등기구를 조립·생산하는 일을 한 지 7개월이 지났다.15살 때 스테인리스 공장에서 처음 일을 시작한 정 씨는 지금까지 원양어선 선원, 신문배달, 빌딩관리, 퀵 서비스 기사, 슈퍼 배달 등 안해 본 일이 없다. 그러다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겠다’라는 생각에 작년 9월부터 3개월 간 폴리텍대학 화성캠퍼스에서 전기설비실무과정을 배워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했다. 정 씨는 담당 교수의 적극적인 추천을 받아 취업에 성공했다.정 씨는 “폴리텍대학에서 배운 것을 시발점으로 해서 새로운 직장을 소개 받았는데, 이처럼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제도가 있어서 감사하다”며 “지난 1년 간 전기설비 일을 하며 몸이 피곤한 점은 있지만,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생겨 삶의 질이 나아졌다”고 말했다.진우시스템에서 정 씨는 주로 형광등·LED 등 전등기구를 조립한다. 지금은 전기 업무에 자신감이 붙은 정 씨지만, 1년 전에는 생전 처음 배우는 전기 이론 때문에 살면서 처음으로 하루에 8시간씩 앉아 이론 공부를 했다고 한다.그는 “먹고 살기 위해 이것저것 많은 일을 하다 보니 몸은 힘들고 자꾸 직업을 옮기게 되더라”며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전기 기술을 배웠고 자격증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정 씨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도 퇴근 후 전기기능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그는 “전기가 내 집, 사회와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등 알고 보면 흥미 있는 부분이 많아 공부를 하려 한다”고 전했다. 아내와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두 아들 모두 정 씨의 일을 적극 응원한다.그는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베이비부머들에게 “자기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을 일단 찾으라”고 조언했다.정 씨는 “나는 이제까지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걸 못 찾아서 방황했던 것 같다”며 “그 걸 일단 찾으면 시작은 동료들보다 늦을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며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김진호·신태현·이해린 기자 elma@viva100.com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2016-09-11 14:00 김진호 기자,신태현 기자,이해린 기자

[창간2주년] 일자리 있어야 노후 30년 '만사형통'

“후반전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하프타임에 짠 작전을 펼칠 시간이다.” 박재윤 전 통상산업부 장관은 그의 저서 ‘혁신지식 -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9가지 지혜’에서 이같이 말하며 ‘제2의 인생’인 후반전이 이제야 시작됐음을 천하에 선포했다.교수와 경제연구소 원장, 장관 등을 두루 역임하고 난 뒤이니 그는 이때 이미 65세를 넘어선 노신사였다. 그는 인생 2막을 ‘소통’하는 데 역점을 뒀다. 학교와 기업에서 젊은이를 상대로 ‘지식사회포럼’을 열어 자신의 지혜와 경험을 소통하고 공유한 것이다. 그의 이처럼 멋진 후반전은 ‘하프타임’에서 시작됐다. “미래를 설계하면서 하프타임을 보냈기에 후반전을 잘 시작하게 됐다”는 게 박 전 장관의 지론이다.여기서 박 전 장관의 키워드는 ‘하프타임을 어떻게 보내느냐’이다. 그는 미래를 설계했다.100세 시대 전문가인 강창희 트러스톤연금교육포럼 대표는 “일자리가 정답”이라고 강조한다. 늙어서도 일자리가 있어야 돈도 벌고, 배우자와 좋은 사이도 유지하고, 친구도 만나고, 취미생활도 할 수 있고, 건강할 수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현실은 암담하다.우리나라의 평균 기대 수명은 남성이 82세, 여성이 85세(2015년 기준)다. 고령화 사회는 은퇴 후 적게는 20년, 많게는 30년을 경제활동 없이 삶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8년 7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0%를 넘어섰고, 2026년에는 2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전문가들은 고령화 사회로 인해 노령연금이나 노인 복지문제, 정년제도, 경제 저성장 등 다방면에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청년층과 중·장년층 간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갈등은 이미 골이 깊어지고 있다.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29.5%)은 OECD 평균(12.7%)보다 높으나, 소득수준은 60세 이상이 가장 낮으며 적자가구 비율은 60세 이상이 가장 높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지난 2014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은퇴 후 가장 필요한 프로그램으로 ‘노인형 일자리 제공’이라 강조한 바 있다.전문가들은 정부가 먼저 숫자만 늘리는 ‘값싼’ 일자리 창출 정책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이미 ‘하프타임’(은퇴)에 들어섰거나 곧 들어설 40~50대 중·장년층도 자신과 직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사회’를 맞이했지만, 정부의 ‘고령화 정책’은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국내 연금은 100년이 넘은 외국에 비해 40년 정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어 연금 수령액이 낮다. 조기퇴직에 연금 수령까지의 긴 소득공백으로 노년이 되기 전 노후자금을 다 쓰게 되는 구조다.더불어 중·장년의 노동시장 재진입이 쉽지 않은 가운데, 이들의 안정된 삶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절실한 실정이다.하지만 정부의 노인일자리사업은 월급여가 20만원 수준으로 10년째 변함이 없다. 일의 질이 낮은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이전 경력과 상관없이 고령자 우선 고용 직종의 대부분이 단순 노무직이다. 은퇴자들을 위한 교육도 진행이 되고 있지만, 이전의 직위와 관련된 전문교육이나 새로운 직업을 위한 교육 등 구체적인 일자리 교육 시스템이 더 필요하다.일 중심의 문화만 자리잡고, 여가 문화가 부족한 것도 생각해 볼 사안이다.프랑스는 가벼운 여행이 노인 건강에 매우 좋은 점을 감안, 자신의 비용으로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저소득층 노인에게 여가비의 70%를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임시적 일자리를 제공하는 실버인재센터가 있다. 이곳에서 파트타임 일자리를 제공하고, 남는 시간에 자원봉사 프로그램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연계해준다.지은정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고령자 적합 직종의 세부 직종·직업은 426개인데 그 중 절반 이상은 인기가 없어 어르신들을 위한 새로운 직종·직업 개발이 필요하다”며 “한국도 서로 달리 운영되고 있는 일자리 찾기와 자원봉사, 교육 프로그램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한국시니어클럽협회 관계자는 “고령화 진행은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든다는 뜻으로 노인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고령화 정책의 핵심 포인트 중 하나”라며 “베이비부머들이 생산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며 그에 맞는 복지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정책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직업세계 변화에 대한 중·장년층의 인식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팀 연구위원은 “직업을 준비하는 데 있어 핵심 2가지는 ‘자신의 이해’와 ‘직업세계의 이해’”라며 “본인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본인의 경력, 능력, 흥미, 취미 등을 살펴서 진입 가능한 직업이 있는지, 그 직업의 요구조건은 무엇인지를 살펴 봐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정부가 운영하는 ‘중장년일자리 희망센터’나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제공하는 각종 취업정보, 훈련정보, 직업정보를 살펴보고 직업상담원이나 취업컨설턴트와 상담해 필요하면 교육훈련을 받고 자격도 취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노은희·신태현 기자 selly215@viva100.com

2016-09-11 14:00 노은희 기자,신태현 기자

[창간2주년] "진로체험·곤충전문가 틈새직장 노려볼만"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팀 연구위원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평생직장 시대는 막을 내렸다. 노동시장은 경직되어 있고, 각종 규제와 장기간의 경기침체, 투자부진 등으로 일자리 창출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평생직장 시대에 살아온 베이비 부머들의 뒤늦은 진로계획은 막막하기만 하다. ‘인생 2막’을 위해 지속적인 준비와 대비가 필요하다. 과연 내가 할 일은 무엇이며, 앞으로 사회 변화에 따른 전망 있는 직업은 무엇일지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팀 연구위원에게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다.-인생2막 직업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가.“중·장년이 주로 들어서는 직업은 일자리 수요가 많은 경리사무원, 안내 및 접수사무원, 요양보호사 등의 직업이지만 개인 경력이나 전문성을 살려 기술경영컨설턴트, 전직지원전문가 등 전문 직업으로 들어서는 사람도 있다. 최근에는 마을재생활동가, 도시농업전문가 등 사회에 공헌하고 취미를 살릴 수 있는 직업 등에 진입하는 경우도 있다. 아직 일자리 수요가 많지 않지만 3D프린팅 운영전문가나 야채소믈리에, 곤충요리사 등 새롭게 나타나는 직업에 들어서거나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는 사람도 눈에 띈다.”-미래 전망있는 직업들은 무엇인가.“미래의 직업세계는 IT가 접목되고 직업 간 융합이 보편화되며 생활수준의 향상과 가치관의 변화 등으로 사회복지, 교육, 안전, 이미용, 문화콘텐츠, 여행, 여가, 스포츠 등 개인서비스업 등에서 많은 일자리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수요자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기업에서도 아웃소싱이 증가하면서 틈새 일자리도 많이 나타날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영역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전직지원전문가, 주택임대관리사, 3D프린팅전문가, 소프트웨어코딩전문가, 진로체험전문가, 빅데이터분석가, 기술 및 경영컨설턴트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밖에 애완동물산업이나 곤충산업 등 새롭게 태동하는 분야의 직업도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은퇴 중·장년들에게 당부한다면.“본인이 잘 준비하면 얼마든지 좋은 직업을 얻을 수 있다. 현실을 직시하고 본인의 능력과 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야 한다.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본인의 체력뿐 아니라 삶의 가치도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 20~30년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로를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본인이 갖고 있는 경험과 네트워크를 통해 접목 가능한 새로운 영역을 찾아내길 바란다. 아주 대중적이지 않지만 신수요가 있고 발전 가능한 새로운 틈새 직업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상담원이나 진로전문가 등을 찾아 상담하고 길을 찾아야 한다.”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2016-09-11 14:00 노은희 기자

[비바100] 은퇴 후 금융자산 보다 중요한 '일자리'… 실패 없는 노후준비 전략은

은퇴 후 일자리가 가져다 주는 근로소득이 왠만한 금융소득 보다 낫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말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6 노인 일자리 한마당에서 취업 희망자가 게시판을 살펴 보는 모습. (연합)국제노인인권단체인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이 ‘2014 세계노인복지지표’를 발표한 적이 있다. 어느 나라가 노인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인가를 평가한 것이다. 60세 이상 노인의 사회적·경제적 복지 정도에 관해 96개국의 순위를 매겼는데 1위는 노르웨이였다. 스웨덴 스위스 등 이른바 복지천국 나라들이 2,3위로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50위로 딱 중간 수준이었다. 역량 면에서는 19위였으나 소득보장 면에서 80위로 최하위권이었다. 능력은 있는데 이를 소득으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100세 시대를 맞은 우리에게 ‘은퇴 후 일자리’가 중요한 이유다.◇ 저금리 시대에 금융자산 보다 중요한 ‘일자리’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최근 ‘노후를 위해 하지 말이야 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연령대별로 노후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20대는 소비에만 치중 말고 저축하고 일찍 자신이 특기를 발견하는 데 힘 써라, 30대는 자동차 구입에 과도하게 지출 말고 꼭 맞벌이를 해라, 40대는 자녀 사교육에 과다하게 지출하지 말고 노후 생활비 마련을 시작하라, 그리고 50대는 은퇴 후 일하는 것을 두려워 말고 제2의 일자리를 찾으라고 조언했다.조기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앞둔 40~50대에게 일자리는 무엇보다 소중하다. 어렵게 재취업을 한다 해도 고령층 재취업의 현실은 살벌하다. 2013년 고용노동부의 고령자 재취업 관련 통계를 보면 시설관리직이 30%, 운수업이 15%나 된다. 지금이라고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확실한 은퇴전략은 은퇴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을 곱씹어 볼 시점이다.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서동필 수석연구원은 이런 이유로 “이제 ‘3층 노후 소득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말한다. 연금 외에 부동산, 그리고 ‘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과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는 일자리가 더욱 중요해 진다. 일정하게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근로소득이 있다면 왠만한 규모의 금융자산 보다 더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만일 누군가 월 125만 원의 급여를 받는다면, 이는 연 1.5% 이자율을 감안할 때 금융자산으로 10억 원을 갖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라는 얘기다. 최근처럼 금리 하락기에는 향후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질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실제로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현재 월 100만 원의 근로소득을 금융자산 이익으로 얻으려면 12억 원이 예금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이에 김 소장은 “생애 설계의 핵심은 소득 개념이며, 소득에서는 일을 해서 버는 ‘근로소득’이 중심”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기술’에 기반을 둔 양질의 근로소득은 생애를 흔들림 없이 지탱해 주는 힘이라고 말한다.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16 동부산권 채용박람회'에서 노년층 구직자들이 취업상담을 하고 있다.(연합)◇ 은퇴 후 일을 갖기 위해 뛰어드는 ‘자영업 창업’, 그러나 성공하기 힘들다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몇 해 전 은퇴준비 성향을 조사한 바 있다. 은퇴준비 태도와 은퇴생활 인식을 두 축으로 은퇴준비 성향을 분류해 보니, 은퇴생활에 대한 소극적 목표를 갖고 단기 대응하는 ‘임기응변형’이 37.4%로 가장 많았다. 사전준비는 하지만 노후현실을 감안한 소득적 목표를 가진 ‘철두철미형’이 26.4%로 뒤를 이었다.이 같은 은퇴준비 성향은, 은퇴 후 너나없이 뛰어드는 자영업자들의 ‘준비 안된 은퇴’와 맞물린다. 국내 자영업 창업자 가운데 3년이면 절반 이상이 문을 닫는 게 우리에 현실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 연구소는 ‘은퇴 후 창업, 망하지 않는 5가지 원칙’을 제시했다.첫째는 소자본 창업이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투자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50대 중산층의 평균 순자산을 2억 6000만 원으로 보는데, 이럴 경우 1억 원 안팎의 초기투자가 적정수준이라고 말한다.둘째는, 365일 묶여 있는 창업은 피하라는 것이다. 초기에야 죽을 힘을 다해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도록 애를 써야 하지만, 어느 정도 궤도가 올랐다고 판단되면 믿을 만한 사람을 들여 여유를 즐기는 것이 노후 대비에 더 좋다는 것이다.셋째는 가족, 특히 배우자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으라는 것이다. 평소에는 힘이 되고, 혹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는 위로가 될 수 있다. 넷째는 잘 알고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것, 마지막으로 사업가 마인드로 철저히 무장해 고객과의 마찰 등을 훌륭히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노후 대비… 이런 것도 한번 생각해 보자자동차를 팔아보라고 제안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승용차를 출퇴근용으로만 이용해도 연간 1000만 원의 유지비가 필요한데 이를 대중교통비로 월 25만 원 씩 연 300만 원을 지출하고, 나머지 700만 원을 연금저축 등에 돌라는 것이다. 미래 대비도 되고 건강도 챙기고 ‘일석이조’라는 얘기다.‘생애 상속’도 고려해 볼 만 하다. 100세시대연구소가 세대 간 인식차이에 관한 조사를 진행하면서 상속에 관해 물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 생전에 상속이 이뤄지길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식 교육시키고 결혼시키는 데 대부분의 자산을 털어넣은 상황에서 거의 바라기 힘든 일이다.주목할 만한 것은 고령화 국가인 이웃 일본에서는 이 제도가 의외로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상속세를 대폭 낮춰주는 대신, 생전 상속을 유도하는 것이다.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세대간 ‘부의 이동’이 가능해지고, 장롱 속에 묶여 있던 돈이 풀려 경제와 소비를 살리는 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된다. 곧 고령화 사회를 맞게 되는 우리도 한번 검토해 볼 만한 이슈다.유병철 기자 ybsteel@viva100.com

2016-09-08 07:00 유병철 기자

[비바100] 불치의 절망 딛고… 생존수영 '잎새뜨기'를 전파하다

김철기 대한파킨슨병협회 체육이사(사진=유병철 기자)“파킨슨병입니다.”김철기(59)씨는 지난 2011년 1월, 의사에게서 불치병 진단을 받았다.고려대, 서울대 학사, 와튼스쿨 MBA, 한국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까지. 누가 봐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으며 승승장구하던 그가 드라마에 나와도 식상하다고 치부될 것 같은 불치병에 걸린 것이다.누구라도 좌절할 만한 상황에서 김씨는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지난 2014년 ADB를 퇴사한 이후 2년만에 ‘잎새뜨기’라는 이름의 생존수영 전도사로 변신한 것이다.김씨는 요즘 하루하루를 전보다 훨씬 신나고 힘차게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몸이 허락할 때까지 전국을 누비며 ‘물에 뜨는 인류’를 만드는데 최대한 공헌하겠다는 게 그의 새로운 목표다.◇고통 속에서 만난 수영김씨는 파킨슨병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ADB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최대한 노력해 업무에서도 좋은 평가를 꾸준히 받았지만 병마는 깊어져만 갔다.“2013년에는 프로젝트 성과에 대해 영업국에서 작성한 자체평가보고서 전부를 재평가해서 확인하는 프로세스를 총괄하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약효가 떨어지면 몸이 굳어져서 자리에 오래 앉아 있을 수가 없었지요. 결국은 제 집무실 귀퉁이에 전기 마사지 의자를 구해다 놓고 거기에 누워서 일을 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지요.”몇 달간 악전고투하며 업무를 마무리하는데 성공했지만 더 이상 업무를 진행하기 어려웠다. 결국 김씨는 미련없이 사표를 제출했다.예상보다 빠른 은퇴였기에 계획은 없었다. 당장의 병마와 싸우는 게 더 시급했다. 파킨슨병은 현재 약물과 수술 등의 방법을 통해 증상을 잠시 완화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치료는 불가능하다. 의사들은 본질적으로 운동을 위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조기퇴직 이후 김씨는 수영에 몰두했다. 처음에는 쉬지도 않고 두시간 이상 수영을 할수도 있었지만 점차 몸이 굳어져가며 한번에 25미터를 가는 것도 어려워졌다.“저에게 수영 지도를 해주던 안치권(45) 코치가 직접 개발한 ‘누워뜨기’를 배웠지요. 병이 깊어지며 수영이 어려워지자 대신 조용한 유아풀 같은 곳에 누워서 둥둥 떠다니며 ‘이렇게 좋은 걸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했습니다.”필리핀의 민도르섬에서 '잎새뜨기' 생존수영을 시연한 청소년들(김철기 제공)김씨가 물위에 떠서 보급방안을 고민하는 동안 안 코치는 누워뜨기를 이용한 생존수영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를 본 김씨는 생명을 살린다는 의미로 ‘잎새뜨기’라는 이름을 붙이고 안 코치와 함께 전국을 돌며 생존수영을 가르치는 강사로 거듭나게 됐다.잎새뜨기 생존수영은 정확히 말하면 수난사고 상황에서의 생존술이다. 물에 빠졌을 때 체력소모를 줄이고 체온을 유지하면서 물에 떠서 구조를 기다리는 방법이다. 요령은 입으로 숨을 크게 들이마셔 몸의 부력을 최대한 크게 하는 것이다.누운 자세로 온몸의 힘을 뺀 채 양팔을 부드럽게 머리 위 또는 옆으로 넓게 벌린다. 얼굴과 두 발끝이 수면에 뜨도록 한다. 특별한 수영 동작은 하지 말고 체온과 체력을 유지한다.김씨는 “몇시간 정도의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뜰 수 있다”고 설명했다.현재 김씨는 ‘익사로부터 세상 사람들을 구하자’라는 캠페인을 기획·총괄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필리핀 마닐라 남쪽에 있는 민도로섬 산타크루즈 해변에서 400여명의 청소년에게 잎새뜨기를 가르치기도 했다.민도로섬의 청소년들은 해안가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로 나가 마치 떠다니는 잎사귀처럼 누운 채 한 시간여 동안 물 위에 떠 있었다. 고작 서너시간 정도의 요령을 배워 물위에 뜨게 된 것이다.그의 노력에 국내에서도 잎새뜨기가 서서히 보급되는 추세다. 부산소방학교는 지난 3월 경남지역의 우수 구조대원 30명을 시작으로 잎새뜨기 생존수영을 익히고 있다. 그리고 5월 2~3일에도 대원 12명이 수난상황에서의 대처방법으로 잎새뜨기 생존술을 체계적으로 익혔다.최근에는 소방관들 뿐만 아니라 국민안전처 등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직은 느리지만 시민들에게도 보급되고 있다. 김씨는 최근 용산 청소년수련관, 잠실 한강 수영장 등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잎새뜨기를 가르쳤다.용산 청소년수련관에서 김철기씨가 한 학생에게 '잎새뜨기'를 지도하고 있는 모습(김철기 제공)◇행복과 불행은 선택일 뿐김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지는 벌써 6년째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매일 온전히 쓸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동네 야산을 오르고,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다. 산을 내려와 수영장에 다녀오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은 반나절도 채 되질 않는다.그나마도 오랜 시간 한 곳에 머물러 있거나, 약효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근육이 굳어버린다. 매일 생존을 위해 사투를 진행하고 있는 그가 이렇듯 열정적으로 생존수영의 보급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아무리 훌륭한 기술이라도 첫단추를 잘못 끼우게 되면 꽃을 피우지 못하고 사라질수도 있지요. 지금 하고 있는 ‘생명살리기 미션’이 길지 않은 제 남은 여생에서 마지막으로 해야할 일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김씨는 인터뷰 내내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을때 잎새뜨기를 전국적으로 보급할 수 있는 기본틀을 갖추고 싶다고 몇 차례나 강조했다.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김씨의 몸은 굳어갔다. 시원한 카페를 나와 여름의 뙤악볕을 정면으로 받으며 30분이 넘도록 움직인 후에야 조금씩 몸이 풀려갔다. 김씨는 따가운 햇빛으로 인해 이마에 연신 땀방울이 영글어 가는 상황에서도 찌푸린 기색 하나 없이 환한 미소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주제넘는 얘기 같지만 사람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행복과 불행은 본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불치병을 안고 살면서도 그전보다 더 행복하게, 더 열심히 사는 사람도 있답니다.“△경북 김천 출생(1957) △김천고등학교 졸업(1975)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졸업(1982) △서울대학교 국제경영학 석사(1985) △미 와튼스쿨 MBA Finance (1994) △한국은행 (1982~1995) △아시아개발은행(ADB, 1995~2014) △파킨슨병 진단(2011. 1) △잎새뜨기 생존술(Leaf Float) 수영 입문 (2014) △코치 자격 획득(2016) △대한파킨슨병협회 체육이사 (2015 ~ 현재)유병철 기자 ybsteel@viva100.com

2016-09-05 07:00 유병철 기자

3D프린팅 전문강사로 취업할까?

3D프린팅 및 CAD 소프트웨어 개발 ·교육기관인 인텔리코리아(대표 박승훈)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원장 윤종록)과 한국3D프린팅협회(회장 최진성)가 수행하는 3D프린팅 전문강사 인재양성 기관으로 선정됐다.2014년,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 3D프린팅 인력양성 강사교육에 이어 올해도 강사양성 사업을 실행하게 된 인텔리코리아는 연말까지 100명의 3D프린팅 전문강사를 양성할 계획이다.3D프린팅 전문강사(초중고생, 일반인,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3D프린팅 과정을 교육하는 강의 또는 3D프린팅 일반강사를 양성하는 강사) 교육은 3D프린팅 기본과정을 이수한 자, 디자인 관련학과 졸업자, 2D/3D 모델러 작동이 가능한 자, 일반적인 강의 경력이 1년 이상인 자, 3D프린팅 전문강사로 취업을 준비하는 자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9월 22일부터 연말까지 4개월간 실시되는 전문강사 양성과정은 20명을 대상으로 7일간(56시간) 3D프린팅 교수법과 전문 지식 위주의 고급과정 훈련을 받게 되며, 전국적으로 5차례(수도권 3회, 영남과 호남 각 1회)에 걸쳐 진행된다.수료자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발급하는 ‘3D프린팅 전문강사’ 수료증을 받고, 3D선생님 사이트를 통해 3D프린팅 방과후학교 강사 또는 자유학기제 강사로 추천될 예정이다. 3D프린팅 전문강사 양성 교육비와 교재 및 3D프린팅 소재 등은 전액 국비로 지원이며, 교육 일정과 지원 방법 등은 인텔리코리아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된다.김동홍 기자 khw090928@viva100.com

2016-08-24 10:34 김동홍 기자

[비바100] “90세 보험설계사…그가 젊고 열정적으로 사는 비결”

“30년 전에는 보험설계사에 대한 인식이 지금보다 더 안 좋았어요. 경찰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한 사람이 뭐하러 중졸들이나 하는 설계사 일에 뛰어드느냐는 비아냥을 들었죠. 그 당시 퇴직 이후에 노는 친구들도 대다수였지만 남은 인생 놀면서 보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경찰시절 배운 지식과 노하우가 보험영업과 젊음 유지에 큰 보탬이 됐죠.”59세 정년 퇴임 후 보험영업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해 31년째 활동하는 철인(鐵人)이 있다. 1927년생, 경찰관 출신 90세 보험설계사. 직업이 형사에서 설계사로 바뀌었고, 연봉 역시 수십 배나 늘었다. 아침에 눈떠 일터로 나갈 수 있는 게 행복하다는 한상철씨 이야기다.1985년, 59세 정년퇴직 당시 정년 이후 재취업이라는 것 자체가 생소한 시절이었다. 대부분의 퇴직자는 특별한 노후대비 없이 자식들로부터 보살핌을 받으며 남은 여생을 보내야 했다.그러나 한씨는 몸과 마음이 아직 젊고 팔팔한데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일을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돈보다는 평생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원했다. 경찰관에서 보험설계사로 전혀 다른 삶을 살면서 처음엔 무시와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지금은 1500명의 고객을 관리하는 우수설계사로 거듭났다.◇ 모르면 묻고, 끊임없이 배워야 한씨는 전남 광주에서 30여년간 경찰생활을 하며 월급이 많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공무원 생활을 했다. 연금으로 노후를 보낼 수도 있었으나 하루하루 놀면서 보내면 더 빨리 늙고 병들 것만 같아 지인의 소개로 보험영업에 발을 들였다.그러나 환갑이 다 된 노인에게 보험영업은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다.“설계사 시험을 보러 시험장에 들어가니 감독관이 ‘여긴 뭐하러 오셨어요, 돌아가세요’라고 하더군요. 할아버지가 무슨 시험이냐고 무시를 당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죠.”“영업 현장에서는 자식뻘되는 후배들에게 제가 먼저 다가가 보험료 수납 방법부터 영업 방법까지 직접 묻고 배웠어요. 창피한 마음도 들었지만 누구나 처음하는 일은 서툴잖아요. 몰라서 창피한 것보다 실수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죠”젊은 영업인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한씨는 법률을 공부하고 더 부지런히 일했다.콜센터가 없던 80년대, 고객들은 자동차사고가 나면 설계사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한밤중이라도 잠옷바람으로 사고현장을 달려나갔다.“고객이 부르면 언제라도 달려갔죠. 형사시절 자연스럽게 익힌 사고처리 노하우와 법률 지식 덕분에 보험사고와 보상처리가 수월했어요. 이렇게 고객들로부터 입소문이 나다 보니 당시에 계약을 맺은 고객들뿐만 아니라 자식, 손주들까지 보험을 제게 맡겨요”무려 1500여명의 고객을 관리하고 있는 그는 KB손보에서 우수설계사에게 주는 ‘골드멤버’상을 올해로 18번 수상했다.서류들로 빼곡한 책상에 앉은 한상철씨가 고객과 통화를 하고 있다.◇ “건강 허락하는 한 계속 일하고 싶어”그는 오전 8시까지 회사로 출근해 오후 7시까지 일을 한다. 그의 책상은 1500명 고객들의 서류들로 빼곡하다. 대부분의 계약자 정보를 외우고, 중요한 순간의 날짜도 정확히 기억한다.현재까지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중 하나는 건강이다. 한씨는 “담배를 태우지 않고, 술도 하루에 소주 1~2잔 이상은 마시지 않으며, 매일 냉수마찰을 하는 것이 건강유지 비결”이라고 말했다.그 덕분인지 한씨는 아직까지 돋보기 없이 신문을 읽고, 휴대폰 문자메시지도 보낸다. 타고난 건강체질이기도 하지만 정년 이후에도 그 어느 젊은이 못지 않게 열정적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매년 수 억원의 수입을 벌고 있고, 회사에서 종신고문까지 시켜준 만큼 힘 닿는 데까지 봉사하고 싶어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죽을 때까지 이 일을 할 겁니다”라고 말하는 한씨는 구순(九旬)이라 믿기 어렵게 젊고 여유 있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

2016-08-01 07:00 이나리 기자

[비바100] 車정비맨에서 영업맨 변신…“솔직함 하나로 중고차 3000대 팔았습니다”

이승민 SK엔카직영 수원광교점 판매실장이 고객 응대 중 미소짓고 있다.(사진=김정호 기자)리니지 폐인이었다.그는 방황하는 청춘이라면 한 번쯤 빠져봤을 법한 1세대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열렬한 팬이었다. 스무살에 품었던 소망은 자신의 리니지 캐릭터에 풀세트 공격, 방어구를 완비하는 것이었다.중고차 판매 경력 9년여 만에 3000대가 넘는 누적 판매기록을 세웠고, 사내에선 직원 교육을 담당할 만큼 전문성을 인정받았으며 슬하에 두 아이를 둔 가장, 이승민(35)SK엔카직영 수원광교점 판매실장의 자기소개다.그는 포장하지 않는다. 목적 없이 표류했던 지난 시절도 굳이 숨겨야 할 ‘흑역사’가 아니다.어차피 인생은 설계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일까. 그에겐 달성해야 할 절대목표 같은 건 없다. 그런 건 지루한 삶을 공회전 시키는 올무에 지나지 않는다.실제로 이 ‘우연’이 현재의 이승민을 이끌었다.이 실장은 차량 정비병으로 복무했던 군생활이 자신의 인생길을 결정했다고 말했다.“원래 자동차 쪽에 관심이 있는 편이었지만 정비에 대해선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다만 입대 동기에 비해 빨리 배웠고, 기계를 만지는 일에 재미를 느꼈다는 점이 다른 동기와 달랐습니다. 중고차 판매 일을 할 거라곤 전혀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군대에서 정비병으로 복무한 게 가장 큰 계기였습니다.”차량 정비경험을 살려 전역 후 카센터에 취직하면서 자동차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정비 지식을 스펀지처럼 빠르게 흡수해 자신보다 몇 년 앞서 일을 시작한 선배보다 앞선 실적을 내기 시작했다. 빠른 이해는 BMW코리아에 스카우트된 비결이다.이승민 실장(왼쪽)이 전시 차량의 엔진오일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김정호 기자)◇친절한 정비맨에서 탁월한 영업맨으로 탈바꿈이직은 자신의 영업능력을 발견한 계기였다.정비를 마친 차량을 차주에게 인도하면서 몇 가지 조언을 남겼을 뿐인데, 고객은 그의 말을 믿고 추가 정비를 맡겼다.“손님, 타이어 마모상태를 보니 장마철 전엔 꼭 갈아야 할 것 같네요”라면서 예방정비를 권하는 식이다. 완벽한 정비 상태와 친절한 설명으로 차주와 신뢰를 쌓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이를 지켜본 정비팀 선배들과 팀장의 반응은 매한가지였다.“너는 정비할 놈이 아니다. 나가서 뭐라도 팔아라.”동기의 추천으로 당시 강남 중고차 매매단지에 있던 SK엔카 직영점을 찾아갔다. 마침 채용공고를 냈던 터라 강남점 소장은 현장에서 이 실장의 능력을 점검한 뒤 즉석에서 채용의사를 밝혔다.“나는 원래 이런 말을 안 하는 편이다. 하지만 면접에 응한 사람 가운데 네가 가장 마음에 든다는 말은 꼭 하고 싶다. 내일부터 출근할 수 있겠지?”그렇게 시작된 엔카와의 인연은 그를 탄탄대로로 안내했다. 하루 최대 10대를 팔아 지점 한 달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입사 3개월 만에 사수의 실적을 뛰어넘었다.이승민 판매실장은 ‘자동차 정비 기능사’자격증을 가졌고 ‘ BMW코리아 베이직트레이닝’ ‘일렉트리컬 트레이닝 레벨 1’을 이수한 정비 전문가다. 아울러 중고차 판매 경력 9년 동안 약 3000대 이상 팔아치운 영업 베테랑이다. (사진=김정호 기자)◇솔직함은 그를 돋보이게 만드는 원천그는 사실 시작부터 남다른 중고차 판매원이었다. 그는 ‘자동차 정비 기능사 자격증’과 ‘BMW코리아 베이직 트레이닝’ ‘일렉트리컬 트레이닝 레벨 1’을 이수한 화려한(?) 스펙의 영업맨이었으니. 굳이 말로 증명하려들지 않아도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만한 전문성이 뒷받침돼있었다.때문에 고객에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다가간다. 자존심을 굽히면서 비위를 맞추지도 않는다. 차량이 간절히 필요한 고객에 조력자가 되자는 생각이다.“제가 신입 사원 교육을 진행하면 항상 물어보는 게 있어요. ‘너희들은 지금 가진 차를 사기 위해 몇 개월, 혹은 몇 년 동안 돈을 모았니? 그리고 얼마 동안 고민했니?’”“많으면 하루에 5, 6대도 팔지? 그런데 그 5명이 차를 사기 위해 3년 동안 돈을 모은다고 치면 모두 합쳐 15년이다. 고객은 그런 무거운 마음으로 사러 오는 거다. 애지중지 모은 돈으로 산 차에는 앞으로 결혼, 승진 같은 소중한 추억도 담길 것이다. 자, 이쯤 되면 그들을 속이고 팔 생각은 안 들겠지?”이 실장은 고객에게 모든 차량 정보를 노출한다. 선택지를 주되 채근하지 않는다. 고객 입장에서는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판매자가 인내해야 고객이 믿어준다. 스스로의 선택으로 좋은 차량을 구입했다는 만족감을 주자는 생각이다.그리곤 신뢰할 만한 것들을 던져놓는다. 그는 차량의 단점까지도 자랑하듯 공개한다. 중고차 거래에서 차량의 단점이 플러스 요인이 될 순 없겠지만, 그는 고객이 판단하는데 필요한 정보라면 가감 없이 전달한다. 그 순간부터는 단점도 장점이 된다. 문제가 있는 차량은 완벽하게 수리해 내놓고 이력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단점을 개선했기 때문에 오히려 상품성이 높아진다. 괜찮은 전략이다.그 자신 역시 반파이력이 있는 수리차량을 타고 다닌다. 사고차량도 몰아봐야 고객에게 장단점을 설명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이승민 실장이 차량 전시에 앞서 매물을 꼼꼼하게 검수하고 있다.(사진=김정호 기자)◇“사람과 부대끼는 게 좋다”이승민 실장은 사람 냄새 진하게 나는 ‘영업맨’이다. 한때 높은 실적과 주변의 칭찬에 취해 퇴사한 채 개인 딜러로 외도해봤지만 사람 냄새 나는 ‘조직’이 그리워 다시 복귀했다.그는 기름칠을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차량에 기름을 치는 일도, 시끌벅적 고된 하루를 보낸 다음 동료 부하 직원들과 삼겹살 회식으로 배에 기름칠을 하는 것 모두 즐거운 일이란다. 특히 인간관계에 기름칠을 하는 게 가장 좋단다.“혼자 일할 당시 돈은 많이 벌었지만 외로움을 크게 느꼈습니다. 직장에서 직원들과 으쌰으쌰 파이팅 하는 게 저에겐 가장 소중한 시간입니다. 역시 사람과 부대끼는 게 좋더군요.”김정호 기자 map@viva100.com

2016-07-25 07:00 김정호 기자

은퇴직전 진로교육 통해 노동력 활용… 북유럽國 ‘고령자 의무 교육’ 검토

폴 닐슨 북유럽협의회 조사위원(출처:유럽연합 집행위원회)북유럽이 고령자들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고령자 의무 교육제’ 도입안을 검토하고 있다.최근 북유럽협의회 폴 닐슨 조사위원은 “북유럽 정부는 성인들이 의무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보고서를 제출했다.새로운 기술이 급변하는 환경에서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고령화되는 시대상에 맞춰가자는 것이다. 고령화로 연금수령 시기도 점점 늦춰지고 있다. 즉 일을 더 오래 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변하는 만큼 고령자들을 재교육시켜 노동시장에 남게 하자는 의도다.실제로 주요 선진국들은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추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조사한 국가별 은퇴연령(2060년 기준)을 비교해 보면 가장 늦은 네덜란드의 경우 68세부터 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결국 쓸 돈은 많아지는 반면 들어올 돈은 미뤄지고 있다는 얘기다.나이가 들어도 일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춰야만 한다. 이에 따라 저학력 노인들의 재교육이 중시되고 있다. 미국 대표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의 조사 결과 62~74세 미국 남성노인 가운데 고졸 노인의 노동시장 참가율(2009~10년 기준)은 32%인 반면 전문직이나 박사학위 소지자의 경우 65%에 달했다.닐슨 위원은 “고학력자들은 (고용 불안정에 대한) 큰 문제가 없지만 연금 수급개시연령이 올라가면서 (퇴직을 앞둔) 60~65세가 가까워지는 저학력 노인들이 문제”라며 이들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제공하는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또한 이들이 일을 계속 하면 연금 지급 시기를 늦추거나 지급 비율을 낮출 수 있는 이점도 있다.또한 노르웨이, 스웨덴 등 일부 북유럽 국가들의 젊은 세대(15세 기준) 학력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이하다. 글로벌시장에서 북유럽 국가들의 노동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의 교육수준 개선도 시급하다.북유럽의 이러한 고령자 의무 교육은 고령화·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검토해 봄직하다는 지적이다.장수한 퇴직학교 대표는 “은퇴자들이 리스크를 낮추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생태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은퇴자 등 시니어의 진로 교육은 사회적으로 필요하다”며 “은퇴 후 진로 교육 시스템이 있다면 은퇴 후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재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장 대표는 이어 “우리나라 직장인의 평균 근속연수는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은퇴자뿐 아니라 제2, 제3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고령자에 대한 의무 교육은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권예림 기자 limmi@viva100.com

2016-07-13 07:10 권예림 기자

[비바100] 100세 시대 대비하는 '북유럽'… 고령자 '의무 교육'으로 노동력 키운다

100세 시대 도래가 머지 않으면서 이에 대해 세계 각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개개인 입장에서는 일하는 시기만큼 살아야 하는 은퇴 후가 걱정이다. 국가 입장에서는 고령자들의 복지가 걱정이다.이러한 가운데 북유럽 국가들이 퇴직을 앞둔 고령층을 위한 ‘의무 교육’을 고민하고 있다.기술이 급변하고 고령화되는 시대의 변화상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고령층을 재교육시켜 노동시장에 남게 하겠다는 차원에서 이 같은 아이디어가 논의되고 있다.덴마크의 한 정치인의 제안으로 시작된 고령자 대상 의무 교육이 북유럽 전체를 뒤흔들 수 있을지 지켜보자.◇닐슨, “성인도 의무교육을”북유럽이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의무 교육제’ 도입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를 공식적으로 제안한 주인공은 북유럽협의회(Nordic Council)의 폴 닐슨 조사위원이다. 그는 현재 덴마크 사회민주당 소속 정치인이자 과거에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위원으로 역임했었다.최근 닐슨 위원은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8개국 북유럽 협의회에 새로운 보고서를 제출했다. ‘북유럽 지역의 근로생활 : 도전과 제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는 북유럽지역의 성인 의무교육에 대한 계획이 포함돼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북유럽 국가들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다.총 14가지를 제안한 이 보고서 중 고령층 의무 교육과 관련된 내용은 ‘프로포절 7(Proposal 7)’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는 다음과 같다. “북유럽 정부는 고용시장에서 성인들이 의무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의무적(mendatory)’이란 단어다. 닐슨 위원은 “의무적으로 성인들이 (국가 차원에서) 꾸준하게 교육을 제공받고 이어 커리어를 쌓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준비하기 위해서 생각의 틀을 깨야 한다는 주장이다. 닐슨 위원은 “아이들과 젊은 세대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교육받을 필요성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으로 100년 동안 논쟁거리가 되지 않도록 정부와 사회가 (고용과 이어질 수 있는 교육을) 책임져야 한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닐슨 위원의 제안서는 오는 11월 심사가 예정돼 있다.덴마크 애스코브 기숙 시민학교(Askov Residental Folk High School)는 성인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국내외 문화 확장에 힘쓰고 있다. 성인 학생을 대상으로한 이 학교는 1865년부터 시작된 시민학교 전통을 따르고 있다.(덴마크 고등공민학교 홈페이지)◇덴마크, 성인 2% 재교육덴마크의 한 정치인 역시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퇴직연령이 연장되면서 새로운 교육 형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사실 이 같은 노인들의 의무 교육은 북유럽 국가에서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다. 덴마크에서는 이미 노인들을 위한 역사, 과학, 문학, 수학 등 과목을 단기간 수업을 제공하는 지정된 학교가 있다. 일명 ‘고등공민학교(Folk High Schools)’다. 이 곳에서는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성인을 대상으로 수업이 개방돼 있다. 시험이나 과제 압박은 없다.매년 약 6만명의 덴마크인이 고등공민학교에서 장·단기 과정을 이수하는데 이는 덴마크 성인인구의 약 2%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의무교육, 북유럽 살아남을 방향”지난 2012년 EU는 이미 고령화와 관련된 보고서를 통해 닐슨 위원의 제안 실행이 시급하다는 것을 경고한 바 있다. EU 보고서에 따르면 EU 회원국 내에서 65세 이상 인구의 수는 2010년 8750만명에서 2060년 1억5260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80대 인구는 지난 2010년 2370만명이었지만 50년 뒤에는 6240만명으로 약 3배가 될 전망이다.닐슨 위원은 “물론 고학력자들은 (고용시장에서 고용 불안정에 대한)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연금 수급개시연령이 올라가면서 고용시장에서 5~10년가량 남은 60~65세가 가까워지는 평범한 사람들이 문제다. 그들에게 새로운 기술이나 교육 등의 기회를 제공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을 재교육시켜서 노동시장에 계속 남게 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기본적으로 의무 교육이야말로 앞으로 북유럽이 나아가야 할 방향, 더 나아가 북유럽이 살아남는 방향이라는 얘기다.◇북유럽, 정치를 논하다닐슨 위원은 최근 이 같은 제안을 논의하기 위해 북유럽 국가 정치인들과의 회동을 시작했다.지난달 덴마크 보른홀름에서 열린 정치 박람회를 시작으로 이달 초에는 스웨덴에서 ‘알메달스벡깐(정치인의 주)’ 주간이 이어졌다. 이 기간에는 모든 스웨덴 정당의 대표와 이익단체, 기업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정치와 사회 등 다양한 의견을 공유한다.이처럼 북유럽에서는 매년 정치 박람회가 개최된다. 이 자리는 다양한 정치인들이 정치에 관한 캐주얼한 이야기부터 연설, 토론 등 소통의 장이다.스웨덴 다음으로 핀란드의 연례공개토론회 수오미아레나(SuomiAreena) 기간이 있고 노르웨이의 아렌달(Arendal) 주간, 마지막으로 9월 초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Reykjavik)에서도 정치를 논하는 주간이 이어진다.권예림 기자 limmi@viva100.com

2016-07-13 07:00 권예림 기자

[비바100] 경단녀에서 ‘촬영 전문가’를 꿈꾸는 배움의 길로… "두려움을 이겨내고 도전해야"

한국폴리텍대 아산캠퍼스 방송영상과 기능사과정 수강생인 김은나(왼쪽)·김정화씨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양윤모 기자)“모든 분이 열정의 힘으로 두려움을 이겨내고 인생을 위해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지난 5일 한국폴리텍대학교 아산캠퍼스 방송영상실습장에서 만난 김정화(47)씨는 카메라를 들고 누구보다 밝게 웃어 보였다.정화씨는 이른바 ‘경단녀’라고 불리는 경력단절여성이다.젊은 시절 출장요리·병원 요리사 경험을 가진 그는 결혼 후 육아를 이유로 한동안 일을 쉬었다. 그 후 경력을 살려 요리 사진을 촬영하는 블로그 활동 등을 해왔지만 늘 알 수 없는 아쉬움을 느꼈다.“좋아하는 일을 조금 더 구체적·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더라고요. 근데 어디서 어떻게 배워야 할지 도통 감이 안 잡혔습니다.” 이렇게 고민하던 정화 씨에게 도움을 준 것은 가까운 지인이었다.그는 정화 씨에게 ‘한국폴리텍대학 아산캠퍼스 방송영상과 과정’을 추천했다.“처음에 듣자마자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라는 생각에 너무 기분이 좋았는데 얼마 안 가 ‘힘들어서 어려워서 포기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하지만 가만히 있으면 아무 것도 될 수 없다는 생각이 저를 움직였습니다.”‘하늘의 명을 알게 된다는 지천명(知天命·50세)을 앞둔 정화 씨는 새로운 것에 대한 낯선 두려움을 즐거움과 기대감으로 이겨냈다.“포토샵, 일러스트, CAD 등 전문 프로그램 사용법을 배우면서 가끔은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사진과 영상을 직접 촬영하는 실습을 할 때면 하루하루가 너무 즐거웠습니다.”지난 3개월간 영상·사진촬영 및 기법 그리고 편집과정 교육을 주 5일의 강행군으로 이겨낸 정화 씨는 이제 좋아하는 일을 통해 새로운 직업을 꿈꾸고 있다.“이번 교육을 통해 음식과 관련된 일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촬영하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꿈이 생겼고, 더 나아가 미래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습니다.”또 다른 수강생 김은나(49) 씨 역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 이 과정에 참여했다.“어느 날 남편이 신문을 보다가 저에게 이 과정을 권유하더라고요. 저 역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섰지만, 지금은 교육을 받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막상 교육을 시작하니 사진이나 영상 등 전혀 접해보지 않았던 부분이 많아 처음에는 당황도 많이 하고 힘들었다는 김은나 씨는 불과 3개월 만에 하루빨리 관련 분야에 취업하고 싶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교육과정은 힘들었지만, 집안일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남편이나 옆에서 같이 교육하는 분들의 도움으로 잘 마칠 수 있던 것 같습니다. 또 관련 수업들을 통해 제2의 인생을 꿈꾸게 된 것도 좋지만, 함께 꿈을 꿀 수 있는 동료들을 만나 너무 행복하다”며 밝게 웃는 은나 씨는 지금 사진과 영상 관련 실습을 바탕으로 광고회사에 취직해서 열심히 일해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각종 전문프로그램과 카메라 등을 다루는 것이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정화씨와 은나씨는 “교수님이 하나하나 맞춤형으로 교육을 해주셔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이런 교육이 있다는 것을 오히려 젊은 친구들에게 나서서 알리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통계청에 따르면 결혼·육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한 경력단절여성은 현재 195만 명에 이른다.정화 씨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경단녀들에게 “무언가를 얻고자 한다면 교육을 받든지 혹은 몸을 직접 부딪쳐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이 두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 어딘가에 발을 디디면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힘 그리고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이 정화씨의 말이다.그러면서 그는 “단순히 제2의 인생을 위해 교육을 받는다는 생각보다는 자기 삶의 자신감을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꼭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면 좋겠다”며 밝게 웃어 보였다.김진호 기자 elma@viva100.com

2016-07-07 07:00 김진호 기자

[비바100] "월급 1300만원→130만원으로 줄었지만…'평생 밥벌이' 생겨 든든"

이만호(61)씨가 서울 합정역 근처에 있는 일터에서 나무를 다듬고 있다.“은행 지점장이 겨우 보일러 공부나 하느냐는 비아냥을 들었어요. 손가락질 당하니까 포기하고 싶었죠. 하지만 갈급함이 있어 해냈습니다. 100세 시대에는 당장 돈을 많이 버느냐 적게 버느냐가 문제가 아니에요. 가진 기술로 평생 일하는 게 중요하죠.”월급 1300만원에서 130만원으로. 벌이가 10분의 1로 줄었다. 은행 지점장이라는 이름표는 관리 아저씨로 바뀌었다. 그래도 “지금 더 행복하다”는 사람이 있다. 기술을 배운 덕에 평생 일자리 걱정 없다는 이만호(61)씨 이야기다.“주변 사람들 보면 퇴직하고 나서 무턱대고 창업했다가 망한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렇다고 집에서 삼시세끼 꼬박꼬박 챙겨먹으면 아내와 갈등할 게 불 보듯 뻔할 거고요.”이씨는 30년 일한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3년 남기고 떠나야 했다. 너무 아쉬웠다. 모든 것을 바쳤던 터라 배신감도 느꼈다. “임원이 돼 잘 살게 해 주겠다”는 아내와의 약속 역시 지킬 수 없었다.슬픔도 잠시, 돈 들어올 구멍을 찾아야 했다. 그는 기술을 배우기로 했다. 30년 만에 취업문을 두드렸다.◇ 벌이 줄어도 일 있어 행복이씨는 KB국민은행 부산 범어사역지점장과 서울 언주로지점장으로 일하며 한 달 1300만~1400만원 벌었다. 연봉으로 따지면 1억6000만~1억7000만원이다. 언주로지점에서는 강남 논현동 돈줄을 휘어잡던 그였다.이런 경우도 노후를 준비해야 할까. 벌어놓은 돈으로 은퇴 후 먹고 살 수 있지 않을까.“은행 지점장, 돈 많이 벌죠. 여태 벌어놓은 돈으로 70세까지는 살 수 있어요. 하지만 요즘 100세 시대 아닙니까. 돈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할 일이 있어야 합니다.”이씨는 장수 리스크를 강조했다. 돈 없이, 직업 없이, 병치레하며, 혼자서는 오래 살아봤자 축복이 아니라는 얘기다.명예퇴직한 뒤에는 월급이 130만원으로 줄었다. 그나마 재취업했으니 매달 손에 돈을 쥘 수 있다. 지금은 서울 합정역 근처에 있는 오피스텔에서 관리사무소장으로 일하고 있다.“이 나이에 건강하게 출퇴근하니 행복합니다. 월급이, 연봉이 10분의 1로 줄어든 지금 더 행복합니다. 스트레스도 10분의 1로 줄었어요.”이만호씨가 취득한 자격증◇ 무시·괄시 이겨내고 ‘8전9기’이씨는 퇴직 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돈을 아끼기로 했다. 자전거 수리점을 찾은 그는 ‘기술이 있어야 남은 30년을 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전거 수리점 주인의 친구들이 “자식에게 손 내밀지 않고 가끔 막걸리도 사는 사람은 이 친구가 유일하다”고 주인장을 소개한 것이다.이씨는 보일러 기술을 먼저 배우기로 했다.“젊은 사람도 취업 못하는데 무슨 은행 지점장이 보일러 기술을 배우느냐”는 핀잔을 많이 들었다. “은행 지점장씩이나 해놓고서 이런 것 하나 제대로 못 한다”는 소리도 이어졌다.같은 자리에서 면접 보면 젊은이로부터 밀려나는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젊은이와 경쟁하며 면접 보면 대개 젊은 사람을 뽑더라고요. 월급을 많이 주는 것도 아니면서 나이 든 사람을 밀어내요.”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나만의 무기가 필요했다. 이씨는 자격증을 무기로 삼고, 기술 공부에 더 힘을 쏟았다.그러나 기술 용어는 알아듣기 어려웠다.“30년 동안 대출 관련 서류만 보다가 용접하려니 너무 어렵더군요. 집에서 드라이버나 써봤지, 이런 현장에 와보기는커녕 기술 용어도 못 들어봤는데 말입니다. 전기산업기사 자격증 시험은 무려 여덟 번 떨어졌다니까요. 다른 자격증 시험도 모두 몇 번씩 탈락할 정도로 어려웠습니다.”그렇게 이씨는 보일러기능사부터 시작해서 가스안전관리, 건축목공기능사,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소방안전관리, 에너지관리산업기사, 위험물안전관리, 전기산업기사 등 자격증을 따냈다. 은행에서 일할 때 취득한 기업자금관리사와 기술 관련 하위 자격증인 에너지관리기능사, 전기기능사까지 합치면 그가 가진 자격증은 10개가 넘는다.◇ 역시 아는 것이 힘…배워두면 ‘돈’ 돼죠“배운 것은 언제든 써먹을 수 있습니다. 고통 없이 얻을 수는 없지만 그만큼 남는 게 있어요.”이씨는 열심히 공부한 덕택에 위기를 넘긴 적이 또 있다. 1997년 말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를 겪을 때다.“예전에는 은행에서 손으로 계산기를 두드리거나 주판을 굴려가며 일했어요. 컴퓨터를 배우지 않고 계속 그렇게만 했다면 은행 지점장까지 올라가지 못했을 거예요. 진작에 직장을 떠나야 했겠죠.”그는 컴퓨터로 은행 업무를 볼 때 쓸 만한 사례집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선·후배 할 것 없이 큰 호응을 얻었단다. 그 덕에 IMF 위기로 구조조정 바람이 불어 닥쳐도 이씨는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이제 여유도 생겼다. 이씨는 매달 소득 중 10분의 1을 남을 위해 쓰고 있다. 브라질과 이스라엘에 있는 선교사에게 지원금을,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보낸다.공부는 삶에 위안을 주기도 했다.“누구나 그렇듯 살면서 힘들 때 참 많죠. 자식 문제, 직장 문제 생각하면 괴롭잖아요. 저는 그것들을 잊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기술을 배웠어요. 기술 공부에 빠져 있는 동안에는 뭔가 걱정하거나 우울한 감정을 느낄 새가 없더라고요.”이씨는 요즘 조경 관련 자격증을 따기 위해 주말을 반납했다. 평일에도 주경야독이다. 그의 땀방울이 여름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난다.글·사진=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2016-06-27 07:00 유혜진 기자

[비바100] 폴리텍대학 항공정밀과정 취업률 70%… 인생 2막을 더 풍요롭게

베이비 부머와 경력단절 직장인들을 위한 다양한 실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폴리텍대학은 특히 ‘인생 2막’을 준비하고자 하는 중·장년층에 특화된 전문과정을 다수 진행하고 있다.자신의 전공을 십분 살려 이곳 과정을 잘 이수하면 보다 부가가치 높은 직군으로 한 단계 업 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전혀 기술적인 기반이 없는 사람들도 철저히 실무형으로 이뤄지는 교육을 통해 새로운 기능인으로 다시 탄생하게 된다‘평생직업능력개발 체계’ 구축을 통해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폴리텍대학의 올 하반기 주목할 만한 베이비부머 전문 과정을 소개한다.항공캠퍼스의 항공정밀기계가공 과정은 7월 4일부터 9월 29일까지 주간 3개월 과정이며 모집정원은 24명이다. 사진제공=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항공정밀기계가공과정항공캠퍼스의 항공정밀기계가공 과정은 기술적으로 상당 수준의 난이도를 필요로 한다. 아무래도 해당 분야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교육 기간은 7월 4일부터 9월 29일까지이며 주간 3개월 과정으로 운영된다.모집정원은 24명이다. 지난해의 경우 정원 20명에 24명이 입학해 23명이 수료했다. 수준 있는 교육 과정의 특성 상 취업률이 69.6%에 이를 정도로 매우 높다. 항공정밀기계가공 기술자 양성을 위한 베이비부머 교육과정에 적합한 NCS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육한다. 특히 항공 및 일반기계가공 제조산업 현장에 연계된 교육교련과정을 적용함으로써 취업률 및 취업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 있다.교육 수료 후 취업 대상 직종은 항공 관련 생산업체가 1순위다. 이를 위해 도면 해독, CNC선반 조작, CNC선반 가공 프로그램, CNC밀링(머시닝센터) 조작, 가공 프로그래밍(Machine) 등 관련 고난도 기술을 단기간 습득케 하고 실습을 강화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기계 도면과 관련된 이론 지식을 함양해 도면을 판독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이뤄지며, CNC선반 조작법을 익히고 절삭공구를 사용해 부품의 제작과 측정을 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돕니다. CNC밀링(머시닝센터) 장비의 조작법을 익히도록 하고 가공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능력도 길러준다.부산캠퍼스에서는 자동차정비과정을 8월 29일부터 10월 28일 까지 주간 2개월 과정으로 진행한다. 모집정원은 20명이다. 사진제공=폴리텍대학◇ 부산캠퍼스 자동차정비과정오는 8월 29일부터 10월 28일 까지 주간 2개월 과정으로 이뤄진다. 모집정원은 20명이며 취업을 희망하는 만 45세 이상, 62세 미만 실업자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지난해의 경우 20명 정원에 24명이 입학해 최종적으로 22명이 수료했다. 취업률은 현재까지 45.5%에 이른다.부산 인근 산업단지의 산업체 진입 기회가 많다는 점이 무엇보다 일자리 찾기에 유리하다. 자동차 부품 및 정비보수 등의 기능인력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일정 수준의 정비관리 능력을 갖추게 되면 더 취업이 쉽다. 이에 따라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NCS를 접목한 신기술 교육훈련의 기회를 제공해 전문 기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교육이 이뤄진다.특히 인색 2막을 위해 재취업이 가능하도록 산업체 요구를 적극 반영한 맞춤형 교육을 진행한다. 자동차정비 및 정비관리 분야를 효율적으로 운용, 유지, 관리 및 보수할 수 있는 기능 인력 양성이 교육 목표다.자동차 엔진, 전기, 섀시, 광택 등을 중점적으로 교육한다. 취업 가능분야는 자동차 제조 및 부품·정비업체, 자동차 광택 및 유지보수 관리업체, 자동차관련 제조 및 A/S 업체나 차량 관리 및 관련업체 등이다. 자동차정비기능사 및 자동차도장기능사 자격증 획득을 위한 실무 교육이 핵심이다.◇ 정수캠퍼스 전기설비실무과정정수캠퍼스 전기설비실무 과정은 오는 8월 22일부터 11월 17일까지 주간 3개월 과정으로 이뤄진다. 올해 모집 정원은 20명이다. 베이비부머 과정 공통으로 역시 만 45세 이상~ 62세 미만 실업자 중 취업 희망자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2015년의 경우 24명이 입학해 이 가운데 19명이 수료했다. 취업률은 31.6%에 달한다. 재취업 취업률로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 전기에 필요한 장비 및 공구를 사용해 회전기, 정지기, 제어장치 또 빌딩, 공장, 주택 및 전력시설물의 케이블, 전기기계 및 기구를 설치, 보수, 검사, 시험 및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인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각종 공구와 관련 장비의 원리 및 구조를 제대로 알고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전기기기 제작 및 제조, 조작, 운전, 보수 교육을 진행한다. 산업안전과 작업안전 수칙을 알고 재해예방과 응급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예방교육도 철저히 진행한다.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데 이론교육의 경우 전기이론, 전기기기, 전기공사 등이며 실습 과정에서는 전선관 배선, 동력설비제어 등을 가르친다.교육 수료 후 자동화 설비 제조 및 시공, 보수업체, 대형빌딩·공장 등의 전기시설 유지보수 업체, 엘리베이터 제조 및 A/S 업체, 그리고 전기공사 및 소방시설 공사업체 등으로 취업이 가능하다.정리 = 이해인 기자 ennlee@viva100.com 고영화 기자 movie@viva100.com

2016-06-23 07:00 이해인 기자,고영화 기자

[비바100]'오늘보다 나은 내일' 요리하는 김현화씨의 도전

한국폴리텍 강서갬퍼스 ‘조리과정’교육생인 김현화씨(가운데)가 동료교육생들과 함께 자신들이 실습한 음식을 평가받고 있다. (사진=양윤모기자)간장과 설탕을 볶는 달콤한 냄새가 진동하고, 기름 튀기는 소리가 가득한 조리실. 하얀 위생복을 입고 지단을 부치던 김현화(42)씨를 만났다.“30분 남았습니다. 속도를 내 주세요”란 교수님의 외침에 김씨의 손놀림이 바빠진다. 오늘 김씨가 만들 메뉴는 전통음식인 궁중닭찜과 오이선이다.조리실 옆 복도에선 술 익는 내음이 진동했다. 복도에 내 놓은 선반에는 김씨를 비롯한 학생들이 담근 막걸리가 줄지어 놓여 있었다. 학생들의 요리를 봐 주던 조리과 한은주 교수는 “한식뿐 아니라 막걸리, 조청, 두부 등 저장·발효음식 등도 함께 배운다”고 귀띔했다.시간에 맞춰 간신히 완성된 요리를 내 놓은 김씨는 “집에서 예습도 하고 왔는데 몸이 잘 안 따라 주네요”라며 쑥스럽게 웃었다.“요리하는 사람은 장신구 같은 걸 안 하는 게 기본”이라는 김씨는 반듯한 손톱에 귀걸이 등 액세서리 하나 없이 깔끔한 모습이었다.김씨는 식품영양학과를 전공했다. 하지만 전공과는 전혀 상관 없는 총무·경리 등 분야에서 15년가량 경력을 쌓아 왔다. 두 아이가 있는 김씨는 둘째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자 그마저 일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게 된다.회사를 그만 두고 김씨는 가장 먼저 요리학원에 다니고 싶었다. 그러나 비싼 수업료 때문에 마음을 접었는데, 우연히 기회가 찾아왔다. 전업주부가 된 지 3년이 되던 해, 집 근처 폴리텍대학 주변을 산책하다 우연히 경력단절여성 조리과정 모집 현수막을 본 것.“더 나이 들면 사회로 돌아가기 어려워질 것 같았어요.”김씨는 요리를 통해 다시 일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요리가 적성에 잘 맞는 것 같냐는 질문에 김씨는 머뭇거리다 “사실 요리를 못 한다”고 고백했다. “지금 시점에서는 잘 하냐, 못 하냐가 아니라 그냥 새로운 걸 하는 재미로 온다”고 밝게 웃었다. 매일 아침 8시 반까지 교실에 들어와야 하지만, 가기 싫은 마음은 거의 들지 않는단다.“요리를 하려면 많은 경험이 있어야 해요. 영양소, 궁합 등 재료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고, 광동, 사천, 북경요리 등 지역에 따라서도 맛이 바뀌죠.. 예전에는 탕수육 하나를 먹어도 그냥 먹었는데, 요샌 이게 튀겨지기까지 역사를 보게 됩니다.”김씨는 “요리할 때 손도 느리고 속도도 안 난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튀김 하나를 할 때도 박력분, 중력분 등 요리의 내막을 알아가는 일이 재미있다”고 말한다. 예전엔 시작할 엄두조차 못 냈던 고추장을 직접 담그고, 두부·조청 등을 손수 만들며 ‘나도 이젠 할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 때 가장 뿌듯하다고 덧붙였다.김씨는 앞으로 어린이집이나 중·고등학교 급식 도우미 등 짧은 시간 동안 근무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 둘째 아이를 봐 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일단은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따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이걸 빨리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욕심이 큽니다. 제대로 순서에 맞게, 시간 안에 완성품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요”라며 나지막이 말하는 김씨의 목소리엔 확신이 담겨 있었다.인생 2막을 살게 될 사람들에게 전해 줄 말을 묻자 김씨는 “뭐든 도전하라는 말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막상 자기가 하고싶은 걸 시작하려 들면 경제적인 문제 등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김씨는 “동기들 중엔 무가지 신문에서 이 과정을 알게 된 사람들도 있다”며 “무심히 지나치던 것 들을 한번 더 봐서, 기회가 될 수 있게끔 하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오늘보다 나은 내일’. 김씨가 중학생일 때부터 생활기록부에 써 왔던 변하지 않는 좌우명이다. 이 좌우명을 몸소 실현하기라도 하듯 김씨는 꾸준히 지금보다 나은 요리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요리를 내 것으로 만들어서, 나중에 아이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교육을 진행해 보고 싶어요.”김현화 씨는 “좋은 기회는 충분히 있습니다. 해 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니까, 어떤 거라도 도전해 보면 좋겠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이해린 기자 lee@viva100.com

2016-06-09 07:00 이해린 기자

[비바100] 10년 치과 간호사·10년 주부…"바이오 기업에서 일할 생각에 설레요"

한국폴리텍대학 바이오캠퍼스에서 바이오기초및 전산기초실습과정을 이수중인 김홍좌씨가 실험실에서 실습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양윤모 기자)흰 가운을 입고 실험도구를 손에 든 김홍좌(여·44)씨가 실험실에서 시약을 다루다가 기자를 반갑게 맞았다.그는 10여 년 전까지 비슷한 유니폼을 입어봤던 기억을 더듬었다. 김씨는 치과위생사(치위생사), 일반 병원으로 치면 간호사 출신이다. 겁먹은 아이를 상대하는 등 쉽지 않은 일도 많았지만, 친절을 베풀면 환자가 고마움을 표시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는 생활이었다.10년 넘은 치위생사 경력은 육아와 맞닥뜨리면서 끝났다. “그 때는 결혼하면 직장을 그만두는 분위기 였으니까요.” 김씨는 덤덤하게 말했다. 그나마 첫 아이 낳을 때까지는 치과에 남았지만 둘째 낳을 무렵에는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단다.10년 정도 주부 생활에 전념하던 그는 올해 한국폴리텍대학 바이오캠퍼스의 여성특별과정을 이수 중이다. 이 과정은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한 ‘바이오기초 실습 및 전산기초’ 프로그램. 바이오 관련 기업과 식품회사의 사무직을 양성하는 과정이다.바이오 분야가 이전 직업과 유사해 끌렸겠거니 생각했지만 아니란다. 김씨는 “무엇보다 컴퓨터를 배운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라고 말했다. 1주일에 4일은 컴퓨터, 1일은 바이오 관련 수업이다.그는 자신이 문과에 여고 출신이라 ‘컴맹’으로 지냈다고 했다. 병원에서도 진료 접수와 보험 청구 말고는 컴퓨터를 쓰지 않았다. 주부로 지낼 때도 인터넷 쇼핑 말고는 딱히 사용할 일이 없었다.지금은 엑셀과 파워포인트를 특히 좋아할 정도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열공’ 중이다. 어려운 엑셀이 왜 재미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엑셀의 모든 것을 다 배우는 게 아니라 자격증 따는 데에 초점을 맞춘 교육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자신뿐 아니라 동기들 모두 진도를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하는 분위기란다.학업을 다시 시작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은 좋아했다. 이전부터 남편은 “나가서 활동하고 다른 사람과 교류도 하라”고 계속 권유해 왔다.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과 중학교 1학년인 딸은 ‘다 큰’ 엄마가 학교 다니는 모습을 신기하게 여긴다고 한다. “특히 딸이 응원을 많이 해줘요”라며 그는 환하게 미소지었다.김씨의 좌우명은 ‘행복’이다. 치과 다닐 때는 돈 같은 경제적인 가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자식을 낳고 키우면서 가족의 중요성과 건강의 소중함을 느낀다고 했다.그는 자신이 받는 교육이 남편의 일에 도움될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회계 과목을 들어놓으면 남편이 하는 개인 사업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혹시 치과로 돌아갈 의향이 있는지 묻자, 그는 “가려고 마음 먹으면 갈 수 있지만 별 생각이 없다”라고 답했다. 지금 돌아가면 자신보다 나이 적은 원장이 앉아 있을 수도 있거니와 나이 차 때문에 동료 치위생사들과의 관계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설명이다.교육 수료 후 그의 계획은 사회로 재진출해 새로운 인간 관계를 맺는 것이다. 김씨는 “치위생사로 일할 때 동료가 3명에서 5명 밖에 없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치과에 있을 때부터 다른 엄마들과 같이 일하는 모습을 꿈꿨던 김씨는 앞으로 꿈을 이룰 생각에 설레어 했다.다른 엄마들과 지내는 건 지금도 즐겁다. “다시 교육받으니 학창 시절로 돌아온 기분”이라며 환하게 웃은 김씨는 언니들이 많아서 교실 분위기가 편하다고 했다. 공장, 자영업, 경리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동기들과 대화 나누는 재미도 있다.김씨는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경단녀와 베이비부머에게 “요즘은 연세 있는 분들도 열정 있는 분들이 많다”며 “바이오 교육 기회를 잡아보시라”고 권유했다.신태현 기자 newtie@viva100.com

2016-05-26 07:00 신태현 기자

[비바100] 한평생을 창공(蒼空)의 꿈과 함께… 김구현 씨의 '식지 않는 인생 2막'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에서 ‘항공기 기체제작및 생산실무’과정을 수료한 후 경남 진주의 (주)대명엔지니어링 항공기 조립사업본부 고문으로 재취업에 성공한 김구현 고문(왼쪽)이 회사작업라인에서 직원들과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흰머리가 성성해 백발에 가까운 노신사 김구현(66) 씨가 경남 진주시 기차역에 도착한 기자를 보며 멋진 발음의 영어로 “탑승을 환영합니다”라며 인사를 건네왔다. 세련된 벙거지와 선글라스를 쓰고 깨끗하게 다려진 파란 회사 유니폼을 입은 그는 한눈에도 범상치 않은 포스가 느껴졌다.김 씨는 재작년 6월부터 항공기 동체와 각종 부품가공 조립업체인 ㈜대명엔지니어링에서 고문(顧問)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항공대를 졸업한 김 씨는 76년 공무원으로 시작해 2014년 2월까지 38년을 항공공무원과 관제사로 근무해 왔다. 평생을 한 산업에서 종사해온 이른바 ‘프로’다.12살 무렵 우연히 사천 공군비행장을 방문했던 김 씨는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오로지 비행기와 항공에 대한 ‘창공(蒼空)의 꿈’을 이어온 항공맨인 셈이다.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그는 “정년퇴직하고 고향에 내려와 남은 삶을 편하게 지내볼까 했는데, 주위 사람들의 잇따른 추천에 항공기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 나 오히려 이전보다 더 커진 것 같다”며 크게 웃었다. 이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제2의 인생으로 선택하니, 다른 직업에 비해 스트레스도 훨씬 덜하고 (재취업에 대한) 용기가 더 잘나게 됐다”고 말했다.김 씨는 항공관제사 시절 약 10년 동안 경남 사천에서 열리는 항공우주엑스포를 지원했었다. 당시 인연이 된 한국폴리텍대학 경남 사천 항공캠퍼스의 항공과 교수들이 은퇴 후 고향에 내려온 그에게 ‘새로운 인생도전’을 권했다고 한다.김 씨는 지난 2014년 3월부터 3개월간 폴리텍대학 사천 항공캠퍼스의 ‘항공기 기체제작’ 과정을 수료했다. 학과 대표를 맡을 정도로 성실하게 교육을 이수한 그는 현재 자신의 경력과 폴리텍대학의 교육을 접목해 ㈜대명엔지니어링이라는 곳에서 고문을 맡고 있다. 또 폴리텍대학에선 자신과 같은 ‘베이비부머 세대’, ‘경력단절녀’ 등을 위한 강의를 나가고 있다.“제2의 인생을 맞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김 씨는 지난날 자신의 풍부한 경험과 실력으로 회사에는 도움을, 학교에선 그와 같이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고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자신의 현재의 삶에 자부심을 느끼는 듯 했다.회사의 각종 업무현안을 두루 살피지만 김 씨는 주로 해외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회사의 해외투자설명회(IR)도 도맡아 한다. 최근 실력을 발휘해 해외 기업과 거래를 성사시키는데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김 씨는 자신처럼 인생 2막을 살라가려는 이들을 위해 폴리텍대학에서 ‘직업 기초능력’에 관해 강의도 하고 있다. 그는 강의 때마다 항상 교육생들에게 “미래에 대한 걱정보단 현재에 충실하라. 늘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해 보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그는 ‘한평생 일하고도 아직도 열정이 크냐’는 질문에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사명감도 필요합니다”라며 크게 웃어 보였다. 백발이 성성한 그에게서 젊은이보다 더한 열정과 행복감이 느껴졌다.“목적을 갖고 살아라. 주저하지 말고 뛰어들어 사명감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라”고 말하는 김구현 씨. 그는 자신과 같이 경력을 살리며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절대로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라”고 강조했다.최종적으로 목표하는 바는 무엇이냐고 묻자 김 씨는 “남은 인생에서 회사와 학교 혹은 사회 어느 곳에서든 나와 같은 ‘제2의 열정’을 가진 사람을 만들고 싶다”며 후학 양성에 대한 꿈을 내비쳤다.이어 “100세까지 산다는 시대인데 평생 꿈과 용기를 갖고 살아야 한다. RETIRE(은퇴하다)가 아니라, RE+TIRE(타이어를 갈아끼우다)다. 새로운 마음가짐과 희망으로 제2 인생을 살아갈 것을 권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김진호 기자 elma@viva100.com

2016-05-19 07:00 김진호 기자

[비바100] 폴리텍대학 사천 항공캠퍼스 ‘항공인력 양성 과정' 산업현장 재취업 발판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인력 양성 과정이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계획하고 있는 ‘베이비부머’들의 재취업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경상남도 사천에 자리한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에서는 만 45세에서 만 62세 사이의 취업 희망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해 항공인력 양성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비행기와 항공에 ‘로망’을 품었던 사람들에게는 잊었던 꿈과 열정을 되살려 주는 좋은 기회다.사천 항공캠퍼스 인근 산업단지에서는 기계조립과 가공 그리고 항공 관련 기능인력을 원하는 산업체가 많다. 이들 기업체의 항공인력 수요도 또한 높아 상대적으로 취업도 쉽다.‘항공기 기체제작’과 ‘항공정밀 기계 가공’으로 이루어진 교육과정을 통해 항공부품 및 동체제작 등에 대한 기술과 관련 지식을 가르친다. 이를 통해 100세 시대를 대비하려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다시금 산업현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서류 접수 후 모든 지원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한다. 면접에서는 취업 의지, 취업의 절박함, 교육 참여 적극성 및 수료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입학 허가 후 3개월(240시간)의 실무교육을 수료하게 되며 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미취업자는 이 기간에 기숙사를 포함해 월 20만원의 교육비와 5만원의 교통비 등 다양한 지원을 받는다.폴리텍대학 사천 항공캠퍼스 항공정비·기계·메카트로닉스 학과는 지난 2013년부터 ‘항공기 기체제작’, ‘항공정밀 기계가공’ 과정을 개설하고 3개월간 ‘항공 기술’과 관련된 현장기능 전문가 양성 교육을 진행해왔다. 지난 3년 166명의 수료생 중 120명이 기계조립·기계 가공 업체, 판금 업체, 특수공정업체, 포장업체, 항공 관련 기업 등 다방면의 사업현장에 취업해 인생 2막을 열었다.올해에도 개설돼 현재 진행 중이며 ‘항공정밀 기계 가공’ 과정의 경우 7월 4일부터 9월 29일까지 3개월간 45~62세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진행한다. 모집인원은 20명이며 교육은 기계설계·정밀측정·항공기 기체조립·CNC 공작기계 운용·생산품질관리 등 항공기 정밀가공 전반에 걸친 실습 등으로 이루어진다.김진호 기자 elma@viva100.com

2016-05-19 07:00 김진호 기자

[비바100] "멋진 수공예품 만들어 나만의 쇼핑몰 창업 꿈꿔요"

한국폴리텍대학 성남캠퍼스의 ‘금속공예amp;인터넷쇼핑몰’ 과정을 수강하고 있는 최미라(56)씨가 교육 중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양윤모기자yym@viva100.com)“무언가를 배우고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무척 행복합니다. 오히려 커리큘럼이 너무 짧아서 아쉬울 정도예요.”한껏 차려입은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생기가 넘쳐나는 폴리텍대학 성남캠퍼스에서 만난 최미라(56·사진) 씨는 얼룩이 묻은 앞치마를 입고 누구보다 밝게 웃어보였다.최 씨는 이른바 ‘경단녀’라고 불리는 경력단절여성이다. 젊은 시절 미술학원을 운영하던 그는 아이들 교육을 위해 지난 2001년 캐나다로 훌쩍 떠났다. 해외에서 10년간 가족 뒷바라지를 책임지며 두 아이를 키워냈지만 정작 자신의 커리어와는 멀어져 갔다.“50대가 돼서 한국에 돌아오니 정말 취업하기가 힘들더군요. 다행히 영어가 가능한 덕에 포토 샵 교육을 받고 해외 인터넷 쇼핑몰 업무를 할 수 있었어요.”인터넷 쇼핑몰에서 근무하면서 최 씨는 외국인들이 한국 수공예품에 큰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보고 흥미를 느꼈다.높은 수요에 비해 정작 우리의 솜씨를 보여줄 수 있는 아이템이 부족함을 알게 됐다. 이때부터 최 씨는 나만의 브랜드를 가진 수공예품 인터넷 쇼핑몰을 차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때 알게 된 것이 ‘한국폴리텍대학 성남캠퍼스 금속공예 인터넷쇼핑몰 과정’이다.“처음에 보자마자 ‘아! 이건 나를 위한 수업이구나’라는 생각이 딱 들었어요. 3개월 동안 금속공예 및 인터넷쇼핑몰 수업을 들으면서 수공예품 제작기술도 배우고 쇼핑몰 창업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하늘의 명을 알게 되는’ 지천명(知天命, 50세) 나이를 지나 이순(耳順,60세)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최 씨지만 두려움보다는 오히려 즐거움과 기대감이 앞섰다.“이런 재교육 자체가 우리 같은 베이비부머 세대, 특히 경단녀들에게 꼭 필요한 과정이예요. 폴리텍대학은 훌륭한 커리큘럼 뿐만 아니라 교육에 필요한 재료, 고가장비 등 모든 것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니 하루하루가 정말로 유익합니다.”매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하는 강의지만 많은 수강생들은 방과 후에도 작품 제작에 열심이다.“교수님들이 경험이 풍부하시니 저희가 가정주부라는 점을 감안하셔서 수업 때 조금 더 실용적으로 접근해 주세요. 창업에 관련해서도 사업자등록 과정, 주얼리 특허나 디자인 등록 관련법규 등 실무적인 내용을 배워 굉장히 큰 도움이 됐죠.”모든 지원은 정부가 부담하는 덕분에 수강생들은 무료로 재취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커플 반지를 만들어 남편과 나눠가질 수 있는 실용적인 수업내용도 무척이나 흥미롭다. 교육과정이 3개월이라는 점이 불만이라면 불만이다.사회로 화려한 복귀를 꿈꾸는 최 씨의 도전에 처음에는 가족들도 우려했다. 하지만 하루하루 즐거워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마음을 놓았다고 한다. 이제는 새로운 금속공예품을 만들어 보여주면 무척 좋아할 정도다.통계청에 따르면 최 씨처럼 결혼·육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한 경력단절여성은 현재 195만 명에 이른다. 최 씨는 다른 경단녀들에게 “공부하고 준비하면 재취업 기회는 꼭 찾아오기 마련”이라고 조언했다.“나이가 큰 걸림돌인건 분명해요.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일 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주부들의 경우 이력서 내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는 것 같아요. 쉽게 마트 판매사원이나 식당 서빙으로 발길을 돌리죠.”최 씨는 엑셀 같은 취업에 필요한 필수사항도 주부들이 굉장히 어려워한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중앙도서관에서 보면 무료 엑셀 강의프로그램이 무척 잘되어 있어요. 본인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보수 교육을 찾아 다니는 실천력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정신 없이 달려왔지만 남편은 바빠지고 아이들은 커가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이 시대 수백만 경단녀들에게 최 씨는 “‘이 나이 돼서 뭘 하겠어’라며 지레 겁먹지 않는 것이 사회로 화려하게 복귀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박준호 기자 jun@viva100.com

2016-05-12 07:00 박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