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임산부 비타민A 과도 섭취땐 기형 유발 권장량 지켜야”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입력일 2024-10-15 07:06 수정일 2024-10-15 10:20 발행일 2024-10-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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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 with 베이비]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교수 ‘건강한 임신과 출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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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교수가 2024임산부의날 기념 페스티벌에서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맘스커리어가 주관한 ‘2024 임산부의 날 기념 페스티벌’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가족플라자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서울시에서 제19회 임산부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임산부 100여 명과 남편 등이 참석했으며, 브릿지경제와 참약사·바이오모아메디칼·코타키나발루 수트라하버리조트·노발락·베이비박스·한국산후조리원연합회·럽맘 등이 후원했다.

이날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30년 동안 신생아 1만 명 정도를 분만했다는 김 교수는 출산을 준비하는 임산부가 궁금해하는 산모의 건강 관리법을 설명해 예비 부모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모든 산모는 처음 임신을 확인한 뒤 기본적인 병력 청취와 신체 진찰을 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산부인과 의사는 병력 청취 시 연령·직업·월경력·임신 전 피임제 복용 및 자궁 내 장치 사용 여부 등을 묻는다. 임신·출산력이나 이전 임신 결과도 중요하다. 

유산이나 조산, 태아 기형 등이 있었는지, 흡연이나 음주 등을 했는지도 확인한다. 혈액검사를 시행해 빈혈 수치, 풍진이나 B형 간염 등의 항체 여부도 살핀다. 김 교수는 “향후 산모나 아기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 진행한다”고 전했다. 

임신 11~13주엔 산전 기형아 검사를 한다. 초음파로 태아 목덜미 투명대 측정을 해서 두께가 평균 이상보다 두껍다면 염색체 이상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김 교수는 “최근 많은 산모가 니프티 검사를 해 다운증후군, 에드워드 증후군, 파타우 증후군과 같은 염색체 이상의 위험도를 알아본다”라고 했다. 

흔치는 않지만 임산부의 혈액형이 Rh 음성이면 항체선별검사를 먼저 시행해 민감화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항-D면역글로불린을 투여한다. 이는 임신 28주에 시행된다고 한다. 김영주 교수는 임신 중 체중이 적절하게 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태아는 12~16kg, 쌍둥이는 16~25kg 정도만 증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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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체중 분포를 보면 태아, 태반, 양수, 자궁의 증대, 모체 혈액량의 증가 등으로 9kg이, 남은 3kg 가량은 산모의 몸에 지방으로 축적된다. 김 교수는 “저도 아이를 낳은 뒤 3kg가 증가해 현재까지 같은 몸무게다”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이어 “산모분들이 출산 후 정말 노력해야 3kg를 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태아는 엄마 배 속에서부터 출생 이후의 삶을 준비한다”라며 “건강하지 않은 성인이 임신 중 부적절한 식이 및 환경에 노출되면 태아가 성인이 됐을 때 비만, 당뇨, 심장질환 등 대사질환에 노출될 위험성이 크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산모가 미세먼지 노출이 많았을 때 출생체중 저하의 위험도가 1.28배 높아졌으며 혈압 상승과 임신성 당뇨 위험도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생후 5세까지 성장궤적이 계속 저하됐으며 혈중 중성지방 수치도 증가했다. 여러 뇌에서 피질이 얇아지고 대뇌 좌·우반구를 연결하는 뇌량 체적이 감소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산모는 엽산, 단백질, 칼슘이 많이 들은 음식을 먹고, 미세먼지를 최대한 피하며, 흡연 및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임산부의 비타민 섭취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 교수는 “최근 산전에 비타민 보충제를 권장량보다 많이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좋지 않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과도한 섭취 시 독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비타민 A를 하루 10000IU 이상 복용하면 기형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하루 권장섭취량의 2배 이상은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임산부에겐 꼭 필요한 것은 단백질과 철분이라고 했다. 임신 전보다 단백질이 추가로 요구되는데 모체 혈액량의 증가와 태아, 태반, 자궁 및 유방의 성장과 발달에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철분 역시 임산부는 임신 중기 이후 하루에 총 1000mg가 필요하다고 했다. 300mg는 태아와 태반으로, 500mg는 모체 적혈구로 그 외 나머지는 여러 경로를 통해 배설된다고 한다. 

김 교수는 임산부가 궁금해할 생활상식에 관해 이야기했다. 카페인 섭취는 하루 200mg 이하라면 가능하며, 입덧으로 인한 구역·구토는 임산부 75%가 6주경부터 14~16주까지 한다고 했다. 장 운동 감소와 자궁이 커진 탓에 직장이 압박돼 임신 중엔 변비와 치핵이 생길 수 있으며 위가 눌려 위산이 역류할 수 있어 음식을 자주 적게 섭취할 것을 당부했다. 
김영주 교수는 “최근 고위험 임산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15세 미만이거나 35세 이상인 임산부, 4회 이상 분만의 다산부, 습관 유산, 조산, 사산, 저체중아분만, 신생아 사망 또는 선천성 기형아분만 경험이 있거나 만성질환이나 임신중독증, 고혈압, 단백뇨, 부종 등을 앓고 있거나, 임신 후반기 질 출혈인 전치태반과 태반조기 박리가 있을 때, 태아 발육 부진이 의심될 때, 다태아 임신 및 비정상 태위, 양수과다 혹은 과소증, RH 음성 등이라면 고위험 임산부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특히 임신중독증은 산모와 태아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한 병이다. 증상으로는 갑자기 고혈압이 나타나며 부종, 단백뇨 등의 증세도 추가된다. 원인으로는 혈관 내막이 손상돼 독성 물진이 분비돼 병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모가 두통, 시력장애, 윗배 통증 등이 있으면 즉시 입원해야 한다. 또 산모가 이전에 자궁근종 수술을 했다면 미리 주치의에게 이야기해 줘야 한다. 

한편 김영주 교수는 지난 7월 ‘제13회 인구의 날’ 기념식에서 저출산 대응 유공자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김 교수는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로 1993년부터 현재까지 30여 년간 1만 명 이상 임산부 분만을 도왔다. 또 조산예방치료센터장으로 이른둥이 분만과 치료에 힘써 왔으며 고 위험 임신 예방과 치료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김 교수는 또 태아알코올증후군 예방연구소를 설립해 건강한 신생아 출산에 앞장서고 있다. 장애 친화산부인과 과장으로 장애 여성의 안전한 분만과 치료를 위한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모유수유넷의 회장과 모체태아의학회 회장도 역임 중이다.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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