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투자형 ISA 신설…증권사 세제 혜택 경쟁 활황

홍승해 기자
입력일 2024-02-04 10:49 수정일 2024-02-04 16:23 발행일 2024-02-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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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 국내주식 등에 투자할 시 최대 1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주는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ISA 관련 상품을 취급하는 증권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국민 재산형성을 지원하는 ISA 납입 한도와 비과세 한도를 대폭 늘리고, 가입대상도 확대하기로 했다. 국민 자산 증식 도모는 물론 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국내 투자형 ISA’를 새롭게 만드는 내용도 담았다.

먼저 ISA는 비과세 혜택을 받으면서 예금이나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살 수 있는 만능 절세 계좌로 불린다. ISA 유형은 가입 요건 등에 따라 일반형, 서민형, 농어민으로 나뉘며 ISA 종류는 투자 대상이나 방법에 따라 일임형 ISA, 신탁형 ISA, 투자중개형 ISA로 나뉜다.

여기에 이번에 내놓은 국내 투자형 ISA의 경우 비과세 혜택이 1000만원까지 적용된다. 이는 일반형 ISA보다 2배 높은 셈이다. 가입 대상 역시 일반형 ISA 가입이 제한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이자, 배당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음)도 국내 투자형 ISA에 가입할 수 있다.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 ISA 가입자와 투자금액이 올해 더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증권사들도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해도 ISA 가입자 수는 493만명을 넘어섰고 이중 80%에 해당하는 389만명이 지난 2021년 국내 상장주식까지 대상을 확대한 투자중개형 가입자에 포함된다. ISA 투자금액도 지난해 11월 기존 9조5319억원으로, 전년 말(6조9145억원) 대비 약 38% 늘었다.

이에 기존 금융권 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ISA가 운용되던 은행업계와의 격차도 좁혀나가고 있다. 특히 투자중개형 ISA가 지난 2021년 도입되면서 증권사 가입자 수가 크게 늘어났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중개형의 경우 증권사를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혜택이 상대적으로 많은 증권사로 머니무브가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새롭게 도입되는 국내 투자형ISA 신설 영향으로 증권사 간 고객 유치 경쟁에 열을 올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번 개정안으로 증권사 ISA 계좌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서다.

증권사들은 올해 초부터 기존 상품에 대한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중개형 ISA 개설 고객에게 국내주식 온라인 위탁거래 수수료 평생 혜택을 제공한다. 신한투자증권은 중개형 ISA 신규 계좌 개설 또는 타사 이관 고객들에게 수수료를 평생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KB증권 역시 중개형 ISA 비대면 계좌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주식 온라인 거래 시 수수료를 평생 무료로 제공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 중개형 ISA 도입 당시 증권사 가입자 수가 대폭 늘어났는데, 이번 국내 투자형 ISA 도입까지 더해지면서 증권사 간 세제 혜택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ISA의 장점이 세제 혜택이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결국엔 투자자들이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안정성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