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 어디? 하나지주·현대차·LG 등 저PBR 주목

홍승해 기자
입력일 2024-01-30 13:35 수정일 2024-01-30 13:37 발행일 2024-01-3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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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신증권)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증시에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의 종목군에 주목할 시점이 왔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30일 보고서를 통해 이와관련 “PBR이 1배 미만이고 시가총액 8조원 이상인 기업 중 현금성 자산, 부채총계, 영업활동현금흐름 등을 살펴보면 하나금융지주, 현대차, LG 등 19개 종목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대신증권이 꼽은 19개 종목은 우리금융지주, SK,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KB금융, SK이노베이션, KT, 대한항공, 기아, LG전자, HMM, HD한국조선해양, SK텔레콤, 현대모비스, 현대차, POSCO홀딩스, 삼성생명, 삼성물산, LG 등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내달부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코리아디스카운트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기업 가치상승을 주 목표로 삼는다.

주요 내용으로는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PBR 등) 기업규모 및 업종별로 비교 공시 △상장사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지수 및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이다.

조 연구원은 이와 유사한 제도로 일본을 예시로 들면서 “지난해 4월 도쿄증권거래소(TSE)는 PBR이 1배 미만인 상장사에 주가 상승 개선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TSE가 개선안을 요구한 후 올해 1월 28일까지 닛케이225와 토픽스는 각각 24.8%, 22.5% 상승해 나스닥(28.2%)을 제외하면 선진국 내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며 “일본 주식 상승에는 거시경제(매크로) 환경의 영향도 있었지만, 일본판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기업 가치 제고도 상당 부분 기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PBR은 주가(P)를 주당장부가치(BPS)로 나눈 값으로 주가가 상승하거나 주당 장부가치가 낮아짐으로써 개선될 수 있다”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은 활발한 주주가치제고로 주가를 부양할 수 있는, 즉 현금흐름이 양호하고 부채가 적은 기업”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일본은 많은 기업이 주주가치제고를 통해 주가를 부양하는 전략을 채택했는데, 지난해 5월 TSE에 따르면 주주가치제고성 정책이 1년 전 대비 35.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 결과 주당배당금(DPS)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전년 대비 평균 19.2% 증가했으며, 배당성향은 4.3%에서 5.2%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도 이날 금호석유 종목 보고서를 내고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한 단계 올리고 목표주가를 14만4000원에서 15만4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조 연구원은 “정부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가치 개선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본격화하면 금호석유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할 것”이라며 2~3개월 내 단기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이슈를 전제로 “지금이 국내 가치주 매수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앞서 유사한 정책을 펼친 일본의 주가 상승 경험을 근거로 국내 저PBR 주의 수급 유입과 가치주 강세를 예상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로 기존에 소외됐던 저PBR주가 반등 중이라고 분석하는 등 저PBR주에 대한 관심도가 시장 전반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코스피 전체 PBR이 1배 미만에 장기간 머물러 있고, PBR 1배 미만 기업이 전체의 3분의 2가량인 상황이 정부 정책 기조와 맞물려 가치주 반등기대감이 점증된다고 증권가는 본다. 다만, 가치주 반등에 대한 단순 기대감을 넘어 저평가의 배경에 따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