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내 인생의 내비게이션

손현석 명예기자
입력일 2023-10-05 13:26 수정일 2023-10-05 13:27 발행일 2023-10-0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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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칼럼>
손현석 명예기자
손현석 명예기자

오래전 개인적인 일로 충주에 간 적이 있다. 생전 처음 가보는 낯선 곳이라 길을 몰라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목적지를 찾아갔다. 그러다 보니 길을 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그러나 요즘은 그렇지가 않다. 차량마다 내비게이션이 설치돼 있어서 전국 어느 곳을 가더라도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아갈 수 있으니 길을 몰라 헤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내비게이션을 보면서 우리의 인생에도 내비게이션이 장착돼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할 때가 많다. 그때마다 내게 장착돼 있는 인생의 내비게이션이 가야 할 길을 안내해 준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만의 인생의 내비게이션을 장착하려고 한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통해서 찾고, 어떤 사람은 책을 통해서 찾는다. 또 어떤 사람은 종교를 통해서도 찾으려고 한다.

어떤 방법으로든 올바른 자기 인생의 내비게이션을 찾아 장착하기만 한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서 성공하기가 쉬울 것이다.

그러나 내비게이션이 장착됐다고 다 바른길로 가는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내비게이션이 잘못 안내하는 바람에 길 없는 곳으로 가기도 하고, 심지어는 다리가 끊어진 곳으로 안내하는 바람에 추락사하기도 한다.

인생의 내비게이션도 마찬가지다. 잘못된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아 가다 보면 전혀 원하지 않는 길로 가다가 오히려 인생을 망치는 수도 있다.

독일의 경제학자 카를 마르크스를 인생의 내비게이션으로 장착하고 따라가던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볼셰비키 혁명을 주도해 러시아를 공산화한 레닌과 스탈린이다. 이들은 잘못된 인생의 내비게이션을 장착하는 바람에 수많은 사람을 학살하고, 온 인류를 불행하게 만드는 원흉이 되고 말았다.

이런 거창한 사상이 아니더라도 잘못된 인생의 내비게이션을 장착했다가 인생을 망쳐버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사이비종교에 빠지거나 무당에 빠져 패가망신 당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 사기꾼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다가 엄청난 피해를 보는 사람도 있다. 잘못된 팬덤 현상에 빠져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심지어는 정치인들까지 지지하며 따르다가 외골수로 빠져 다툼에 휩쓸리는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성공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바른길로 안내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올바른 인생의 내비게이션으로 장착해야 한다.

어떤 사람이 내 인생의 올바른 내비게이션이 될 수 있을까?

첫째로 인생에 대해 풍부한 경험과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야 한다.

부모가 어린 자녀들을 잘 양육할 수 있는 것은 먼저 세상을 살아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경험이 자식들의 미래를 준비해 줄 수 있는 지식이 된다. 이처럼 내 인생을 바른 길로 안내받으려면 풍부한 인생의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을 인생의 내비게이션으로 삼아야 한다.

둘째로 어느 한쪽에 편향되지 않고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라야 한다.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하는 사람은 내 편이면 무조건 옳고, 상대편이면 무조건 나쁘다는 편향된 사고를 갖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공정하지가 못해 남에게 피해를 준다. 사물을 공정하게 바라볼 줄 아는 안목을 가진 사람이라야 다른 사람도 바른길로 안내해 줄 수 있는 올바른 인생의 내비게이션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절대적인 신뢰감을 주는 사람이라야 한다.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으면서도 내비게이션에 대한 신뢰감이 없으면 불안해서 운전할 수가 없다. 인생의 내비게이션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의 안내를 받으며 산다면 불안해서 살 수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내 인생의 내비게이션으로 장착하고 산다면 진정으로 든든한 마음으로 살 수 있을 것이다.

내 인생의 내비게이션을 선택하고, 올바른 삶을 살기 원한다면 적어도 이런 몇 가지 조건은 갖춘 사람이라야 가능할 것이다.

손현석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