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좋은 죽음

이무선 명예기자
입력일 2022-12-29 13:27 수정일 2022-12-29 13:28 발행일 2022-12-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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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칼럼>
이무선 명예기자
이무선 명예기자

최근 3년간 서울대 병원 응급실에서 숨진 성인 환자 10명중 4명은 생애 마지막 24시간 동안 고통스러운 연명치료를 받다가 세상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통을 덜어주는 치료를 받고 ‘편안한 죽음’에 이른 환자는 10명 중 3명에 그쳤다. 응급실에서 숨진 환자, 39.6%는 죽기 전 하루 동안 ‘특수 연명치료’를 받았다. 마약성 진통제 처방 등 이른바 편안한 증상 조절을 받은 환자는 31.5%였다.

이는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며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상대적으로 덜 고통스러운 ‘좋은 죽음’을 맞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의미다.

2018년 2월부터 연명의료 결정법(호스피스, 완화의료 미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뒤 많은 환자들이 임종과정에 연명의료로 인한 불필요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번 자료에서는 사전돌봄, 즉 죽음을 준비 하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란 걸 나타낸다. 응급실 내원 전 사전돌봄, 계획에 대해 논의한 환자는 21.2%(47명)였다. 67.6%(150명)는 내원 후 했고 나머지는 아예 하지 않았다. ‘사전연명 의료 의향서’는 나중에 아파서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됐을 때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미리 밝혀두는 문서다.

연명의료계획서는 말기나 임종 과정 환자가 의학적 진단을 받고 연명의료를 중단한다고 밝혀 담당 의사가 작성하는 문서, 연구진은 이 같은 연명의료 법정 서식을 작성한 환자들은 그러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응급실에서 중증치료보다는 편안한 증상 조절을 더 많이 받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의료 현장에서 사전연명의료 의향서와 연명의료 계획서를 통해 사망 전 본인 의사를 밝힌 환자는 27.0%(60명)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연명의료 법정 서식을 작성하지 않고 사망한 환자 비율은 2018년 90.2%에서 2019년에는 53.5% 2020년 27.6%로 해마다 줄어들어 환자들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안락사는 치료방법이 없어 더 이상의 생명 유지가 무의미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직·간접적 방법으로 고통없는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중 ‘적극적인 안락사’는 독극물 주사 등으로 환자의 죽음을 야기하는 것이며 ‘소극적인 안락사’는 무리하게 생명을 연장하는 치료를 중단하고 죽음을 맞는 것을 가리킨다.

여기에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삶의 마지막을 아름답고 편안하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통증을 없애 신체적 고통을 덜어주는 한편, 심리적 지지를 통해 품위있게 삶을 마감하도록 돕는 의료를 말한다. 2021년 호스피스 이용자 조사에 의하면 10명중 9명 이상이 호스피스 이용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올해 5월을 기점으로 코로나 방역에 대한 조치가 와화되면서 그간 휴업으로 문을 닫았던 호스피스 전문 기관들은 대부분 정상 운영을 준비 중이다.

호스피스 전문기관의 절대적 수가 부족하고 지역적인 편차도 존재한다.

호스피스를 활성화 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모든 인간은 누구나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한다. 죽음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이다. 가족들의 품에서 품위를 유지하며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누군가의 특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권리가 되도록 우리 사회가 준비해야 한다. 죽음은 언제 닥쳐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만성중증 질환자의 경우, 이른 시기부터 적극적인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를 연계해 응급실보다는 죽음의 질이 임종 돌봄을 할 수 있는 장소에서 숨을 거둘시 있도록 하는게 필요할 것이다.

이무선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