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세조 원혼 위로한 왕후의 깊은 뜻… 500살 느티나무는 알겠지

정운일 명예기자
입력일 2022-11-24 14:55 수정일 2022-11-24 14:58 발행일 2022-11-2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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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탐방> 남양주 봉선사
도봉노인대학생 문화탐방
도봉노인대학생 80명은 지난 18일 남양주시 운악산 기슭에 자리 잡은 봉선사 문화탐방을 한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도봉노인대학생 80명은 지난 18일 남양주시 운악산 기슭에 자리 잡은 봉선사 문화탐방을 했다.

이 사찰은 세조가 계유정난으로 많은 신하들과 조카인 단종을 죽이고 왕이 되어, 세조의 꿈에 단종의 어머니 현덕왕후가 나타나 저주하여 의경 세자가 죽고 온몸에 피부병으로 한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살았다.

그래서 정의왕후는 세조가 승하하자 운악사를 봉선사로 개명하고 범종 등 많은 불사를 해서 남편의 원혼을 달래주고자 원찰로 만들었다고 한다.

일주문을 지나니 넓은 연못에 연 꽃대만 앙상하게 남아 늦가을 풍경이 실감 난다. 연꽃이 만발할 때 찾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며 학생들은 연꽃을 보기 위해 다시 찾고 싶다고 했다.

정희왕후 윤씨가 심었다는 500년 된 느티나무가 반갑게 맞아준다. 사찰 주변이 확 트이고 평탄한 길이라 무릎이 불편한 학생들도 걷기에 무리가 없어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즐거워했다.

큰 법당(대웅전)은 산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명당자리이다. 아직도 떨어지지 않은 고운 잎과 소나무 앙상한 가지가 어우러진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이다.

광릉 주차장에서 내려 세조와 정의왕후의 상여가 지나간 고즈넉한 길을 따라 당시를 회상하며 걸었다. 주변 아름드리 나무들은 당시 지나가는 상여를 보며 눈물로 배웅했을 것이다. 계곡을 중심으로 동원이강릉으로 조성된 광릉을 둘러보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정운일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