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황혼의 지혜가 필요하다

전태권 명예기자
입력일 2022-11-10 14:59 수정일 2022-11-10 15:00 발행일 2022-11-11 13면
인쇄아이콘
<시니어 칼럼>
22111007
전태권 명예기자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은 각각 계절 특성이 우리 인간을 행복하게 한다. 계절 따라 나뭇잎이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열매가 익고 또 단풍이 들고 낙엽이 된다. 80세가 넘어가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요즈음 더 느끼게 된다.

머리와 수염이 하얗게 변하는 모습을 거울에서 보고 인생단풍인가? 싶은 생각이 들 때마다 서글픈 마음이다.

올 초봄에도 변함없이 관악산 산책로 수십 그루 고목벚꽃이 활짝 피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이어서인지 심술궂은 바람에 하늘에서 눈이 휘날리듯이 꽃잎이 고층아파트와 관악산자락 사이 통풍이 강해져 산책로에 하얗게 내려 쌓였다. 또 몇날 뒤 관악산 철쭉이 여기저기서 곱게 피어 산책로 산책객들 시선을 끌어, 가던 길을 멈추고 핸드폰 사진을 찍게 하더니 낙화 되었다.

산천초목이 푸르름을 경쟁적으로 시샘하여 등산로 양쪽나무 그늘이 하늘을 가리더니 어느 날 노랗고 빨갛게 단풍이 들고 낙엽이 됐다.

여러 수목의 낙엽이 쌓이고 썩어서 밑거름이 되어 내년에는 나무를 더 키워서 더 많은 꽃과 잎을 피우게 하겠지!

우리 인생도 초목처럼 아름다운 단풍이 들고 후손을 위한 지혜스러운 희생적 밑거름이 되어야 할 텐데!

인류의 불행한 불청객 코로나19의 불안감으로 2년여 기간 외출도, 만남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고, 또 진로문제로 고민이 많았던 10대 20대들이 심리적으로 억눌려 지내왔다. 실외마스크 착용이 해제되자 들뜬 마음에 할로윈 행사에 참여해서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친구도 만나서 젊음을 즐기려던 꽃다운 청춘들이 이렇게 큰 불행한 참사를 당할 줄이야!

분석해보면 어른들의 관심 부재와 행정부와 치안경찰의 책임이라는 생각에 이른다. 특히 사고 발생 전 현장에서 사고를 예상하고 112신고를 수십회나 한 사실이 늦게 밝혀져서 온 국민들께서 큰 아쉬움을 삼키고 있다.

이태원 현장에서 큰 사고가 일어나기 몇 시간 전에 사고발생 가능성을 112 신고했을 때 왜? 경찰서장·경찰청장에게 직접 보고가 안 돼서 큰 사고를 예방 못했나? 아무리 역지사지(易地思之)해보고 반면교사(反面敎師) 해봐도 명쾌한 답이 없다! 공개된 큰 집회에 대한 대비책이 없었던 것은 인재(人災事) 아닌가?

이번 할로윈데이에 벌어진 용산구 이태원 참사로 154명이 사망하고 전국각지에 조문분향소를 설치까지 한 초상난 국가에 한 민족인 북한이 연일 탄도미사일 등을 계속 쏘아대니 한 민족의 대비극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들의 욕심이 자연에서 자라나는 수목의 단풍잎이 밑거름이 되어 나무를 키우고, 꽃을 더 피우게 하는 자연섭리 역할만도 못한 것 아닌가?

황혼 인생 어르신들이시여. 수십년간 경륜의 지혜로 이웃의 어려움을 도와드리고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어드리는 일을 찾아 실천해 보자.

전태권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