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아름다운 곡선 기둥 옆 가을바람 만끽

정운일 명예기자
입력일 2022-10-27 15:15 수정일 2022-10-27 15:16 발행일 2022-10-2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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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탐방> 영주 부석사·소수서원
부석사 무량전과 석등
부석사 무량수전.

경북 영주시의 도봉문화원 초청으로 부석사, 소수서원 등을 다녀왔다.

부석사(浮石寺)는 소백산맥 봉황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어 주차장에서 가는 길이 가파르다. 노랗게 물들어가는 은행잎, 흰 구름, 신선한 공기 참 좋았다.

108개의 돌계단을 숨차게 올라 무량수전에 이르니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시원한 바람이 부드럽게 씻어준다. 확 트인 절경을 바라보니 가슴이 뻥 뚫린 듯 상쾌하다. 부석사에는 의상대사가 당나라에서 유학할 때 선묘 아가씨가 대사를 애절하게 사랑하여 창건했다는 설화가 전해온다.

무량수전(국보)은 부석사를 대표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배흘림, 귀솟음 같은 건축 수법을 통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현판은 고려 공민왕의 글씨라고 하니 왕이 붓을 들고 쓰는 정중한 모습이 그려진다.

무량수전 앞 석등은 돌에 새겨진 조각이 섬세하고 균형미가 환상적이다. 석등 창을 통해 무량수전 현판이 정면으로 보인다. 어쩌면 이렇게 정교하게 만들었을까 감탄이 절로 나온다. 통일신라 시대에서 지금까지 꺼지지 않고 무량수전에 불을 밝히고 서 있으니 박수를 보냈다.

소수서원 입구에는 홍송(紅松)이 즐비하게 서서 솔향을 풍기고 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이 서원은 소백산자락 영귀봉(靈龜峰)아래 자리잡고 있다. 주세봉은 안향을 흠모하는 사람이 많아 백운동서원을 창건하고, 이황이 풍기군수로 부임하여 ‘소수서원’이라는 친필 편액을 받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이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보다 93년 먼저 개교한 사립대학의 시초이니 자랑스럽기만 하다.

안향 초상화(국보)가 인자하신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준다. 당시 훈장으로 위풍당당하게 글을 가르치고 생도들의 글 읽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영주에서 무량수전, 소조여래좌상, 석등, 조사당, 안향 초상 등 국보 5점과 보물 6점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오래도록 기억이 남을 것만 같다.

정운일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