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증시 약세장에 공매도 급증…공매도 금지 언제하나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22-10-17 15:01 수정일 2022-10-17 15:02 발행일 2022-10-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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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점검회의서 발언하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시가 약세장에 접어들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규모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서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는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5790억2748만원으로, 지난해 공매도가 재개된 5월(5784억6802만원) 이후 가장 많았다. 8월(3493억8151만원)과 9월(4906억5510만원)에 이어 증가하는 추세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하고, 향후 주가가 하락하면 해당 주식을 싼 값에 사서 갚는 방법으로 시세차익을 챙기는 투자전략이다.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기 위한 투자기법이지만 시세조종을 유발할 수도 있다.

공매도가 급증하면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은 총 58건으로,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해 5월(84건) 이래 월간 기준 두 번째로 많았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급락한 지난 2020년 3월 16일부터 1년 2개월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가 지난해 5월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재개했다.

최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공매도가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후 미국 증시가 급반등한 배경에도 공매도 청산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공매도 규제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는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세 상승장은 글로벌 유동성 공급 측면도 있지만 공매도 금지 효과도 있었다”며 “공매도가 금지되면 지수와 주가 상승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게 개인투자자들의 시각이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공매도 금지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0년 3월 팬데믹 국면처럼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서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패닉셀 현상이 올 때 시장심리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조치들을 당국이 고민해 볼 수 있다”면서도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들 때 공매도를 포함해 거래를 제한하는 조치는 의외로 부작용이 클 수도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제기하는 문제 중에 공매도 규제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시장 급변동시 증권시장 안정펀드(증안펀드)와 함께 공매도 금지 등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공매도 금지 관련 논란이 있으나 최근처럼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 불안이 극대화돼 있는 상태에서는 금융당국 입장에서 어떠한 시장안정 조치도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공매도 금지와 관련한 질의해 “공매도라든가 시장조치에 대해선 시장상황을 보며 전문가와 협의해 그때그때 하는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공매도를 어떻게 하겠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다”며 보다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