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시니어] 분노조절 장애 대처법

손현석 명예기자
입력일 2022-09-01 15:08 수정일 2022-09-01 15:11 발행일 2022-09-0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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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칼럼>
손현석 명예기자
손현석 명예기자

요즘 자기감정을 절제하지 못해 분노하다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많다.

얼마 전 어떤 남성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편의점에 들어왔다가 종업원의 지적을 받자 화를 내며 종업원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또 어떤 남성은 금연 구역인 식당 앞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주인으로부터 지적을 받자 화를 내며 달려들어 폭행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비행기나 KTX 열차 등을 타고 가다가 어린아이가 울거나 떠든다고 화를 내면서 그 부모에게 행패를 부리다가 경찰에 붙들려 간 사람들도 있고, 최근에는 아무 이유도 없이 지나가는 사람이 자기 얼굴을 쳐다봤다는 이유만으로 흉기를 휘둘러 심한 상처를 입히는 사람도 있었다.

왜 이 사람들은 별다른 이유도 없이 분노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일까? 정신 심리학자들은 그 원인을 분노조절 장애가 있기 때문으로 진단하고 있다. 의학적 용어로 간헐적 폭발성 장애라고 불리는 이 장애는 자기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분노를 폭발시키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분노조절 장애는 어릴 때부터 지나친 경쟁의식과 정서적인 억압 속에서 살다가 생긴 저항 심리가 욕구불만으로 내재해 있다가 성인이 되면서 발작적으로 표출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살면서 이런 정신 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접촉할 수도 있다. 그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분노하는 자들과는 절대 맞서서 싸워서는 안 된다. 싸울수록 분노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그들도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으로 여기고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얼마 전 지인의 차에 동승하고 가다가 황당한 일을 목격했다. 3차선 도로 중 1차선은 좌회전만 가능한 도로였고, 2차선은 직진과 좌회전이 동시에 가능한 도로였으며, 3차선은 직진만 가능한 도로였다.

적색 신호로 인해 도로에 멈춰서 있던 차들이 신호가 녹색으로 바뀌자 곧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2차선 도로에서 막 직진하는 차량 앞으로 3차선 도로에 서 있던 차량이 갑자기 불법으로 좌회전해 들어왔다. 아마 차선을 잘못 들어서 있다가 신호가 바뀌자마자 재빠르게 좌회전으로 빠져나가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직진하려던 지인은 깜짝 놀라 경보음을 울리고 급정거했다. 다행히 사고가 나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불법 좌회전하던 차량 운전자의 행동이었다. 4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여성 운전자가 자기 차 문을 열고 내려오더니 적반하장격으로 지인에게 삿대질하며 마구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경보음을 울려 자기를 놀라게 했다는 이유에서다.

딸 같은 나이의 여성에게 아무 잘못도 없이 욕을 먹은 지인은 뭐라고 한번 호통을 칠만한데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앞에 세워진 차를 피해 지나갔다. 옳고 그름을 구별하지 못하고, 자기 분노를 조절할 줄 모르는 사람과는 다퉈봐야 아무 유익도 없고, 괜히 교통체증만 유발해 남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지인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이가 들수록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커져야 하고, 쓸데없는 다툼을 피하며 사는 것이 참된 지혜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손현석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