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당신은 은퇴할 자격이 있다” … ‘멋진 은퇴’를 준비하는 법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2-08-16 07:10 수정일 2022-08-16 07:10 발행일 2022-08-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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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미리 준비하는 '멋진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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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 세대에게 ‘은퇴’란 언제 다가올 지 모를 현실이다. 부쩍 계획보다 빠른 은퇴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요즘, ‘은퇴할 것이냐, 은퇴당할 것이냐’는 은퇴 후 삶을 결정할 매우 중대한 문제다. 누구나 ‘스트레스 없는 은퇴 후의 삶’을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은퇴를 하게 되면 많은 것이 바뀐다. 하루 일과부터 대인 관계, 직함, 물리적 환경, 배우자와의 관계, 금전 사정 등 모든 것이 달라진다. ‘은퇴 후 스트레스’도 당연히 뒤따른다. 전문가들은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변화에 서서히 적응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 먹은 만큼 행복하다”는 격언도 있는 만큼, 미래에 대한 지나친 앞선 걱정 보다는 자기 스케쥴 대로 미리 은퇴를 준비해 나가는 것이 나중을 위해 훨씬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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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회하지 말고, 버릴 것은 버려라

은퇴 후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는 ‘후회할 일을 너무도 많이 해 왔다’는 사실이다. 그 가운데는 단연 ‘건강’이 첫 손에 꼽힌다. 이어 기회 있을 때 여행하지 않은 것, 너무 오래 일한 것, 계획성 없게 시간을 보낸 것, 살림을 줄이지 않은 것, 재정적으로 더 치밀하지 못했던 것, 부동산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지 못한 것,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랑 한다고 말하지 못하고 그들과 시간을 충분히 보내지 못한 것 등이다. 따라서 나중에 후회할 일을 지금부터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현명한 은퇴 대비법이라 할 수 있다.

은퇴전문가 데이브 휴즈는 ‘더 행복한 은퇴 생활’을 위해 삶에서 버려야 할 것으로 네 가지를 제시했다. 즐기지 않는 활동이 그 첫 번째다. 즐기지 못하는 일이라면 줄이거나 없앨 방법을 찾으라고 권한다. 다음으로, 성취감을 느낄 수 없는 의무 사항들도 과감히 버리라고 말한다.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도 과감히 처분하라고 조언한다. 마지막으로 버려야 할 것은, 함께 있으면 즐겁지 않은 사람들이다. 긍정적이고 힘이 되는 사람을 사귀기에도 앞으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마지막 몰입>을 쓴 짐 퀵은 “자신에게 맞는 간단한 루틴부터 100세 설계를 시작하라”고 말한다. 그는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말을 많이 하라고 권했다. 이런 ‘자기 최면’을 통해 자신이 이루고 싶은 목표나 습관을 자신과 동일시함으로써 ‘성공을 가져올 습관’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100세 플랜을 짜기 전에 10년 플랜, 3년 플랜, 1년 플랜, 한달 플랜, 한 주 플랜, 하루 플랜을 먼저 짜 실천하면서 은퇴 후를 준비할 것을 권했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수록 실현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 은퇴 후에도 무조건 밖으로 나갈 계획을 짜라

은퇴 전문가들은 은퇴 후에도 집에 칩거해 있기 보다는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는 것이 몸 건강과 마음 건강에 두루 좋다고 강조한다. 은퇴 전부터 그런 기반을 다져 놓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인문강좌나 미술 요리 어학 등 유용한 강의는 다양하다. 자원봉사나 여가활동 단체 같은 동호회에 가입하거나 직접 그런 조직을 만드는 것도 좋고, 친구들을 자주 만나거나 지역사회 주변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담소를 나누는 것도 권할 만하다고 전한다.

이 모두가 긍정적이고 젊은 사고방식을 기르기 위한 실천 과제다. 젊은 시절의 열정을 다시 지필 건강하고 긍정적인 마인드 유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활동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세상 돌아가는 소식과 트렌드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독버섯 같은 사람들을 피해야 하지만, 다른 연령대 사람들과도 친해지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그러려면 과거를 미화하지 말고,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있는 그대로 말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자칫 ‘꼰대’라는 소리 듣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진보적 노인>을 쓴 기자 출신 작가 이필재는 “우리 시회에서 베이비 부머들은 ‘지혜로운 원로’가 아니라 그저 ‘연장자’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진정한 ‘어른’의 역할은 스스로 모범을 보이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망 내지는 조언해 주는 것인데, 그런 역할도 충실히 하지 않고 대접받기만을 바래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그는 자신의 인생 3막의 목표가 ‘꼰대스럽지 않게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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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 후 삶에 관해 부부간에 끊임없이 대화하라

은퇴 전문가들은 은퇴 전에 배우자와 은퇴 후 삶을 함께 설계하고 각자의 역할을 미리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언제 은퇴할 것인가, 앞으로 얼마를 더 저축할 것인가, 어디서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활동을 하며 살 것인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것인가를 얘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계 책임 분담률은 물론 가족에 대해 의무 등에 관해서도 진지한 사전 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부부 중 한 명이 먼저 은퇴할 경우 더 각별한 대화와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데이브 휴즈는 이에 일곱 가지 조언을 한다. 첫째, 같은 시각에 자고 일어나라. 둘째, 집안 일을 재협상하라. 셋째, 소득 변화에 대해 솔직히 얘기하라. 넷째, 은퇴한 배우자는 자기만의 계획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라. 다섯째, 은퇴한 배우자도 끊임없이 세상과 교류하라. 여섯째, 배우자의 욕구를 계속 의식하라. 마지막 일곱째는, 배우자가 은퇴생활에 적응하는 동안 인내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 존중받는 ‘어른’이 되는 훈련도 필요

동기 부여 전문가인 웨인 다이어는 ‘타인의 존중을 불러오는 20가지 전략’을 소개한 바 있다. 타인에게 얽매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온전히 ‘나’로 삶으로써 ‘인생 2막’의 주도권을 쥐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는 사람이 되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그는 무엇보다 겸허한 자세를 강조했다. 지난 삶에 대한 평가에 가장 큰 책임은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과거에 얽매여 현재를 놓치지 말라고 권했다. 자신감을 키우고, 자신에 대한 과소평가는 마음 속에서 지우라고 조언했다. 남 탓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불평’이라는 단어를 지워버리고 스스로 개선책들을 찾으라고 권했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