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배려하는 마음

손현석 명예기자
입력일 2022-06-23 15:28 수정일 2022-06-23 15:29 발행일 2022-06-2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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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칼럼>
손현석 명예기자
손현석 명예기자

얼마 전 축구선수 손흥민이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았다.

청룡장은 국내 선수 중 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인 김연아와 골프여제라 불리는 박세리만이 받았으며, 외국인으로는 월드컵 4강의 주역인 히딩크 감독만이 받았던 체육훈장 중 최고 등급이다.

손흥민이 이 훈장을 받은 것은 영국 프로축구 리그에서 득점왕이 돼 국위선양을 크게 한 공로라고 전해졌다.

영국 프로축구 리그는 유럽 5대 리그 중 최고로 인정받고 있는 리그다. 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몰려들어 기량을 뽐내고 있는 그곳에서 득점왕이 됐다는 것은 대단한 업적을 이룬 것이다. 축구변방인 한국의 축구선수가 이와 같은 업적을 이룬 것은 우리나라의 자랑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인들의 자랑거리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손흥민이 득점왕이 된 것은 자기 혼자만 잘해서가 아니다. 만일 팀 동료들이 그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지 않았다면 결코 이러한 영광을 누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특히 마지막 경기에서 팀 동료들이 손흥민을 득점왕으로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양보하고 배려하는지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였다.

하나의 위대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안에 수많은 사람의 희생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것은 큰일에만 해당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살면서 겪는 소소한 일 중에도 그런 경우는 참 많다.

나는 30여 년 전에 운전면허증을 따고 처음 운전을 했다. 그때 운전이 얼마나 힘들던지 암만 조심해도 경미한 접촉사고를 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다가 한 2~3년 정도 운전을 하고 나니까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기면서 운전을 쉽게 할 수가 있었다.

그러다가 3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더 많은 운전경력이 쌓인 후에는 다시 또 운전이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운전을 잘하지 못할 때는 내 앞만 바라보며 운전하면 되니까 힘든 걸 몰았는데, 운전이 노련해지면서 전후좌우가 다 보이니까 주변을 달리는 차량 운전자들이 다 보이기 시작했다.

운전을 잘하는 사람은 괜찮지만, 게 중에는 운전을 잘하지도 못하면서 과속하거나, 이리저리 끼어들며 사고를 유발하는 운전자도 눈에 보인다. 그럼 그 사람을 위해서 사고를 내지 않도록 양보해 주거나 배려해 줘야 한다.

이러한 경험을 하고 나서야 그동안 내가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경험 많은 노련한 운전자들이 양보하고 배려해 줬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남의 배려 없이 나 혼자 잘살 수가 없다. 나보다 더 많은 경험을 체득한 수많은 사람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내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내가 남의 배려를 받고 산만큼 나도 남을 배려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조화롭게 세상을 사는 방법이며, 모두가 함께 잘사는 방법임을 알아야 한다.

손현석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