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부부의 날

손현석 명예기자
입력일 2022-05-19 15:05 수정일 2022-05-19 15:06 발행일 2022-05-2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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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석 명예기자
손현석 명예기자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겨우내 헐벗었던 산과 들에 녹음이 짙어지고, 온갖 꽃들이 피어나며, 큰비조차 내리지 않아 들로 산으로 돌아다니며 싱그러운 기분을 맘껏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5월을 상징하는 명칭은 계절의 여왕 말고도 또 하나가 있다. 그것은 ‘가정의달’이라는 명칭이다.

5월이 가정의 달로 불리는 것은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 등의 기념일이 모여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날은 소파 방정환 선생을 중심으로 동경에서 조직된 색동회가 어린이들의 인권의식을 기르기 위한 목적으로 1923년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한 데서부터 유래된다.

5월 5일이 어린이날로 정해진 것은 광복절 이후부터이며, 이후 1961년 아동복지법이 공포되면서 이날은 정부로부터 정식으로 어린이날로 지정됐다.

어버이날은 부모님을 사랑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기르자는 의미로 1956년 5월 8일에 제정됐다. 처음 제정될 당시는 ‘어머니날’이었다. 그러다가 아버지날도 있어야 한다는 국민여론에 따라 1973년부터 ‘어버이날’로 변경한 후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오늘날 가정이 핵가족화되면서 경로효친 사상이 퇴색되어 가는 시기에 어버이날은 부모 공경하는 마음을 일깨워 주는 매우 중요한 날이다. 이날 각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며 감사와 공경의 뜻을 표하기도 한다.

5월에는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처럼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우리 가정에 매우 중요한 또 하나의 기념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부부의 날이다. 오늘날 이혼 부부가 많아지고, 이로 인한 가정문제가 날로 커지는 때에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정해놓은 부부의날은 너무나 중요한 날일 수밖에 없다. 부부의날은 1995년 5월 21일 경남 창원에서 목회하고 있는 어떤 목사 부부에 의해 처음 시작된 것으로 전해져 온다. 그러다가 2003년 12월 18일 민간단체인 ‘부부의 날 위원회’가 국회에 요청한 ‘부부의 날 국가 기념일 제정을 위한 청원’이 본회의에서 결의되면서 2007년부터 매년 5월 21일을 부부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21일을 부부의날로 정한 것은 ‘둘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부는 자기 가정을 행복하게 할 수도, 불행하게 할 수도 있는 핵심존재이다. 부부가 화목하면 자녀들이 행복해지고, 부모로부터 화목과 사랑을 배운 자녀들 또한 자연스럽게 부모를 공경하게 됨으로써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이 별도로 없어도 그 의미를 저절로 지켜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부의 날은 어떤 기념일보다 더 성대하고 가치 있게 지켜나가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정부에서도 기념일로만 정해놓았지, 공휴일로 지정되지도 않았고, 특별한 기념식을 하지도 않는다,

가정의 구성원은 누구나 중요하다. 그러므로 자녀들을 위한 어린이날도 중요하고, 부모를 공경하는 어버이날도 중요하다. 하지만 가정의 핵심은 부부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정을 바르게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부의날을 특별하게 여기고, 가치 있게 지키는 풍토가 필요하다 하겠다.

손현석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