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노인이 먼저 변하자

정철균 명예기자
입력일 2022-04-14 15:24 수정일 2022-04-14 15:25 발행일 2022-04-1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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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칼럼>
정철균 명예기자
정철균 명예기자

우리나라 경로우대 제도의 노인 연령 기준은 65세이다. 노인은 대체로 신체기능이 쇠약해지고 정신기능과 성격의 변화가 이어져 사회 활동으로부터도 점차 멀어져가고 있는 것이 노인의 특성이다. 그러나 일부 노인들은 젊은이 못지 않게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람도 있다.

요즘 사회에서는 노인 세대와 젊은 세대 간에 종종 불미스러운 일이 매스컴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 간의 갈등, 해결 방법은 없을까? 노인 세대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없어져가는 것이 꼭 젊은 세대들만의 잘못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서로 살아오고 살아간 사회적 환경과 가치관이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7080 노인 세대가 과거에 어떻게 살았고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였기에 오늘과 같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었는지, 젊은 세대들은 노인 세대의 과거의 삶에 대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존경하려는 마음을 찾아볼 수 없어 마음이 불편하다.

기본적으로 젊은 세대들은 노인 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젊은 세대들은 한 번도 늙어 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노인 세대들은 젊은 세대들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노인 세대들은 과거에 젊은 세대를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다. 되돌아 생각해 보면 지금의 젊은 세대들과 별로 다른 점이 없었다고 생각된다.

태어난 시대가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 다르기는 하지만 세대 간 생각의 차이가 있음을 인정한다면 쉽게 이해된다. 6·25전쟁 이후에 태어난 세대는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되어 아무것도 없는 환경 속에서 살았다. 당시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서 할 수 있는 선택적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닥치는 대로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일하며 살아왔다.

그러므로 과거의 노인 세대는 가난의 극복과 배움이 삶의 목표였다면 현재의 젊은 세대는 자유를 추구하고,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과거 노인 세대는 ‘하면 된다’라는 경험과 정신력이 바탕이라면 젊은 세대는 날마다 변하는 사회적 지식과 경험을 인터넷으로 능수 능란하게 의사소통을 하는 행동의 방법이 다르다는 점에서 노인 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서로 다름을 확인할 수 있다.

노인 세대는 젊은 세대에 대해 끈기와 인내심, 버릇이 없고, 쉽고 편한 것만 추구한다고 비판하고, 젊은 세대는 노인 세대가 고집이 세고 자기주장만 하는 낡은이기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진 ‘늙은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그동안 산업화로 고도성장이 만든 모순이다. 가정이 바로 서려면 가족 구성원이 서로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 국가가 바로 서려면 사회 질서가 바로 서야 한다. 아무리 사회가 발전했다고 하더라도 공정과 상식이 통하지 않고 개인의 인간성이 상실되어 있다면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이기주의적이고 물질만능주의에 갇힌 불안한 사회가 되어 모두가 불만이 넘치는 사회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노인 세대는 자기가 살아온 경험이나 방식을 젊은 세대에게 강요하기보다는 젊은이들이 지닌 좋은 점을 잘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노인 세대와 젊은 세대는 서로 다른 집단이 아니다. 또한 서로 다른 존재도 아니다. 서로 이어진 존재로 이해해야 한다. 젊은이들은 시간이 흘러 곧 노인이 되고 젊은이가 걸어갈 길은 곧 노인이 걸어온 길이다.

따라서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는 더 이상 고정관념이 아닌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또한, 노인 세대는 젊은 세대와 어울리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고집과 낡은 사고로부터 성숙한 성격으로 변해야 한다.

노인이 먼저 젊은이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과 태도를 가꾸어 나갈 때 젊은이도 스스로 노인을 존경하고 이해하게 될 것이다.

노인과 젊은이의 세대 갈등 해소는 노인이 먼저 변해야 한다. 노인이 먼저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젊은이들의 가치관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존중할 때 젊은이들도 노인을 존경하고 이해하게 될 것이다.

정철균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