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 지수보단 업종별…건설·원전 수혜 가장 클 것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3-10 11:55 수정일 2022-05-08 13:59 발행일 2022-03-1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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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주가지수의 변동성보다 업종별 등락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에서도 윤 당선인의 공약과 관련이 깊은 대형 건설사들과 건자재, 원전 관련 업체들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재정지출과 산업정책의 영향은 이전 정권보다 작아질 것으로 보는 의견도 나온다.

◇주가지수에 유의미한 변동성은 없을 것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대 이후 4번의 사례에서 대통령 선거와 주가지수 사이에 큰 관계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하이투자증권 이웅찬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 1년차에 지수는 의미있는 상승을 보였으나 당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과 맞물려 글로벌 경기는 호조세를 보였고, 대내적으로 ‘큰 정부’를 구성하면서 강력한 재정정책과 대북 관계 개선이 기대됐던 상황이었다”며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주가는 조정받았으나 정권이 들어서고 주가는 반등했으며 나머지 2차례에서는 당선 직후 유의미한 추세가 나타나지 않거나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KB증권도 주가는 경기과 통화정책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대선 이후 연차별 코스피 수익률은 1년차에 18.9%, 2년차에 18.9%, 3년차에 -1.6%, 4년차에 6.6%, 5년차에 3.3%로 집계됐다”며 “대선 이후 100일간 주가 수익률을 보면 대선과 코스피는 명확한 연관성은 없으며, 대선 이후 연차별 수익률도 1~2년차의 평균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분석했다. 주가는 경기와 통화정책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당선소감 밝히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YONHAP NO-1950>
당선소감 밝히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업종별로 봐야…건설 수혜 예상

다만 업종별로는 윤 당선인의 공약과 관련해 차별화된 수혜가 예상된다. NH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대외 경기의 영향력이 큰 수출 경제의 특성상 임기 초 코스피 수익률이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흐름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기존 정부와 정책 기조가 달라지는 분야에 대한 가치 재평가, 정권 1~2년차에 실시될 경기부양적 재정정책에 따른 내수소비 수혜를 기대할 만 하다”고 밝혔다.

우선, 건설업종의 수혜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일하다. 한국투자증권 강경태 연구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 중 주거·부동산 공약은 ‘수요에 부응하는 주택 250만호 이상 공급’으로, 250만호를 택지유형별로 나누면 재건축·재개발 사업지를 이용한 공급이 47만 세대로 전체의 18.8%를 차지하한다”며 “이는 공공택지 다음으로 비중 높은 공급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윤 당선인의 공약인 250만호를 주택유형별로 나누면 민간분양주택이 119만세대로 전체의 47.6%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공공분양주택 21만세대와 큰 차이를 보인다”며 “민간 시행사 도급 물량과 수도권 정비사업지에 강점이 있는 대형 건설사 수혜가 예상되며 특히 GS건설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는 “세제 및 규제 완화에 힘입어 주택 매매거래도 증가하겠으며, 이는 입주 후 리모델링 관련 건자재 기업에게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원전 관련 공약, 기존 정부와 가장 크게 달라

원전 관련 기업의 수혜도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즉시 재개하고, 원전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을 드러낸 바 있다. KB증권 정혜정 연구원은 “윤 당선인의 공약으로 기존과 가장 방향성이 달라지는 정책은 원자력 발전”이라며 “특히 국내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태도가 가장 다르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윤 당선인은 원전의 기저발전원으로서의 역할을 유지하고 탄소중립을 위해 화석연료발전 비중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 간의 적정 에너지믹스를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신규 원전 건설 및 기존 원전 수명 연장에 따라 국내 수주 잔고가 소진됐던 한전기술과 장기적인 원전 정비 매출 규모 축소가 예정됐던 한전KPS의 수혜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IT·바이오·기계·조선·금융·가상자산 영향은

신한금융투자 최유준 연구원은 “IT는 반도체가 한국의 주력 산업이기 때문에 산업 지원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에 있어 비교적 기업 친화적이며 산업 활성화에 대한 색깔이 뚜렷해 관련 산업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제약·바이오는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자급화 투자가 관련 신약 개발사에 수혜로 작용할 수 있으나 정책 실효성에 있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계 및 조선은 친환경 선박 생산 및 수주 확대로 조선 업체의 친환경 관련 연구개발(R&D)가 확대되고, 우주산업 활성화 공약은 방산 업체의 수혜가 기대되는 부분”이라며 “금융 관련해서는 주식양도세 폐지와 증권거래세 완화가 장기투자를 유도할 수 있어 긍정적이며, 가상자산 비과세 확대와 가상화폐공개(ICO) 허용은 가상자산 사업에는 긍정적이나, 무분별한 ICO를 규제할 수 있는 정책은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