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정치재료, 요동치는 대선 테마주들… “실체없는 테마주 흐름 주의해야”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3-03 15:57 수정일 2022-03-03 16:16 발행일 2022-03-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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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 선언<YONHAP NO-4263>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단일화를 선언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관련주가 급등하고 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관련주의 주가는 약세조정중이다.

증권가는 기업 실적 등 본질적 가치보다는 시장의 순간 분위기로 쉽게 움직이는 정치 테마주의 특성을 고려해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노루홀딩스우는 전 거래일 대비 4400원(8.89%) 급등한 5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노루홀딩스우는 이날 장중 상한가인 6만4000원까지 치솟았으나 상승폭이 급격히 줄어드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노루페인트는 전날보다 250원(2.35%) 오른 1만900원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노루페인트의 상승률은 이날 장중 14%를 넘어서기도 했다. 노루홀딩스와 노루페인트는 윤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씨의 후원자로 알려지면서 대표적인 윤 후보 관련주로 엮여왔다.

또, 윤 후보 관련주로 묶였던 덕성우(6.05%), 삼부토건(10.98%), NE능률(4.03%), 희림(2.43%), 덕성(4.17%) 등도 장중 크게 출렁였다. 덕성은 대표이사와 사외이사가 윤 후보의 서울대학교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NE능률은 최대주주인 윤호중 회장이 윤 후보와 같은 파평 윤씨라는 이유로 윤 후보 테마주로 묶여왔다. 삼부토건은 윤 후보의 ‘봐주기 수사 의혹’과 엮인 종목이며, 희림은 김건희 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의 최대 후원사로 알려져있다.

같은 날 안 후보가 창립하고 최대주주로 있는 보안소프트웨어 개발사 안랩은 전 거래일 대비 4800원(7.27%) 급등한 7만800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예전 대표가 안랩 출신이라는 이유로 수 년전부터 안 후보 테마주로 엮였던 써니전자는 95원(3.26%) 오른 3010원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윤· 안 두 후보는 장 시작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안 후보는 대선후보에서 사퇴했다.

사전투표(4~5일)를 앞두고 단일화가 성사된 만큼 대선 판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한편, 두 후보의 단일화로 더불어민주당 이 후보 관련 테마주는 급락했다. 이 후보의 탈모 공약 관련해 주목받았던 TS트릴리온은 전 거래일 대비 110원(-8.59%) 하락한 117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이스타코(-8.99%), 형지엘리트(-4.63%), 오리엔트정공(-4.76%) 등의 주가도 하락했다. 이스타코는 이 후보의 공약인 ‘장기 공공 주택 정책’ 수혜주로 언급됐으며, 형지엘리트는 이 후보가 경기도 성남시장 재임 시절 진행했던 무상교복 정책의 수혜를 받은 바 있다. 오리엔트정공은 계열사인 오리엔트시계가 이 후보가 어린 시절 근무했던 회사다.

정순택 대주교 예방한 이재명<YONHAP NO-496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을 찾아 정순택 대주교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민생 경제, 평화, 통합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겠다”고 원칙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며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지만 사실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통상 대선을 앞두고 정치테마주의 변동성이 커지므로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정치 테마주는 각 기업의 실적이나 지배구조의 건정성, 장기 사업계획 등 실체가 있지 않는 것에 대한 투자”라며 “확인되지 않은 단순한 정보가 아닌 사실 여부와 이행 가능성 등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남길남 선임연구위원은 “정치테마주는 기업가치와 본질적으로 관련이 없다”며 “과거 18~19대 대통령선거 당시에도 대선일이 가까워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