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66%, 전년보다 배당금 늘려…“증시 불확실성에 주주 달래기”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3-02 10:29 수정일 2022-03-02 17:46 발행일 2022-03-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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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 3곳 중 2곳이 2021년 회계연도 기준 배당금을 전년보다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달 28일까지 배당을 발표한 853개사의 2021년 회계연도 기준 배당금을 조사한 결과 전년보다 배당금을 늘린 기업의 수는 총 568개사, 비중은 66.6%으로 비중 기준 2020년 회계연도(46.2%)보다 20.4%포인트(p) 늘었다.

반면, 배당금을 줄인 기업은 134개사, 비중은 15.7%로 비중 기준 전년(35.8%)보다 20.1%p 줄었다.

조사 대상 853개사의 배당금 총액은 38조3232억원으로 전년보다 5조78억원(-11.6%) 줄었으나 당시 삼성전자가 지급한 특별배당금(10조7188억원)을 제외하면 5조7110억원(17.5%) 늘었다. 아직 배당을 공시하지 않은 상장사들을 고려하면 최종 배당금은 4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CEO스코어 측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는 태도가 강화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통화정책 긴축 여파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이유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자 기업들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세우면서 주주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기업별로는 기아의 배당 증가금액이 8019억원으로 전년보다 200% 늘어 가장 많았다. 기아 다음으로는 포스코(6653억원, 107.3%), 현대차(5151억원, 65.6%), KB금융(4559억원, 66.1%), 우리금융지주(3944억원, 151.7%)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배당금이 가장 많이 감소한 기업은 삼성전자로 2020년 20조3381억원에서 지난해 9조8094억원으로 10조5286억원(-51.8%) 줄었으나, 특별배당을 제외하면 오히려 1902억원(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은 인물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S, 삼성화재 등 5곳에서 3434억원을 배당받았다.

이어 홍라희 전 리움 관장(1760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1579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1268억원) 등 삼성 일가가 뒤를 이었고,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166억원),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1094억원), 최태원 SK 회장(1041억원) 등도 10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았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