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삼중고… 올 코스피·코스닥 시총 162조원 증발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2-27 11:07 수정일 2022-02-27 15:26 발행일 2022-02-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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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주요 중앙은행들의 통화 긴축 우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등 삼중고 탓에 두 달 새 증발한 시가총액이 16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재 코스피는 2676.76에서 거래를 마치면서 전년 말 대비 300.89포인트(-10.1%) 하락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103조9633억원으로 두 달 새 99조4032억원(-4.5%) 줄었다.

같은 날 코스닥지수는 872.98에서 종가를 형성하면서 두 달 사이에 161.00포인트(-15.6%) 떨어졌다. 시총 규모는 383조2338억원으로 63조632억원(-14%) 감소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두 달간 시총 감소 규모는 161조4664억원으로 집계됐다.

종목별로는 대형주의 하락 폭이 컸다. 삼성전자의 지난 25일 종가는 7만1900원으로 전년 말 대비 8.2% 하락했다. 시총 규모로 환산하면 두 달 간 사라진 금액은 38조원이다.

SK하이닉스는 두 달간 6.1%, 현대차는 16.7%, 기아는 10.2% 하락했다. 국내 증시의 대표적인 성장주 네이버는 16.9%, 카카오는 16.1% 떨어졌다. 시총 규모로 환산하면 네이버는 10조5000억원, 카카오는 8조원 줄었다.

이 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두 달간 주가 하락률은 14.8%, 삼성SDI는 17.7%, LG화학은 9.9%로 집계됐다.

코스닥시장의 시총 상위 종목들 중에선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가 두 달간 22.2% 떨어졌고, 에코프로비엠은 28.1% 하락했다.

펄어비스는 31.5%, 엘앤에프는 14.1%, 카카오게임즈는 20.3%, 위메이드는 42.7%, 셀트리온제약은 31.3%, 알테오젠은 30.8%, 에이치엘비는 11.4%, 천보는 19.2% 각각 줄었다.

이는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 우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이 지난해 15조원에서 올해 11조원으로 28.2% 줄었고, 코스닥시장은 11조원에서 8조원으로 27.3% 감소했다.

향후 변동성 확대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투자자들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3월 초중반까지는 증시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며 “코스피는 실적 전망 하향 조정과 다음달 수급불안으로 인한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 2600선을 하향 이탈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다만, 3월 중 변동성 확대는 비중 확대 기회로 판단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진정되고, 글로벌 금융시장과 코스피를 괴롭혀왔던 악재들이 완화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위험은 지수 전망 하단을 넘어설 정도의 수급과 심리적인 단기 급락을 자극할 수 있다”며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과거 위기 발발 당시 단기 하락 저점이던 2500포인트가 1차 하방 지지선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