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테마주, 지난해 148번 상한가…“올 대선 직전 주가 급락 현상 약화 예상”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2-23 12:37 수정일 2022-02-23 22:38 발행일 2022-02-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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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가운데, 지난해 정치테마주가 148번의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전년 상한가 횟수보다 5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는 지난 대선과 달리 공매도에 대한 규제가 실시되고 있는 만큼 선거일을 앞두고 주가가 하락해왔던 흐름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대 대선 정치테마주는 주식시장 변동성이 매우 컸던 2020년에 96번의 상한가를 기록했으나, 지난해는 이보다 54.2% 증가한 148번의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정치테마주가 아닌 일반 종목의 상한가 빈도는 지난해 전년 대비 38.4% 줄었다. 정치테마주는 기업의 경영진 또는 지배주주가 학연, 지연, 혈연 등으로 당선이 유력한 후보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면 가격이 급등락하는 종목을 의미한다.

또, 이번 20대 대선에서 여론조사 지지율이 가장 높은 두 후보(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정치테마주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83개 종목을 살펴본 결과 △대통령 선거후보와 기업 경영진 사이에 공통지인과 관련된 종목의 비중이 44%로 가장 높았고, 이 외에는 △경영진과의 사적인연(18%) △학연(16%) 등으로 집계됐다. 자본시장연구원 남길남 선임연구위원은 “해당 기업의 사업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매우 막연한 관계가 대다수”라고 판단했다.

이전 대선과 마찬가지로 20대 대선 정치테마주 역시 여론조사 지지율 등락률과 정치적 행보에 따라 주가가 급 등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남 선임연구원은 “이 중에서는 지난해 연초 대비 962% 오른 종목도 있었으며, 정치테마주로 거론되자마자 가격이 급격하게 올랐다가 바로 거래가 정지된 경우도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정치테마주의 가격 급등은 지속되기 어렵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남 선임연구원은 “과거 18~19대 대선 과정에서 상위 두 후보의 정치테마주로 언급된 62개 종목을 주가지수로 만들어 선거일까지의 추이를 지켜본 결과, 해당 지수는 선거일 기준 13~24거래일 전부터 빠르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공매도 규제라는 변수가 있어 이러한 흐름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공매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됐던 지난 2020년 2월 이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3월부터 중단됐다가 지난해 5월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 종목에 부분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남 선임연구원은 “20대 대선 정치테마주 종목은 모두 공매도가 허용되지 않아 거의 2년 동안 공매도가 금지됐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정치테마주를 살펴봤을 때 정치테마주의 신용융자잔고와 공매도 잔고는 함께 움직이면서 공매도가 주가의 추가 상승을 억눌렀으나, 20대 대선 정치테마주는 평균적으로 더 높은 신용융자잔고 비율을 보이는 반면 공매도가 가능하지 않다”며 “과거 정치테마주처럼 선거일이 임박했을 때 주가가 하락했던 흐름이 약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정치테마주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시장에서 해소되지 못해 장기적으로는 이전보다 더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남 선임연구원은 “비록 과거처럼 선거일 직전의 주가 하락 현상은 완화될 수 있으나 자칫 주가 하락 국면에서 낙폭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