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긴장…정유·자동차·곡물·증권에 직접적 영향”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2-22 10:36 수정일 2022-05-08 14:04 발행일 2022-02-2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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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일촉즉발<YONHAP NO-1674>
22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뉴스 속보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안타증권이 22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지정학적 긴장에 대한 업종별 전망을 내놓았다. 정유·화학·자동차·화장품·음식료·증권업 등이 받을 직접적인 영향은 클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인터넷·게임 및 통신처럼 원부자재의 비중이 낮은 업종들의 영향력은 낮겟다.

우선 정유·화학 부문의 황규원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는 국제 원유가격 및 천연가스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무력 충돌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원유 파이프라인과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등의 일시적인 가동 중단 우려가 높아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의 단기 강세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황 연구원은 “다만 서방 선진국은 러시아에 경제제재를 가할 때 글로벌 공급망에 너무 큰 충격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원유 및 천연가스의 수출 금지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새로 완공된 파이프라인을 폐쇄하고 원유와 천연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인력 및 국제자금을 통제하는 등 간접적으로 압박을 넣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자동차·철강 부문의 이현수 연구원은 “지난 2014년 크림반도 사태 당시에도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가 가해지면서 달러당 루블화 환율은 급등한 바 있다”며 “이는 현대차와 기아 등의 영업이익률 훼손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의 불확실성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신흥국 수요 및 환율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13%, 니켈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가 단행되면 관련 비철금속의 공급 차질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장품·음식료 부문의 박은정 연구원은 우선 화장품 업종에 대해서는 “물류 비용 상승에 따른 운반비 증가,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용기 등의 원부자재 부담이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곡물 부문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의 경작 면적은 전 세게 면적의 2%, 유럽연합의 30%에 해당되며 밀의 경우 전 세계 밀 수출량의 14%를 차지하고 있다”며 “지리적으로 국내 기업의 주요 수입국은 아니지만 글로벌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사태가 악화되면 비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은행·보험·증권의 정태준 연구원은 “은행은 국내 대출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겠으나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이 생기면 국내 업체들의 영업에도 타격이 올 것으로 예상돼 대손비용률이 오를 수 있다”며 “보험은 전쟁 위험으로 시장금리가 급등하면 자본적정성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정 연구원은 “이미 금리가 많이 올라 자본적정성비율이 크게 낮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수준에서 더 상승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증권은 전쟁 위험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질수록 증시와 거래대금이 하락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짚었다.

반도체 부문의 이재윤 연구원은 “반도체 특수가스 원료인 네온, 아르곤, 제논 가스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의존도는 양국 합산 약 50% 수준으로 원재료 수급이 이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전자 부문의 백길현 연구원은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이 주요 IT 기기 공급 제한으로 이어지며 전자부품 업종에 부정적일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전반적으로 업종 내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건설·건자재 부문의 김기룡 연구원은 “러시아 내 수주 현장의 지정학적 긴장이 부각되면서 이로 인한 매출화 지연이 우려된다”며 “향후 러시아 내 수주 기대감 역시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러시아 내 수급 불안으로 인한 글로벌 유연탄 가격 강세는 시멘트사의 원가 부담 가중, 판가 인상의 명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스플레이 부문의 김광진 연구원과 통신 부문의 최남곤 연구원, 인터넷·게임 부문의 이창영 연구원은 각 업종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다만, 소매·유통 부문의 이진협 연구원은 “유통업은 내수산업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으나, 물가상승, 경기 불확실성 대두에 따른 소비심리 둔화 등의 간접적·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