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發 변동성 고조…안전자산 '금'투자 눈길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2-21 13:25 수정일 2022-02-21 13:34 발행일 2022-02-2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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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한국거래소)

우크라이나로부터 비롯된 지정학적 긴장과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압박으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의 가격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외무장관 회담이 중요한 변수로 꼽히는 가운데 상반기 유가가 안정돼야 금 가격도 내려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KRX 금 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 1g의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20원(0.30%) 오른 2만2650원을 가리키고 있다. 이는 2020년 9월 21일(7만2760원) 이후 17개월 만에 최고치이며, 지난해 연말 종가 대비 5.37% 올랐다. 올 들어 금 가격의 상승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8.20%), 코스닥지수(-14.71%)의 수익률을 앞서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도 지난 17일(미국 시간) 금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1.6% 오른 온스(1온스=28.85g)당 19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원화로 환산했을 시 2276만원이며,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통화정책 긴축 기조와 채권금리 상승으로 강세를 이어가던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유가가 오르자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상승 곡선을 유지하고 있다. 일일 금 거래대금도 100억원대를 웃돌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만큼, 향후 금 가격 전망에 대한 여러 의견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긴장이 아직 글로벌 금융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어 금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변수는 미국과 러시아의 외무장관 회담이 꼽힌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경제지표와 미국 연준 통화정책의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주에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글로벌 외환시장의 가장 중요한 변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오는 23일 미국과 러시아의 외무장관 회담이 예정돼있어 회담 이후 유가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우호적인 결과가 도출된다면 유가 하락 등 안전자산 선호 연상이 다소 약화되겠지만 회담이 결렬되면 유가 재상승이 금 가격 추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 가격 강세는 오는 2분기에나 진정될 전망이다. 키움증권 심수빈 연구원은 “금은 금융시장 내 매력적인 투자처로 자리매김하면서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미국의 산유량 회복과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증산 기조, 이란 핵합의의 긍정적인 흐름 등을 고려했을 때 유가 강세는 상반기에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 연구원은 “여기에 물가가 안정세를 보인다면 실질 금리가 반등하면서 금 가격은 1분기 이후 점차 내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