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發 긴장 완화에 ‘공포 지수’ ETN 롤러코스터…투자자 주의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2-16 12:12 수정일 2022-02-16 13:47 발행일 2022-02-1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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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접경 공군기지에 배치된 러시아군 신형 전투기 (크라스노다르 AP=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긴장에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공포 지수(VIX)’와 연계된 종목들의 수익률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근접한 부대를 일부 철수하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다소 완화됐지만, 향후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해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신한S&P500 VIX S/T 선물ETN C’는 전 거래일 대비 775원(-8.29%) 하락한 8575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각 ‘삼성S&P500 VIX S/T 선물ETN(H) C’는 전날보다 735원(-8.31%) 떨어진 8105원을 가리키고 있으며, ‘QV S&P500 VIX S/T 선물 ETN C’은 760원(-8.09%) 하락한 8630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월가의 ‘공포 지수’로 알려진 VIX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옵션의 향후 30일 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나타내는 지수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수요가 늘어 옵션 가격이 오르는 원리를 이용한 지수로, 주로 약세장에서 강세를 보인다.

VIX와 연동된 국내 상장지수증권(ETN) 종목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인접국인 벨라루스와 연합 군사훈련을 시작한 10일부터 15일까지 각각 20.3%, 20.2%, 19.8% 오른 바 있다. 이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N과 상장지수펀드(ETF) 종목들 중 1~3위의 수익률이다. 그러나 간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집결된 군사 중 일부를 철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유럽에서 전쟁을 원하냐는 질문에 대해 “당연히 아니다”라며 “외교적 협상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미국과 서방 동맹국가들로부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금지를 요구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NATO는 러시아에게 위협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면서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22% 오른 34988.84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53% 급등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일단락됐지만, 러시아의 병력 철수가 확인돼야 하기 때문에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캐시 보스탄칙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수석연구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의 인근 병력을 철수시킨다는 소식은 주가 상승과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면서도 “나토는 철수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예상했던 16일 전면전 발생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이 여전히 높다고 보고 있어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과 신경전은 여전히 진행중”이라며 “다만,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주요 국가들과 러시아의 대화가 지속되고 있어 상황을 좀 더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