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코로나19 팬데믹에 120조 추가 저축 발생…소비 여력 뒷받침 가능”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2-15 10:08 수정일 2022-02-15 10:21 발행일 2022-02-1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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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은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던 지난 2년간 약 120조원의 초과 저축이 발생했다”며 “이 기간 누적된 저축은 소비를 지지하면서 올해 잠재 수준 이상의 견고한 회복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이전 7~9%대였던 가계 저축률은 지난 2020년 14%로 급증했다. 이는 평년보다 처분가능소득의 무려 6%가 초과 저축된 셈이다. 가계 저축률 상승은 지난해에도 지속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저축률과 비슷한 개념으로 가계동향조사 흑자율을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예인 연구원은 “아직 구체적인 저축률은 제시되지 않았지만, 가계동향조사 흑자율을 바탕으로 어림잡아 보면 2020~2021년 평년대비 약 120조원, 민간소비의 13% 규모의 초과 저축이 쌓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저축률 상승은 2가지 측면에서 해석 가능한데, 먼저 바이러스 환경에서의 ‘비자발적 저축’ 증가”라며 “정부 보전으로 소득에 타격은 거의 없었던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축이 제약되면서 평년보다 많은 금액이 저축됐는데,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됐던 환경 속 글로벌 전반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두 번째는 잠재 성장 하락에 따른 예비적 저축”이라며 “2010년대 들어 저축률은 추세적으로 높아졌는데, 미래 소득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한 저축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코로나19 이후 시대의 잠재성장률 하락이 예상되면서 저축률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번 저축률 상승에 잠재 성장 하락을 반영하는 측면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김 연구원은 “우선 성장 추세를 반영하는 실질금리의 하락세가 일단락됐다”며 “디지털과 친환경을 필두로 한 새로운 성장동력이 생산 인구 감소에 따른 성장 하방 압력을 상당히 방어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그는 “예비적 저축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누적된 저축의 상당 부분이 풀리면서 소비 여력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올해 국내 경제의 핵심은 소비로 파악되는데, 한국은행 전망을 보면 올해 3% 성장을 위한 민간소비 성장 기여도가 1.7%포인트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