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중국, 잔치는 끝났다

엄길청 미래경영학자·전 경기대 경영전문대학원장
입력일 2022-02-21 14:21 수정일 2022-04-08 16:20 발행일 2022-02-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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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미래경영학자·전 경기대 경영전문대학원장

1972년 9월 독일 뮌헨 올림픽에서 이스라엘 선수단이 팔레스타인 테러단에 의해 집단피살 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 이후 중동에선 긴 전쟁이 이어졌고 세계는 엄청난 1·2차 오일쇼크에 빠지게 된다. 1979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소련은 1980년에 버젓이 모스크바 올림픽을 열었다. 서방국가들은 소련을 규탄하며 올림픽을 보이코트 했다. 그 보복으로 소련은 1984년 LA올림픽에 동구권 국가들과 함께 불참해 ‘반쪽 올림픽’을 만들었다.

중국은 코로나 시국에 동계 올림픽을 하겠다고 사람들을 초청했다. 하지만 “중국의 전국체전이냐”는 편파 판정의 비아냥 소리만 나오는 초라한 행사가 되고 말았다. 일본도 1년을 미뤄가면서 2020 도쿄올림픽을 2021년에 개최했지만 그 역시 국내 정치사회문제를 진정시키려는 정치권 주도용 내치 행사였다. 올림픽은 평화를 다짐하고 인류 공영의 씨앗을 심는 행사였는데 오늘의 국제사회는 올림픽과는 다른 기류로 흐르고 있다.

당장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겠다며 서방동맹 체제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예전의 그 거대한 소련이 아니다. 우리 정도 경제규모의 중대형 국가에 재정상황도 매우 어렵다. 이건 한마디로 러시아가 온 세상에 던지는 전쟁 협박이며 다분히 국내 통치용이다. 그들은 전쟁을 오래 끌 재정여력도 없고 경제적 안정도는 허약하다. 걸핏하면 주변국에 군사적 위협을 하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모두 지도자들의 무리한 탐욕이 담겨 있다. 시진핑과 푸틴 정권의 장기집권 욕심이 그 요체다.

올림픽이 끝나면 중국은 시진핑의 3기 연임, 나아가 장기집권을 해결해야 할 정치행사가 있다. 그래서 아마도 올림픽 이전과는 다른 결의 외교통상 정책 대응이 우려된다. 그들에게 성가시게 하는 나라에는 수입규제 보복을 전가의 보도로 쓸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국 주가는 오래 전부터 세계 증시와 다른 호흡으로 가고 있다. 러시아와도 다르다. 2013년 시진핑 취임 이후 2014년을 거치며 잠시 급등했다가 이내 긴 잠행을 거듭하고 있다. 2015년 6월 12일에 5166 최고치 이후 상해종합주가는 긴 내림세 속에 현재 4000선도 회복 못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다우존스 주가가 3만5000선을 지키고 있으니 코로나를 거치면서도 무려 주가 상승폭이 2배가 넘는다.

그런데 중국은 그 이후부터 자칫 허세적인 굴기의 오지랖으로 비쳐질 만한 일들이 잦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실크로드의 재현이라는 ‘일대일로’의 제3 지대에 대한 대외적인 투자정책의 추진이었고, 그 끝에서 우리 인류는 느닷없이 우한 발 코로나를 만났다. 추측컨데 올림픽 이후 중국에 대한 서방 주요국의 대응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특히 소수민족 인권에 대한 공세가 예상된다. 중국기업의 해외 정보활동에 관한 의구심을 제기할 가능성도 크다. 대만과의 양안 문제도 강한 논평이 예상된다.

금융긴축으로 미국에서도 주가의 조정은 심한 편이지만, 아시아 주변의 국제투자심리는 중국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간단치 않아 보인다. 아직 신흥국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하기에 우리 주가도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 좀 더 보수적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엄길청 미래경영학자·전 경기대 경영전문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