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지난해도 장사 잘했다…한투·NH·삼성·키움 1조클럽 가입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2-14 14:14 수정일 2022-02-14 14:25 발행일 2022-02-1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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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권사들이 파생상품 판매 등의 부진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 활황으로 인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늘면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이 영업이익 ‘1조클럽’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2년 연속 1조클럽에 이름을 올려 주목받고 있다. 올해 실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기업금융(IB)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정책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래에셋증권(1조4858억원), NH투자증권(1조3167억원), 삼성증권(1조3111억원), 한국투자증권(1조2889억원), 키움증권(1조2089억원) 등 증권사 5곳이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은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당기순이익도 각각 1조1872억원, 1조4474억원으로 1조원을 넘겨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는 지난해 증시 활황으로 위탁매매 부문에서 수익이 증가한 덕분이다. 다만 4분기로 접어들면서 이익 증가세가 감소해 시장의 우려를 낳았다.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증권업종은 4분기에 대주주 양도소득세 회피와 증시 폐장 등의 영향이 매년 반복된다”며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4분기로 접어들면서 연초 이후 감소했으며, 금리 인상이 빨라지면서 채권평가 손실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올해 실적에 대한 전망은 좋지 않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에 대한 부담, 거래대금에 연동될 수 밖에 없는 주가 흐름. 올해 이익 감소가 불가피함에 따라 증권업의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다”며 “미래에셋증권과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의 목표주가를 평균 5.2%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이후 증권사들의 성적은 IB와 주주친화정책 등이 가를 것으로 점쳐진다. 강 연구원은 “올해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가 악화됐고, 유동성이 감소해 거래대금 관련 모멘텀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거래와 구조화 금융 등 기업금융 부문의 성장 여부와 배당수익률 기반의 기업가치를 결정할 자본정책 신뢰성이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증권업의 어두운 전망에 대한 돌파구로 자사주 매입이 언급된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이익이 증가하지 않더라도 자사주를 매입하면 유통주식수가 감소해 주당순이익이 상승한다”며 “지난해 메리츠증권에 이어 올해 미래에셋과 키움증권 등 업황 부진을 자사주 매입을 통해 극복하려는 증권사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다만, 지속성있는 주가 부양을 위해서는 연속적인 자사주 매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