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MSCI 선진시장 편입시 국내 증시서 18조원 유출 전망”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2-10 09:31 수정일 2022-02-10 10:55 발행일 2022-02-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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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은 10일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 선진시장에 편입되면 약 18조원의 자금이 유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9일(현지시간) 발표된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의 편입, 신풍제약과 더존비즈온의 편출로 인한 추종 자금 효과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봤다.

한국 주식시장은 지난 1992년 MSCI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됐다. 이후 2008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선진시장 지수 편입이 논의되었으나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MSCI 선진시장으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경제 발전 수준 △시가총액 규모 및 유동성 조건 △시장 접근성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NH투자증권 허율 연구원은 “한국 금융시장의 규모 및 유동성은 상당하나 외국인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은 여전히 불편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정부는 MSCI 선진시장 편입을 목표로 외환시장 개편과 공매도 전면 재개를 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쟁점인 역외 외환시장 허용을 검토하는 만큼 시장 접근성 기준도 충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올해 6월 관찰대상국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계획대로 추진돼도 빨라야 2024년 이후에 선진시장 지수 편입이 가능하다.

허 연구원은 “MSCI 선진시장 지수 편입에 따른 실익은 크지 않다”며 “선진시장 편입 시 유입될 자금과 신흥시장 이탈 시 유출될 자금을 따져보면 유출되는 자금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선진시장 지수 편입 시 중국 영향력이 감소하고, 선진시장 자금과 연결되어 주식시장 변동성이 낮아질 가능성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MSCI는 간밤 2월 정기변경에서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의 신규 편입과 신풍제약, 더존비즈온의 편출 계획을 밝혔다. 지수 발효일은 다음달 1일이며, MSCI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는 오는 28일 종목 교체와 비중 조정에 나설 전망이다.

허 연구원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금융지주 모두 거래대금이 적어 일평균 거래대금 대비 추종 매수 수요가 클 것”이라며 “신풍제약과 더존비즈온도 일평균 거래대금 대비 예상 유출입 자금규모가 커 지수 변경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동주식비율 변경은 4개 종목으로, SK스퀘어는 기존 12%에서 70%로,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기존 25%에서 35%로, 에이치엘비는 기존 85%에서 90%로 상향 조정됐다. 반면, HMM은 기존 65%에서 55%로 하향 조정됐다. 허 연구원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비율변경에 따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MSCI 신흥국지수 내 한국 주식시장 비중은 기존 약 12.31%에서 약 12.36%로 약 0.05%포인트 오를 예정이다. 허 연구원은 “국가 분류 변화에 따른 한국 주식시장 급격한 비중 변화는 없었다”고 진단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