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가족불화의 씨앗 상속갈등

전태권 명예기자
입력일 2022-02-10 15:01 수정일 2022-02-10 15:03 발행일 2022-02-1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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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칼럼>
전태권명예기자
전태권 명예기자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전통적으로 남아선호 사상과 장남에 대한 애착이 유독 강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남아선호 사상도 바뀌었고 자식들도 남녀 차별없이 공평하게 대우 받으며 살고 있다. 예로 상속법도 바뀌어 법에 근거해 유산상속을 받는 세상이 아니던가? 부모의 입장에서는 장남 우선 관습이 있고 자식들 중에는 더 도와주고 싶은 또 사정이 있는 자녀가 있지만 불공정한 재산 증여는 형제간에 불화의 원인이 되고 또 부모 노후에는 학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가까이서 본대로 이야기해 보고자한다.

모든 부모들은 자식들을 키울 때 한결같이 최선을 다하고 먹고 싶은 것 참고, 옷 한 벌 사 입고 싶은 것도 참고 아껴서 아들 딸들을 양육하는데, 자식들은 부모 노후에 그 부모님의 희생과 고생한 공로를 모르는 것 같다.

주변을 살펴보면 그렇게 자식들을 위해서 청춘과부가 되어서도 수절하고 험한 노동으로 청춘을 보낸 부모가 노후에 대우를 받지 못하고 학대 받고 괴로워하고 매일매일 고통 속에서 살아가며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홀아버지 홀어머니를 볼 수 있다.

우리 속담에 “한 부모는 열 자식을 잘 키워도 열 자식은 한 부모를 잘 뫼시지 못한다”는 말이 아이러니한 진리인 것 같은 착각이 드는 세상이다. 나는 경로당 회장을 9년간 역임하는 동안 여러 회원님들의 각각의 생활 사항을 보고 듣고 또 관심을 갖고 살펴보게 되었다.

90세의 한 회원은 37세에 청상과부가 되어서도 수절하고 2남 2녀 4명의 자식들을 양육하면서 장사와 식당일, 금천구 협진 소도축장 등에서 궂은 일로 일생을 희생적으로 생활하며 4명을 결혼시켰다.

장남 우선시하는 옛날 생각에 10여년 전 전 재산으로 34평 아파트를 장남 단독 명의로 구입해 주었다.

이때부터 3명의 자녀들이 서운함에서 홀어머니와 멀어져서 전화도 내왕도 두절되다시피 했다.

어머니는 딸과 대화 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는데 “왜 큰 아들한테 전 재산을 다 주고도 괄시 받고 사느냐”고 딸이 불만을 말하기 시작했고 또 큰며느리는 설 명절 때에도 시아제, 시누 두 명을 오지 말라고 해서 왕래가 끊겼다. 또한 영하 10도의 냉온에서도 집안 보일러 가동을 못하게 해서 경로당 문 열기만 기다리고 오후에는 조금이라도 경로당에서 늦게 집에 가려고 해 안타까운 마음이다.

한 여성 회원은 뇌출혈로 오른손이 마비가 되어서 장애인인데도 집에서 한손으로 청소하며 식구들 옷 세탁기까지 돌려서 건조까지 하고 있다.

치아가 빠지고 통증이 와서 음식물을 잘 씹지도 못해서 잡곡밥을 할 때 잡곡을 물에 불리라는 말을 하였는데 며느리 아들 손자까지 “왜 이것저것을 간섭하느냐”고 비난해서 죽고 싶은 생각 밖에 없다면서 왜 안 죽는지 모르겠다고 괴로워하시는 것을 보며 틀림없는 노인학대라는 생각이 들어도 학대 처벌 후 회원 어르신이 더 곤경에 처할 것이 예상되어서 항상 안타까움 뿐이다.

이런저런 이야기 속에 필자는 부모는 재산이 많든 적든 증여 시 공으로 배분 정해야 한다는 산 교훈의 결론을 내리고 싶다.

또 상속할 경우는 유서 작성 시 증인 두명과 유산 상속 내용을 공정하게 정리해야 하고 필히 자필서명, 작성 일시, 장소 등을 빠짐없이 기록하게하고(핸드폰 사진 촬영 등) 공증을 받아 놓으면 더 확실할 것이다. 참 서글픈 현실이다.

전태권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