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유가, 원달러 환율 환산시 100달러…추가 상승시 기업과 경기에 부담”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2-08 10:05 수정일 2022-02-08 10:08 발행일 2022-02-0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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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이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은 8일 “서부텍사스유(WTI)는 원달러 환율 상승을 고려할 때 배럴당 100달러 수준”이라며 “고물가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100달러를 육박하는 유가는 물가 불안의 위험요소이며, 추가 상승 시 국내 기업과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면서 2014년 9월 이후 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4일 기준 WTI는 배럴당 92.31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22.7% 급등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WTI는 달러 기준으로 90달러 초반 수준이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을 고려할 때 배럴당 106.5달러 수준”이라며 “2013년 8월 당시 원달러 환율은 1110원 초반이지만 현재는 1200원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화 환산 기준 유가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체감 유가 수준이나 기업들의 유가 부담은 90달러 수준을 웃돌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긴축 위험과 달러 강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 유행에도 유가 강세가 지속되는 이유는 우려보다 글로벌 경기 및 제조업 업황이 양호하다는 증거”라며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영향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증산 움직임이 더디다는 점, 텍사스 지역에 한파가 찾아와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고있다는 점도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도 유가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며 “OPEC+의 더딘 증산 움직임과 미국 내 셰일오일 생산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공급불안을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세 진정에 따른 일상으로의 복귀가 본격화될 경우 수요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유가 상승 요인”이라며 “특히 중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정상화될 경우 원유 수요가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수급 불안요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미국 에너지청은 향후 원유 생산이 확대되면서 올해 공급 우위 시장을 전망하며 완만한 유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며 “향후 유가가 100달러 수준에 안착할지는 여러 불확실성 변수 흐름에 크게 좌우되겠으나,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긴축 기조 강화와 원유 생산 증가 가능성을 고려할 때 100달러대 안착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소비자물가를 감안한 실질 유가는 33달러로 2014년 10월 수준”이라며 “실질 유가 기준으로도 가파른 상승세가 부담스럽지만 과거 글로벌 경기에 큰 충격을 준 실질 유가 수준이 40달러를 넘었다는 점에서 현재 실질유가가 당장 경기에 큰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그러나, 명목 유가가 100달러대에 안착할 경우 실질 유가도 40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며 “이는 분명 물가 불안의 위험요소로, 추가 상승 시 국내 기업과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